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왕자와 스물네 명의 최강 종사, 그리고 무성 경지에 이른 농아 늙은이까지...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전부 다 살해당했다니!염구준은 대체 무슨 수를 썼고, 또 어떻게 해낸 걸까?정말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것 같았다!"시간은 금이야."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관박을 바라보았고 관박은 얼굴에 드러난 험상궂은 표정을 드러냈지만 완전히 무시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관박, 너희 관 씨 가문은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뿌리째 뽑아야 해. 하지만 어젯밤에 직접 손을 쓰지 않았으니 한 번 너그러이 봐주어 네 하찮은 목숨을 남겨줄게. 신주 그룹은 제자리에서 해산시키고 북방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할 거야! 이제 꺼져!"관박은 쾅 하고 벼락을 맞은 듯 머릿속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신주 그룹을 그대로 해산시키다니 너무 놀라웠다. 신주 그룹은 관 씨 가문의 기반인 그룹이다. 신주 그룹을 창립한 후 지금까지 관 씨 가문은 모든 심혈을 그곳에 쏟아부었고, 시가총액은 이미 십조 원이나 넘었다. 일단 해산을 선포하기만 한다면 손실은 전혀 가늠할 수도 없을 것이다.신주 그룹을 잃었는데 목숨을 남겨두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조 원의 자금이 있더라도 제2의 신주 그룹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자면 신주 그룹이 바로 관 씨 가문의 목숨이다!"염구준, 이건 너무하잖아!"그러자 관박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고 두 눈은 온통 빨갛게 변했다. 그의 오른손 주먹 표면에서 갑자기 힘이 감돌았고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너랑은 정말 끝까지 해볼 거야. 내가 죽여버릴 거라고!"주먹으로 인한 바람은 격했고 기세는 엄청 매서웠다. 이 주먹은 관박의 모든 실력을 동원한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는 잠재력을 폭발시켰으며 주먹 앞의 공기가 휙 소리를 내며 기승을 부렸다. 아직 염구준에게 닿지도 않았지만 이미 그와 손가을의 옷을 펄럭이게 했다!"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네."이렇게 무서운 주먹 앞에
조카?농아 무성과 4대 지상을 파견하여 7대 가문의 사람들과 손잡고 구준을 기습했는데, 그를 자기 조카라고 여기는 건가?염진은 서적을 내려놓고 계속 모르는 척 했다. 그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관원을 바라보고 의아한 눈빛을 뿜어냈다."자네의 이 말은 더 알아듣기 어렵군. 대체 무슨 조카를 말하는 것인가? 자네의 조카인 이상 어떻게 관 씨 가문에게 손을 쓸 수 있겠는가? 자네가 농담하는 것이 틀림없네. 염가에 아직 일이 좀 있으니, 나는 이만 자리를 뜨겠네!"말을 마치고 그는 재빨리 의자에서 일어나 서재를 떠나려 했다.바로 그때. "형님!"관 씨 가문의 생사와 관련된 이상 관원도 더 이상 자신의 체면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처음에 한쪽 무릎만 꿇고 있다가 바로 두 무릎을 모두 꿇고 엎드려 애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제 조카가 바로 형님의 아들 염구준 아닙니까? 형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구준 조카에게 전화만 하면 우리 관 씨 가문을 지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의 막내딸 관신주는 구준 조카와 깊은 정이 있고 어려서부터 혼인을 약속했지요.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그가 드디어 이 일을 꺼냈다!염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도도하게 관원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으며 말했다."드디어 이해했군. 자네가 말한 것은 청해의 염구준이네! 나도 이 젊은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 젊고 유능한 데다 무도까지 뛰어나지만, 나의 그 불효자와는 그저 동명이인에 그치지 않네! 내 아들은 이미 15년 전, 민둥산 야외에서 죽었는데, 그가 어떻게 청해의 염구준일 수 있겠는가!"동명이인?관원은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런 말을 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정하지 않아도 진정한 사실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염진은 염구준이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수방관하여 그들 관 씨 가문이 처참히 사라지게 하려고 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방금 자네가 염구준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사흘이 지났고, 모든 것이 안정을 되찾았다.관 씨 가문은 여전히 신주 그룹 40%의 주식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미 사람들은 모두 떠나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거의 99%의 직원들이 손 씨 그룹으로 들어왔고 신주 공업단지는 완전히 빈 껍데기로 변해 아무런 가치도 없어지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 3일 동안 전 관 씨 가문 내에서 큰 도련님 관박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아무도 관원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와 동시에."