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풍” 조직의 존주라고?그러자 염구준이 냉정하게 말했다."내가 전에 말했지? 누구든지 “흑풍” 조직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곧이어 “팍”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손뼉을 치자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한 어마어마한 진동과 함께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결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두꺼운 벽을 형성하였다. 그 벽은 점차 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들을 향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바로 그 순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멀지 않은 거리의 끝에서 웬 세 사람의 희미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얼핏 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들은 바로, 복면 남자가 소환한 “흑풍” 조직의 핵심 멤버들인 흑풍삼웅이였다.그들의 기술과 스킬은 무서울 정도로 뛰어났다. 염구준이 손뼉을 치는 순간, 그 힘이 채 닿기도 전에 흑풍 삼웅은 그 기운을 아예 삼켜버렸다.만약 염구준이 아닌 일반 무자였다면, 혹은 아무리 단진 무성의 무자라 하더라도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너희 조직의 존주님이 날 그렇게 훌륭하게 평가하다니.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따로 있어.” 하지만 염구준은 삼웅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고 다시 빛을 뿜어냈다. 그러자 “쾅”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도시의 광활한 거리, 가로등 불빛, 심지어 길을 걷고 있던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순간 멈춘 것 같았다. 흑풍 삼웅은 자신들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도 예외는 아니었다.어마어마한 기운이 덮치면서 그들의 몸은 풍화되어 모래 조각처럼 부서져버렸다. 그렇게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이젠 다 끝났어."염구준이 소환한 전신의 영역은 그렇게 단 몇 초만에 상황을 깨끗이 정리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를 지켜본 손가을은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좀 놀랐지?""걱정 마. 난 영원히 당신 곁에 있을거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어. 흑풍 조직이든 북방 명문이든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거야. 내가
전신전과 무도를 장악한 후, 손가을의 몸에 있던 흉터는 이미 전부 아문 상태이기에 그 누구도 그녀를 쉽게 다치게 할 수 없었다."그래, 안심해."그러자 염구준은 활짝 웃으며 손가을의 가녀린 몸을 껴안고는 눈을 꼭 감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상관 가문을 떠올렸다.상관 가문과 7대 세가가 제대로 본색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상관연과 상관 부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역시 흑풍 조직에 들어가게 된 이상,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쉽게 말해 관신주를 제외한 상관 가문은 모두 웬수로 여기기로 다짐했다. ......한편 그 시각, 정북시 교외의 정북산에서는10여대의 개인 헬리콥터가 전부 무사히 착지해 있었다. 상관 연은 산꼭대기에 우뚝 올라서서는 멀리 도시 한 가운에 선 손씨 그룹 지사의 사무청사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리고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이미 전투가 시작된지 오래 됐는데도 불구하고 보고된 상황은 전혀 없었고, 하물며 정면 승부가 아닌 기습 작전임에도 긍정적인 소식을 듣지 못했다. "대표님!"이때, 노씨 가문의 헬리콥터를 운전하던 한 비행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조종석의 전광판을 가리키며 소리 쳤다."다 없어졌어요!"뭐라고?상관 연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재빨리 비행기 안으로 뛰어들어 전광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똑바로 말해봐. 뭐가 없어졌다는 거야?""사람, 사람이 없어졌어요!"조종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횡설수설했다."이 비행기에는 저희 노씨 가문이 만들어낸 원격 생명탐지기가 있어요. 근데 가주와 무도 강자들 그리고 저희 노씨 가문 열병기정예부대의 흔적이 전부 사라져 버렸어요.” 뭐?!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상관연은 그대로 제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멍하니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우뚝 솟은 빌딩을 다시 바라보았는데, 완전 넋이 나간 듯 했다.더이상 누군가의 생명이 감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습 작전을 펼친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는 뜻이였다."가자!
