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은 문건 봉투를 놓더니 얼굴에는 미소가 넘쳤다. 실세를 알아보는 자가 준걸이다. 현재 모든 북방의 명문들은 6대 가문의 실패 그리고 안씨와 심씨가문의 패배는 모두 관씨 가문이 배후에서 농락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소룡은 그들과 달리 6대가문과 심씨안씨가문의 패배는 모두 염구준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방금 호텔 입구에서 안내를 책임지던 안내원 아가씨가 참 괜찮더군."염구준은 정소룡의 눈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주제를 바꾸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난 이미 그녀를 지사에 출근시키라고 배치했어. 인수인계를 처리하고 이 일을 빨리 마무리해."정소룡은 먼저 멍해 있더니 바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성공했어!오직 진정으로 슬기로운 사람만이 염구준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대충 지시를 내렸는데 무슨 의미일까? 이것은 바로 염구준이 그의 청탁을 받아들였고 정씨가문을 휘하로 들이기로 하였다는 뜻이었다. “감사합니다!"그는 감동을 감출 수 없었으며 염구준에게 무릎꿇고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소룡이는 반드시 한마음 한뜻으로 염보스를 도와드릴 것을 맹세하며…."목소리는 갑자기 멈추었다. 정소룡이 충성심을 표시할 때 갑자기 들려오는 화난 울부짐소리가 호텔로비에서부터 울려 퍼졌다. "방금 나와 심형을 다치게 한 새끼는 어디 있어?""지금 당장 튀어나와!"소리와 함께 7, 80명은 족히 되는 덩치 큰 남자들이 하나같이 험상궂고 두 무도 종사의 거느림 하에 호텔 로비로 밀고 들어왔는데 호텔 회전문의 유리까지 전부 깨트렸다. 그 뒤로 따라온 것은 전에 염구준한테 혼쭐이 난 안정과 심지곤이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바로 꺼져!"안정은 방금 전에 꽤 심하게 다쳤는데 입가에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있었고 핏발이 서 있는 새빨간 두 눈으로 로비에 있는 손님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셋을 셀 동안 누가 감히 이곳에 계속 남아있다면 모두 죽여버릴 거다!"로비는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자리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북방의
두 명의 무도 종사들은 몸 날리며 튀어 나갔고 7, 80명의 덩치남들도 바로 잇달아 손에 잡고 있는 무기를 휘두르며 VIP 대기실 쪽으로 미친 듯이 덮쳐갔다. ...다른 한 편, VIP 대기실 "방금 저 목소리의 주인은 안씨가문의 셋째 아들, 안정입니다."정소룡이 충성심을 절반쯤 표시하다가 안정의 울부짖음 때문에 중단되어 눈길은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냉큼 염구준에게 보고하였다. "염 보스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나가서 바로 그들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말하고 나서 즉시 몸 돌려 문밖으로 걸어나갔다. 바로 이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입구의 정교하게 조각된 나무 문은 거침없는 괴력에 산산조각이 났고 안씨와 심씨가문의 두 명의 종사 공양자들은 맨 먼저 방에 쳐들어갔고 7, 80명의 덩치남들은 바로 그 뒤를 따랐는데 꽤나 쾌적했던 VIP 대기실은 물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도 붐비었다.이 수하들을 앞세우고 안정과 심지곤은 막힘없이 들어오더니 부서진 나무문을 다시 한번 발로 찼다. 그리고 눈앞의 정소룡을 죽어라 쳐다보다가 소파에 앉아있던 염구준을 보더니 눈길은 갑자기 흉악해졌다. 그들에게 손을 댔던 그 사람이 과연 여기에 있었구나!"안 공자, 심 공자!"이 같은 진영에 정소룡의 안색은 살짝 차가워지더니 목소리에는 뼈를 찌르는 냉기가 흘렀다. "두 분이 저희 정씨가문의 연회에서 말썽을 피우는 건 너무 안하무인이네요! 혹시 당신들의 두 가문이 북방에서 한 손으로도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이 말을 할 때 정소룡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는데 몸에서 흐르고 있는 사납고 포악한 기세를 감추지 않았다.예전 같지 않았다!예전의 그라면 안정과 심지곤의 졸개처럼 심지어 그들과 큰 소리로 말할 용기조차 없었지만, 지금의 그는 이미 정씨가문의 가주로 되었고 전체 정씨가문의 존엄을 대표하고 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방금 그는 이미 염구준에게 충성할 거라고 맹세하였고 그의 뒤에는 전설 속의 그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가 바로 백전
