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장은 후다닥 도망갔다.그리고 염구준은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전주님, 도망갔는데 쫓아갈까요?""쫓아!""안 돼요!"두 사람이 쫓아가려고 할 때 주작은 일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왜 자리에서 해결하지 않고 굳이 이곳을 떠나려 했을까? 이길 수 없어서 도망가려는 걸까?주작의 의심에 염구준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특히 김이호의 눈빛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본 것 같았다."함정이 있어도 우리는 가야 해. 그들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흑풍이 있을 거야. 그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반드시 그들의 거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큰 힘을 들이지 않을 거야!""전신, 그들의 거처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니 먼저 한번 탐사를 해야지 않나요? 이렇게 경솔하게 찾아가면 손해를 볼 겁니다!"염구준은 씨익 웃으면서 청용의 어깨를 토닥였다. 신비로운 미소를 지은 뒤 그는 걸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미 안배해 놓았어!""안배했다고요? 무슨 말씀이세요?"그들은 두 전장을 바짝 따라갔다. 길에서 염구준은 상대가 그들이 따라가고 있는 것을 안다고 더 확신했다. 그래서 상대는 전력을 다해 거처로 향해갔다.그러나 뒤에 있는 제1 전장은 멍청하고 육중한 코뿔소처럼 끊임없이 목표물을 추격했다.반시간이 지났고 어둠 속에서 그들은 얼마나 달렸는지 모른다. 원래 자리에서 떠난 후 염구준은 줄곧 북쪽으로 추격했다.큰 산을 넘어 산꼭대기에 도착하자 눈앞의 장면에 그들은 놀라고 말았다."뭐예요? 영화도 아니고 벼랑 끝에 집을 짓다니, 무슨 뜻이죠?"앞을 바라보니 산꼭대기의 가장자리에 목재로 지은 집이 있었다. 집은 아주 컸고 2층 높이에 산의 뒤편에 있었다.이곳에 와서 집을 보는 순간 등에서 차가운 기운이 밀려와 등뼈가 몹시 아팠다."어휴, 외진 곳에 있는 걸 보니 별로 좋은 곳은 아니네요."두 전장은 서로 싸우면서 낡은 오두막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후 순식간에 인기척이 없었다.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염구준은 들어가 조사를 하려
"아!"염구준의 마음은 복잡했다. 다시 오두막집에 시선을 돌렸을 때 청용은 이미 사라졌고 그는 자꾸 청용에게 사고가 났다고 느꼈다."빨리 가자!"염구준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보고 주작도 온 힘을 다해 앞으로 향했다.드디어 두 사람은 산 뒤의 절벽에서 오두막집의 반대편으로 돌아왔다.그러나 그들이 반대편으로 온 후 눈앞의 장면을 보고 염구준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절벽 끝 오두막집 아래에 수십 명의 시체가 걸려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오래되어 시체들은 모두 풍화되어 미라와 같았다. 절벽 아래에는 붉은 빛이 감돌았는데 마치 시체에서 흘러내린 피처럼 보였다.메스꺼움을 참으며 두 사람은 바로 방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지붕 위로 올라왔다.청용은 방안에서 깨어났다. 방금 무언가에 맞았는지 순간 쓰러지고 말았다.그가 눈을 떴을 때, 해골과도 같은 얼굴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진 그 몸은 정말 너무 무서웠다.오랜 세월 전투를 해온 청용도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몇 발짝 물러섰다."당신 누구야?""뭐?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나한테 묻는 거야?"청용은 헤헤 웃어 보였다. 그가 어떻게 상대를 모를 리가 있을까? 그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빠져나갈 계획을 생각했다."그래, 미안해. 실례했으니 먼저 갈게."막 떠나려는데 손발이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움직일 수 있지만 5미터를 벗어나지 못했다."당신, 대체 무슨 뜻이야?"바로 이때 다른 방의 문이 열렸고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두 사람은 바로 그들을 이곳까지 유인해 온 전장들이다."당신들이야?""그래, 우리야. 왜? 우리가 일부러 당신들을 유인한 걸 생각지도 못했지?"청용은 마음속으로 분노했다. 정말 염구준이 알아맞힌 것을 알고 흑풍과 시간을 끌며 다른 두 사람도 왔다는 것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하하. 확실히 생각지 못했어. 하지만 날 유인하기 위해 싸우기까지 하다니, 정말 그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네."제1 전장과 제2 전