관박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얼굴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아버지, 어젯밤에 신주가 염씨 가문에 소식을 전하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신주가 나서도 염구준은 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염구준은 자신을 염씨 가문의 핏줄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사옵니다.”그때, 관원은 벌떡 일어나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엽씨 가문에 다녀와야겠다. 염진이 염구준의 아버지이자 나와 오랜 친구다. 분명 내 체면을 봐줄 것이다. 넌 당장 신주그룹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염구준 손에 그룹 주식의 60%가 있다. 내가 돌아오기 전에 반드시 상황을 안정시켜야 해. 이것이 바로 우리 관씨 가문의 근본이다!”관박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헬기를 타고 신주그룹으로 갔다.잠시도 늦출 수가 없었다.관씨 가문의 운명이 이번 한번에 달려있다! …북방의 신주공업단지에는 인심이 흉흉한 상태였다.전체 공업단지에서는 부서장부터 작업장 근로자까지 거의 모두가 이직 절차를 밟고 있어 인사부가 꽉 막혔다.그리고 많은 직원들이 재무부에서 결산 월급을 받고서는 급히 달아났다. 1초라도 공업단지에 머무려고 하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몇 년 동안 고수해 온 직장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역병의 신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큰 공업단지가 아수라장이 되었다!“지금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헬기가 공업단지내 광장에 천천히 착륙하자 관박은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고 갑자기 헬기문을 뛰쳐나와 고함질렀다. “모두들 돌아가시오. 우리 관씨 가문은 아직 망하지 않았사옵니다!”안 망했다고?정말 우리가 모르는 줄 아는 것인가!관씨 가문이 망한 사실은 뉴스에도 이미 방영되었다. 길씨 가문을 비롯한 7대 가문이 번번이 중죄를 저질러 이미 순무 대감에 의해 철저히 토벌되었으니 관씨 가문도 이에 동참하여 곧 멸망의 재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큰 도련님.”부서장 중 한 명이 차마 할 수 없어 빠른 걸음으로 관박 앞에 달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도 빨리
일곱 명의 왕자와 스물네 명의 최강 종사, 그리고 무성 경지에 이른 농아 늙은이까지...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전부 다 살해당했다니!염구준은 대체 무슨 수를 썼고, 또 어떻게 해낸 걸까?정말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것 같았다!"시간은 금이야."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관박을 바라보았고 관박은 얼굴에 드러난 험상궂은 표정을 드러냈지만 완전히 무시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관박, 너희 관 씨 가문은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뿌리째 뽑아야 해. 하지만 어젯밤에 직접 손을 쓰지 않았으니 한 번 너그러이 봐주어 네 하찮은 목숨을 남겨줄게. 신주 그룹은 제자리에서 해산시키고 북방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할 거야! 이제 꺼져!"관박은 쾅 하고 벼락을 맞은 듯 머릿속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신주 그룹을 그대로 해산시키다니 너무 놀라웠다. 신주 그룹은 관 씨 가문의 기반인 그룹이다. 신주 그룹을 창립한 후 지금까지 관 씨 가문은 모든 심혈을 그곳에 쏟아부었고, 시가총액은 이미 십조 원이나 넘었다. 일단 해산을 선포하기만 한다면 손실은 전혀 가늠할 수도 없을 것이다.신주 그룹을 잃었는데 목숨을 남겨두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조 원의 자금이 있더라도 제2의 신주 그룹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자면 신주 그룹이 바로 관 씨 가문의 목숨이다!"염구준, 이건 너무하잖아!"그러자 관박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고 두 눈은 온통 빨갛게 변했다. 그의 오른손 주먹 표면에서 갑자기 힘이 감돌았고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너랑은 정말 끝까지 해볼 거야. 내가 죽여버릴 거라고!"주먹으로 인한 바람은 격했고 기세는 엄청 매서웠다. 이 주먹은 관박의 모든 실력을 동원한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는 잠재력을 폭발시켰으며 주먹 앞의 공기가 휙 소리를 내며 기승을 부렸다. 아직 염구준에게 닿지도 않았지만 이미 그와 손가을의 옷을 펄럭이게 했다!"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네."이렇게 무서운 주먹 앞에
