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났냐? 하하하!”맞은편 30여 명의 무도 강자 앞에서 길가안은 손에 든 개산대도를 휘둘었는데, 얼굴색은 더욱 광기가 역력했다. “염구준, 너의 실력이 드디어 탄로났구나! 네가 염씨 가문의 그 망종과 이름이 같은 줄로 의심했는데 지금 보니 역시 고유란 그 년이 남긴 악종인 것 같군! 네가 바로 15년동안 염씨 가문에 버려진 그 염구준이라니!”구준은 정말 북방의 염씨 가문 사람이었다!염구준 곁에 있던 손가을은 일찍이 관신주로부터 진실을 알아챘으나 여전히 내심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15년!그녀의 남편, 그녀의 남자, 그녀의 딸의 아빠, 그는15년전에 겨우 몇 살이었던가? 밖으로 추방당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오늘에 이르렀을까?그가 겪은 고통은 그 누구보다도 컸고, 그가 짊어진 원한은 그 누구보다도 무거웠다.“후!”아내의 작은 손이 떨리는 것을 느끼자 염구준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고 눈에서 보였던 약간의 파동이 점차 사라지고 얼굴빛이 완전히 평온해졌다.폭풍 전의 고요!전신전 4대 전존일지라도 이런 모습의 염구준을 본적이 없었다. 염구준의 손에 죽은 망령들만이 지금 이 순간의 전신전 전주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었다. 이것은 순수에서 극치에 다달은 필사지심이었다. “길가안.”그는 손가을의 손을 살며시 잡고는 전방의 농아 노복과 다른 강자들을 모두 무시하고 온 얼굴이 창궐하는 길가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너를 한수에 죽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거야. 나는 너를 아무 소리 없이 고통 없이 죽게 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그러지 않을거야. 나는 너가 죽기 전에 세상에서 가장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그리고 너의 영혼마저 떨리게 할거야.”아무도 염구준이 손을 쓰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그는 이미 손을 댄 상태였다. 이 순간에도 염구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고 곁에 있던 손가을도 아무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그의 넓은 손만을 잡고 있었다.맞은편 농아 노복과 30여
누가 감히 이 맛을 경험해볼 것인가?진정의 고통스러운 이 맛을! 죽기 보다도 못한 이 맛을 말이다! 로비의 바닥에는 길가안의 몸은 익힌 새우처럼 굽히고 있었고 입가에는 피거품이 샘물처럼 솟아났으며 인후에는 ‘헉헉’ 하는 이상한 소리만 내고 있었는데 성대가 찢어진게 분명했고 정상적인 소리를 낼 수 없어 보였다. 그의 몸에 입고 있는 옷은 이미 썩고 있는 피와 살로 철저히 물들었고 지옥의 고통을 받고 있었다. 염구준의 말대로 현재의 길가안은 영혼마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가을아, 두려워 하지마.”염구준은 손가을의 손을 꽉 잡았다. 그의 따뜻한 기운이 그녀의 경락을 통하여 대뇌로 진입하여 눈앞의 피비린 이 광경에서 전달받은 강력한 충격을 완화해주고 있었다. 염구준은 그리고나서 피범벅이 되어버린 길가안을 보면서 막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넌 원래 그나마 편하게 죽을 수 있었는데 네가 직접 그 기회를 버리고 말았어. 넌 이제 죽어도 싸! 나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그 순간, 이미 너의 결과는 정해졌으며 너희 길씨가문도 마찬가지일 거야! 니가 죽은 후 길씨 가문은 닭 한마리나 개 한마리도 남기지 않을 거야! 정원에 있는 벌레, 땅속에 있는 지렁이, 벽모퉁이에 있는 개미도.. 너희 길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 세상에서 철저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지워질 거야!”그의 목소리는 사무청사에서 울려퍼졌고 길가안의 의지를 흔들어놓았으며 같은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가 승인했어! 자기 입으로 승인했다고!”사람들속에 있던 유씨가문 가주 유천봉은 염구준을 마치 마귀를 보고 있듯이 보고 있다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바로 15년전의 염씨 가문의 버려진 아들이야. 고유란, 그 년이 낳은 천한 종이자 염씨가문의 현재 유일한 핏줄이라고!”진짜 그자였기에 다른 5명의 가주들은 추호의 망설임도 하지 않았다. 특히 노씨 가문 가주 노부평은 손바닥을 휘둘더니 얼굴에는 흉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노씨 가문은 명을 받으라! 염구준과 손가을을
하지만 노부평의 눈앞에 나타나더니 바로 스쳐 지나갔다. 무도 종사지상이었던 노씨 가문 가주 노부평은 반응도 못한채 목뼈가 가볍게 부러졌고 얼굴의 경황과 눈빛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것은 정말 말로만 듣던 전광화속이였다! 전체 과정은 너무 빨랐고 너무 돌연적이었다. 아무도 무슨 일이 발생하였는지를 몰랐다. 노부평의 목뼈가 부러진 것을 발격했을 때 염구준은 이미 원위치로 복귀하였으며 방금 남겨졌던 잔영과 완전히 일치하게 중첩되었다. 결국 길가안은 죽었고 노부평도 그 뒤를 따랐다. 강호를 휘집고 다니던 두 가문의 가주들은 30초도 안되는 사이에 평범한 중생들처럼 선후로 염구준의 손밑에서 죽었으며 아무 반항도 하지 못했다. “염구준...”남아있던 단 5명의 가주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의 염구준을 보더니 머리속에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생각들이 샘솟듯이 뿜어나왔다. 이것은 인간이 아니야, 무인도 아니야! 그저 괴물이야! 지옥으로부터 걸어나온 악마이고 목숨을 앗아가는 낫을 휘두르는 사신이라고!