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학부모들, 중상을 입은 용준영, 피못에 누워있는 정경림, 그리고 멀리에 있는 행인들까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염희주를 품에 안은 염구준은 자신의 등만으로 관원이 죽기 살기로 달려든 최후의 일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는 끝까지 관원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떠한 반격도 하지 않았다.쾅!기류가 뒤집히듯 광풍이 몰아쳤다!관원의 손과 염구준의 등이 부딪히자 열 센티미터가 넘는 손톱이 단숨에 부러져 버렸다. 엄청난 기세가 한 번에 흩어지면서 삼십 미터까지 파장이 일었다. 두께가 반미터가 넘는 시멘트벽이라 해도 이토록 과격한 충격을 받으면 산산조각 날 정도였다. 하지만......!“됐니?”염구준의 몸에는 상처 하나 나지 않았을 뿐더러 품 안의 염희주는 어떠한 흔들림도 느끼지 못했다. 염구준은 고개를 서서히 돌려 반쯤 미쳐있는 관원에게 말했다. “네가 죽으면 네 시체를 관씨 가문에 보내라 할 것이다. 신주 그룹의 마지막 네 할의 주식은 내가 직접 받으러 갈 것이야. 이것이 바로 내 사람에게 손 댄 네가 치러야 할 대가다.”그는 왼손에 염희주를 안고 오른손으로는 진숙영을 부축하며 길 건너편의 캠핑카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갔다. 일이 아직 마무리된 것 같지 않았지만 염구준의 싸움은 진작에 끝났다.관원은 염구준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입술을 달싹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듯했지만 결국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바라보면서 헛웃음을 지었다.졌다!염구준은 공격조차 하지 않았지만 그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한낱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듯 그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무도 왕자이자 관씨 가문의 가주인 그가 염구준 앞에서는 정녕 개미 한 마리에 불과했단 말인가!콰득, 콰득......많은 눈들이 보는 앞에서 관원의 몸이 서서히 금이 가고 부서지기 시작했다. 연혈진의 부작용하에, 그의 몸은 도자기처럼 살가죽과 뼈 덩어리로 부서져 버렸다. 그의 인생은 그렇게 철저하게 망해 버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관신주는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창백한 얼굴로 관속에 있는 아빠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는 오빠를 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아빠가 죽었다.아빠를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죽마고우인 구준 오빠였다. 아니다, 그가 아니라 아빠가 연혈비법을 사용하여 죽음을 자초한 것임이 틀림 없었다.“아가씨.”사당 밖에 상복을 입고 있는 관씨가문의 하녀가 관신주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울먹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주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사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헌데 지금은 밖에 나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가주님을 조문하러 온 하객, 큰 어르신, 작은 어르신들께서 소란을 피우고 있사옵니다.”소란?그들이 소란을 피우는 이유는 관씨가문의 재산을 쟁탈하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관신주는 슬픈 표정으로 관원의 관 옆에 앉아서 불더미 속으로 종이돈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손으로 눈물을 닦은 후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아빠는 죽었지만, 오빠는 아직 살아있다.그리고 관신주도, 관씨가문의 적녀, 신주그룹의 주인 관신주도 아직 살아 있다.“오빠, 여기서 아빠랑 있어. 내가 한 번 나가 볼게.”이렇게 말하고 관신주는 천천히 몸을 돌려 하녀를 데리고 천천히 장원 앞마당으로 걸어갔다. 처음에는 몸을 약간 비틀거렸지만 몇 걸음 후 여윈 몸은 더 이상 비틀 거리지 않게 되었다. 이 순간만큼 관신주는 진정한 강자, 관씨가문의 희망을 짊어지는 사람으로 변했다.…한편, 관씨가문 자원 앞마당.웅성웅성!관씨가문은 북방에 기반을 두고 200년간 계속 발전하여 무려 천여 명의 친척과 지인들이 있다. 5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 모두 관씨가문의 분파였고 가문에서 무시할 수 없는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그들은 뜻밖에 사망한 관원을 ‘조문’하러 왔다고는 하지만 슬픈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웃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심지어 관씨가문의 재산 분배에 대해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권력자가 사망하면 지지자들과
