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노부평의 눈앞에 나타나더니 바로 스쳐 지나갔다. 무도 종사지상이었던 노씨 가문 가주 노부평은 반응도 못한채 목뼈가 가볍게 부러졌고 얼굴의 경황과 눈빛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것은 정말 말로만 듣던 전광화속이였다! 전체 과정은 너무 빨랐고 너무 돌연적이었다. 아무도 무슨 일이 발생하였는지를 몰랐다. 노부평의 목뼈가 부러진 것을 발격했을 때 염구준은 이미 원위치로 복귀하였으며 방금 남겨졌던 잔영과 완전히 일치하게 중첩되었다. 결국 길가안은 죽었고 노부평도 그 뒤를 따랐다. 강호를 휘집고 다니던 두 가문의 가주들은 30초도 안되는 사이에 평범한 중생들처럼 선후로 염구준의 손밑에서 죽었으며 아무 반항도 하지 못했다. “염구준...”남아있던 단 5명의 가주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의 염구준을 보더니 머리속에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생각들이 샘솟듯이 뿜어나왔다. 이것은 인간이 아니야, 무인도 아니야! 그저 괴물이야! 지옥으로부터 걸어나온 악마이고 목숨을 앗아가는 낫을 휘두르는 사신이라고!“7가문중에 이미 2개 가문을 처리했군.”그들은 염구준을 죽어라 노려보는 동시에 염구준도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보잘것없는 개미들을 바라보듯 하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여섯명의 왕자, 스물네명의 종사지상, 그리고 관씨가문의 반보 무성! 이게 너희들의 모든 수법인 거냐? 너무 약하군!”약하다고?그들이 이러한 진영을 내놓는다는 것은 무성 지상을 충분히 뒤엉키게 할 수 있다는 뜻인데 지존용주가 친히 책봉한 전존이라도 그저 무성레벨일 뿐이었다. “그가 절대로 전신일 수 없어!”사람들 속에는 이씨가문에서 청해 온 조력자인 막북철사방의 두목 진철무도 있었는데 두 손바닥에는 기진으로 뒤덮이더니 흉악스럽게 염구준의 두 눈을 보더니 얼굴에는 광기가 넘쳤다. “용하국에는 오직 5명의 전신밖에 없는데 그 어느 분도 너무 높이 계셔서 범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운세는 그 정도로 나쁘지 않을 것이야! 절대로 그렇게 높이 계시는 전신을 만났을리가
“염구준 네가 고유란이 남긴 망종 맞지? 그렇다면 우리는 절대로 사양하면 안되겠네! 거칠게 손가을을 데리고 놀고나서 염구준이 우리에게 박수를 쳐주게끔 해야지! 쟤 애미를 놀듯이 말이야. 하하하!”자극법! 이것은 염구준을 약올리기 위한 자극법이다. 그러자 염구준 옆에 있던 손가을이 그의 팔을 꽉 잡고 말했다.“구준씨, 절대 그들의 괴책에 빠져들면 안되요! 그들은 일부러 당신을 자극하고 약올려 실성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으니 반드시 냉정해야 해요! 반드시!”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젓더니 아내의 이쁜 얼굴을 주시하더니 눈길에는 무한한 감정이 포함된 채로 소리쳤다.“이 녀석이 한 말 중에 하나는 틀리지 않았어. 내 기억속의 어머니의 모습과 당신의 생김새가 엄청 비슷하긴 하다는 것, 그리고 모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들이야. 그 누구라도 감히 내 어머니를 모욕하거나 당신을 모욕하고 내 가족과 친구를 모욕한다면 결과는 오직 하나뿐, 내 손에 죽을 것이야!”그 누구도 염구준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 그 누구도 그의 분노의 불길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를 알지 못했다. 대하의 기타 4명의 전신조차도 염구준의 최강상태를 본적이 없었다.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진정한 무적이기에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것이다. “드디어 염구준이 우리의 자극법에 걸려들었어! 정말 화가 난 것 같군!”사무청사 입구에는 30여명의 강자들은 얼굴에 온통 흥분한 나머지 염구준과 손가을을 쳐다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 같이 싸우자고! 잔백선배와 여섯명의 왕자들이 염구준과 얽매일때 우리는 먼저 손가을을 잡아놓아야 해. 손가을을 잡으면 염구준은 쥐덫에 걸린 쥐처럼 마음대로 하지 못할거야! 잔백 선배님, 당장 나서주세요!”그가 말한 잔백은 바로 관씨가문에서 사당을 지키고 있던 농아 노하인이다. 후…!그러자 기진이 광풍을 휩쓸었다.농아 노하인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지만, 혼탁한 두 눈에는 뜨거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수중의 헐고 낡은 빗자루를 천천히 휘