조카?농아 무성과 4대 지상을 파견하여 7대 가문의 사람들과 손잡고 구준을 기습했는데, 그를 자기 조카라고 여기는 건가?염진은 서적을 내려놓고 계속 모르는 척 했다. 그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관원을 바라보고 의아한 눈빛을 뿜어냈다."자네의 이 말은 더 알아듣기 어렵군. 대체 무슨 조카를 말하는 것인가? 자네의 조카인 이상 어떻게 관 씨 가문에게 손을 쓸 수 있겠는가? 자네가 농담하는 것이 틀림없네. 염가에 아직 일이 좀 있으니, 나는 이만 자리를 뜨겠네!"말을 마치고 그는 재빨리 의자에서 일어나 서재를 떠나려 했다.바로 그때. "형님!"관 씨 가문의 생사와 관련된 이상 관원도 더 이상 자신의 체면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처음에 한쪽 무릎만 꿇고 있다가 바로 두 무릎을 모두 꿇고 엎드려 애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제 조카가 바로 형님의 아들 염구준 아닙니까? 형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구준 조카에게 전화만 하면 우리 관 씨 가문을 지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의 막내딸 관신주는 구준 조카와 깊은 정이 있고 어려서부터 혼인을 약속했지요.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그가 드디어 이 일을 꺼냈다!염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도도하게 관원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으며 말했다."드디어 이해했군. 자네가 말한 것은 청해의 염구준이네! 나도 이 젊은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 젊고 유능한 데다 무도까지 뛰어나지만, 나의 그 불효자와는 그저 동명이인에 그치지 않네! 내 아들은 이미 15년 전, 민둥산 야외에서 죽었는데, 그가 어떻게 청해의 염구준일 수 있겠는가!"동명이인?관원은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런 말을 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정하지 않아도 진정한 사실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염진은 염구준이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수방관하여 그들 관 씨 가문이 처참히 사라지게 하려고 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방금 자네가 염구준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사흘이 지났고, 모든 것이 안정을 되찾았다.관 씨 가문은 여전히 신주 그룹 40%의 주식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미 사람들은 모두 떠나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거의 99%의 직원들이 손 씨 그룹으로 들어왔고 신주 공업단지는 완전히 빈 껍데기로 변해 아무런 가치도 없어지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 3일 동안 전 관 씨 가문 내에서 큰 도련님 관박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아무도 관원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와 동시에."존주."서북의 묵암 산맥 산허리 정자 아래에서 관원이 반쯤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정자 위에 우뚝 솟은 남자는 검은 옷에 복면을 하고 있었다. 관원은 그를 향해 털썩 무릎을 꿇고 말투에는 원한과 매서움이 가득했다."존주께서 손을 써 어서 염구준을 죽여 주십시오! 신주 그룹 주식의 40%를 존주께 넘기고 관 씨 가문의 모든 소장품을 드리겠습니다. 120여 년간 모아온 골동품과 그림들은 적어도 3조 원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염구준을 죽이지 못하면 저도 살고 싶지 않습니다!"고작 이 정도로?정자 위에 있던 복면을 한 남자가 발끝을 가볍게 치자 몸 전체가 유유히 바닥으로 내려왔다. 품속에는 고금을 안고 있었고 관원을 향해 날카로운 목소리로 차갑게 웃었다."관원, 자네는 똑똑한 사람인데 굳이 내가 자네의 속셈을 폭로해야겠나? 나와 염구준을 필사적으로 싸우게 만들고 자네는 뒤에서 어부지리를 누리겠다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가소롭구만! 지금 흑풍 조직에서의 신분은 이미 비밀에 속하지도 않다네. 내가 자네를 남겨두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자네도 반은 왕자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아예 쓸모없는 건 아니네. 염구준을 찾아 복수를 하고 싶다면 스스로 하게!""한마디 충고하지. 좋기는 암암리에 몰래 기습을 하게. 자네의 그 정도 능력으로 만약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그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라네!"말을 마치고 발바닥으로 지면을 가볍게 구르자 몸이 우뚝 솟아올랐고 나무들의 가지와 잎을 밟으며 순식간에 몸을 숨