“맞아! 우리 모두 다 관씨이고, 몸에서 흐르는 피도 관씨가문의 피야! 가문의 재산도 우리가 모두 협력해서 모은 거야. 우리가 관씨가문을 위해 헌신할 때 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내가 보이엔 네가 가업을 독차지하고 우리를 배제하려는 것 같은데, 관박은 지금 미친 사람처럼 하루 종일 관만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가주 자리를 관박에게 넘긴다고? 내가 제일 먼저 반대하네!”차갑고 날카로운 말들은 관신주의 심장을 쿡쿡 찌르는 것만 같았다. 관신주는 입술을 꽉 깨물고 뼈저리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관씨가문의 현재 상황이다. 평소에 만사에 순종하던 친척들은 관원이 죽자마자 바로 그들의 흉악한 모습을 드러냈다. 오빠의 무도종사라는 실력을 꺼려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면 아마 이 사람들을 최후의 인정도 봐주지 않고 대놓고 강탈했을 지도 모른다. “신주야,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너도 더 이상 버티지 말렴.”사람들 속에서 지팡이를 짚고 있은 백발노인이 회색 양복을 입고 관신주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 한 마디 하마! 지금 신주 너의 위신으로 이 사람들을 설득하지는 못할 것이야. 지금 우리의 급선무는 덕망이 높은 사람을 추천하여 관씨가문의 흥망성쇠를 짊어지고 네 아빠의 상사를 처리하게 해야 해! 내 말이 맞지?”맞다, 그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관신주는 눈앞의 이 백발노인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큰아버님, 가주 자리는 선정할 필요 없습니다. 오라버니가 그 자리를 물려받으면 됩니다. 다른 일들은 의논해 볼 수도 있는데, 그 전에 저에게 불손한 말을 한 사람들을 당장 이 자리에서 떠나게 해야 하옵니다.”떠나야 한다고? 관신주가 지금 사람을 쫓아내려는 건가?“큰아버님, 관신주와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가 없사옵니다! 가주 자리마저 공정하게 선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분명 모든 재산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일 겁니다.”“그래요! 왜 가주 자리를 관박에게 물려주라고 하옵니까? 관박이 무도종사라서
슥, 슥.관씨가문 자제 두 명이 무도 호위 세 명을 데리고 앞으로 나와 재빨리 사당으로 뛰어들어가 넋이 나간 관박을 억지로 끌어냈다.“오빠!”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관신주는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가 관박의 품에서 가냘프게 울었다. “오빠, 제발 정신 좀 차려! 이 사람들에게 아빠가 남긴 기업을 빼앗길 수는 없잖아! 오빠가 지금 연기하고 있다는 거 다 알아! 오빠 연기하고 있는 거잖아! 오빠가 이 정도의 좌절에 무너질 리가 없잖아! 오빠 빨리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하지만 아무리 애원해도 소용없었다.관박은 땅바닥에 앉아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바보같이 웃으며 계속 흐리멍덩하게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없어! 이제 아무것도 없어! 정말 다 없어졌어...”정말 큰 충격을 받아 멍청해진 것만 같았다.“아이고, 참 안타깝게 됐군!”안채 주좌에 앉아 있는 관총은 눈을 가늘게 뜨고 관박의 얼굴을 반복적으로 훑어보았다. 눈에선 티 안 나는 음흉함이 스쳐 지나갔다. “박이의 이 모습은 무도를 수련하다가 착오가 생긴 거 같은데.. 이런 상황은 주화입마하기가 쉽다. 내가 이제 막 가주가 되었으니 박이를 구하지 않을 수가 없지! 조카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하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거 같구나! 박이의 모든 경맥을 끊어버리면 주화입마만은 피할 수 있을 거야!”이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그림자가 되어 흐릿해지더니 安채의 주좌에 앉아 있던 관총은 바로 관박 앞으로 덮쳐왔다. 오른쪽 손은 짐승의 발 모양을 하고 관박의 아랫배에 향해 호되게 내리치려 하면서 관신주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신주야, 큰아버지가 못됐다고 탓하지 말거라. 너와 네 오빠는 나한테 위협이 되니 이 세상에 살아남게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다 죽어야지. 하하하!”관총이 손을 뻗는 순간, 관신주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다 포기해버린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뼛속까지 파고드는 절망이 점점 가득차고 있었다.