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씨 가문도 날뛰는 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다!“진씨 가문과 심씨 가문의 호위를 이겼다면 그 낮선 청년은 정진 왕자일 가능성이 높다.”안풍 얼굴의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잠시 후, 그는 눈을 번쩍 뜨고 뒤돌아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밖의 집사를 향해 한철 영패를 던졌다.“이 영패를 들고 극북 빙원에 다녀오게. 거기 가서 “빙원의 난폭한 곰”이라 불리는 로몬소프를 찾아가. 그 사람이 우리에게 빚진 게 있는데 이번에 그더러 신세를 갚으라고 해야겠어!”집사는 영패를 쥔 채 망설였다.“가주님, 로몬소프는 정진 왕자입니다. 우리 가문에게 있어서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죠. 이번에 이렇게 신세를 갚으라고 했다가 나중에 다른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휙!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 안풍이 손을 내밀어 그의 말을 끊었다.“나중에 다시 기회를 만들면 된다. 이번에 정씨 가문을 완전히 전멸시키고 그들의 산업을 우리 걸로 만들 수 있다면 이번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로몬소프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움직일 거다!”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눈 깜빡할 사이, 정씨 가문의 잔치가 끝난 지 벌써 3일이나 지났다. 잔치 때 일어난 일의 영향이 점점 커졌다. 많은 삼류가문이 정씨 가문으로 모여들었고, 그로 인해 정씨 가문의 산업은 빠르게 확장했다.“소룡아, 이번 일은 참 잘했다.”정씨 가문 장원의 로비.한때 정씨 가문의 가주였던 “정열”은 찬탄의 눈빛으로 한 번도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셋째 아들을 바라봤다.“예전에는 아버지가 눈이 멀어 네 장점도 알아보지 못했다. 이제야 알겠다, 네 결정이 다 맞았어.”“염구준에게 굴복한 게 우리 가문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였어. 너무 정확한 선택을 했구나!”정소룡이 환하게 웃었다.형들에게 눌려 가주의 자리는 꿈도 꾸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둘째 형 정해준은 이미 죽었고 정소정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현재 정씨 가문의 가주는 정소룡이다. 지금은 정소룡의 시대다!“가문을 발전시키려면 무력의
“아버지,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정소룡은 창성 삼숙과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들이 저희 가문의 호위가 되어주신다고 했으니, 이미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전달했습니다. 선배님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 저녁 집에서 연회를 열 겁니다!”“그래야지, 당연히 연회를 열어야지!”정열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집안 잔치만 하지 말고 손님과 친구들도 많이 불러. 참, 염구준도 초대해서 북방이...”정열은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갑작스럽게 울려 퍼진 웃음소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북방이 뭐? 북방 명문에게 당신 가문이 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게?”“감히 안씨 집안을 건드려? 그럼 망할 준비는 해야지. 창성 삼숙을 끌어들였다고 자네 집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본데 자네들 모습이 참으로 우습구나!”정열의 안색이 변했다.그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바로 안씨 가문의 가주, 안정의 아버지 안풍이다.“안풍 형님, 우리가 이번에 손을 잡으면 정씨 가문은 틀림없이 없애버릴 수 있어요.”정씨 부자가 무슨 영문인지 깨닫기도 전, 멀리서 또 다른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럼 정씨 가문의 산업을 반씩 나눠 가집시다! 어때요?”그 말을 듣자, 정열뿐만 아니라 정소룡의 얼굴도 창백해졌다!안풍만 온 것이 아니었다. 심가성도 같이 왔다!두 큰 가문에서 손을 잡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다니!정씨 부자의 놀라움과 달리 안풍과 심가성은 얼굴에 광기와 건방짐이 가득했다.그 시각, 정씨 가문 정원 입구, 살기를 내뿜는 심씨와 안씨 가문의 가주뒤에 두 집안의 2명의 종사 호위가 서 있었고 그 뒤로 정예들이 모여있었는데 족히 100명은 되어 보였다.그중 가장 앞에 선 건장한 백인 남자는 키가 2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는 윗몸을 드러냈는데 털이 수북해 마치 사람을 잡아먹는 화가 난 곰 같았다.극지의 왕자, “빙원의 난폭한 곰”이라 불리는 로몬소프!“왕자다!”정원 안, 아까까지만 해도 담담했던 창성 삼숙