존주."서북의 묵암 산맥 산허리 정자 아래에서 관원이 반쯤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정자 위에 우뚝 솟은 남자는 검은 옷에 복면을 하고 있었다. 관원은 그를 향해 털썩 무릎을 꿇고 말투에는 원한과 매서움이 가득했다."존주께서 손을 써 어서 염구준을 죽여 주십시오! 신주 그룹 주식의 40%를 존주께 넘기고 관 씨 가문의 모든 소장품을 드리겠습니다. 120여 년간 모아온 골동품과 그림들은 적어도 3조 원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염구준을 죽이지 못하면 저도 살고 싶지 않습니다!"고작 이 정도로?정자 위에 있던 복면을 한 남자가 발끝을 가볍게 치자 몸 전체가 유유히 바닥으로 내려왔다. 품속에는 고금을 안고 있었고 관원을 향해 날카로운 목소리로 차갑게 웃었다."관원, 자네는 똑똑한 사람인데 굳이 내가 자네의 속셈을 폭로해야겠나? 나와 염구준을 필사적으로 싸우게 만들고 자네는 뒤에서 어부지리를 누리겠다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가소롭구만! 지금 흑풍 조직에서의 신분은 이미 비밀에 속하지도 않다네. 내가 자네를 남겨두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자네도 반은 왕자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아예 쓸모없는 건 아니네. 염구준을 찾아 복수를 하고 싶다면 스스로 하게!""한마디 충고하지. 좋기는 암암리에 몰래 기습을 하게. 자네의 그 정도 능력으로 만약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그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라네!"말을 마치고 발바닥으로 지면을 가볍게 구르자 몸이 우뚝 솟아올랐고 나무들의 가지와 잎을 밟으며 순식간에 몸을 숨
“염희주?”초등학생들 가운데, 포동포동한 한 남자 아이가 뒤에서 염희주의 책가방을 툭툭 건드리며 헤벌쭉 웃었다.“너 책가방 안에 뭐 들었어? 엄청 볼록해 보여.”그러자 염희주는 부럽냐는 듯 혀를 살짝 내밀더니 책가방에서 인형을 꺼냈다.큰 인형 두 개와 작은 인형 하나가 있었는데, 아름답기 그지없는 것이 염희주네 가족과도 같았다. “와, 진짜 예뻐!”남자아이는 잔뜩 부러워하며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빼앗으려고 했다.“나도 좀 보게 이리 줘 봐봐.”바로 그때,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안 돼!”명품으로 도배라도 한 듯이 차려입은 중년 귀부인이 옆에서 쏜살같이 달려와 포동포동한 남자아이를 말리며 염희주에게 연신 사과했다.“어머, 희주 양, 정말 미안해요. 우리 훈이가 이렇게나 철이 없네요. 너무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와르르!염희주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인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신속하게 물러나 다들 한쪽으로 숨었다.그들은 숨을 죽인 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바라보았고, 그 누구도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앞서 일어난 일로 다들 경계하는 태세였다. 지금의 손씨 그룹은 청해, 중해, 더 나아가서 청주에서까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강 명문 집안이기 때문이다. 염희주가 이 귀족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뒤로, 교장도 매일 웃는 얼굴로 맞이해야 할 정도이기에 감히 그들의 미움을 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아이들끼리 서로 장난감도 빌리면서 놀 수도 있죠.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멀지 않은 곳에서 진숙영이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웃으며 다가왔다.“차미숙 사모님 되시죠? 댁의 그룹과 우리 손영 그룹에서 함께 합작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희주랑 훈이는 서로 같은 학교 친구이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말하면서 진숙영은 염희주가 손에 들고 있는 장난감 인형을 훈이한테 건네주었는데, 주위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부모님들이 엄청 부럽다는 눈빛을 보냈다.그들의 주목을
맞은편 거리 옆, 호화롭기 그지없는 벤츠스프린트 캠핑카 앞에서 용준영이 삼엄한 표정으로 6명의 내진 경호원을 이끌며 바람같이 다가와 진숙영의 옆에 갔다.그러고 나서 그는 진숙영과 염희주를 꼭 감싸 안아 안전하게 보호했다.이와 동시에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는 그림자가 먼 곳에서 날아왔다.온몸에서는 기력이 가득 에워싸고 있었으며 양손에는 거센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이 사람의 정체는 바로 정유미의 아버지인 지상종사 정경림이였다.“네가 바로 염구준이 청해에 남겨두고 떠난 카드인 것이냐?”초등학교 문 앞에서 상관염은 산발이 된 채 예전의 상관 가문 가주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웃었다.“네가 다루는 무학은 용하국 고대 무학 같은데, 혹시 칠상권인 것이냐? 일개 종사 따위 언급할 가치도 없어 보이군. 만약 평소였다면, 너의 공격을 받아주고 좀 놀아주면서 칠상권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볼테지만, 오늘은 먼저 진숙영과 염구준의 천한 자식을 모두 죽여야 한다.”