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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순간 갑작스레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염옥정의 말을 그대로 끊었고 염씨정원 상공에 울려퍼졌다.

“염진, 내가 너를 얕잡아 본 것 같구나! 내 ‘진옥천음’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만약 내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니 몸엔 반드시 고유란이 남겨준 목숨을 지킬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을거야! 허허, 고유란이 죽은 지가 벌써15년이나 되었다. 천하의 염씨가문이 아직도 한 여자가 남긴 물건으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니 참 우습구나!”

그리고 염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눈가에는 불길이 뿜어나올것만 같았다.

치욕적이다. 이건 하늘만한 커다란 치욕이였다!

염구준의 어머니, 고유란이 죽기 전에 신물로 한 가지 물건을 남겨 남진이 대신 보관하게 하였는데 염구준이 성인이 되는 것을 기다리고 크면 손수 전하라고 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어릴적부터 가문에서 쫓겨나고 이 신물 또한 염씨가문에 남겨 되었는데 염씨가문의 최대의 비밀로 되었다. 아니, 비밀인 동시에 치욕이기도 하였다.

그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신물이 아니라면 염씨가문은 북방세력의 토벌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가문이 멸망되고 사람들도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염씨가문이 지금까지 행운스럽게 존재하게 된데는 고유란의 비호가 없어서는 안되었다.

“왜, 내 말이 딱 맞는 것 같더냐?”

정 북방에서 고금을 들고있던 검은 옷차림의 복면남자는 멀리서 염씨 정원의 방향을 보더니 비꼬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염진아, 염진! 넌 정말 쓰레기 같군! 그렇게 훌륭한 아들이 있으면서도 그를 염씨가문에서 쫓아내다니! 아쉽군. 네가 아무리 훌륭해도 소용이 없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내가 배치한 사람들은 이미 임무를 완성했을테니 너의 아들, 염구준은 이미 죽었을거야!”

“하하하!”

잠긴 목소리의 미친 웃음속에 복면남자는 갑자기 솟아오르더니 짙은 야색속에 사라졌으며 아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구준이가 죽었다고?

염씨정원의 정자에 염진은 제자리에 굳어버렸고 입술은 저도모르게 몇번 움직이더니 낯빛은 온통 회백색으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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