잔치 당일, 안정과 심지곤은 염구준이 누구인지 몰랐다. 다만 염구준이 정씨 가문의 ‘친구’라고만 알고 있었다. 안씨와 심씨 가문이 이렇게 손을 잡고 갑작스러운 습격을 했지만 그들도 진실은 몰랐다.그들이 건드린 건 정씨 가문이 아니라 남주와 북릉에서 그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고 8명의 최강 호위를 죽인 절대킬신, 청해의 전설인 염구준이다.“염구준이 말했었다. 나중에 꺾이더라도 지금은 허리를 곧게 펴야 한다고...”정소룡은 염구준이 해준 말을 떠올렸다. 그는 놀라움을 감추고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했다.아무리 상대가 왕자 중기라고 해도 무서울 게 없었다.“안풍, 심가성, 당신들 두 가문이 손을 잡았으니 우리 정씨 가문이 질 게 분명하다.”“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우리가 고개를 숙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우리 가문에 싸우다 죽는 용사는 있어도 죽음이 두려운 겁쟁이는 없어. 이렇게 전쟁을 일으켰으니 우리도 죽을 때까지 싸울 거야!”뭐라고?안풍과 심가성은 눈을 마주치더니 동시에 하늘을 보며 크게 웃었다!“정소룡!”가까스로 웃음을 그친 두 가주가 정소룡을 훑어보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겁쟁이는 아니네. 하지만 기개가 실력은 아니지!”“이렇게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나댈 줄이야. 그럼 우리가 그쪽 괴롭힌다고 나무라지 말게. 난폭한 곰씨, 나서세요.”우르르!안풍의 말이 끝나자 창성 삼숙의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동시에 달려가 정소룡을 둘러쌌다. 그들은 싸움의 자세를 취하고 목숨 걸 준비를 했다.“하이푸나젤다르도!”로몬소프는 그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창성 삼숙을 향해 이를 드러내며 잔인하게 웃었다. “알레도실리코와르!”그 뒤에 서 있던 안풍이 정소룡을 보며 크게 웃었다.“못 알아 들었지? 내가 알려줄게!”“너희들 뼈를 부러뜨리고 죽지 못해 살게 할 거야!”극북 시베리아에서 온 ‘빙원의 난폭한 곰’, 로몬소프는 절대 말만 독하게 하는 건달이 아니다. 그는 진정한 무도의 강자다!안풍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번의 겨룸이 끝난 후 안풍과 심가성은 더 거만한 웃음을 보이며 손뼉을 쳤다. 그들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핏기 없는 정소룡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착한 조카야, 이제 곰 씨의 실력을 알겠니?”“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네가 네 입으로 말했지? 정씨 가문에 싸우다 죽는 용사는 있어도 죽음이 두려운 겁쟁이는 없다고?”“자, 이제 그 말 다시 해봐라. 우리에게 너희 가문의 기개를 보여줘!”정소룡이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은 이미 빨갛게 물들었다.로몬소프를 상대로 싸울 실력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창성 삼숙은 분명 혼신의 힘을 다해 로몬소프와 싸웠다.하지만 난폭한 곰의 실력은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 정씨 가문에서 그를 상대로 이길 가능성은 없다!정씨 가문... 더 이상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없게 됐으니 이대로 망가질 것이다.“옛말에 형세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자가 걸출한 인물이라고 했다.”안풍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정소룡, 내가 널 조카라고 불러왔고 가문의 옛 정분도 있으니 너에게 한 번의 기회는 주겠다.”“충성을 맹세하고 정씨 가문의 가업을 우리에게 내준다면 너희를 살려주겠다!”“하지만 내 아들과 지곤 조카를 친 자는 반드시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곰 씨가 나서서 너희를 다 죽일 거다!”안씨 와 심씨 가문에 충성하겠다고 맹세하라고?정소룡과 정열은 눈을 마주쳤다. 둘 다 단호했다.죽더라도 절대 그럴 수 없다!아무리 로몬소프가 무섭다고 해도 그들은 이미 염구준에게 충성하기로 했다. 뼈가 부서지고 가문이 망해도 절대 배신자는 되지 않을 것이다!“안풍, 심가성!”정소룡은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편 채 앞으로 걸어나가 당당하게 말했다.“정씨 가문의 실력이 부족하니 살리든 죽이든 마음대로 해도 좋다! 하지만 우리가 당신들 가문에 충성할 거라는 망상은 그만 해!”이쯤 말했으면 더는 되돌릴 여지가 없다.안풍 얼굴의 웃음이 사라졌다. 그는 소름 끼치는 눈빛으로 정소룡을 바라보며 웃었다.“난폭한 곰씨, 정씨 가문이 이렇게