"옛정을 봐서 나는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지 않거든."정소룡은 안정과 심지곤의 눈을 보며 2명의 종사 공양자들과 7, 80명의 덩치남들을 마주하면서 태도는 추호의 양보가 없었다.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오늘의 일은 작게 만들던가 없던 일로 하자.""그렇지 않으면 정씨가문은 죽기 내기로 싸울 준비를 할 것이며 가문이 망한다고 하더라도 너희들 몸에서 피묻은 뼈다귀라도 물어뜯을 것이야!"해결 방안? 안정과 심지곤은 서로 마주 보더니 동시에 비꼬는 말투로 "방안을 제시하라 이거지? 그래, 알았어!"말하고 나서 다시 한번 소파에 앉아있는 염구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음은 더욱더 음험하고 악랄하게 "이 새끼더러 나와 심형한테 무릎 꿇고 절을 백번 하라고 해!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로 호텔 출입구로 기어나가서 밖에 있는 손님들을 향하여 큰 소리로 자기 자신을 눈깔이 없는 개새끼라고 외치라고 해!"뭐라고?정소룡의 마음은 갑자기 무거워지더니 안색은 철저히 차가워졌다. 안정과 심지곤 이 두 자식, 감히 이런 방식으로 염 보스를 모욕하려고? 오.. 맞아! 이놈들은 아직 염 보스의 신분을 모르고 있지? 자기 무덤을 파는 줄도 모르고!"생각 다 했어?"정소룡이 사색하는 사이에 안정과 심지곤의 얼굴에는 방자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정소룡, 너 방안을 요구하지 않았느냐? 방안을 제시하였으니, 네가 해낼 수 있을지를 알려줘!""못할 거 같으면 우리가 너무 험악하다고 탓하지 마! 너의 가주 축하연을 너희 정씨가문의 장례식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이렇게 날뛰어? 멀지 않은 곳의 소파에 담담하게 차를 마시고 있던 염구준은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소파에서 서서히 일어났다."너희들 허튼소리 다 한 거야?"호시탐탐하는 두 종사와 흉악한 7, 80명의 덩치남들을 무시하고 덤덤하게 안정과 심지곤을 쳐다보며 낮은 소리로 "말 다 했으면 너희가 말한 결정대로 절을 백번하고 무릎 꿇고 호텔을 떠나!"떠날 때 목소리는 더 크게 외치고 모든 사람이 다 너희들이 자초한
그들은 비록 종사는 아니었지만 이미 체내에 내공이 생겼었다. 그들은 손에 대도나 비수를 쥐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맨주먹으로 서로 기맥을 이어 염구준이 피할 수 있는 방향을 모두 막았다.제 꾀에 넘어가 독안에 든 쥐가 되었다.이 짧은 순간 그들이 시작한 공세는 나무랄 데 없었고 염구준에 대한 포위망은 뚫을 수 없을 정도로 정진왕자라도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무리하게 대응한다 해도 그들의 비바람이 몰아칠 것 같은 뒷수공세는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고작 2류 가문에서 이런 합동전기를 보여준 것은 칭찬할 만해."마주 오는 종사들의 합동전기를 보고 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한마디 한 후 오른손을 들어 살짝 움켜쥐었다. "하지만 진정한 강자 앞에선 그따위 진법은 아무것도 아니야."펑! 하는 소리가 울렸다.3백여 제곱미터의 넓은 응접실에는 공기가 순간적으로 응고된 듯했고 저마다 약속이나 한 듯 맑은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가 던져진 것 같았고 눈에 보이는 파도의 잔물결은 서서히 퍼져나가 두 종사 공양자와 7, 80 명의 덩치남들의 기를 모조리 말살했다.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합동전기를 쉽게 격파되었다.전신 영역의 위엄이었다.이것은 절대 누를 수 없는 무적의 자태였다. 두 종사를 비롯해 모두가 힘없이 날아가 이 파도와 같은 기에 휩쓸려 거의 동시에 사방의 벽을 들이받았다. 철근콘크리트 재질의 벽에 7, 80개 사람 윤곽의 오목한 자국들이 패어 들어갔다.단 한 수로 적을 물리쳤다.이렇게 가볍게 한 수로 안씨 집안과 심씨 집안 모두가 손을 잡고 구축한 합동전기는 너무 쉽게 무너졌다. 모두가 미친 듯이 피를 뿜으며 벽면을 따라 땅에 떨어졌고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던 안정과 심지곤은 입을 떡 벌리고 온몸에 저절로 전율이 쫙 퍼졌다.이, 이건 무슨 무학이고 눈앞의 이 청년은 어떤 실력이란 말인가?직접 보더라도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염구준은 눈을 내리깔고 심지곤을 훑어보고는 또 온몸이 떨리는 안정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럼 넌?”“무릎 꿇을래 아니면 죽을래?!”무릎 꿇거나 죽거나, 목숨을 구걸하거나 존엄을 지키거나?죽음 앞에서 존엄이 무슨 대수인가?! 죽은 정승이 산 강아지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안정은 어디서 이런 장면을 경험할 수 있었겠는가. 그는 놀라서 이를 벌벌 떨며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심지곤을 따라 염구준에게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너무 울어서 순간 목도 쉬어버렸다.