“7가문중에 이미 2개 가문을 처리했군.”그들은 염구준을 죽어라 노려보는 동시에 염구준도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보잘것없는 개미들을 바라보듯 하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여섯명의 왕자, 스물네명의 종사지상, 그리고 관씨가문의 반보 무성! 이게 너희들의 모든 수법인 거냐? 너무 약하군!”약하다고?그들이 이러한 진영을 내놓는다는 것은 무성 지상을 충분히 뒤엉키게 할 수 있다는 뜻인데 지존용주가 친히 책봉한 전존이라도 그저 무성레벨일 뿐이었다. “그가 절대로 전신일 수 없어!”사람들 속에는 이씨가문에서 청해 온 조력자인 막북철사방의 두목 진철무도 있었는데 두 손바닥에는 기진으로 뒤덮이더니 흉악스럽게 염구준의 두 눈을 보더니 얼굴에는 광기가 넘쳤다. “용하국에는 오직 5명의 전신밖에 없는데 그 어느 분도 너무 높이 계셔서 범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운세는 그 정도로 나쁘지 않을 것이야! 절대로 그렇게 높이 계시는 전신을 만났을리가
“염구준 네가 고유란이 남긴 망종 맞지? 그렇다면 우리는 절대로 사양하면 안되겠네! 거칠게 손가을을 데리고 놀고나서 염구준이 우리에게 박수를 쳐주게끔 해야지! 쟤 애미를 놀듯이 말이야. 하하하!”자극법! 이것은 염구준을 약올리기 위한 자극법이다. 그러자 염구준 옆에 있던 손가을이 그의 팔을 꽉 잡고 말했다.“구준씨, 절대 그들의 괴책에 빠져들면 안되요! 그들은 일부러 당신을 자극하고 약올려 실성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으니 반드시 냉정해야 해요! 반드시!”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젓더니 아내의 이쁜 얼굴을 주시하더니 눈길에는 무한한 감정이 포함된 채로 소리쳤다.“이 녀석이 한 말 중에 하나는 틀리지 않았어. 내 기억속의 어머니의 모습과 당신의 생김새가 엄청 비슷하긴 하다는 것, 그리고 모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들이야. 그 누구라도 감히 내 어머니를 모욕하거나 당신을 모욕하고 내 가족과 친구를 모욕한다면 결과는 오직 하나뿐, 내 손에 죽을 것이야!”그 누구도 염구준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 그 누구도 그의 분노의 불길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를 알지 못했다. 대하의 기타 4명의 전신조차도 염구준의 최강상태를 본적이 없었다.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진정한 무적이기에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것이다. “드디어 염구준이 우리의 자극법에 걸려들었어! 정말 화가 난 것 같군!”사무청사 입구에는 30여명의 강자들은 얼굴에 온통 흥분한 나머지 염구준과 손가을을 쳐다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 같이 싸우자고! 잔백선배와 여섯명의 왕자들이 염구준과 얽매일때 우리는 먼저 손가을을 잡아놓아야 해. 손가을을 잡으면 염구준은 쥐덫에 걸린 쥐처럼 마음대로 하지 못할거야! 잔백 선배님, 당장 나서주세요!”그가 말한 잔백은 바로 관씨가문에서 사당을 지키고 있던 농아 노하인이다. 후…!그러자 기진이 광풍을 휩쓸었다.농아 노하인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지만, 혼탁한 두 눈에는 뜨거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수중의 헐고 낡은 빗자루를 천천히 휘
“구준씨!”이때 그를 부르는 손가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으며 가녀린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무서움보다 그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얼른 도망가요! 당신은 반드시 도망갈수 있을거예요. 빨리요!”그러자 염구준은 웃었다. “가을아, 넌 곧 알게될 거야. 너의 남자가 얼마나 강한지를!”그는 손을 들어 아내의 손등을 툭툭 치고나서 앞으로 한발짝 나서더니 서서히 오른손을 치켜들더니 농아 노하인이 휘두른 빗자루를 향하여 되는대로 흔들었다. ‘펑’하는 커다란 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고,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농아 노하인의 손에 있던 헐고 낡은 빗자루는 갑자기 갈라터지더니 자랑스럽게 여겼던 무성단진과 아무리 견고해도 다 부술수 있다는 거경약중수법은 아예 아무 위력도 과시하지 못하였을뿐만 아니라 그 나이든 체구마저도 마치 철저히 풍화된 썩은 나무처럼 산산조각이 났는데,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였다. 손가을을 향하여 손을 썼던 여섯명의 왕자들과 스무몇명의 종사지상들이 발한 기진과 펼쳤던 무학의 수법, 강력하고 패기넘치는 무인들의 기백, 희소재질로 주조된 무기, 보이기엔 정묘하게 설계된 공격수단, 이 모든 것들은 염구준이 방금전, 한 손의 힘에 의해 모두 짓눌르고 흩어졌으며 공중에서 몇바퀴 뒹굴며 날리더니 전부 로비 입구에 떨어져 버렸다. “아, 아니야. 이건.. 불가능해!”로비 문밖에는 여섯명의 정진왕자가 몸부림치며 일어났고 20여명의 내진종사들은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움츠리고 신음소리가 끊기지 않았고 얼굴의 표정들은 거의 똑같아 보였다. 놀라움, 경악, 절망, 의혹, 무서움 등!염구준이 임의로 날린 한 수는 정진과 단진도 없었고 파도로 일으키지 못했으며 심지어 수법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웠는데, 어찌 이렇게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혹시 이것이 바로 전설속의 세번째 층? 장삼풍과 달마조사도 진정으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최강의 경지인 것인가!여섯명의 왕자와 20여명의 종사지상이 놀라는 동시에 200키로미터밖에 있는