말이 떨어지자마자 상관염은 즉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거의 왕자가 될 몸으로 그는 몇십 년 동안 상관 가문의 무학을 다루었기에 그의 무학 수단은 도를 탄 수준이였다. 양손을 마치 그 무엇으로도 꿰뚫을 수 없는 강철판처럼 앞으로 쭉 내민 채 정경림을 향해 바람같이 날아갔다.“북쪽 방향, 상관 가문!”그러자 정경림은 동공이 수축하면서 심장까지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상관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여러 파벌과 가문의 무학에 대해 그나마 이해가 있기에 무관을 열 수 있었다. 거의 미친 듯한 기세를 보이고 있는 무학은 바로 상관 가문의 전승으로 내려온 비영열조공이다.“그래! 목숨 걸고 싸우자!”정경림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최강의 절학을 폭발하였고, 체내의 오장육부가 팽창해지면서 온몸의 근육이 서로 뒤엉키며 모공에서 피가 덕지덕지 나오더니 눈에 보일 정도의 엄청난 혈색의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칠상권은 그야말로
쾅하고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0.01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그림자가 진숙영과 염희주의 앞을 막아섰다. 관원의 모든 힘을 정면으로 받아낸 그였지만, 어떤 흔들림도 없어 보였다.“아... 아빠?” 진숙영의 품 안에 안겨있던 염희주는 갑자기 나타난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미친 듯이 기뻐했다. “아빠다, 아빠예요!”그렇다. 그 사람은 바로 그녀의 아빠였다. 전신전 전주이자 현재 최강 전신이며 청해의 실질적 군주인 염구준이다! 염구준은 지금 막 북방에서 돌아오는 길이였다.“희주, 착하지?”얼굴에 미소를 띤 염구준은 뒤돌아서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진숙영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그리고 곧 차가운 눈빛으로 돌변해 눈앞의 관원을 뚫어지게 째려 보았다. 그 눈빛은 너무 날카로워 베일 것만 같았다!관원이 실종된 후, 손씨 그룹은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서 관원의 흔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심지어는 전신전의 위성 레이더까지 몽땅 작동시켜 관원이 나타날만한 장소 하나하나 전부 확인했다.그리고 그 결과, 모든 단서가 가리키는 곳은 바로 청해였다!“염구준!”귀신같이 나타난 염구준을 보고 관원은 숨이 가빠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크나 큰 오산이였다. 그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무도 왕자에 가까운 자신의 실력으로 청해의 사람들이야 가뿐히 상대할 수 있었고 자신의 집안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염구준의 장모와 딸년을 무덤까지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하지만 그가 예상치 못한 건 염구준이 이렇게나 빨리, 그리고 제때에 나타난 것이다! 자신의 행적이 도대체 어떻게 탄로 났으며 염구준은 또 어떻게 여길 찾아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딱 성공 문턱까지 왔는데 이렇게 실패하다니......! 하지만 염구준이 있는 한 자신은 진숙영과 염희주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을 것이며 도망칠 수조차 없을 것이다.“난 지지 않아, 지지 않는다고!”궁지에 몰린 짐승이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것 처럼 관원은 순순히 잡힐
학교 문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학부모들, 중상을 입은 용준영, 피못에 누워있는 정경림, 그리고 멀리에 있는 행인들까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염희주를 품에 안은 염구준은 자신의 등만으로 관원이 죽기 살기로 달려든 최후의 일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는 끝까지 관원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떠한 반격도 하지 않았다.쾅!기류가 뒤집히듯 광풍이 몰아쳤다!관원의 손과 염구준의 등이 부딪히자 열 센티미터가 넘는 손톱이 단숨에 부러져 버렸다. 엄청난 기세가 한 번에 흩어지면서 삼십 미터까지 파장이 일었다. 두께가 반미터가 넘는 시멘트벽이라 해도 이토록 과격한 충격을 받으면 산산조각 날 정도였다. 하지만......!“됐니?”염구준의 몸에는 상처 하나 나지 않았을 뿐더러 품 안의 염희주는 어떠한 흔들림도 느끼지 못했다. 염구준은 고개를 서서히 돌려 반쯤 미쳐있는 관원에게 말했다. “네가 죽으면 네 시체를 관씨 가문에 보내라 할 것이다. 신주 그룹의 마지막 네 할의 주식은 내가 직접 받으러 갈 것이야. 이것이 바로 내 사람에게 손 댄 네가 치러야 할 대가다.”그는 왼손에 염희주를 안고 오른손으로는 진숙영을 부축하며 길 건너편의 캠핑카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갔다. 일이 아직 마무리된 것 같지 않았지만 염구준의 싸움은 진작에 끝났다.관원은 염구준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입술을 달싹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듯했지만 결국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바라보면서 헛웃음을 지었다.졌다!염구준은 공격조차 하지 않았지만 그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한낱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듯 그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무도 왕자이자 관씨 가문의 가주인 그가 염구준 앞에서는 정녕 개미 한 마리에 불과했단 말인가!