관신주는 비록 유구한 무학 전통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 아빠의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남자, 어릴 때의 죽마고우, 하지만 커서는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된 남자인 구준이다.“내가 오지 말아야 할 때 온 거 같은데..?”착지한 염구준은 관신주를 쳐다보지도 않고 앞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빚을 독촉하러 온 거라면 때를 가릴 필요도 없겠지. 비록 관원은 죽었지만 내게는 아직 상환하지 못한 빚이 있다. 신주그룹의 40%의 지분을 지금 당장 내놓거라!”40%의 지분?관총은 염구준 손에 의해 날아가 겨우 비틀거리던 몸을 바로잡고 주위에 있는 관씨가문의 자제들과 서로 눈을 마주 보며 상대방의 눈에서는 놀라운 기색을 발견할 수 있었다.그는 갑자기 나타난 이 낯선 청년이 누구인지 몰랐다.관총은 비록 가문의 직계는 아니였지만 관씨가문의 무학을 수련할 자격이 있었다. 자질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곧 종사경지에 이를 수준이었다. 그래서 강자라고도 할 수 있다.눈앞의 이 청년은 젊지만 무공이 매우 강했다. 한방에 관총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리고 분명 악의를 품고 왔다.“그쪽은 누구인가?”충격에서 벗어난 관총은 재빨리 마음을 안정시키고 염구준의 눈을 차갑게 쳐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관원은 이미 죽었고, 그에게 빚이 있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관씨가문이 얼마나 존귀한데! 신주그룹의 40%의 지분은 수십조 원의 가치가 있다. 네가 원한다고 얻을 수 있을 거 같아?! 게다가 관원이 너에게 빚을 졌다니! 차용증과 증거는? 네가 함부로 지껄이는 말을 믿을 것 같느냐!”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약간의 생각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염구준은 담담하게 관총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차용증은 없고 내 말이 곧 증거다! 관원은 내 친구를 다치게 했고, 신주그룹의 40%의 주식은 그 배상이다! 비록 관원은 죽었지만 그의 빚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관씨가문에서 그 빚을 갚아야지!”차용증이 없다니?!관씨가문 자제들은 염구준의
존엄이 땅에 떨어져 버렸다. 당당한 관씨가문의 신임 가주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듣보잡에게 뺨을 맞아 날아갔다. 만약 이 소식이 전해지면 관씨가문은 북방의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평생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너, 너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다니!”관총은 간신히 화원에서 발버둥 치며 일어섰다. 손으로 높게 부어오른 볼을 감싸고 염구준의 두 눈을 뚫어져라 주시면서 히스테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여기는 관씨가문이야! 누구도 여기서 행패를 부릴 수 없다! 새로운 가주인 내가 명령한다! 다 같이 덤벼 이 겁 없는 놈을 잡거라! 죽여도 상관없다!”그때, 관총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끊겼다.염구준은 30미터 거리를 한걸음에 다가가 양손으로 좌우로 관총을 죽도록 패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총을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리고 고개를 돌려 주위에 있는 관씨가문의 자제들을 보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누가 먼저 맞을래? 나와 보거라!”그러자 쥐 죽은 듯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그 전까지만 해도 미친 듯이 떠들어대던 관씨가문 자제들은 전부 입을 다물고 전전긍긍하며 땅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는 관청을 바라보았는데, 숨도 감히 크게 쉬지 못했다.그들은 정말 겁이 났다.그들은 관씨가문의 지맥으로서 평소에 가문의 관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저 매달 2000만 원의 생활비를 받고 호강을 누리며 가문의 무학마저 열심히 수련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가주” 관총은 관원이 죽은 혼란을 틈타 요행히 이 자리에 올랐을 뿐, 아무런 실질적인 권력마저도 없었다.관총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관총은 그럴 가치가 없다!“이 가주라고 하는 놈, 좀 유명무실한 거 같은데..?”염구준은 피 범벅된 관총을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관씨가문이 내게 진 빚은 연체할 수 없다! 당장 내게 주식을 내놓지 못한다면, 목숨으로 받겠다! 전임 가주 관원은 이미 죽었으니, 관원이 진 빚은 신임 가주인 네가 목숨으로 갚으면 되겠군! 관총, 내 말 충분히 이해했지?