“빌게요. 이렇게 빌겠습니다. 방금 말한 대로 하겠습니다. 백 번이고 빌겠습니다!”“한번, 두 번, 세 번......”머리를 조아리며 스스로 세고 있었다. 순간 부딪힌 살갗이 찢어지고 피가 뺨을 타고 목으로 흘러 들어갔다. 몸에 걸친 귀한 양복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정소룡.”여기저기서 절하는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정소룡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방금 네 표현으로 봐선 겨우 합격이야. 왜 그런지 알아?”정소룡은 몸이 경직되어 미친 듯이 이전의 경과를 생각했다. 온몸의 근육이 갑자기 팽팽해졌고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네, 알겠습니다!”“아까 안정과 심지곤에게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해서 피동에 처할 게 아니라 먼저 나섰어야 했습니다.”염구준은 웃었다.“오늘부터 넌 내 밑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허리를 펴고 행동해. 부러질지언정 굽히지는 마.”그는 정소룡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바닥에 나뒹굴어 까무라친 안씨 집안과 심씨 집안 부하를 밟으면서 방문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뒤에는 옅은 목소리만 들렸다.“나를 위해 일하려면 고개를 들 거라. 네 앞에서 두 부잣집 도련님은 말할 것도 없고 슈퍼 가문 주인이라 할지라도 조금도 약점을 보일 필요가 없어.”“그들은 자격이 없어!”......염구준은 전지봉과 그 안내원 아가씨를 데리고 로비에 있는 많은 손님들이 아연실색하며 바라보는 가운데 조용히 떠났다.그러나
오늘 밤이 지난 후, 냄새를 잘 맡는 일부 예민한 사람들은 앞으로 정씨 가문을 더 이상 누구도 얕보아서는 안 되고 안씨와 심씨 가문은 이미 끝났고 십대 일류 가문에도 끼지 못할 것임을 곧 추측할 수 있었다.이리저리 흔들리는 기회주의자들은 다시 줄 서야 할 때이다.이튿날 아침, 북방, 심씨 가문.남주와 북릉의 두 관문이 동시에 함락된 후부터 심가성은 문을 닫고 면회를 사절했다. 가문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부하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심씨가문 사당에만 앉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십수 살 갑자기 나이 먹은 것 같았다.점차 쇠락해졌다.북릉은 심씨 가문의 기반이었는데 대부분 산업이 북릉의 함락과 함께 사라졌고 가장 큰 수입원을 잃었다. 100년 이상 지속된 기반 산업도 이토록 큰 손실을 견딜 수 없었다.패국을 만회하려는 유일한 방법은 호랑이를 몰아 늑대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북방의 일부 삼류 가문을 병합하여 심씨 가족의 손실을 최대한 메꾸는 것이다.“가주님!”바로 심가성이 묵묵히 생각하고 있을 때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노인이 빠른 걸음으로 사당 문 앞에 다가가서 허리를 굽실거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어젯밤 정씨 가문에서 열린 연회에서 도련님이 사고를 쳤습니다!”사고 쳤다고?심가성은 살짝 손을 내저으며 나지막하게 쓴웃음을 지었다. “걔가 무슨 일을 저지를 수 있겠나? 가업도 거의 다 없어졌는데 큰 사고를 친들 어쩌겠는가? 이런 작은 일은 네가 알아서 처리하면 된다. 다시는 나를 귀찮게 하지 마.”회색 두르마기를 입은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번에는 다릅니다.”“예전에는 도련님이 사고를 쳤다 해도 남을 괴롭히고 억압하는 것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이번에는 도련님과 안정이 대적을 건드렸고 정씨 가문 연회에서 추태를 부려 가문의 체면을 구겼습니다.”뭐?심가성의 탁한 눈빛은 갑자기 날카로워졌고 눈빛에서는 독기를 뿜어냈다. “계속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야?”집사는 지체하지 않고 얼른 사실대로 말했다. “어젯밤….”그는 정씨
이젠 정씨 가문도 날뛰는 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다!“진씨 가문과 심씨 가문의 호위를 이겼다면 그 낮선 청년은 정진 왕자일 가능성이 높다.”안풍 얼굴의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잠시 후, 그는 눈을 번쩍 뜨고 뒤돌아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밖의 집사를 향해 한철 영패를 던졌다.“이 영패를 들고 극북 빙원에 다녀오게. 거기 가서 “빙원의 난폭한 곰”이라 불리는 로몬소프를 찾아가. 그 사람이 우리에게 빚진 게 있는데 이번에 그더러 신세를 갚으라고 해야겠어!”집사는 영패를 쥔 채 망설였다.“가주님, 로몬소프는 정진 왕자입니다. 우리 가문에게 있어서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죠. 이번에 이렇게 신세를 갚으라고 했다가 나중에 다른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휙!