콰득, 콰득......많은 눈들이 보는 앞에서 관원의 몸이 서서히 금이 가고 부서지기 시작했다. 연혈진의 부작용하에, 그의 몸은 도자기처럼 살가죽과 뼈 덩어리로 부서져 버렸다. 그의 인생은 그렇게 철저하게 망해 버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관신주는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창백한 얼굴로 관속에 있는 아빠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는 오빠를 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아빠가 죽었다.아빠를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죽마고우인 구준 오빠였다. 아니다, 그가 아니라 아빠가 연혈비법을 사용하여 죽음을 자초한 것임이 틀림 없었다.“아가씨.”사당 밖에 상복을 입고 있는 관씨가문의 하녀가 관신주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울먹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주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사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헌데 지금은 밖에 나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가주님을 조문하러 온 하객, 큰 어르신, 작은 어르신들께서 소란을 피우고 있사옵니다.”소란?그들이 소란을 피우는 이유는 관씨가문의 재산을 쟁탈하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관신주는 슬픈 표정으로 관원의 관 옆에 앉아서 불더미 속으로 종이돈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손으로 눈물을 닦은 후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아빠는 죽었지만, 오빠는 아직 살아있다.그리고 관신주도, 관씨가문의 적녀, 신주그룹의 주인 관신주도 아직 살아 있다.“오빠, 여기서 아빠랑 있어. 내가 한 번 나가 볼게.”이렇게 말하고 관신주는 천천히 몸을 돌려 하녀를 데리고 천천히 장원 앞마당으로 걸어갔다. 처음에는 몸을 약간 비틀거렸지만 몇 걸음 후 여윈 몸은 더 이상 비틀 거리지 않게 되었다. 이 순간만큼 관신주는 진정한 강자, 관씨가문의 희망을 짊어지는 사람으로 변했다.…한편, 관씨가문 자원 앞마당.웅성웅성!관씨가문은 북방에 기반을 두고 200년간 계속 발전하여 무려 천여 명의 친척과 지인들이 있다. 5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 모두 관씨가문의 분파였고 가문에서 무시할 수 없는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그들은 뜻밖에 사망한 관원을 ‘조문’하러 왔다고는 하지만 슬픈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웃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심지어 관씨가문의 재산 분배에 대해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권력자가 사망하면 지지자들과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
가족들은 모두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염구준을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였다.이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다. '비록 행복하긴 하지만 이건 모두 환상이야. 그림의 떡과도 같은 거지. 현실이 잔혹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살아가야 해.'무척 뛰어난 환각술이고 모두 그가 바라던 모습이긴 했지만 마음이 굳건한 사람만이 반보천인이 될 수 있던 탓인지 그는 환각술에 깊이 빠지지 않았다."깨져라."염구준이 작게 읊조리자 몸에서 기운이 흘러나오며 눈앞의 화면을 지웠다."구준아, 꼭 앞을 보며 달려야 한다."고유연은 점차 사라지면서 웃으며 말했다."네, 그럴게요!"그는 텅 빈 대문을 향해 대답했다.비록 환각술 때문에 마음속의 상처가 더 깊어지긴 했지만 오래된 바람을 이루었으니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그러나 그와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확고한 마음이 없어 전부 혼잣말을 하며 동굴 안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제발 아빠를 죽이지 마세요, 제발요.""아, 계속 채굴할 테니까 때리지 마세요.""전주님, 영원히 당신을 따를 테니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이렇게 보니 염구준의 환각술만 아름다운 화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통스러운 것 같았다.'계속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 일 나겠네.'"깨어나!"염구준이 크게 소리 지르자 체내의 진기들이 사람들을 뒤덮었고, 이에 사람들은 몸을 떨다가 곧바로 눈이 맑아졌다. 그들은 전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대단한 환각술이야."백호는 조금 두려워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전신 위 경지의 자신도 버티지 못한 걸 보아 방금 전의 환각술이 확실히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작은 방금 전에 한 말들이 생각 나 조금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전주께서 분명 다 들으셨을 거야. 아, 창피해.'"다들 빛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어져서 환각술에 걸린 걸 거예요."염구준은 이렇게 설명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사실 빛은 커녕 그저 얼어버린 굳게 닫힌 문 밖에 보지 못했었다. 동굴 안에 들어온