“염희주?”초등학생들 가운데, 포동포동한 한 남자 아이가 뒤에서 염희주의 책가방을 툭툭 건드리며 헤벌쭉 웃었다.“너 책가방 안에 뭐 들었어? 엄청 볼록해 보여.”그러자 염희주는 부럽냐는 듯 혀를 살짝 내밀더니 책가방에서 인형을 꺼냈다.큰 인형 두 개와 작은 인형 하나가 있었는데, 아름답기 그지없는 것이 염희주네 가족과도 같았다. “와, 진짜 예뻐!”남자아이는 잔뜩 부러워하며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빼앗으려고 했다.“나도 좀 보게 이리 줘 봐봐.”바로 그때,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안 돼!”명품으로 도배라도 한 듯이 차려입은 중년 귀부인이 옆에서 쏜살같이 달려와 포동포동한 남자아이를 말리며 염희주에게 연신 사과했다.“어머, 희주 양, 정말 미안해요. 우리 훈이가 이렇게나 철이 없네요. 너무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와르르!염희주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인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신속하게 물러나 다들 한쪽으로 숨었다.그들은 숨을 죽인 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바라보았고, 그 누구도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앞서 일어난 일로 다들 경계하는 태세였다. 지금의 손씨 그룹은 청해, 중해, 더 나아가서 청주에서까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강 명문 집안이기 때문이다. 염희주가 이 귀족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뒤로, 교장도 매일 웃는 얼굴로 맞이해야 할 정도이기에 감히 그들의 미움을 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아이들끼리 서로 장난감도 빌리면서 놀 수도 있죠.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멀지 않은 곳에서 진숙영이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웃으며 다가왔다.“차미숙 사모님 되시죠? 댁의 그룹과 우리 손영 그룹에서 함께 합작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희주랑 훈이는 서로 같은 학교 친구이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말하면서 진숙영은 염희주가 손에 들고 있는 장난감 인형을 훈이한테 건네주었는데, 주위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부모님들이 엄청 부럽다는 눈빛을 보냈다.그들의 주목을
맞은편 거리 옆, 호화롭기 그지없는 벤츠스프린트 캠핑카 앞에서 용준영이 삼엄한 표정으로 6명의 내진 경호원을 이끌며 바람같이 다가와 진숙영의 옆에 갔다.그러고 나서 그는 진숙영과 염희주를 꼭 감싸 안아 안전하게 보호했다.이와 동시에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는 그림자가 먼 곳에서 날아왔다.온몸에서는 기력이 가득 에워싸고 있었으며 양손에는 거센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이 사람의 정체는 바로 정유미의 아버지인 지상종사 정경림이였다.“네가 바로 염구준이 청해에 남겨두고 떠난 카드인 것이냐?”초등학교 문 앞에서 상관염은 산발이 된 채 예전의 상관 가문 가주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웃었다.“네가 다루는 무학은 용하국 고대 무학 같은데, 혹시 칠상권인 것이냐? 일개 종사 따위 언급할 가치도 없어 보이군. 만약 평소였다면, 너의 공격을 받아주고 좀 놀아주면서 칠상권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볼테지만, 오늘은 먼저 진숙영과 염구준의 천한 자식을 모두 죽여야 한다.”말이 떨어지자마자 상관염은 즉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거의 왕자가 될 몸으로 그는 몇십 년 동안 상관 가문의 무학을 다루었기에 그의 무학 수단은 도를 탄 수준이였다. 양손을 마치 그 무엇으로도 꿰뚫을 수 없는 강철판처럼 앞으로 쭉 내민 채 정경림을 향해 바람같이 날아갔다.“북쪽 방향, 상관 가문!”그러자 정경림은 동공이 수축하면서 심장까지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상관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여러 파벌과 가문의 무학에 대해 그나마 이해가 있기에 무관을 열 수 있었다. 거의 미친 듯한 기세를 보이고 있는 무학은 바로 상관 가문의 전승으로 내려온 비영열조공이다.“그래! 목숨 걸고 싸우자!”정경림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최강의 절학을 폭발하였고, 체내의 오장육부가 팽창해지면서 온몸의 근육이 서로 뒤엉키며 모공에서 피가 덕지덕지 나오더니 눈에 보일 정도의 엄청난 혈색의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칠상권은 그야말로
“서커스단 일 때문이야?”손가을이 눈살을 찌푸렸다.청해에서 최고 여성 사업가 신분으로 며칠 전에 있었던 서커스단의 사건에 대해 꽤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맞아. 서커스단과 연관이 있어. 제때에 처리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거야.”염구준이 인정했다.“그럼 빨리 다녀와. 난 희주를 지키면서 집에서 기다릴게.”손가을은 서운했지만 억지로 웃었다.남편이 하려는 일에 그만큼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아내로서 가정과 손씨 그룹을 지켜서 남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지지나 다름없었다.하지만 다른 방면으로 말하면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했다.