순간 갑작스레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염옥정의 말을 그대로 끊었고 염씨정원 상공에 울려퍼졌다. “염진, 내가 너를 얕잡아 본 것 같구나! 내 ‘진옥천음’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만약 내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니 몸엔 반드시 고유란이 남겨준 목숨을 지킬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을거야! 허허, 고유란이 죽은 지가 벌써15년이나 되었다. 천하의 염씨가문이 아직도 한 여자가 남긴 물건으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니 참 우습구나!”그리고 염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눈가에는 불길이 뿜어나올것만 같았다.치욕적이다. 이건 하늘만한 커다란 치욕이였다!염구준의 어머니, 고유란이 죽기 전에 신물로 한 가지 물건을 남겨 남진이 대신 보관하게 하였는데 염구준이 성인이 되는 것을 기다리고 크면 손수 전하라고 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어릴적부터 가문에서 쫓겨나고 이 신물 또한 염씨가문에 남겨 되었는데 염씨가문의 최대의 비밀로 되었다. 아니, 비밀인 동시에 치욕이기도 하였다. 그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신물이 아니라면 염씨가문은 북방세력의 토벌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가문이 멸망되고 사람들도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염씨가문이 지금까지 행운스럽게 존재하게 된데는 고유란의 비호가 없어서는 안되었다. “왜, 내 말이 딱 맞는 것 같더냐?”정 북방에서 고금을 들고있던 검은 옷차림의 복면남자는 멀리서 염씨 정원의 방향을 보더니 비꼬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염진아, 염진! 넌 정말 쓰레기 같군! 그렇게 훌륭한 아들이 있으면서도 그를 염씨가문에서 쫓아내다니! 아쉽군. 네가 아무리 훌륭해도 소용이 없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내가 배치한 사람들은 이미 임무를 완성했을테니 너의 아들, 염구준은 이미 죽었을거야!”“하하하!”잠긴 목소리의 미친 웃음속에 복면남자는 갑자기 솟아오르더니 짙은 야색속에 사라졌으며 아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구준이가 죽었다고?염씨정원의 정자에 염진은 제자리에 굳어버렸고 입술은 저도모르게 몇번 움직이더니 낯빛은 온통 회백색으로 변하였다
“흑풍” 조직의 존주라고?그러자 염구준이 냉정하게 말했다."내가 전에 말했지? 누구든지 “흑풍” 조직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곧이어 “팍”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손뼉을 치자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한 어마어마한 진동과 함께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결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두꺼운 벽을 형성하였다. 그 벽은 점차 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들을 향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바로 그 순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멀지 않은 거리의 끝에서 웬 세 사람의 희미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얼핏 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들은 바로, 복면 남자가 소환한 “흑풍” 조직의 핵심 멤버들인 흑풍삼웅이였다.그들의 기술과 스킬은 무서울 정도로 뛰어났다. 염구준이 손뼉을 치는 순간, 그 힘이 채 닿기도 전에 흑풍 삼웅은 그 기운을 아예 삼켜버렸다.만약 염구준이 아닌 일반 무자였다면, 혹은 아무리 단진 무성의 무자라 하더라도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너희 조직의 존주님이 날 그렇게 훌륭하게 평가하다니.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따로 있어.” 하지만 염구준은 삼웅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고 다시 빛을 뿜어냈다. 그러자 “쾅”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도시의 광활한 거리, 가로등 불빛, 심지어 길을 걷고 있던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순간 멈춘 것 같았다. 흑풍 삼웅은 자신들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도 예외는 아니었다.어마어마한 기운이 덮치면서 그들의 몸은 풍화되어 모래 조각처럼 부서져버렸다. 그렇게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이젠 다 끝났어."염구준이 소환한 전신의 영역은 그렇게 단 몇 초만에 상황을 깨끗이 정리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를 지켜본 손가을은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좀 놀랐지?""걱정 마. 난 영원히 당신 곁에 있을거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어. 흑풍 조직이든 북방 명문이든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거야. 내가