“구준씨!”이때 그를 부르는 손가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으며 가녀린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무서움보다 그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얼른 도망가요! 당신은 반드시 도망갈수 있을거예요. 빨리요!”그러자 염구준은 웃었다. “가을아, 넌 곧 알게될 거야. 너의 남자가 얼마나 강한지를!”그는 손을 들어 아내의 손등을 툭툭 치고나서 앞으로 한발짝 나서더니 서서히 오른손을 치켜들더니 농아 노하인이 휘두른 빗자루를 향하여 되는대로 흔들었다. ‘펑’하는 커다란 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고,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농아 노하인의 손에 있던 헐고 낡은 빗자루는 갑자기 갈라터지더니 자랑스럽게 여겼던 무성단진과 아무리 견고해도 다 부술수 있다는 거경약중수법은 아예 아무 위력도 과시하지 못하였을뿐만 아니라 그 나이든 체구마저도 마치 철저히 풍화된 썩은 나무처럼 산산조각이 났는데,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였다. 손가을을 향하여 손을 썼던 여섯명의 왕자들과 스무몇명의 종사지상들이 발한 기진과 펼쳤던 무학의 수법, 강력하고 패기넘치는 무인들의 기백, 희소재질로 주조된 무기, 보이기엔 정묘하게 설계된 공격수단, 이 모든 것들은 염구준이 방금전, 한 손의 힘에 의해 모두 짓눌르고 흩어졌으며 공중에서 몇바퀴 뒹굴며 날리더니 전부 로비 입구에 떨어져 버렸다. “아, 아니야. 이건.. 불가능해!”로비 문밖에는 여섯명의 정진왕자가 몸부림치며 일어났고 20여명의 내진종사들은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움츠리고 신음소리가 끊기지 않았고 얼굴의 표정들은 거의 똑같아 보였다. 놀라움, 경악, 절망, 의혹, 무서움 등!염구준이 임의로 날린 한 수는 정진과 단진도 없었고 파도로 일으키지 못했으며 심지어 수법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웠는데, 어찌 이렇게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혹시 이것이 바로 전설속의 세번째 층? 장삼풍과 달마조사도 진정으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최강의 경지인 것인가!여섯명의 왕자와 20여명의 종사지상이 놀라는 동시에 200키로미터밖에 있는
순간 갑작스레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염옥정의 말을 그대로 끊었고 염씨정원 상공에 울려퍼졌다. “염진, 내가 너를 얕잡아 본 것 같구나! 내 ‘진옥천음’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만약 내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니 몸엔 반드시 고유란이 남겨준 목숨을 지킬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을거야! 허허, 고유란이 죽은 지가 벌써15년이나 되었다. 천하의 염씨가문이 아직도 한 여자가 남긴 물건으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니 참 우습구나!”그리고 염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눈가에는 불길이 뿜어나올것만 같았다.치욕적이다. 이건 하늘만한 커다란 치욕이였다!염구준의 어머니, 고유란이 죽기 전에 신물로 한 가지 물건을 남겨 남진이 대신 보관하게 하였는데 염구준이 성인이 되는 것을 기다리고 크면 손수 전하라고 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어릴적부터 가문에서 쫓겨나고 이 신물 또한 염씨가문에 남겨 되었는데 염씨가문의 최대의 비밀로 되었다. 아니, 비밀인 동시에 치욕이기도 하였다. 그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신물이 아니라면 염씨가문은 북방세력의 토벌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가문이 멸망되고 사람들도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염씨가문이 지금까지 행운스럽게 존재하게 된데는 고유란의 비호가 없어서는 안되었다. “왜, 내 말이 딱 맞는 것 같더냐?”정 북방에서 고금을 들고있던 검은 옷차림의 복면남자는 멀리서 염씨 정원의 방향을 보더니 비꼬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염진아, 염진! 넌 정말 쓰레기 같군! 그렇게 훌륭한 아들이 있으면서도 그를 염씨가문에서 쫓아내다니! 아쉽군. 네가 아무리 훌륭해도 소용이 없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내가 배치한 사람들은 이미 임무를 완성했을테니 너의 아들, 염구준은 이미 죽었을거야!”“하하하!”잠긴 목소리의 미친 웃음속에 복면남자는 갑자기 솟아오르더니 짙은 야색속에 사라졌으며 아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구준이가 죽었다고?염씨정원의 정자에 염진은 제자리에 굳어버렸고 입술은 저도모르게 몇번 움직이더니 낯빛은 온통 회백색으로 변하였다