“가을아, 넌 정말 최고야.”염구준은 다가가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손가을은 마음이 너그러워서 염구준은 항상 고마워하고 있었다.“다들 보고 있어. 집에 가서 안아줘.”손가을이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누가 보는데?”염구준이 뒤돌아보았더니 들어올 때 문을 닫지 않아서 직원들이 목을 길게 빼고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다들 깨알 쏟아지는 장면을 보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흠흠.”염구준이 헛기침을 하자 다들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눈길을 돌려버렸다.문을 닫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 같았다.염구준은 아내를 풀어주고 또 구경하러 몰려들까 봐 사무실 문을 닫으러 갔다.손가을은 이어서 업무를 보고 염구준은 옆에서 가끔 서류를 건네며 퇴근 시간까지 함께 있었다.부부는 학교에 들러 딸을 데리고 밖에서 저녁까지 먹고 집에 돌아왔다.이튿날 아침, 염구준은 미리 아침밥을 준비해 놓고 귀울진으로 향했다.빨리 처리하고 일찍 돌아올 생각이었다.용하와 접한 국경 도로에 소 수레 한 대가 여유 있게 가고 있다.수레에 앉은 사람이 바로 염구준이었다.귀울진은 외진 곳에 있어 도로는커녕 사람이 지날 수 있는 길조차 없었다.그는 안내원을 찾아 원시적인 교통 수단으로 이동하기로 했다.길에서 노인이 이곳의 풍습을 소개했다.하지만 진씨 가문을 들어본
망기술의 역할을 알고 있는 염구준은 문제점을 말했다.“진씨 가문은 어디 있어? 거록이 혹시 거기에 있나?”고대영은 숨기지 않고 염구준의 질문에 바로 답했다.“진씨 가문은 해외로 쫓겨나서 국경에 있는 귀울진에 있어. 거록이 거기 있는지는 나도 몰라.”염구준은 용하의 은세가문이 왜 해외로 쫓겨났는지 알 수 없었다.이런 상황은 정말 흔치 않았다.“수고했어. 약속대로 내가 수고비는 보내줄게.”염구준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그가 원하는 정보는 이것밖에 없었다.“돈은 됐어. 우리 고씨 가문의 외가 가주 자리가…”고대영은 돈을 받는 대신 다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염구준이 끊어버렸다.“됐어. 이따가 계좌로 이체할게. 시간 되면 청해에 놀러와.”염구준은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끊어버렸다.계속 통화를 했다면 고대영이 또 이 말을 꺼낼 게 뻔했다.“모두 같은 핏줄이니 네가 고씨 외가의 가주가 되어라.”비록 염구준의 생모 고유란이 고씨 외가의 가주였지만 지금 그와 관련이 없으니 이어받을 의무도 없었다.지금도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다.염구준은 집으로 나가 주차장으로 갔다.손가을을 만나 자초지종을 말하고 귀울진에 갈 생각이었다.그런데 주자창에 갔을 때 살기를 느끼고 걸음을 멈추었다.“숨어 있지 말고 당장 나와.”아직 싸우기 전에 살기부터 흘리다니 정말 모자란 놈들이었다.스스슥!갑자기 나무 위, 관목 안, 하수도 뚜껑 아래서 그림자들이 뛰쳐나왔다.모두 복면을 써서 진짜 얼굴은 볼 수 없었다.“하, 실력이 제일 강한 놈이 정진왕자라니, 죽으러 왔어?”염구준이 그들을 훑어보았다.“거록 존주께서 말씀을 전달하라 하셨다. 청해에만 있어라. 밖으로 나가면 바로 죽는다!”일행은 먼저 협박 어린 말을 전달했다.“청해에서 나가겠다면 어떡할 건데?”염구준이 껄껄 웃으면서 되물었다.“그럼 죽인다!”한 사람이 싸늘하게 말하더니 일행이 동시에 염구준을 공격했다.아마도 그의 실력을 모르는 것 같았다.촤아악!염구준이 몸을 번쩍
“필요 없어. 겁 먹고 외국에 도망친 너랑 달라. 정말 창피해. 우리 떠돌이 7인조의 명성에 먹칠했어. 염구준 따위가 감히 내 대업에 끼어들었으니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역시 자극을 받은 거록 존주는 흑풍을 경멸하면서 말했다.지금 흑풍은 그가 말한 것처럼 염구준이 무서워서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지난번 윤씨 가문에서 염구준과 맞붙었을 때 한 손을 잃어버려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았다.“넷째 형, 잘 생각해 봐. 그러다 훅 가는 수가 있어.”흑풍은 속으로 기뻤지만 겉으로 여전히 걱정하는 것처럼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늘어놓지 마. 그보다 네가 준 사술법으로 천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냐?”지금 거록의 관심사는 염구준보다 사술법이었다.천인 경지는 꿈에서도 도달하고 싶은 것이라 매우 유혹적이었다.“물론이지. 심혈주를 만들어서 삼키면 바로 천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어.”흑풍은 더는 설득하지 않고 확실하게 대답했다.거록이 단호하게 나오니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그렇다면 됐다. 내가 천인 경지를 돌파하면 너 대신 염구준 그놈을 죽여줄게.”거록은 자신있게 말했다.그 단계에 도달하는 순간, 그는 세상에서 최고 고수로 거듭나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고마워, 형. 만약 기회가 된다면 염구준의 손에 있는 옥패 4개도 챙겨줘.”흑풍은 공수하며 인사를 올렸다.그의 목표는 지금도 옥패였으니 천인 경지에 도달하는 사술법에 관심이 없었다.어쩌면 다른 방법을 알기에 사술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걱정 마. 난 옥패에 관심이 없어. 만약 손에 넣으면 너한테 줄게.”거록도 승낙했다.옥패 8개에 심도 깊은 무학이 있어서 보물이라는 것은 다들 알지만 더 깊은 의미는 알지 못했다.“그럼 이만 끊을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흑풍은 말을 끝내고 통화를 끊어버렸다.지금 그가 있는 곳은 어두운 지하였다.그곳에 허약한 몸의 사내가 견갑골을 입고 있었다.“젠장.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 사술법을 알려주면 날 풀어준다고 했잖아.”사내는