”아니야, 아마 관신주가 맞을 것이야. 관박의 꼴을 좀 보거라. 얼이 너무 빠져있지 않느냐! 게다가 그녀는 신주그룹의 전 키잡이였다!”“맞아, 관신주, 관신주가 맞다! 우린 모두 관신주를 새로운 가주로 추천했었다. 빚을 받으려면 그녀를 찾거라. 우리와는 상관이 없으니까......!”고함소리는 아주 요란했다. 관신주는 광박옆에 웅크려 앉아 있었는데, 예쁘장한 얼굴에는 미묘한 처량함과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함이 얽혀있었다.‘구준 아저씨... 아저씨는 나더러 가주를 순조롭게 이어받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관씨 가문에 위세를 벌이러 온것인가요? 말끝마다 저의 구준 아저씨가 아니라고 하셨지만 분명히 저를 도와주셨잖아요! 어렸을 떄의 정, 어린 시절의 친구, 한때의 혼약… 아저씨는 잊지 않았어요. 분명이 잊지 않았어요!’관신주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관씨 아가씨.”지금 이 순간, 염구준은 주변의 모든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 관신주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관원은 내가 직접 죽인 것이 아니다. 당연히 원래 죽어야 할 인간이였어!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신주그룹 지분 40%는 내가 꼭 얻어야겠다. 내 결심을 아마 너는 잘 알고 있을거야. 그럼, 이제 내놓거라!”지분...관신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염구준의 눈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말로 다 할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었다.‘구준 아저씨, 이 40%의 지분은 왜 가져가려 하시죠? 정말 돈에 욕심이 생긴건가요?”그럴리 없어..! 아저씨는 알고 있잖아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북방의 큰 세력들이 관씨 가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그리고 저는 지금 소용돌이 중심에 있어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산산조각이 나게 될거라는 걸!신주그룹의 마지막 지분마저 가져가게 디면 관씨 가문은 빈 껍데기밖에 남지 않아요. 그 호문 세력들도 관씨가문을 노릴 이유가 없단 말이에요! 구준 아저씨,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저씨가 한 일들은 다 묵묵히 저를 보호하는 것이었어요. 마
“신주야, 넌 아직 너무 어리석고 세상 물정을 모른다!”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관박의 두 눈을 지그시 주시했다. 여전히 응집되어 있는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미친 척하고 바보인 척 하면 다른 사람을 속일수는 있겠지만, 내 앞에서도 과연 그게 통할까? 관원이 죽었다고 해서 그의 죄가 없어지진 않아. 여러차레 나와 적이 된건, ‘존주’의 이간질을 받았기 때문이야. 그야말로 진정한 장본인이라고! 당장 말해. 존주가 대체 누구지? 니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해야 될 것이야. 흑풍의 존주라는 사람이야 말로 우리의 모두의 적이니까!”모두의 적이라니!관박은 그제서야 미친 짓을 멈추었다. 그리고 관신주와 관씨 가족의 자제들이 아연실색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염구준과 눈을 마주하며 갈라진 목소리로 한자 한자 내뱉었다.“존… 존주의 실체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아버지도 의심만 하셨어…. 그러니 전씨 가문 출신일 수도 있다…”북방의 10대 일류가문의 우두머리, 3대 호문에 버금가는 전씨 가문?!염구준은 잠간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쓸데없는 말 없이 모든 사람을 무시한체 관신주에게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돌려 큰 보폭으로 자리를 떠났다.흑풍 존주는 정말 전씨 가문 사람일까?지금 바로 조사를 시작하자!......한편, 염씨가문.관원의 죽음으로 인해 북방에서의 관씨 가문의 지위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완전히 일류 가문으로 전락하였다. 한편 진정한 톱클래스 가문은 역사가 유구한 염씨 가문을 제외하면 한씨 가문만이 남게 되었다. “고모부.”염씨 가문 마을의 정당, 한씨 가문의 적장자 “한룡”은 손에 아기자기한 옥 비휴를 들고 미소를 띈 채 염진에게 전해줬다. “고모부, 고모부가 골동품을 좋아하시는 것을 알고 조카가 사람을 부탁해서 비싼 돈을 주고 이 옥 비휴룰 샀사옵니다. 고모부께서 받아주시옵소서!”염진은 옥 비휴를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살짝 웃었다.니가 괜히 찾아오지는 않겠지!염씨 가문과 한씨 가문은 비록 인척이지만 사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
가족들은 모두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염구준을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였다.이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다. '비록 행복하긴 하지만 이건 모두 환상이야. 그림의 떡과도 같은 거지. 현실이 잔혹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살아가야 해.'무척 뛰어난 환각술이고 모두 그가 바라던 모습이긴 했지만 마음이 굳건한 사람만이 반보천인이 될 수 있던 탓인지 그는 환각술에 깊이 빠지지 않았다."깨져라."염구준이 작게 읊조리자 몸에서 기운이 흘러나오며 눈앞의 화면을 지웠다."구준아, 꼭 앞을 보며 달려야 한다."고유연은 점차 사라지면서 웃으며 말했다."네, 그럴게요!"그는 텅 빈 대문을 향해 대답했다.비록 환각술 때문에 마음속의 상처가 더 깊어지긴 했지만 오래된 바람을 이루었으니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그러나 그와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확고한 마음이 없어 전부 혼잣말을 하며 동굴 안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제발 아빠를 죽이지 마세요, 제발요.""아, 계속 채굴할 테니까 때리지 마세요.""전주님, 영원히 당신을 따를 테니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이렇게 보니 염구준의 환각술만 아름다운 화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통스러운 것 같았다.'