누구야?안정과 심지곤은 정씨 가문의 잔치 때 어느 낯선 남자가 나타가 그들 혼을 내줬다고 했다. 바로 그때, 안씨와 심씨가문이 집안 망신을 당했다. 지금 나타난 이 낯선 남자가 바로 그 사람인가?“염, 염 선생!”그때, 정소룡은 완전 흥분한 상태였고 얼굴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죽다 살아난 기분에 정소룡은 염구준에게 무릎이라도 꿀을 기세였다.염구준이 왔다. 그럼 정씨 가문도 산 셈이다!“창성 삼숙, 이 사람들이 자네가 모시는 호위인가?”염구준이 웃으며 물었다. 그는 안정, 심가성, 그리고 로몬소프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정소룡의 어깨를 다독여줬다. 그리고 칭찬하듯 말했다.“잘했다. 안씨와 심씨 가문이 이런 복수를 하는데 당연히 강자들을 모아야지.”“아까 보니 이런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더구나.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니 자네 정씨 가문의 가주다워.”정소룡은 너무 흥분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너무 격동됐다!염구준은 아까 벌어진 일들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엄청난 수모를 당했지만 염구준의 말을 듣고 나니 모든 것이 보람차게 느껴졌다.“자네 성이 염씨인가?”뒤늦게 정신을 차린 안풍과 심가성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염구준을 노려봤다.“청해 무패의 왕, 염구준.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야?”“북방 3대 명문의 하나인 염씨 가문, 자네랑 무슨 관계인가?”“당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남주와 북릉을 잃고 8명의 무도 강자가 죽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누구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줄조차 몰랐다.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염구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안풍과 심가성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가 없어.”“나에게 충성할지 죽을지, 선택해!”쏴!안풍과 심가성의 얼굴빛이 동시에 변해버렸다!그들은 정씨 가문에 복수를 하려고 만단의 준비를 했다. 심지어 인정을 써가며 강진 왕자인 빙원의 난폭한 곰을 모셔 왔다!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염씨 남자는 손쉽게 곰 씨의 공격을 막아냈다.이건 어느 정도의
“로몬소프의 말은 따로 움직이자는 뜻이야.”안풍은 섬뜩한 웃음을 보이며 염구준을 노려봤다.“창성 삼숙은 이미 많이 다쳤다. 더 이상 너희들의 적수가 아니다! 먼저 창성 삼숙을 죽이고 로몬소프랑 같이 염씨 남자를 갈기갈기 찢어버려!”쏴, 쏴!안씨 집안의 호위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한 사람은 두 팔을 벌리고 다른 사람은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리고 둘 다 기력을 내뿜으며 빠르게 창성 삼숙을 향해 달려갔다.로몬소프는 그들보다 더 빨랐다!빠르게 퍼지는 차가운 정기가 그의 2미터 넘는 우람찬 몸을 감돌았다. 로몬소프는 통제가 안 되는 열차 같았는데 심지어 그의 몸과 공기 속에는 시뻘건 불꽃까지 튕겼다.그리고 그의 주먹!털이 두껍게 덮인 두 주먹은 마치 진정한 빙원의 곰 손바닥 같았다. 정기가 그의 손바닥에 압축되어 순백의 날카로운 얼음조각으로 변했다. 손을 내밀자마자 그의 손바닥은 이미 염구준의 머리를 쳤다.“속도는 괜찮네, 그런데 힘은... 그적저럭 봐줄 만해.”맹렬한 공세에도 염구준은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손가락을 치켜들어 아무렇지 않은 듯 가볍게 로몬소프의 손바닥을 찍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아쉽게도 자네가 쓴 수는 너무 난폭해.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려고? 아직 멀었구나.”그는 말을 다 하고 바로 손가락을 내려놨다.1초 전까지만 해도 신마 같았던 로몬소프는 갑자기 귀신을 본 듯 놀랐다. 그의 수염까지 굳어져 버렸다. 그는 방울처럼 큰 두 눈을 더 크게 떴다.지독한 아픔이 온몸에 퍼졌다!그의 오른팔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빠르게 위축되었다. 자랑스러운 우람찬 체격도 힘없는 흙처럼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피부, 살과 피, 근맥, 뼈는 모두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되었다!그의 강진이 흡수당했다!극북 빙원에서 수십 년 동안 극한 정진을 수련했다. 하지만 염구준의 손가락 하나에 모든 걸 다 잃었다!“아니, 이게... 이게 무슨 수단이란 말인가?”멀지 않은 곳에 서있던 안풍은 안색이 완전히 변했다!한 수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절세의 맹수가 염구준의 몸에서 천천히 깨어나는 것 같았다. 그는 모든 걸 눈에 넣지 않는 절대 강자의 패기를 풍겼다.