전신전과 무도를 장악한 후, 손가을의 몸에 있던 흉터는 이미 전부 아문 상태이기에 그 누구도 그녀를 쉽게 다치게 할 수 없었다."그래, 안심해."그러자 염구준은 활짝 웃으며 손가을의 가녀린 몸을 껴안고는 눈을 꼭 감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상관 가문을 떠올렸다.상관 가문과 7대 세가가 제대로 본색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상관연과 상관 부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역시 흑풍 조직에 들어가게 된 이상,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쉽게 말해 관신주를 제외한 상관 가문은 모두 웬수로 여기기로 다짐했다. ......한편 그 시각, 정북시 교외의 정북산에서는10여대의 개인 헬리콥터가 전부 무사히 착지해 있었다. 상관 연은 산꼭대기에 우뚝 올라서서는 멀리 도시 한 가운에 선 손씨 그룹 지사의 사무청사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리고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이미 전투가 시작된지 오래 됐는데도 불구하고 보고된 상황은 전혀 없었고, 하물며 정면 승부가 아닌 기습 작전임에도 긍정적인 소식을 듣지 못했다. "대표님!"이때, 노씨 가문의 헬리콥터를 운전하던 한 비행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조종석의 전광판을 가리키며 소리 쳤다."다 없어졌어요!"뭐라고?상관 연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재빨리 비행기 안으로 뛰어들어 전광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똑바로 말해봐. 뭐가 없어졌다는 거야?""사람, 사람이 없어졌어요!"조종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횡설수설했다."이 비행기에는 저희 노씨 가문이 만들어낸 원격 생명탐지기가 있어요. 근데 가주와 무도 강자들 그리고 저희 노씨 가문 열병기정예부대의 흔적이 전부 사라져 버렸어요.” 뭐?!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상관연은 그대로 제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멍하니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우뚝 솟은 빌딩을 다시 바라보았는데, 완전 넋이 나간 듯 했다.더이상 누군가의 생명이 감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습 작전을 펼친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는 뜻이였다."가자!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반면, 사타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곳은 청해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을 잘 알고있었다. 더군다나 강호인으로서 소봉산 전투를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상대방을 더욱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대낮에 납치나 하는 주제에 당당하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염구준은 화를 내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흥! 내 돈줄을 빼앗으려 하다니, 네놈부터 죽여주마!”남자는 포효하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이 모습에 사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전신경 따위가 감히 염구준에게 덤벼드니까 말이다.쾅!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달려들자마자 다시 뒤로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토했다.단 한 방도 버티지 못한 거다.“반보천인이었어?”이 광경을 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래진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염 선생님, 전 사타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사타는 눈치 빠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너희 모두 만능 전당포 소속이야?”염구준은 그의 아부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저희는 고급 사냥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당포의 정식 멤버는 아닙니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처지일 뿐이죠.”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 사타는 재빨리 만능 전당포와 선을 그었으나 그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어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렇다면, 네놈들이 잡은 이 타겟은 어디로 넘길 참이었지?”사타는 빙긋 웃으며, 시선을 음양쌍살에게 돌렸다.“그건 제 임무가 아니라서 저도 모릅니다. 돈이 된다기에 저도 방금 전에 물어보고 있었어요.”음양쌍살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반보천인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말해. 반항은 쓸모 없으니 할 생각 하지 말고.”염구준은 손을 뻗어 땅에 깊은 구멍을 내며 말했다. “양마을의 가축 거래 시장입니다!”이를 본 음양쌍살의 남성은 망설임없이 거래 장소를 얘기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반항해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염구준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