그는 자신의 부하가 상대를 유인할 때 한 사람을 유인한 건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을 유인했는지 알지 못했다.흑풍은 단번에 김이호의 목덜미를 잡았고 눈에 있던 핏발이 순간 굵어졌다."왜 세 명이 온 거야? 대체 일을 어떻게 한 거야?"김이호는 온 힘을 다해 겨우 몇 마디 대답했다."제가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했습니다.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주십시오!"염구준이 올 줄 흑풍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그래,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줄게! 다 덤벼, 가서 저 사람들을 처리해. 너희들의 능력을 보여줘!"말이 끝나기도 전, 두 사람은 이미 출동했다. 그러나 그들과 맞붙은 사람은 염구준이 아니라 청용이었다.청용은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고 홀로 두 전장의 공격을 막았다.두 전장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 흘러나왔다."실력이 왜 강해진 거야?""하하, 너희랑 맞붙을 때 어느 정도 숨기는 게 있어야지."교전 후 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흑풍의 앞으로 달려갔다.순간 오두막집 안에서 감당하지 못할 소란이 일어났다.실력을 숨긴 청용은 시간이 지나자, 호흡이 잘 맞는 두 전장을 당해낼 수 없었다.이때 주작이 창밖에서 창문을 부수고 들어왔고 번개처럼 단검 한 자루가 단번에 김이호의 가슴을 찔렀다."아!""이호야!"깜짝 놀란 말투의 한일정은 마침내 분노했다. 그리고 몸 안의 진기를 움직여 체내의 모든 세포가 홍노 상태에 들어갔다.김이호는 비교적 여위고 약했다. 날렵한 공격이 그의 장점이었지만 아쉽게도 청용과 싸울 때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주작에게 찔린 뒤 죽지 않자 그녀는 단검을 모두 밀어 넣었다.이번에는 염라대왕이 그를 원하지 않더라고 죽을 수밖에 없다!전장을 죽이자, 흑풍의 눈빛이 반짝였다.자리에 남은 한일정은 비교적 육중해 청용과 주작의 상대가 아니었다.몇 라운드가 지나자 한일정은 살점이 꽤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력은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순간 한일정은 몸을 웅크렸고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한쪽의 기둥을 부러뜨렸다. 연기 속에서 염구준은 단번에 달려나왔고 공격하려는 그 손가락이 천군만마와도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그는 바로 한일정을 향해 돌진했다.이미 의식을 잃은 한일정은 어찌 된 일인지 염구준이 오는 것을 알고 몸을 돌려막으려 팔을 뻗었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고작 두 손으로 나의 공격을 막으려 해? 헛된 망상이야!’그의 손가락은 상대방의 팔을 뚫고 미간을 찔렀다."뚫어!"염구준의 손가락은 마치 금강석으로 만들어진 드릴처럼 상대방의 머리뼈를 뚫었다. 순간 땅이 갈라지듯이 한일정의 몸이 폭발했다.펑!자홍색의 기체가 분사되었다. 그러나 이번 폭발로 인한 충격은 제3 전장과 제4 전장보다 약해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다행이야. 청용과 주작이 몸에 있는 살점을 많이 깎아내 체내의 압력이 낮아졌어. 아니면 나도 중상을 입었을 거야!"전장을 죽이고 다시 흑풍을 바라보자, 흑풍은 이미 행방을 알 수 없었다.갑자기 오두막집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순간 모든 기둥이 부러졌다!"조심해!"오두막집이 무너져 그들은 집 아래에 깔렸다.모든 사람이 폐허에서 나올 때 눈앞에 붉은빛이 나타났다. 마치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인 것 같았다."뭐야, 장난해?"벼랑 끝에 흑풍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흑풍은 공중에 떠 있있고, 붉은빛이 절벽 아래에서 전해져 흑풍의 몸으로 바로 들어갔다.그리고 매 순간마다 흑풍의 카리스마와 실력이 끊임없이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뭘 흡수하고 있지?"청용이 먼저 달려들었다. 무엇을 흡수하든 말려야 한다!말을 마치고 청용은 달려 나가 점프를 해 흑풍에게 주먹을 세게 날렸다.흑풍은 흡수를 하고 있어 청용의 공격을 막을 겨를이 없었다. 결국 몸 전체를 맞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하하,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아주 산산조각 날 거야!"염구준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다. 강자로서 그는 여전히 흑풍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고 그의 실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이때 뒤