그의 주위에는 혈기가 솟구쳤고 살기등등했다.이게 바로 백번의 전쟁을 거친, 천리의 시신과 백골이 쌓인 수라장이다. 이게 바로 전신전 전주, 최강전신만의 패기다.내가 있으면 적은 없다!“아니야,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니야...”안풍은 완전히 추태를 보였다.이류 최고 가문의 가주인 안풍은 처음으로 뼈저리게 공포를 느꼈다.눈앞의 염씨 젊은이는 전혀 사람 같지 않고 오히려 오래전의 홍황에서 나온 절세의 킬신 같았다. 안씨 가문이 어쩌다 이런 사람을 적으로 두게 되었을까?만약 후회 약이 있다면 주저없이 삼켰을 것이다!“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했지?”염구준은 기세를 거두고 뒤돌아 존경의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던 정소룡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제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게.”정소룡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는 안풍의 눈을 노려보며 호기롭게 말했다.“안풍, 손씨 그룹을 망쳐버리고 뿌리쨰 뽑아버리겠다고 하지 않았나?”“잘 들어. 우리 정씨 가문은 이미 염 선생께 충성하겠다고 맹세했다!”“당신 앞에 선 이 사람이 바로 정씨 가문의 주인, 청해 무패의 왕, 손씨 그룹 손가을 대표의 남편, 염구준이다!”쿵!안풍은 벼락에 맞은 듯 저도 모르게 얼굴이 창백해져 뒷걸음질 쳤다.알았다...염구준, 그가 바로 염구준이다!북방 5관문을 통과하고 하룻밤 사이 남주와 북릉을 멸망시키고 8무도 호위까지 죽였다...이 모든 일을 벌인 사람은 관씨 가문이 아니었다. 그들의 추측이 다 틀렸다!이 모든 걸 한 사람은 이 남자가 분명했다. 예전에는 이름만 들었는데 드디어 그의 진짜 면목을 보게 되었다.전설 속 신비한 젊은이, 염구준!“비밀을 밝히는 순간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지. 비밀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을 모조리 죽이는 것이다.”염구준은 담담하게 안풍을 바
이유가 뭐냐고?성이 염씨라는 걸 들었을 때 이미 알았다. 당신이 바로 북방을 혼란에 빠뜨린 근원, 모든 북방 가문이 관심하는 초점, 강력하게 북방으로 진입한 무시무시한 인물, 염구준이다!“염 선생!”안씨 가문의 참상을 지켜본 심가성은 더 이상 행운이 있기를 바라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미친 듯이 염구준에게 절을 했다.“제발 용서해 주세요. 우리가 눈이 멀어서 염 선생을 잘못 건드렸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저희에게 살 길을 주세요.”“원하신다면 심씨 가문은 염 선생에게 충성하겠습니다!”충성하겠다고?염구준은 이미 심가성의 반응을 예상했다. 그래도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다.눈치는 빠르네!“정소룡!”염구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곁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서있는 정소룡을 보며 물었다.“심씨 가문은 이류집안일 뿐이다. 나에게는 있어도 없어도 되는 별 볼 일 없는 집안인데 자네 의견은 어떤가?”정소룡은 갑작스러운 총애에 놀라며 두 손을 모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정중하게 말했다.“안풍은 선생을 건드리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 죽어도 마땅합니다. 그와 달리 정씨 가문에서는 선생의 신분을 짐작했으니 어리석은 집안은 아닙니다.”“현재 북방의 형세가 혼란스럽고 여러 세력이 서로 지위 싸움을 하는 시기이니 정씨 가문을 남겨두면 언젠가 쓸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염 선생의 실력으로 정씨 가문을 없애도 아무런 영향은 없습니다. 단숨에 모든 걸 사라지게 할 수 있으니 진정한 무적이죠!”염구준이 웃었다.정소룡은 나이는 어리지만 분석도 일리가 있었고 사람 기분 좋게 하는 말도 잘했다. 그의 말은 다 사실이었다. 그래서 반감을 사지는 않았다!“그럼, 오늘부터 심씨 가문은 정씨 가문에서 관리한다.”염구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흔들고 뒤돌아 정씨 가문의 장원 입구로 향했다. 그의 은은한 목소리가 장원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아무도 오늘 일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 특히 나의 신분을 알리면 절대 안 된다.”소식을 퍼뜨린 자는 절대 용