염구준은 초상비 일행에게 철창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물론 치료비는 모두 그가 부담할 것이다.광대와 서커스단 관련자들은 경찰에 보내서 법으로 다스리도록 안배했다.서커스단의 동물들은 청해 동물원에 보내져서 적절하게 배치했다.그 바람에 동물원에서 땡잡았다.더는 허스키를 늑대라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사람이 호랑이로 분장할 필요도 없었다.모든 후사를 처리한 후, 염구준은 공연장에서 나와 모녀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그날 저녁, 염구준에게 전화가 왔었다.“염구준 씨.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서커스단은 원래 합법이었는데 단장이 살해된 후 나쁜 놈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파렴치한 짓을 했더군요.”“이들 우두머리는 코브라라 부르고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서 유사한 패거리가 더 있는 걸로 추측합니다. 구제척인 것은 아직 자백받지 못했어요.”경찰 측에서 조사한 것을 모두 염구준에게 알려줬다.“알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염구준이 대답했다.이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경찰에게 맡기면 되니 그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이어서 초상비에게서도 연락이 왔다.구출한 사람들이 모두 고비를 넘겼지만 치료비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치료비는 염구준이 모두 낼 테니 이 일에 대한 모든 권한을 초상비에게 맡겨서 처리하게끔 안배했다.심혈을 뽑으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었다.아무리 치료를 해도 수명이 최소한 10년은 줄어들 것이다.떠돌이 7인조에서 하는 짓들은 어느 하나 정당한 것이 없었다.이런 독종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했다.염구준은 거록 존주의 소식을 얻지 못했지만 다른 방면으로 단서를 찾았다.망기술이라는 독특한 방법은 용하에서도 사용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는 은세가족의 윤대약, 고대영에게 연락해 단서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동시에 직접 얼음 인간 즉 봉유곡의 초상화를 그려 전신전에서 행방을 찾으라 지시했다.모든 일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거록 존주가 사람의 심혈을 뽑았던
서커스단 공연은 염구준이 사라진 후로 잠시 중단되었다.손가을은 손씨 그룹에서 절반 넘는 경호원들을 불러 수색하기 시작했다.거기에 호찬, 초상비 등 고수들도 있고 신위무관의 원종과 정경림도 있었다.이 기세로 보아 은세가문과 전쟁을 치러도 충분할 것 같았다.용필은 신혼여행을 떠나서 연락하지 않았다.“당장 사람을 풀어줘!”손가을이 언성을 높이며 모처럼 화를 냈다.평소 그녀는 성격이 털털해서 어떤 일에 부딪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아무리 남편의 실력이 대단해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여사님, 저희 계약서까지 작성했어요.”광대가 계약서를 내밀며 말했다.촤아악!“부끄럽지 않아서 이런 불법 계약서를 꺼내?”손가을은 빼앗아와서 바로 찢어버리고 바닥에 내팽개쳤다.오늘 염구준을 찾지 못한다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근데 마술사가 사라져서 저희도 찾을 수 없어요.”광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시큰둥하게 말했다.“땅을 파서라도 찾아내세요!”손가을이 뒤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아빠 예전처럼 사라지는 거예요?”깜짝 놀란 염희주가 울면서 물었다.지난 일은 어린 가슴속에 응어리가 되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팠다.이번 일로 인해 아마 평생 서커스단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았다.“아니야. 아빠는 우리랑 숨박꼭질하는 거야.”손가을은 애써 웃으면서 딸을 진정시켰다.지시를 받은 손씨 그룹 경호원은 이미 굴착기까지 불러서 땅을 팔 기세였다.서커스 경호원들은 아무리 말려도 역부족이었다.관중들은 그 장면을 보고 혹시나 불똥이 튈까 봐 뿔뿔이 사라졌다.“가자. 대표님 화 나셨어. 보통 일이 아니야.”“손 대표님 사람이 얼마나 좋은데, 부디 남편을 찾길 바라.”“이제 보니 서커스가 문제 있네. 방금 무대에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야.”떠들썩하던 관중석은 텅텅 비어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펑!경호원이 굴착기를 작동해 땅을 파려고 할 때 굉장한 소리가 들리
