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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관씨 가문의 사당을 청소하는 그 농아 하인은 손에 들고 있던 낡아빠진 빗자루를 휘둘러 관원의 몸을 가볍게 가린 후 입을 벌리며 손가락으로 몇 가지 수화 동작을 그렸다.

“잔백, 여기서 퇴로를 끊으라는 말입니까?”

관원은 당연히 수화에 능통했기에 그 농아 하인에게 몇 가지 수화동작을 했다.

그러자 의 눈빛이 갑자기 매서워졌다.

수화동작을 보니 “내 손으로 직접 염구준을 죽겠습니다.”라는 뜻이였다.

농아 노복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빗자루를 다시 흔들어 관원을 반보 물러나게 했다. 그러고는 곧 바로 늙고 쇠약한 체구가 아무런 무게도 없는 듯 산 아래로 가볍게 내려갔다.

걸음걸이는 느린 듯했지만 속도는 무섭게 빨랐기에 순식간에 어둠속에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가 않았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몸놀림입니까!”

산꼭대기에 있던 모든 무도 강자들은 이 농아 노복이 사라진 방향을 보고 처음에는 은근히 놀랐는데 나중에는 미친 듯이 기뻐했다.

이 노인이 무슨 연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실력은 이미 왕자지상 경계에 이른 것 같았고 무성경지에까지 닿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강자가 나선다면 염구준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

……

밤은 유난히 긴 것 같았다.

캄캄한 어둠 속의 정북시는 비바람이 닥칠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 듯 했다. 밤늦게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사무실 빌딩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이미 퇴근한 사람들은 꿈속에 들어가 도시 전체가 평온했다.

손씨 그룹 계열사 사장실 옆 대기실은 아늑하기 그지없었다.

“가을아, 이거 좀 봐.”

염구준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얼굴이 빨개진 손가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밤의 성과야! 6대 가족을 모두 차압하고 신주그룹의 지분 60%를 가져왔거든. 네가 틀림없이 좋아할거라 생각해.”

손가을은 얼굴이 달아올라 앉을 힘도 없이 수줍음이 가득차 보였다.

서로 떨어져 지낸지 꽤 되긴 했으나 그녀가 정북으로 온 지도 며칠이 지났는데 매일 그의 괴롭힘에 녹초가 되었다. 휴대전화의 전원도 끄고 방해받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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