서커스단 공연은 염구준이 사라진 후로 잠시 중단되었다.손가을은 손씨 그룹에서 절반 넘는 경호원들을 불러 수색하기 시작했다.거기에 호찬, 초상비 등 고수들도 있고 신위무관의 원종과 정경림도 있었다.이 기세로 보아 은세가문과 전쟁을 치러도 충분할 것 같았다.용필은 신혼여행을 떠나서 연락하지 않았다.“당장 사람을 풀어줘!”손가을이 언성을 높이며 모처럼 화를 냈다.평소 그녀는 성격이 털털해서 어떤 일에 부딪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아무리 남편의 실력이 대단해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여사님, 저희 계약서까지 작성했어요.”광대가 계약서를 내밀며 말했다.촤아악!“부끄럽지 않아서 이런 불법 계약서를 꺼내?”손가을은 빼앗아와서 바로 찢어버리고 바닥에 내팽개쳤다.오늘 염구준을 찾지 못한다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근데 마술사가 사라져서 저희도 찾을 수 없어요.”광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시큰둥하게 말했다.“땅을 파서라도 찾아내세요!”손가을이 뒤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아빠 예전처럼 사라지는 거예요?”깜짝 놀란 염희주가 울면서 물었다.지난 일은 어린 가슴속에 응어리가 되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팠다.이번 일로 인해 아마 평생 서커스단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았다.“아니야. 아빠는 우리랑 숨박꼭질하는 거야.”손가을은 애써 웃으면서 딸을 진정시켰다.지시를 받은 손씨 그룹 경호원은 이미 굴착기까지 불러서 땅을 팔 기세였다.서커스 경호원들은 아무리 말려도 역부족이었다.관중들은 그 장면을 보고 혹시나 불똥이 튈까 봐 뿔뿔이 사라졌다.“가자. 대표님 화 나셨어. 보통 일이 아니야.”“손 대표님 사람이 얼마나 좋은데, 부디 남편을 찾길 바라.”“이제 보니 서커스가 문제 있네. 방금 무대에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야.”떠들썩하던 관중석은 텅텅 비어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펑!경호원이 굴착기를 작동해 땅을 파려고 할 때 굉장한 소리가 들리
“잠깐만, 당신 이름이 뭐야?”이런 실력이라면 아무리 부하들이 많아도 승산이 없었다.“염구준이다.”이름일 뿐 염구준은 솔직하게 말해주었다.그가 정체를 밝히자 코브라는 겁에 질려 목소리까지 떨렸다.속으로 망했다고 별의별 욕을 다하고 싶었다.“염 선생님, 오해입니다. 정말 죄송해요. 이제 가셔도 됩니다.”이 사람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그럼 저 사람들은?”염구준이 주변 철창을 둘러보며 말했다.“그게…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해드릴게요.”코브라는 살짝 망설이다가 웃으면서 타협했다.“아니, 내 뜻을 오해했어. 내 말은 저 사람들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지?”염구준이 엄하게 질문했다.용하에서 국민들을 해쳤으니 여기서 쉽게 끝내면 안 되었다.상대방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낀 코브라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어떻게 하고 싶습니까?”“무슨 상황인지 전부 말하고 너희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 그러면 살려 줄게.”염구준은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상대방은 올 게 왔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상의할 여지는 없습니까?”코브라가 질문하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기운을 움직이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하, 저 사람들의 피를 뽑을 때 상의하고 했나?”염구준이 비웃으면서 되물었다.어떤 일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이러나 저러나 죽게 생겼는데 한번 붙어보자.”코브라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명령을 내렸다.스스슥!한 무리 그림자가 한 사람을 향해 전신 경지 실력을 펼치며 공격했다.그 반면, 코브라는 뒤로 물러서며 도망치려고 했다.“뭘 그렇게 급하게 도망쳐?”염구준은 몸을 번쩍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공격하러 온 부하들은 어느새 바닥에 쓰러진 채 생사를 알 수 없었다.“겨우 이 정도로 앞길을 막다니 너무 자신만만하지 않나?”“날 죽이면 안 됩니다. 저는 거록 존주의 사람이에요.”코브라는 도망칠 수 없게 되자 뒷배를 내세웠다.“거록 존주?”염구준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머릿속에 정보를 떠올렸다.흑풍, 여우, 청목과 맞