“잠깐만, 당신 이름이 뭐야?”이런 실력이라면 아무리 부하들이 많아도 승산이 없었다.“염구준이다.”이름일 뿐 염구준은 솔직하게 말해주었다.그가 정체를 밝히자 코브라는 겁에 질려 목소리까지 떨렸다.속으로 망했다고 별의별 욕을 다하고 싶었다.“염 선생님, 오해입니다. 정말 죄송해요. 이제 가셔도 됩니다.”이 사람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그럼 저 사람들은?”염구준이 주변 철창을 둘러보며 말했다.“그게…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해드릴게요.”코브라는 살짝 망설이다가 웃으면서 타협했다.“아니, 내 뜻을 오해했어. 내 말은 저 사람들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지?”염구준이 엄하게 질문했다.용하에서 국민들을 해쳤으니 여기서 쉽게 끝내면 안 되었다.상대방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낀 코브라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어떻게 하고 싶습니까?”“무슨 상황인지 전부 말하고 너희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 그러면 살려 줄게.”염구준은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상대방은 올 게 왔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상의할 여지는 없습니까?”코브라가 질문하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기운을 움직이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하, 저 사람들의 피를 뽑을 때 상의하고 했나?”염구준이 비웃으면서 되물었다.어떤 일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이러나 저러나 죽게 생겼는데 한번 붙어보자.”코브라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명령을 내렸다.스스슥!한 무리 그림자가 한 사람을 향해 전신 경지 실력을 펼치며 공격했다.그 반면, 코브라는 뒤로 물러서며 도망치려고 했다.“뭘 그렇게 급하게 도망쳐?”염구준은 몸을 번쩍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공격하러 온 부하들은 어느새 바닥에 쓰러진 채 생사를 알 수 없었다.“겨우 이 정도로 앞길을 막다니 너무 자신만만하지 않나?”“날 죽이면 안 됩니다. 저는 거록 존주의 사람이에요.”코브라는 도망칠 수 없게 되자 뒷배를 내세웠다.“거록 존주?”염구준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머릿속에 정보를 떠올렸다.흑풍, 여우, 청목과 맞
방심했었다.우두머리는 제자리에 서서 식은땀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보스가 CCTV를 통해 지켜보고 있으니 어떤 말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벙어리야?”염구준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과감하게 공격했다.몇 차례 공격을 퍼부어서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다.“잘 생각하고 말해. 한 번만 기회를 줄게.”염구준이 마지막으로 통보했다.“할 말 없어!”그드득!우두머리가 말하는 동시에 염구준은 목을 부러트렸다.그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모든 것이 순식간에 발생했다.염구준은 죽은 사람을 옆에 던지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보스는 뒤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이제 보니 정보가 틀렸군. 하지만 무성의 실력이라면 통제할 수 있어.”그가 신경 쓰는 것은 염구준일 뿐 부하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마술사는 부하들을 이끌고 감시실에서 나왔다.염구준을 잡으러 가는 것이다.상대방의 실력을 파악했으니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한편, 염구준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이것은 함정이었다.“살려줘…”그가 한참 걸어갔을 때 앞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목소리를 들으니 곧 죽을 것 같았다.염구준은 걸음을 재촉하여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희미한 불빛을 빌어 상황을 살펴보다 조금은 경악했다.이곳에 철창 10개 정도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갇혀 있었다.남자, 여자할 것 없이 노인과 아이들도 있었다.그 사람들 상태는 몹시 허약했다.방금 관중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아마도 마술쇼를 하면서 사라진 사람들 같았다.염구준처럼 말이다.이 사람들은 가슴에 감은 붕대에 핏자국이 묻어 있고 공기에도 피비린내가 풍겼다.‘설마 심혈?’이 사람들 심장에서 피를 뽑은 것 같았다.전에 고전 서적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이런 수법은 이미 사라진 고대 사술에서만 사용했고 보통 무술인의 실력을 제고할 때 사용했다.그러나 선정된
