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싸우는 동안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염구준은 한일정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빛이 제3 전장과 제4 전장이 폭파하여 죽을 때 뿜어낸 에너지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설마?"염구준은 저도 몰래 한마디 내뱉었고 청용이 그의 입을 막았다.방금 돌을 주운 손이라 흙투성이였는데 그대로 염구준의 입을 감싸, 염구준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쉿, 조용히 하세요. 방금 소리를 냈어요!"방금 자기 행동을 생각하니 염구준도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혔다."저 제1 전장이 내뿜은 빛이 이전에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어?"주작도 발견했지만, 기억을 해내지 못했다."아, 알겠습니다. 제3 전장과 제4 전장이에요. 이것도 그럼 홍노가 아닙니까?""홍노는 짧은 시간 내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공격력이 두 배로 증가해. 내가 보기엔 그들끼리 싸울때 전력을 다하지 않거나 아예 상대를 죽여 상대의 위치를 대체하려 할 거야!""그게 제일 좋겠네요. 두 사람이 서로 싸우면 우리는 마지막에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어요!"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날이 어두워졌고 사방이 고요해 제2 전장은 이미 그들의 말을 들었다!전투 중, 김이호는 필사적으로 한일정에게 눈치를 줬지만 반 홍노 상태의 약점은 바로 이런 세부 사항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는 눈앞의 짜증 나는 원숭이를 죽일 생각만 하고 있어 상대의 눈치를 볼 겨를이 없었다."정말 둔하기 짝이 없네!"김이호는 몸을 흔들며 한 손으로 상대의 옷깃을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몸 전체가 순식간에 날아올랐고 한일정의 머리 위로 날아간 후 무슨 수를 썼는지 두 다리를 약간 벌리고 몸 전체를 빠르게 아래로 추락시켰다.그리고 마침 한일정의 목에 올라탔다.가벼워 보이는 이 행동에 한일정은 결국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이 멍청이야, 졌지?""지긴 무슨, 내가 널 끝낼 거야!"커다란 손바닥이 몸을 타고 위로 올라가 김이호의 다리 옆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대의 다
제2 전장은 후다닥 도망갔다.그리고 염구준은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전주님, 도망갔는데 쫓아갈까요?""쫓아!""안 돼요!"두 사람이 쫓아가려고 할 때 주작은 일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왜 자리에서 해결하지 않고 굳이 이곳을 떠나려 했을까? 이길 수 없어서 도망가려는 걸까?주작의 의심에 염구준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특히 김이호의 눈빛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본 것 같았다."함정이 있어도 우리는 가야 해. 그들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흑풍이 있을 거야. 그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반드시 그들의 거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큰 힘을 들이지 않을 거야!""전신, 그들의 거처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니 먼저 한번 탐사를 해야지 않나요? 이렇게 경솔하게 찾아가면 손해를 볼 겁니다!"염구준은 씨익 웃으면서 청용의 어깨를 토닥였다. 신비로운 미소를 지은 뒤 그는 걸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미 안배해 놓았어!""안배했다고요? 무슨 말씀이세요?"그들은 두 전장을 바짝 따라갔다. 길에서 염구준은 상대가 그들이 따라가고 있는 것을 안다고 더 확신했다. 그래서 상대는 전력을 다해 거처로 향해갔다.그러나 뒤에 있는 제1 전장은 멍청하고 육중한 코뿔소처럼 끊임없이 목표물을 추격했다.반시간이 지났고 어둠 속에서 그들은 얼마나 달렸는지 모른다. 원래 자리에서 떠난 후 염구준은 줄곧 북쪽으로 추격했다.큰 산을 넘어 산꼭대기에 도착하자 눈앞의 장면에 그들은 놀라고 말았다."뭐예요? 영화도 아니고 벼랑 끝에 집을 짓다니, 무슨 뜻이죠?"앞을 바라보니 산꼭대기의 가장자리에 목재로 지은 집이 있었다. 집은 아주 컸고 2층 높이에 산의 뒤편에 있었다.이곳에 와서 집을 보는 순간 등에서 차가운 기운이 밀려와 등뼈가 몹시 아팠다."어휴, 외진 곳에 있는 걸 보니 별로 좋은 곳은 아니네요."두 전장은 서로 싸우면서 낡은 오두막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후 순식간에 인기척이 없었다.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염구준은 들어가 조사를 하려
"아!"염구준의 마음은 복잡했다. 다시 오두막집에 시선을 돌렸을 때 청용은 이미 사라졌고 그는 자꾸 청용에게 사고가 났다고 느꼈다."빨리 가자!"염구준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보고 주작도 온 힘을 다해 앞으로 향했다.드디어 두 사람은 산 뒤의 절벽에서 오두막집의 반대편으로 돌아왔다.그러나 그들이 반대편으로 온 후 눈앞의 장면을 보고 염구준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절벽 끝 오두막집 아래에 수십 명의 시체가 걸려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오래되어 시체들은 모두 풍화되어 미라와 같았다. 절벽 아래에는 붉은 빛이 감돌았는데 마치 시체에서 흘러내린 피처럼 보였다.메스꺼움을 참으며 두 사람은 바로 방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지붕 위로 올라왔다.청용은 방안에서 깨어났다. 방금 무언가에 맞았는지 순간 쓰러지고 말았다.그가 눈을 떴을 때, 해골과도 같은 얼굴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진 그 몸은 정말 너무 무서웠다.오랜 세월 전투를 해온 청용도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몇 발짝 물러섰다."