“흑풍” 조직의 존주라고?그러자 염구준이 냉정하게 말했다."내가 전에 말했지? 누구든지 “흑풍” 조직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곧이어 “팍”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손뼉을 치자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한 어마어마한 진동과 함께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결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두꺼운 벽을 형성하였다. 그 벽은 점차 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들을 향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바로 그 순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멀지 않은 거리의 끝에서 웬 세 사람의 희미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얼핏 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들은 바로, 복면 남자가 소환한 “흑풍” 조직의 핵심 멤버들인 흑풍삼웅이였다.그들의 기술과 스킬은 무서울 정도로 뛰어났다. 염구준이 손뼉을 치는 순간, 그 힘이 채 닿기도 전에 흑풍 삼웅은 그 기운을 아예 삼켜버렸다.만약 염구준이 아닌 일반 무자였다면, 혹은 아무리 단진 무성의 무자라 하더라도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너희 조직의 존주님이 날 그렇게 훌륭하게 평가하다니.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따로 있어.” 하지만 염구준은 삼웅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고 다시 빛을 뿜어냈다. 그러자 “쾅”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도시의 광활한 거리, 가로등 불빛, 심지어 길을 걷고 있던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순간 멈춘 것 같았다. 흑풍 삼웅은 자신들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정진왕자와 최강 종사도 예외는 아니었다.어마어마한 기운이 덮치면서 그들의 몸은 풍화되어 모래 조각처럼 부서져버렸다. 그렇게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이젠 다 끝났어."염구준이 소환한 전신의 영역은 그렇게 단 몇 초만에 상황을 깨끗이 정리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를 지켜본 손가을은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좀 놀랐지?""걱정 마. 난 영원히 당신 곁에 있을거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어. 흑풍 조직이든 북방 명문이든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거야. 내가
전신전과 무도를 장악한 후, 손가을의 몸에 있던 흉터는 이미 전부 아문 상태이기에 그 누구도 그녀를 쉽게 다치게 할 수 없었다."그래, 안심해."그러자 염구준은 활짝 웃으며 손가을의 가녀린 몸을 껴안고는 눈을 꼭 감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상관 가문을 떠올렸다.상관 가문과 7대 세가가 제대로 본색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상관연과 상관 부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역시 흑풍 조직에 들어가게 된 이상,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쉽게 말해 관신주를 제외한 상관 가문은 모두 웬수로 여기기로 다짐했다. ......한편 그 시각, 정북시 교외의 정북산에서는10여대의 개인 헬리콥터가 전부 무사히 착지해 있었다. 상관 연은 산꼭대기에 우뚝 올라서서는 멀리 도시 한 가운에 선 손씨 그룹 지사의 사무청사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리고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이미 전투가 시작된지 오래 됐는데도 불구하고 보고된 상황은 전혀 없었고, 하물며 정면 승부가 아닌 기습 작전임에도 긍정적인 소식을 듣지 못했다. "대표님!"이때, 노씨 가문의 헬리콥터를 운전하던 한 비행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조종석의 전광판을 가리키며 소리 쳤다."다 없어졌어요!"뭐라고?상관 연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재빨리 비행기 안으로 뛰어들어 전광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똑바로 말해봐. 뭐가 없어졌다는 거야?""사람, 사람이 없어졌어요!"조종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횡설수설했다."이 비행기에는 저희 노씨 가문이 만들어낸 원격 생명탐지기가 있어요. 근데 가주와 무도 강자들 그리고 저희 노씨 가문 열병기정예부대의 흔적이 전부 사라져 버렸어요.” 뭐?!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상관연은 그대로 제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멍하니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우뚝 솟은 빌딩을 다시 바라보았는데, 완전 넋이 나간 듯 했다.더이상 누군가의 생명이 감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습 작전을 펼친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는 뜻이였다."가자!