방심했었다.우두머리는 제자리에 서서 식은땀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보스가 CCTV를 통해 지켜보고 있으니 어떤 말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벙어리야?”염구준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과감하게 공격했다.몇 차례 공격을 퍼부어서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다.“잘 생각하고 말해. 한 번만 기회를 줄게.”염구준이 마지막으로 통보했다.“할 말 없어!”그드득!우두머리가 말하는 동시에 염구준은 목을 부러트렸다.그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모든 것이 순식간에 발생했다.염구준은 죽은 사람을 옆에 던지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보스는 뒤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이제 보니 정보가 틀렸군. 하지만 무성의 실력이라면 통제할 수 있어.”그가 신경 쓰는 것은 염구준일 뿐 부하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마술사는 부하들을 이끌고 감시실에서 나왔다.염구준을 잡으러 가는 것이다.상대방의 실력을 파악했으니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한편, 염구준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이것은 함정이었다.“살려줘…”그가 한참 걸어갔을 때 앞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목소리를 들으니 곧 죽을 것 같았다.염구준은 걸음을 재촉하여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희미한 불빛을 빌어 상황을 살펴보다 조금은 경악했다.이곳에 철창 10개 정도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갇혀 있었다.남자, 여자할 것 없이 노인과 아이들도 있었다.그 사람들 상태는 몹시 허약했다.방금 관중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아마도 마술쇼를 하면서 사라진 사람들 같았다.염구준처럼 말이다.이 사람들은 가슴에 감은 붕대에 핏자국이 묻어 있고 공기에도 피비린내가 풍겼다.‘설마 심혈?’이 사람들 심장에서 피를 뽑은 것 같았다.전에 고전 서적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이런 수법은 이미 사라진 고대 사술에서만 사용했고 보통 무술인의 실력을 제고할 때 사용했다.그러나 선정된
마술사는 모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 갑자기 문을 열어서 상자 안을 보여줬다.사람은 사라지고 상자는 텅 비어 있었다.“아빠 사라졌나 봐요.”그 장면을 본 염희주가 얼떨떨해졌다.관중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라진 염구준을 찾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인근 도시에서 전해진 말이 진짜인 것 같았다.한편, 염구준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그곳의 불빛은 희미하고 주변은 어두컴컴했다.무대 아래였다.그는 상자에 들어가자마자 얼마되지 않아 아래로 추락하는 느낌이 들면서 무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었다.무대에 장치가 있었다. 이것이 서커스단의 속임수였다.무대가 앞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선반 위에 무대가 있고 아래는 텅 비어 있었다.서커스단에서 왜 염구준을 죽이려고 하는지 아직 이유를 찾지 못했다.“일단 지켜보자.”그는 전방으로 걸어갔다. 어차피 이곳에 통로는 하나였다.방음은 엄청 잘 처리되어서 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하하하.”갑자기 몸통 절반이 나타나면서 음침한 웃음소리를 냈다.도구였다.그는 힐끗 쳐다보고는 무표정으로 바로 지나갔다.기운도 없고 위기감도 없어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귀신집에서 염구준 같은 손님을 만난다면 바로 문을 닫을 것이다.이어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는 공격하지 않았다.CCTV를 통해서 그를 지켜보면 누구는 속이 바짝 탔다.이런 식으로 염구준이 공격하도록 유도해서 실력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런데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 팀을 데리고 내려가서 실력을 테스트해 봐.”감시실에서 마술사가 입을 열었다.“네.”옆에 있던 사람은 공수하며 대여섯 명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이 사람들은 아주 신중하게 움직였다.통로에서 한참을 걷던 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귀를 움직였다.‘누가 오고 있어.’발자국 소리가 아무리 조용해도 그의 예민한 귀를 피하지 못했다.그는 어떤 경지의 힘을 사용할지 고민했다.만약 제대로 싸우면 배후가 실력을 알고 도망칠 수 있으니까.스스슥!그때 몇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이 시작되었다.종목들은 정말 신나고 하나같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암퇘지가 철사슬 위로 걸어가고, 곰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연신 박수를 쳤다.방금 일로 염구준은 자꾸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했다.여러 종목이 끝난 후, 광대 진행자가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존경하는 여러분, 이어서 저희 피날레 종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활인을 할 텐데 어느 분이 게스트로 올라오시겠습니까?”