금빛을 뿜어내자, 흑풍은 전력을 다해 막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일격을 막아내지 못했다.붉은빛은 천천히 금빛에 삼켜졌고, 사람마저도 삼켜졌다."격파!"흑풍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르며 둘러싸인 금빛을 끊었고 순조롭게 착지했다.몇 차례의 교전 끝에 흑풍은 마침내 모든 실력을 드러냈다.염구준은 눈을 살짝 흘겼다.몇 미터 뒤로 물러난 후, 염구준은 소리를 질렀다. 오른손 손목을 돌리고 앞으로 내던졌다.그리고 목표는 바로 흑풍의 머리였다!진기의 움직임에 따라 방금 그 수는 폭발적인 기세를 뿜어냈고 흑풍을 도망갈 곳이 없게 했다.흑풍도 똑똑해서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도망가지 않았다.검은 망토를 앞으로 뒤집더니 몸 전체를 덮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한 위압은 정말 대단했고 염구준도 숨겨진 모든 실력을 발휘했다.순간, 흑풍은 몸 전체가 뚫리는 것 같았다!염구준의 일격에 맞은 순간 그의 얼굴에는 의문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뭐? 설마 네 실력이 이미 반보 천인의 정점에 이르렀단 말이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흑풍은 몸 전체가 순식간에 저항력을 잃었고 강력한 힘에 의해 절벽에서 밀려나 바로 추락했다.염구준이 절벽 옆에 와서 검사할 때, 절벽 아래에는 많은 시체가 있었지만, 흑풍의 시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비록 이해되지 않았지만, 염구준은 바로 알아차렸다. 뒤에서 구토하고 있는 사람들 곁에서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상대의 미간에 떨어뜨렸다."뭐예요? 내가 왜 이러죠?""너희들은 흑풍의 환상에 걸려들었어!"바닥이 엉망진창인 것을 보고 흑풍의 행방을 묻자,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순간 염구준은 무언가 생각난 듯 서둘러 사람들에게 무너진 오두막에서 무엇을 찾아보라고 명령했다.보름이 지난 후 엘 가문은 완전히 통일되었고 각 부문도 이미 과거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이와 동시에 염구준은 집에 돌아가 새로운 위기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손씨 그룹의 사업은 비록 갈수록 커지고 있
손가을은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렇게 큰일이니, 그녀는 피해 갈 수 없었다.사무실의 문이 열렸고 염구준이 마치 신처럼 문 앞에 나타났다. 손가을은 순간 마음이 놓였다."청해 상회의 회장은 용성우 아닌가요? 언제부터 흑풍이라는 사람이 생긴 거죠?"염구준은 두 사람의 의아한 눈빛 속에, 그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 두 사람의 기운은 아주 이상했고 절대 일반적인 상회 직원이 아니다."구준 씨!"손가을은 놀란 아이처럼 염구준의 품에 안겼다."큰일이다 보니 상황을 봐서 이해해 주세요."직원은 몸을 곧게 세우고 고집 있게 말했다."조사라니요? 작은 상회에서 무슨 권리로 조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죠?"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매서운 눈빛을 뿜었다. 청해 상회뿐만 아니라 국주가 사람을 파겮도 손가을을 데려갈 수 없다."당신도 손씨 그룹 사람이에요?"손씨 그룹은 손가의 기업인데 왜 갑자기 살기등등한 사람이 나타난 건지 두 사람은 아리송했다."용성우 씨? 청해 상회 대체 무슨 상황이죠? 흑풍은 또 뭐죠?"염구준은 직접 용성우에게 연락했고, 상대는 우물쭈물했다."주군, 은둔 세가에서 청해를 인수하려 합니다. 용국의 경제적 지주인 것을 아시잖아요?"용성우가 난처하게 답했다. 그는 양쪽 모두 미움을 살 수 없었다."은둔 세가요?"염구준은 무언가 깨달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용국의 일곱 가문에 대해 다른 사람은 잘 모르지만, 그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국주는 몇 가문의 세력이 곳곳에 집중되어 있어 늘 제거하려 했다."내가 알아볼 테니 끼어들지 말아요!"염구준도 예의를 차리지 않고 바로 그들을 내쫓았다."흑풍 회장께서는...""꺼져요!"염구준은 더 이상 참지 않았고 강한 억압에 두 사람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구준 씨, 무슨 일이야?"손가을은 풀이 죽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걱정하지 마. 청해 부두에 가볼 테니 내 소식 기다려."염구준은 손가을의 이마에 진하게 키스를 한 뒤