관박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얼굴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아버지, 어젯밤에 신주가 염씨 가문에 소식을 전하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신주가 나서도 염구준은 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염구준은 자신을 염씨 가문의 핏줄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사옵니다.”그때, 관원은 벌떡 일어나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엽씨 가문에 다녀와야겠다. 염진이 염구준의 아버지이자 나와 오랜 친구다. 분명 내 체면을 봐줄 것이다. 넌 당장 신주그룹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염구준 손에 그룹 주식의 60%가 있다. 내가 돌아오기 전에 반드시 상황을 안정시켜야 해. 이것이 바로 우리 관씨 가문의 근본이다!”관박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헬기를 타고 신주그룹으로 갔다.잠시도 늦출 수가 없었다.관씨 가문의 운명이 이번 한번에 달려있다! …북방의 신주공업단지에는 인심이 흉흉한 상태였다.전체 공업단지에서는 부서장부터 작업장 근로자까지 거의 모두가 이직 절차를 밟고 있어 인사부가 꽉 막혔다.그리고 많은 직원들이 재무부에서 결산 월급을 받고서는 급히 달아났다. 1초라도 공업단지에 머무려고 하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몇 년 동안 고수해 온 직장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역병의 신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큰 공업단지가 아수라장이 되었다!“지금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헬기가 공업단지내 광장에 천천히 착륙하자 관박은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고 갑자기 헬기문을 뛰쳐나와 고함질렀다. “모두들 돌아가시오. 우리 관씨 가문은 아직 망하지 않았사옵니다!”안 망했다고?정말 우리가 모르는 줄 아는 것인가!관씨 가문이 망한 사실은 뉴스에도 이미 방영되었다. 길씨 가문을 비롯한 7대 가문이 번번이 중죄를 저질러 이미 순무 대감에 의해 철저히 토벌되었으니 관씨 가문도 이에 동참하여 곧 멸망의 재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큰 도련님.”부서장 중 한 명이 차마 할 수 없어 빠른 걸음으로 관박 앞에 달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도 빨리
일곱 명의 왕자와 스물네 명의 최강 종사, 그리고 무성 경지에 이른 농아 늙은이까지...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전부 다 살해당했다니!염구준은 대체 무슨 수를 썼고, 또 어떻게 해낸 걸까?정말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것 같았다!"시간은 금이야."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관박을 바라보았고 관박은 얼굴에 드러난 험상궂은 표정을 드러냈지만 완전히 무시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관박, 너희 관 씨 가문은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뿌리째 뽑아야 해. 하지만 어젯밤에 직접 손을 쓰지 않았으니 한 번 너그러이 봐주어 네 하찮은 목숨을 남겨줄게. 신주 그룹은 제자리에서 해산시키고 북방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할 거야! 이제 꺼져!"관박은 쾅 하고 벼락을 맞은 듯 머릿속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신주 그룹을 그대로 해산시키다니 너무 놀라웠다. 신주 그룹은 관 씨 가문의 기반인 그룹이다. 신주 그룹을 창립한 후 지금까지 관 씨 가문은 모든 심혈을 그곳에 쏟아부었고, 시가총액은 이미 십조 원이나 넘었다. 일단 해산을 선포하기만 한다면 손실은 전혀 가늠할 수도 없을 것이다.신주 그룹을 잃었는데 목숨을 남겨두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조 원의 자금이 있더라도 제2의 신주 그룹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자면 신주 그룹이 바로 관 씨 가문의 목숨이다!"염구준, 이건 너무하잖아!"그러자 관박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고 두 눈은 온통 빨갛게 변했다. 그의 오른손 주먹 표면에서 갑자기 힘이 감돌았고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너랑은 정말 끝까지 해볼 거야. 내가 죽여버릴 거라고!"주먹으로 인한 바람은 격했고 기세는 엄청 매서웠다. 이 주먹은 관박의 모든 실력을 동원한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는 잠재력을 폭발시켰으며 주먹 앞의 공기가 휙 소리를 내며 기승을 부렸다. 아직 염구준에게 닿지도 않았지만 이미 그와 손가을의 옷을 펄럭이게 했다!"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네."이렇게 무서운 주먹 앞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