그 말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부모가 한사코 입을 막으면서 말렸다.“나가면 안 돼. 이 서커스단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야.”“나도 들었어요. 인근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게스트가 계약서까지 작성했대요.”“무서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서커스 공연은 재미있지만 이 종목은 다들 뒤로 물러나며 지켜보기만 했다.“아빠, 내가 나가도 돼요?”그때 염희주가 말했다.“가지 마. 나중에 내가 믿을 만한 마술사를 불러서 체험하게 해 줄게.”옆에서 하는 말을 들었으니 딸을 위험하게 내보낼 수 없었다.“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무룩해 있었다.곧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지며 한 줄기 전등만 광대를 비추었다.“여러분, 제가 행운 게스트를 뽑으면 전등이 그분을 비출 겁니다. 물론 나올지 말지는 그분이 결정하면 되겠습니다.”서커스의 수법은 한번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으로 밀어붙였다.정말 게스트로 당첨된다면 체면 때문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감격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광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전등이 현장을 누비며 빠르게 움직였다.“멈추세요!”한참 뒤, 광대의 말에 전등이 멈추었다.게스트로 염구준이 당첨되었다.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역시 나름 계획이 있었다.염구준은 방금 몰래 감시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했다.“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협조해 주
당황한 조련사가 긴 막대기를 들고 사자의 머리를 누르며 뒤로 물리쳤다.탁!사자가 손바닥으로 막대기를 쳐서 부러트리고 아이에게 어슬렁어슬렁 다가갔다.“우와아아앙!”깜짝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아이가 높은 소리로 울수록 사자는 더 흥분되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저기 누가 들어가고 있어요.”그때 한 그림자가 갑자기 철창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었다.“으아아아악!”염구준이 두 손으로 철창을 잡고 힘을 주자 단단한 쇠가 구부러지며 양쪽으로 휘었다.그리고 구멍을 통해 철창 안에 들어가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았다.“울지 마. 이제 괜찮아.”“으르렁!”사자는 먹잇감이 빼앗기자 입을 크게 벌리고 으르렁거리며 덮쳤다.“죽어!”염구준이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자 사자는 뒤로 튕겨 구석에 나가떨어졌다.그가 살의를 뿜어냈다.동물은 워낙 살의에 예민했다.사자는 벌러덩 드러누워서 작은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그 동작은 서커스단에서 배운 것이다.염구준은 아이를 안고 철창에서 나와 아이 엄마에게 넘기며 신신당부했다.“앞으로 아이 손을 꼭 잡고 다니세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아이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염구준 가족은 경악해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계속 동물을 구경했다.“아빠는 슈퍼맨이에요?”방금 장면을 떠올리던 염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사자가 아버지 앞에서 고양이처럼 말을 잘 들어서 깜짝 놀랐다.“하하하. 방금 아빠가 마술을 부려서 그래.”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떤 일은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마술? 이따가 마술쇼도 있는데 가르쳐줄 수 있어요?”염희주는 두 눈을 깜빡이며 염구준을 봐라봤다.그 말에 염구준은 난감했다.마술을 할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마술은 나중에 배워. 이제 곧 마술쇼 시작이야. 들어가서 앉아야지.”손가을이 나서서 남편을 도와줬다.“시작했어요? 그럼 빨리 들어가요!”염희주는 빨리 들어