대목이 설명했다."무슨 일이지?"염구준도 체내의 힘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오랜만에 이렇게 강한 힘을 느껴보았다.그가 직감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침 두 사람과 시선을 마주했다. 대목은 저도 몰래 살짝 후퇴했다."뭐가 무서워? 우리도 합일 전신의 실력이야. 흑풍 형님의 가장 자랑스러운 조수라고!"근육질 남자는 대목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 없어 조금 가소로웠다."철호야, 방심하지 마. 상대는 적어도 전신보다 강해."대목은 염구준의 눈빛을 살짝 피하며 엄숙하게 말했다."쳇! 다음엔 무슨 계획이야?"근육질 남자는 기다림에 흥미가 없다. 용국의 여름은 흑주보다 훨씬 더워 그는 일찍 임무를 완수하고 싶었다.염구준도 눈빛을 옮겼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손가을의 걱정을 해결하는 것이다.두 낯선 힘을 가진 사람을 조사하는 것은 이미 전용 핸드폰을 통해 주작과 현무에게 연락을 보냈다."선생님, 잠깐만요!"화물선 앞에서 용병 차림의 두 사람이 염구준을 막았다."비켜요, 내 화물선이에요!"염구준은 조금도 예의를 차리지 않고 두 용병을 밀어냈다. 용국에 나타나 그가 죽이지 않은 것도 이미 많이 봐준 것이다.염구준의 손이 두 용병에게 닿자 익숙한 힘이 그의 손끝을 따라 전해졌다."당신들 용국 황실의 호위대에요?"염구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두 용병을 보며 물었다. 그는 왜 황실 호위대 사람들이 청해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황실 호위대요?"두 용병은 염구준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분명 황실 호위대를 안중에 두지 않는 듯했다."아니에요? 그럼 죽어도 되겠네."염구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두 사람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가 청해에서 사람을 죽이는 데에 다른 사람의 승낙은 필요 없었다.쓸데없는 두 사람을 처리하고 염구준은 화물선에 뛰어올랐다. 그의 마음은 어딘가 불안했다.황실 호위대는 전문적인 수련을 거치고 있는데 왜 저 두 용병이 그런 수련을 거친 걸까? 이것은 분명 함정이다.이미 왔으니, 확인을 하려는 마음으로 염구준은 선실
킬러는 여전히 싸늘하게 웃었다.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킬러는 자폭하여 피로 물든 안개가 되었다.염구준은 방어할 겨를도 없었다. 비린내 나는 핏물이 그의 온몸에 튀었고 강대한 충격파에 그는 여러 걸음 비틀거렸다."삭골저주!"얼굴의 가려운 느낌에 염구준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이 킬러는 산 사람이 아니라 저주 무당에 의해 통제된 시체다."날 함정에 빠뜨릴 수 있는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염구준은 콧방귀를 뀌며 체내의 힘을 촉진해 고독을 천천히 체외로 빼내려 했다."그만해. 이 고독은 특별히 강화된 거야!"염구준이 반쯤 진기를 움직일 때 두 사람이 선실에 나타났다. 바로 대목과 철호였다."당신을 함정에 빠뜨릴 사람은 태어나지 않았어도 당신 가족과 손씨 그룹을 해칠 사람은 널렸어!"철호가 건방진 말투로 말했다. 그는 자신이 상처를 받은 전신보다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조심해, 반보 천인이야..."대목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철호를 잡아당겼다. 그는 자신이 눈앞의 사람의 실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저 사람이 무슨 실력이든 난 저 사람의 머리를 깨뜨릴 거야!"피를 좋아하는 철호는 대목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싸움을 즐기는 것과 멍청한 것은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였다."꺼져!"염구준은 호통을 치며 힘을 모아 가장 강한 일격을 가했다. 줄곧 안하무인이었던 철호는 그의 호통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패기! 용의 패기!"대목 역시 속으로 겁을 먹고 중얼중얼 혼잣말했다.철호와 염구준의 두 주먹이 충돌했다. 그는 팔이 약간 저리게 느껴졌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충격에 염구준의 전의가 불타올랐다.철호가 다시 손을 쓰기 전 염구준은 이미 연이어 두 주먹을 날렸고 철호는 당황하여 몇 걸음 물러서서 비틀거리고서야 멈추었다."너도 같이 덤벼!"염구준은 대목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강자의 대결은 기세에 달려 있었다.대목도 합일 전신 급의 고수였지만 염구준을 상대하니 저도 몰래 후퇴했고 염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