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 안풍이 손을 내밀어 그의 말을 끊었다.“나중에 다시 기회를 만들면 된다. 이번에 정씨 가문을 완전히 전멸시키고 그들의 산업을 우리 걸로 만들 수 있다면 이번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로몬소프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움직일 거다!”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눈 깜빡할 사이, 정씨 가문의 잔치가 끝난 지 벌써 3일이나 지났다. 잔치 때 일어난 일의 영향이 점점 커졌다. 많은 삼류가문이 정씨 가문으로 모여들었고, 그로 인해 정씨 가문의 산업은 빠르게 확장했다.“소룡아, 이번 일은 참 잘했다.”정씨 가문 장원의 로비.한때 정씨 가문의 가주였던 “정열”은 찬탄의 눈빛으로 한 번도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셋째 아들을 바라봤다.“예전에는 아버지가 눈이 멀어 네 장점도 알아보지 못했다. 이제야 알겠다, 네 결정이 다 맞았어.”“염구준에게 굴복한 게 우리 가문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였어. 너무 정확한 선택을 했구나!”정소룡이 환하게 웃었다.형들에게 눌려 가주의 자리는 꿈도 꾸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둘째 형 정해준은 이미 죽었고 정소정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현재 정씨 가문의 가주는 정소룡이다. 지금은 정소룡의 시대다!“가문을 발전시키려면 무력의
“아버지,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정소룡은 창성 삼숙과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들이 저희 가문의 호위가 되어주신다고 했으니, 이미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전달했습니다. 선배님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 저녁 집에서 연회를 열 겁니다!”“그래야지, 당연히 연회를 열어야지!”정열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집안 잔치만 하지 말고 손님과 친구들도 많이 불러. 참, 염구준도 초대해서 북방이...”정열은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갑작스럽게 울려 퍼진 웃음소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북방이 뭐? 북방 명문에게 당신 가문이 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게?”“감히 안씨 집안을 건드려? 그럼 망할 준비는 해야지. 창성 삼숙을 끌어들였다고 자네 집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본데 자네들 모습이 참으로 우습구나!”정열의 안색이 변했다.그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바로 안씨 가문의 가주, 안정의 아버지 안풍이다.“안풍 형님, 우리가 이번에 손을 잡으면 정씨 가문은 틀림없이 없애버릴 수 있어요.”정씨 부자가 무슨 영문인지 깨닫기도 전, 멀리서 또 다른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럼 정씨 가문의 산업을 반씩 나눠 가집시다! 어때요?”그 말을 듣자, 정열뿐만 아니라 정소룡의 얼굴도 창백해졌다!안풍만 온 것이 아니었다. 심가성도 같이 왔다!두 큰 가문에서 손을 잡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다니!정씨 부자의 놀라움과 달리 안풍과 심가성은 얼굴에 광기와 건방짐이 가득했다.그 시각, 정씨 가문 정원 입구, 살기를 내뿜는 심씨와 안씨 가문의 가주뒤에 두 집안의 2명의 종사 호위가 서 있었고 그 뒤로 정예들이 모여있었는데 족히 100명은 되어 보였다.그중 가장 앞에 선 건장한 백인 남자는 키가 2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는 윗몸을 드러냈는데 털이 수북해 마치 사람을 잡아먹는 화가 난 곰 같았다.극지의 왕자, “빙원의 난폭한 곰”이라 불리는 로몬소프!“왕자다!”정원 안, 아까까지만 해도 담담했던 창성 삼숙
서커스단 공연은 염구준이 사라진 후로 잠시 중단되었다.손가을은 손씨 그룹에서 절반 넘는 경호원들을 불러 수색하기 시작했다.거기에 호찬, 초상비 등 고수들도 있고 신위무관의 원종과 정경림도 있었다.이 기세로 보아 은세가문과 전쟁을 치러도 충분할 것 같았다.용필은 신혼여행을 떠나서 연락하지 않았다.“당장 사람을 풀어줘!”손가을이 언성을 높이며 모처럼 화를 냈다.평소 그녀는 성격이 털털해서 어떤 일에 부딪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아무리 남편의 실력이 대단해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여사님, 저희 계약서까지 작성했어요.”광대가 계약서를 내밀며 말했다.촤아악!“부끄럽지 않아서 이런 불법 계약서를 꺼내?”손가을은 빼앗아와서 바로 찢어버리고 바닥에 내팽개쳤다.