마술사는 모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 갑자기 문을 열어서 상자 안을 보여줬다.사람은 사라지고 상자는 텅 비어 있었다.“아빠 사라졌나 봐요.”그 장면을 본 염희주가 얼떨떨해졌다.관중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라진 염구준을 찾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인근 도시에서 전해진 말이 진짜인 것 같았다.한편, 염구준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그곳의 불빛은 희미하고 주변은 어두컴컴했다.무대 아래였다.그는 상자에 들어가자마자 얼마되지 않아 아래로 추락하는 느낌이 들면서 무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었다.무대에 장치가 있었다. 이것이 서커스단의 속임수였다.무대가 앞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선반 위에 무대가 있고 아래는 텅 비어 있었다.서커스단에서 왜 염구준을 죽이려고 하는지 아직 이유를 찾지 못했다.“일단 지켜보자.”그는 전방으로 걸어갔다. 어차피 이곳에 통로는 하나였다.방음은 엄청 잘 처리되어서 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하하하.”갑자기 몸통 절반이 나타나면서 음침한 웃음소리를 냈다.도구였다.그는 힐끗 쳐다보고는 무표정으로 바로 지나갔다.기운도 없고 위기감도 없어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귀신집에서 염구준 같은 손님을 만난다면 바로 문을 닫을 것이다.이어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는 공격하지 않았다.CCTV를 통해서 그를 지켜보면 누구는 속이 바짝 탔다.이런 식으로 염구준이 공격하도록 유도해서 실력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런데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 팀을 데리고 내려가서 실력을 테스트해 봐.”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을 열었다.“네.”옆에 있던 사람은 공수하며 대여섯 명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이 사람들은 아주 신중하게 움직였다.통로에서 한참을 걷던 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귀를 움직였다.‘누가 오고 있어.’발자국 소리가 아무리 조용해도 그의 예민한 귀를 피하지 못했다.그는 어떤 경지의 힘을 사용할지 고민했다.만약 제대로 싸우면 배후가 실력을 알고 도망칠 수 있으니까.스스슥!그때 몇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이 시작되었다.종목들은 정말 신나고 하나같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암퇘지가 철사슬 위로 걸어가고, 곰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연신 박수를 쳤다.방금 일로 염구준은 자꾸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했다.여러 종목이 끝난 후, 광대 진행자가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존경하는 여러분, 이어서 저희 피날레 종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활인을 할 텐데 어느 분이 게스트로 올라오시겠습니까?”그 말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부모가 한사코 입을 막으면서 말렸다.“나가면 안 돼. 이 서커스단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야.”“나도 들었어요. 인근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게스트가 계약서까지 작성했대요.”“무서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서커스 공연은 재미있지만 이 종목은 다들 뒤로 물러나며 지켜보기만 했다.“아빠, 내가 나가도 돼요?”그때 염희주가 말했다.“가지 마. 나중에 내가 믿을 만한 마술사를 불러서 체험하게 해 줄게.”옆에서 하는 말을 들었으니 딸을 위험하게 내보낼 수 없었다.“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무룩해 있었다.곧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지며 한 줄기 전등만 광대를 비추었다.“여러분, 제가 행운 게스트를 뽑으면 전등이 그분을 비출 겁니다. 물론 나올지 말지는 그분이 결정하면 되겠습니다.”서커스의 수법은 한번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으로 밀어붙였다.정말 게스트로 당첨된다면 체면 때문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감격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광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전등이 현장을 누비며 빠르게 움직였다.“멈추세요!”한참 뒤, 광대의 말에 전등이 멈추었다.게스트로 염구준이 당첨되었다.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역시 나름 계획이 있었다.염구준은 방금 몰래 감시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했다.“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협조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