'도안?'설씨 가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벽을 쳐다보았고 곧 정말로 얼음층 뒤의 돌멩이에 아주 옅은 색으로 새겨져 있는 도안을 발견했다.도안이 양 끝으로 뻗어진 걸 보면 그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 들어올 때부터 옆에 있었던 것 같았다."뭐야?"도안을 보면 볼 수록 낯이 익어 염구준은 끊임없이 회상하기 시작했다.'옥패!'이 도안들은 전에 복제판 옥패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다.이곳에 정말 옥패의 단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염구준은 솔직히 조금 놀랐다.한참 동안 들여다 보아도 무언가 확실한 걸 보아낼 수가 없어 그는 결국 안에 더 깊이 들어가 탐색해보기로 마음 먹었다."가죠. 이건 이따가 다시 나와서 보고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뒤를 따랐고 또 한참을 앞으로 걸어가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았다."다왔어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설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에 염구준 등은 크게 기뻐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바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바로 이때, 공간이 갑자기 변하더니 주위의 환경도 변했고, 같이 온 사람들도 전부 모습을 감추었다. '염씨 가문의 저택?'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면서 곧바로 이곳이 그가 어릴 때 생활했던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까지는 그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그의 어머니도 살아계셨다."구준아, 빨리 들어와서 밥 먹지 않고 뭘 멍 때리는 거니?"이때, 고유연이 안에서 나오며 자애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엄마?"이에 염구준은 잠시 멍해져 있다가 곧 목이 멘 채로 입을 열었다. "너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큰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말도 제대로 못해?"고유연은 관심 어린 어투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 그의 손에 든 서류 가방을 가져갔다.염구준은 그제야 반응이 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쳐다보았다. 그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염호 그룹 회장이라고 적혀 있
"미친."염구준은 감탄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드는 펭귄들을 막으면서 제때에 도와주기 위해 대오 쪽으로 붙었다.'여기가 펭귄 집이야 뭐야. 끝도 없네. 무엇보다 이 펭귄들 너무 괴상해. 피냄새만 맡으면 포악해지면서 미친듯이 달려들잖아.'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 그는 바닥에 뿌려진 피들이 피안개로 변하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에 대단한 게 있는 게 분명해.'염구준은 더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어 사람들을 지키면서 달려오는 펭귄들을 물리쳤다."아악, 난 죽고 싶지 않아!"그러나 이때 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이 겁에 질려 갑자기 진형 밖으로 돌진했다.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싸우고 있었던 터라 막지도 못하고 그저 그 사람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X발, 괜히 말썽만 피우기는." 백호는 욕을 읊조리고는 도망친 사람을 구하러 가려고 했다."내가 갈 테니까 진형을 유지해."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치며 바로 앞으로 돌진해 방금 뛰쳐나간 사람을 공격하는 펭귄들을 물리쳤다.겨우 잠깐 사이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걸 보면 펭귄들의 공격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가!"염구준은 뛰쳐나간 사람의 옷깃을 잡고는 팔을 휘둘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 던졌다.'이상해. 이 펭귄들 피냄새를 맡고 동굴 입구까지 쫓아갔으면서 정작 도착한 뒤에는 한 눈 보고 다시 돌아가잖아. 안에 있는 걸 이 펭귄들이 꺼리는 건가 보군.'염구준은 사람을 구하고 나서 다시 대오의 앞부분으로 돌아간 후 길을 열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동굴 입구쪽에 도착하게 도와주었다.동굴 안으로 들어갔으니 이제 그들은 안전한 셈이었다."너 이 자식, 네가 무모하게 뛰어다닌 바람에 하마터면 진형이 무너질 뻔 했잖아. 진형이 무너지면 다들 죽을 수도 있었어!"설구는 방금 전에 도망친 사람을 보자마자 발로 차버렸다.이미 오기 전부터 그는 말을 했었었다. 죽어도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방금 전 도망친 사람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