오늘 염구준을 찾지 못한다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근데 마술사가 사라져서 저희도 찾을 수 없어요.”광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시큰둥하게 말했다.“땅을 파서라도 찾아내세요!”손가을이 뒤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아빠 예전처럼 사라지는 거예요?”깜짝 놀란 염희주가 울면서 물었다.지난 일은 어린 가슴속에 응어리가 되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팠다.이번 일로 인해 아마 평생 서커스단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았다.“아니야. 아빠는 우리랑 숨박꼭질하는 거야.”손가을은 애써 웃으면서 딸을 진정시켰다.지시를 받은 손씨 그룹 경호원은 이미 굴착기까지 불러서 땅을 팔 기세였다.서커스 경호원들은 아무리 말려도 역부족이었다.관중들은 그 장면을 보고 혹시나 불똥이 튈까 봐 뿔뿔이 사라졌다.“가자. 대표님 화 나셨어. 보통 일이 아니야.”“손 대표님 사람이 얼마나 좋은데, 부디 남편을 찾길 바라.”“이제 보니 서커스가 문제 있네. 방금 무대에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야.”떠들썩하던 관중석은 텅텅 비어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펑!경호원이 굴착기를 작동해 땅을 파려고 할 때 굉장한 소리가 들리
“잠깐만, 당신 이름이 뭐야?”이런 실력이라면 아무리 부하들이 많아도 승산이 없었다.“염구준이다.”이름일 뿐 염구준은 솔직하게 말해주었다.그가 정체를 밝히자 코브라는 겁에 질려 목소리까지 떨렸다.속으로 망했다고 별의별 욕을 다하고 싶었다.“염 선생님, 오해입니다. 정말 죄송해요. 이제 가셔도 됩니다.”이 사람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그럼 저 사람들은?”염구준이 주변 철창을 둘러보며 말했다.“그게…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해드릴게요.”코브라는 살짝 망설이다가 웃으면서 타협했다.“아니, 내 뜻을 오해했어. 내 말은 저 사람들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지?”염구준이 엄하게 질문했다.용하에서 국민들을 해쳤으니 여기서 쉽게 끝내면 안 되었다.상대방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낀 코브라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어떻게 하고 싶습니까?”“무슨 상황인지 전부 말하고 너희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 그러면 살려 줄게.”염구준은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상대방은 올 게 왔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상의할 여지는 없습니까?”코브라가 질문하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기운을 움직이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하, 저 사람들의 피를 뽑을 때 상의하고 했나?”염구준이 비웃으면서 되물었다.어떤 일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이러나 저러나 죽게 생겼는데 한번 붙어보자.”코브라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명령을 내렸다.스스슥!한 무리 그림자가 한 사람을 향해 전신 경지 실력을 펼치며 공격했다.그 반면, 코브라는 뒤로 물러서며 도망치려고 했다.“뭘 그렇게 급하게 도망쳐?”염구준은 몸을 번쩍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공격하러 온 부하들은 어느새 바닥에 쓰러진 채 생사를 알 수 없었다.“겨우 이 정도로 앞길을 막다니 너무 자신만만하지 않나?”“날 죽이면 안 됩니다. 저는 거록 존주의 사람이에요.”코브라는 도망칠 수 없게 되자 뒷배를 내세웠다.“거록 존주?”염구준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머릿속에 정보를 떠올렸다.흑풍, 여우, 청목과 맞
방심했었다.우두머리는 제자리에 서서 식은땀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보스가 CCTV를 통해 지켜보고 있으니 어떤 말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벙어리야?”염구준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과감하게 공격했다.몇 차례 공격을 퍼부어서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다.“잘 생각하고 말해. 한 번만 기회를 줄게.”염구준이 마지막으로 통보했다.“할 말 없어!”그드득!우두머리가 말하는 동시에 염구준은 목을 부러트렸다.그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모든 것이 순식간에 발생했다.염구준은 죽은 사람을 옆에 던지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보스는 뒤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이제 보니 정보가 틀렸군. 