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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노 집사 염옥정은 정자 밖에서 몸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목소리는 노쇠하고 느렸다.

“관아가씨가 한 말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도련님께서 위험에 처해 있는게 맞습니다. 혹시 저의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염진의 얼굴이 약간 파랗게 질린듯 했다.

이렇게 큰 일을 벌려 놓아 곧 재앙이 닥칠 것 같은데 당사자는 전화도 연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인지 비행 모드로 해놓은 것인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이번에 관원이 7대 가문과 손을 잡아서 그런지 아주 기세가 등등해 보이군.”

염진은 휴대전화를 정자 아래 돌탁자에 툭 던졌다. 그러고는 어투가 매우 무겁게 말했다.

“7대 가족이 전력을 다하면 총 여섯 명의 정진왕자와 스무 명의 종사지상, 그리고 관씨 가문 네 명의 종사호위와 그 농아 하인까지 내 놓을수 있다. 그러니 이 불효자는 도망치는 것 외에 절대 다른 길이 없을거야!”

염옥정은 몸을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세력이라면 이렇게 강대한 진영에 대해 호랑이를 만난 것처럼 겁을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염씨 가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래동안 쌓아온 실력은 더없이 깊었다.

특히 주모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물건...

“그 물건을 절대 다치게 할 수 없어.”

염진은 염옥정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것은 유란이 세상에 남겨둔 유일한 유품이고 염씨 가문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야. 그러니 내가 그 불효자를 위해 염씨 가문 전체를 희생시킬 수 없어.”

말을 마치고 잠시 묵묵히 생각하다가 염옥정을 향해 가볍게 손을 저었다.

“내가 직접 정북에 다녀와야겠군.”

그는 멀리 정북시 방향을 바라보며 묵묵하게 탄식했다.

“그 불효자도 결국은 내 친아들이니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으나 구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 순간,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느 한 소리로 인해 뚝 끊겨졌다.

염진이 막 일어나 정자를 떠나려고 할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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