계속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 일 나겠네.'"깨어나!"염구준이 크게 소리 지르자 체내의 진기들이 사람들을 뒤덮었고, 이에 사람들은 몸을 떨다가 곧바로 눈이 맑아졌다. 그들은 전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대단한 환각술이야."백호는 조금 두려워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전신 위 경지의 자신도 버티지 못한 걸 보아 방금 전의 환각술이 확실히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작은 방금 전에 한 말들이 생각 나 조금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전주께서 분명 다 들으셨을 거야. 아, 창피해.'"다들 빛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어져서 환각술에 걸린 걸 거예요."염구준은 이렇게 설명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사실 빛은 커녕 그저 얼어버린 굳게 닫힌 문 밖에 보지 못했었다. 동굴 안에 들어온
'도안?'설씨 가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벽을 쳐다보았고 곧 정말로 얼음층 뒤의 돌멩이에 아주 옅은 색으로 새겨져 있는 도안을 발견했다.도안이 양 끝으로 뻗어진 걸 보면 그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 들어올 때부터 옆에 있었던 것 같았다."뭐야?"도안을 보면 볼 수록 낯이 익어 염구준은 끊임없이 회상하기 시작했다.'옥패!'이 도안들은 전에 복제판 옥패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다.이곳에 정말 옥패의 단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염구준은 솔직히 조금 놀랐다.한참 동안 들여다 보아도 무언가 확실한 걸 보아낼 수가 없어 그는 결국 안에 더 깊이 들어가 탐색해보기로 마음 먹었다."가죠. 이건 이따가 다시 나와서 보고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뒤를 따랐고 또 한참을 앞으로 걸어가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았다."다왔어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설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에 염구준 등은 크게 기뻐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바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바로 이때, 공간이 갑자기 변하더니 주위의 환경도 변했고, 같이 온 사람들도 전부 모습을 감추었다. '염씨 가문의 저택?'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면서 곧바로 이곳이 그가 어릴 때 생활했던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까지는 그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그의 어머니도 살아계셨다."구준아, 빨리 들어와서 밥 먹지 않고 뭘 멍 때리는 거니?"이때, 고유연이 안에서 나오며 자애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엄마?"이에 염구준은 잠시 멍해져 있다가 곧 목이 멘 채로 입을 열었다. "너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큰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말도 제대로 못해?"고유연은 관심 어린 어투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 그의 손에 든 서류 가방을 가져갔다.염구준은 그제야 반응이 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쳐다보았다. 그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염호 그룹 회장이라고 적혀 있
"미친."염구준은 감탄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드는 펭귄들을 막으면서 제때에 도와주기 위해 대오 쪽으로 붙었다.'여기가 펭귄 집이야 뭐야. 끝도 없네. 무엇보다 이 펭귄들 너무 괴상해. 피냄새만 맡으면 포악해지면서 미친듯이 달려들잖아.'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 그는 바닥에 뿌려진 피들이 피안개로 변하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에 대단한 게 있는 게 분명해.'염구준은 더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어 사람들을 지키면서 달려오는 펭귄들을 물리쳤다."아악, 난 죽고 싶지 않아!"그러나 이때 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이 겁에 질려 갑자기 진형 밖으로 돌진했다.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싸우고 있었던 터라 막지도 못하고 그저 그 사람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X발, 괜히 말썽만 피우기는." 백호는 욕을 읊조리고는 도망친 사람을 구하러 가려고 했다."내가 갈 테니까 진형을 유지해."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치며 바로 앞으로 돌진해 방금 뛰쳐나간 사람을 공격하는 펭귄들을 물리쳤다.겨우 잠깐 사이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걸 보면 펭귄들의 공격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가!"염구준은 뛰쳐나간 사람의 옷깃을 잡고는 팔을 휘둘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 던졌다.'이상해. 이 펭귄들 피냄새를 맡고 동굴 입구까지 쫓아갔으면서 정작 도착한 뒤에는 한 눈 보고 다시 돌아가잖아. 안에 있는 걸 이 펭귄들이 꺼리는 건가 보군.'염구준은 사람을 구하고 나서 다시 대오의 앞부분으로 돌아간 후 길을 열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동굴 입구쪽에 도착하게 도와주었다.동굴 안으로 들어갔으니 이제 그들은 안전한 셈이었다."너 이 자식, 네가 무모하게 뛰어다닌 바람에 하마터면 진형이 무너질 뻔 했잖아. 진형이 무너지면 다들 죽을 수도 있었어!"설구는 방금 전에 도망친 사람을 보자마자 발로 차버렸다.이미 오기 전부터 그는 말을 했었었다. 죽어도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방금 전 도망친 사람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