하지만 무성의 실력이라면 통제할 수 있어.”그가 신경 쓰는 것은 염구준일 뿐 부하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마술사는 부하들을 이끌고 감시실에서 나왔다.염구준을 잡으러 가는 것이다.상대방의 실력을 파악했으니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한편, 염구준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이것은 함정이었다.“살려줘…”그가 한참 걸어갔을 때 앞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목소리를 들으니 곧 죽을 것 같았다.염구준은 걸음을 재촉하여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희미한 불빛을 빌어 상황을 살펴보다 조금은 경악했다.이곳에 철창 10개 정도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갇혀 있었다.남자, 여자할 것 없이 노인과 아이들도 있었다.그 사람들 상태는 몹시 허약했다.방금 관중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아마도 마술쇼를 하면서 사라진 사람들 같았다.염구준처럼 말이다.이 사람들은 가슴에 감은 붕대에 핏자국이 묻어 있고 공기에도 피비린내가 풍겼다.‘설마 심혈?’이 사람들 심장에서 피를 뽑은 것 같았다.전에 고전 서적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이런 수법은 이미 사라진 고대 사술에서만 사용했고 보통 무술인의 실력을 제고할 때 사용했다.그러나 선정된
마술사는 모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 갑자기 문을 열어서 상자 안을 보여줬다.사람은 사라지고 상자는 텅 비어 있었다.“아빠 사라졌나 봐요.”그 장면을 본 염희주가 얼떨떨해졌다.관중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라진 염구준을 찾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인근 도시에서 전해진 말이 진짜인 것 같았다.한편, 염구준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그곳의 불빛은 희미하고 주변은 어두컴컴했다.무대 아래였다.그는 상자에 들어가자마자 얼마되지 않아 아래로 추락하는 느낌이 들면서 무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었다.무대에 장치가 있었다. 이것이 서커스단의 속임수였다.무대가 앞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선반 위에 무대가 있고 아래는 텅 비어 있었다.서커스단에서 왜 염구준을 죽이려고 하는지 아직 이유를 찾지 못했다.“일단 지켜보자.”그는 전방으로 걸어갔다. 어차피 이곳에 통로는 하나였다.방음은 엄청 잘 처리되어서 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하하하.”갑자기 몸통 절반이 나타나면서 음침한 웃음소리를 냈다.도구였다.그는 힐끗 쳐다보고는 무표정으로 바로 지나갔다.기운도 없고 위기감도 없어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귀신집에서 염구준 같은 손님을 만난다면 바로 문을 닫을 것이다.이어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는 공격하지 않았다.CCTV를 통해서 그를 지켜보면 누구는 속이 바짝 탔다.이런 식으로 염구준이 공격하도록 유도해서 실력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런데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 팀을 데리고 내려가서 실력을 테스트해 봐.”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을 열었다.“네.”옆에 있던 사람은 공수하며 대여섯 명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이 사람들은 아주 신중하게 움직였다.통로에서 한참을 걷던 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귀를 움직였다.‘누가 오고 있어.’발자국 소리가 아무리 조용해도 그의 예민한 귀를 피하지 못했다.그는 어떤 경지의 힘을 사용할지 고민했다.만약 제대로 싸우면 배후가 실력을 알고 도망칠 수 있으니까.스스슥!그때 몇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이 시작되었다.종목들은 정말 신나고 하나같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암퇘지가 철사슬 위로 걸어가고, 곰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연신 박수를 쳤다.방금 일로 염구준은 자꾸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했다.여러 종목이 끝난 후, 광대 진행자가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존경하는 여러분, 이어서 저희 피날레 종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활인을 할 텐데 어느 분이 게스트로 올라오시겠습니까?”