용필과 하윤나는 초고속으로 이튿날에 바로 미니 결혼식을 올렸다.정식 결혼식은 나중에 다시 성대하게 올리려고 했다.쌍방 부모님들이 모두 도착했다.하동철과 김연주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두 사람에게 손씨 그룹에서 일하면 월급을 200만씩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하동철은 경비원으로 취직하여 경호 대장인 용필과 함께 일하고 김연주는 청소부에 취직했다.용필을 봐서 두 노인과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이렇게 안배한 것이다.어차피 앞으로 한 식구로서 자주 만날 텐데,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물러날 때는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두 사람을 탄복하게 만든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하동철이 출근하면 회사에서 용필을 대장이라 부르고 퇴근하면 용필이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다.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한다는 것이다.미니 결혼식은 무사하게 진행되어 두 사람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이 모든 것은 다 염구준이 추진한 덕분이라 두 사람은 엄청 고마웠다.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덧 서커스단이 공연하는 날이 다가왔다.염희주가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세 사람은 아침 댓바람부터 공연장에 도착했다.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아직 공연장 문이 열리지 않았다.밖에 철창을 몇 개를 놓고 안에 맹수들을 가둔 것이 보였다.독수리, 호랑이, 원숭이 등등 동물들을 관람용으로 놓은 것이었다.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었다.다들 신기해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아빠는 사자를 본 적이 있어요?”염희주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봤기도 했고 먹어도 봤어. 근데 맛이 없었어.”염구준은 딸을 속일 필요가 없어 솔직하게 대답했다.전에 흑주 벌판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팀과 연락을 잃어서 먹을 것이 없었다.그래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잡는 족족 배를 채웠다.“아빠는 왜 맨날 거짓말만 해요? 내가 나쁜 것만 배우면 어떡해요?”염희주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자는 사나운 짐승이고 초원의 패권자이자 흑주의 우두머리인데 그것을 잡아 먹었다니믿어지지 않았
“시작.”오백하는 ‘시’자를 말할 때부터 얼마되지도 않는 힘을 손에 넣었다.억지가 따로 없었다.그러나 용필의 손은 꿈쩍하지도 않았다.힘으로 똘똘 물친 용필과 힘을 겨룬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힘을 준다. 합!”용필이 한마디 하더니 오른팔에 힘을 주어 가볍게 상대방의 손목을 꺾었다.그런데 테이블까지 부숴버렸다.겨우 이 정도에 진 것이다.“악!”왼쪽 팔이 탈구된 오백하는 귀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질렀다.어려서부터 다친 적이 없이 곱게 자랐으니 이런 고통을 감당할 리가 없었다.“안 된다고 했는데 뭐 하러 용필 오빠한테 개기냐?”하윤나가 말하면서 용필의 팔을 끌어당겼다.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해칠까 봐 그런 것이다.솔직히 그녀는 용필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윤나야, 나 정말 힘을 쓰지 않았어.”용필이 억울한 표정으로 설명했다.“나도 알아.”하윤나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팔씨름에서 졌으니 오백하는 패배하고 유일한 선택은 용필밖에 없었다.“꺼져. 설마 남아서 밥 먹고 가게?”염구준은 아직도 아파서 바닥에서 뒹구는 오백하에게 싸늘하게 내뱉았다.“이놈들 잡아 쳐!”열받은 오백하는 경호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쿵!경호원들이 다가가려고 할 때 염구준이 기운을 펼치며 그들을 문밖으로 몰아냈다.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퍽!그리고 오백하를 발로 뻥 차서 밖으로 쫓아냈다.룸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글로벌 호텔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오더니 오백하 일행을 들어 호텔 밖으로 내쫓았다.이 과정은 고작 몇 분만에 진행되었다.“사돈 어르신, 두 사람 이제 결혼해도 됩니까?”두 노인은 염구준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럼요. 저희도 찬성해요.”하동철과 김연주는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원래 사위 후보가 2명이었는데 한 명이 도망쳤으니 이제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그럼 두 사람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하고 나중에 결혼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