그 말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부모가 한사코 입을 막으면서 말렸다.“나가면 안 돼. 이 서커스단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야.”“나도 들었어요. 인근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게스트가 계약서까지 작성했대요.”“무서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서커스 공연은 재미있지만 이 종목은 다들 뒤로 물러나며 지켜보기만 했다.“아빠, 내가 나가도 돼요?”그때 염희주가 말했다.“가지 마. 나중에 내가 믿을 만한 마술사를 불러서 체험하게 해 줄게.”옆에서 하는 말을 들었으니 딸을 위험하게 내보낼 수 없었다.“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무룩해 있었다.곧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지며 한 줄기 전등만 광대를 비추었다.“여러분, 제가 행운 게스트를 뽑으면 전등이 그분을 비출 겁니다. 물론 나올지 말지는 그분이 결정하면 되겠습니다.”서커스의 수법은 한번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으로 밀어붙였다.정말 게스트로 당첨된다면 체면 때문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감격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광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전등이 현장을 누비며 빠르게 움직였다.“멈추세요!”한참 뒤, 광대의 말에 전등이 멈추었다.게스트로 염구준이 당첨되었다.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역시 나름 계획이 있었다.염구준은 방금 몰래 감시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했다.“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협조해 주
당황한 조련사가 긴 막대기를 들고 사자의 머리를 누르며 뒤로 물리쳤다.탁!사자가 손바닥으로 막대기를 쳐서 부러트리고 아이에게 어슬렁어슬렁 다가갔다.“우와아아앙!”깜짝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아이가 높은 소리로 울수록 사자는 더 흥분되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저기 누가 들어가고 있어요.”그때 한 그림자가 갑자기 철창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었다.“으아아아악!”염구준이 두 손으로 철창을 잡고 힘을 주자 단단한 쇠가 구부러지며 양쪽으로 휘었다.그리고 구멍을 통해 철창 안에 들어가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았다.“울지 마. 이제 괜찮아.”“으르렁!”사자는 먹잇감이 빼앗기자 입을 크게 벌리고 으르렁거리며 덮쳤다.“죽어!”염구준이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자 사자는 뒤로 튕겨 구석에 나가떨어졌다.그가 살의를 뿜어냈다.동물은 워낙 살의에 예민했다.사자는 벌러덩 드러누워서 작은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그 동작은 서커스단에서 배운 것이다.염구준은 아이를 안고 철창에서 나와 아이 엄마에게 넘기며 신신당부했다.“앞으로 아이 손을 꼭 잡고 다니세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아이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염구준 가족은 경악해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계속 동물을 구경했다.“아빠는 슈퍼맨이에요?”방금 장면을 떠올리던 염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사자가 아버지 앞에서 고양이처럼 말을 잘 들어서 깜짝 놀랐다.“하하하. 방금 아빠가 마술을 부려서 그래.”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떤 일은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마술? 이따가 마술쇼도 있는데 가르쳐줄 수 있어요?”염희주는 두 눈을 깜빡이며 염구준을 봐라봤다.그 말에 염구준은 난감했다.마술을 할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마술은 나중에 배워. 이제 곧 마술쇼 시작이야. 들어가서 앉아야지.”손가을이 나서서 남편을 도와줬다.“시작했어요? 그럼 빨리 들어가요!”염희주는 빨리 들어
용필과 하윤나는 초고속으로 이튿날에 바로 미니 결혼식을 올렸다.정식 결혼식은 나중에 다시 성대하게 올리려고 했다.쌍방 부모님들이 모두 도착했다.하동철과 김연주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두 사람에게 손씨 그룹에서 일하면 월급을 200만씩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하동철은 경비원으로 취직하여 경호 대장인 용필과 함께 일하고 김연주는 청소부에 취직했다.용필을 봐서 두 노인과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이렇게 안배한 것이다.어차피 앞으로 한 식구로서 자주 만날 텐데,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물러날 때는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두 사람을 탄복하게 만든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하동철이 출근하면 회사에서 용필을 대장이라 부르고 퇴근하면 용필이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다.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한다는 것이다.미니 결혼식은 무사하게 진행되어 두 사람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이 모든 것은 다 염구준이 추진한 덕분이라 두 사람은 엄청 고마웠다.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덧 서커스단이 공연하는 날이 다가왔다.염희주가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세 사람은 아침 댓바람부터 공연장에 도착했다.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아직 공연장 문이 열리지 않았다.밖에 철창을 몇 개를 놓고 안에 맹수들을 가둔 것이 보였다.독수리, 호랑이, 원숭이 등등 동물들을 관람용으로 놓은 것이었다.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었다.다들 신기해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아빠는 사자를 본 적이 있어요?”염희주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봤기도 했고 먹어도 봤어. 근데 맛이 없었어.”염구준은 딸을 속일 필요가 없어 솔직하게 대답했다.전에 흑주 벌판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팀과 연락을 잃어서 먹을 것이 없었다.그래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잡는 족족 배를 채웠다.“아빠는 왜 맨날 거짓말만 해요? 내가 나쁜 것만 배우면 어떡해요?”염희주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자는 사나운 짐승이고 초원의 패권자이자 흑주의 우두머리인데 그것을 잡아 먹었다니믿어지지 않았
“시작.”오백하는 ‘시’자를 말할 때부터 얼마되지도 않는 힘을 손에 넣었다.억지가 따로 없었다.그러나 용필의 손은 꿈쩍하지도 않았다.힘으로 똘똘 물친 용필과 힘을 겨룬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힘을 준다. 합!”용필이 한마디 하더니 오른팔에 힘을 주어 가볍게 상대방의 손목을 꺾었다.그런데 테이블까지 부숴버렸다.겨우 이 정도에 진 것이다.“악!”왼쪽 팔이 탈구된 오백하는 귀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질렀다.어려서부터 다친 적이 없이 곱게 자랐으니 이런 고통을 감당할 리가 없었다.“안 된다고 했는데 뭐 하러 용필 오빠한테 개기냐?”하윤나가 말하면서 용필의 팔을 끌어당겼다.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해칠까 봐 그런 것이다.솔직히 그녀는 용필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윤나야, 나 정말 힘을 쓰지 않았어.”용필이 억울한 표정으로 설명했다.“나도 알아.”하윤나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팔씨름에서 졌으니 오백하는 패배하고 유일한 선택은 용필밖에 없었다.“꺼져. 설마 남아서 밥 먹고 가게?”염구준은 아직도 아파서 바닥에서 뒹구는 오백하에게 싸늘하게 내뱉았다.“이놈들 잡아 쳐!”열받은 오백하는 경호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쿵!경호원들이 다가가려고 할 때 염구준이 기운을 펼치며 그들을 문밖으로 몰아냈다.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퍽!그리고 오백하를 발로 뻥 차서 밖으로 쫓아냈다.룸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글로벌 호텔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오더니 오백하 일행을 들어 호텔 밖으로 내쫓았다.이 과정은 고작 몇 분만에 진행되었다.“사돈 어르신, 두 사람 이제 결혼해도 됩니까?”두 노인은 염구준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럼요. 저희도 찬성해요.”하동철과 김연주는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원래 사위 후보가 2명이었는데 한 명이 도망쳤으니 이제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그럼 두 사람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하고 나중에 결혼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