당신 누구야?""뭐?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나한테 묻는 거야?"청용은 헤헤 웃어 보였다. 그가 어떻게 상대를 모를 리가 있을까? 그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빠져나갈 계획을 생각했다."그래, 미안해. 실례했으니 먼저 갈게."막 떠나려는데 손발이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움직일 수 있지만 5미터를 벗어나지 못했다."당신, 대체 무슨 뜻이야?"바로 이때 다른 방의 문이 열렸고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두 사람은 바로 그들을 이곳까지 유인해 온 전장들이다."당신들이야?""그래, 우리야. 왜? 우리가 일부러 당신들을 유인한 걸 생각지도 못했지?"청용은 마음속으로 분노했다. 정말 염구준이 알아맞힌 것을 알고 흑풍과 시간을 끌며 다른 두 사람도 왔다는 것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하하. 확실히 생각지 못했어. 하지만 날 유인하기 위해 싸우기까지 하다니, 정말 그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네."제1 전장과 제2 전
그는 자신의 부하가 상대를 유인할 때 한 사람을 유인한 건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을 유인했는지 알지 못했다.흑풍은 단번에 김이호의 목덜미를 잡았고 눈에 있던 핏발이 순간 굵어졌다."왜 세 명이 온 거야? 대체 일을 어떻게 한 거야?"김이호는 온 힘을 다해 겨우 몇 마디 대답했다."제가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했습니다.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주십시오!"염구준이 올 줄 흑풍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그래,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줄게! 다 덤벼, 가서 저 사람들을 처리해. 너희들의 능력을 보여줘!"말이 끝나기도 전, 두 사람은 이미 출동했다. 그러나 그들과 맞붙은 사람은 염구준이 아니라 청용이었다.청용은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고 홀로 두 전장의 공격을 막았다.두 전장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 흘러나왔다."실력이 왜 강해진 거야?""하하, 너희랑 맞붙을 때 어느 정도 숨기는 게 있어야지."교전 후 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흑풍의 앞으로 달려갔다.순간 오두막집 안에서 감당하지 못할 소란이 일어났다.실력을 숨긴 청용은 시간이 지나자, 호흡이 잘 맞는 두 전장을 당해낼 수 없었다.이때 주작이 창밖에서 창문을 부수고 들어왔고 번개처럼 단검 한 자루가 단번에 김이호의 가슴을 찔렀다."아!""이호야!"깜짝 놀란 말투의 한일정은 마침내 분노했다. 그리고 몸 안의 진기를 움직여 체내의 모든 세포가 홍노 상태에 들어갔다.김이호는 비교적 여위고 약했다. 날렵한 공격이 그의 장점이었지만 아쉽게도 청용과 싸울 때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주작에게 찔린 뒤 죽지 않자 그녀는 단검을 모두 밀어 넣었다.이번에는 염라대왕이 그를 원하지 않더라고 죽을 수밖에 없다!전장을 죽이자, 흑풍의 눈빛이 반짝였다.자리에 남은 한일정은 비교적 육중해 청용과 주작의 상대가 아니었다.몇 라운드가 지나자 한일정은 살점이 꽤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력은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순간 한일정은 몸을 웅크렸고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한쪽의 기둥을 부러뜨렸다. 연기 속에서 염구준은 단번에 달려나왔고 공격하려는 그 손가락이 천군만마와도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그는 바로 한일정을 향해 돌진했다.이미 의식을 잃은 한일정은 어찌 된 일인지 염구준이 오는 것을 알고 몸을 돌려막으려 팔을 뻗었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고작 두 손으로 나의 공격을 막으려 해? 헛된 망상이야!’그의 손가락은 상대방의 팔을 뚫고 미간을 찔렀다."뚫어!"염구준의 손가락은 마치 금강석으로 만들어진 드릴처럼 상대방의 머리뼈를 뚫었다. 순간 땅이 갈라지듯이 한일정의 몸이 폭발했다.펑!자홍색의 기체가 분사되었다. 그러나 이번 폭발로 인한 충격은 제3 전장과 제4 전장보다 약해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다행이야. 청용과 주작이 몸에 있는 살점을 많이 깎아내 체내의 압력이 낮아졌어. 아니면 나도 중상을 입었을 거야!"전장을 죽이고 다시 흑풍을 바라보자, 흑풍은 이미 행방을 알 수 없었다.갑자기 오두막집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순간 모든 기둥이 부러졌다!"조심해!"오두막집이 무너져 그들은 집 아래에 깔렸다.모든 사람이 폐허에서 나올 때 눈앞에 붉은빛이 나타났다. 마치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인 것 같았다."뭐야, 장난해?"벼랑 끝에 흑풍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흑풍은 공중에 떠 있있고, 붉은빛이 절벽 아래에서 전해져 흑풍의 몸으로 바로 들어갔다.그리고 매 순간마다 흑풍의 카리스마와 실력이 끊임없이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뭘 흡수하고 있지?"청용이 먼저 달려들었다. 무엇을 흡수하든 말려야 한다!말을 마치고 청용은 달려 나가 점프를 해 흑풍에게 주먹을 세게 날렸다.흑풍은 흡수를 하고 있어 청용의 공격을 막을 겨를이 없었다. 결국 몸 전체를 맞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하하,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아주 산산조각 날 거야!"염구준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다. 강자로서 그는 여전히 흑풍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고 그의 실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이때 뒤
금빛을 뿜어내자, 흑풍은 전력을 다해 막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일격을 막아내지 못했다.붉은빛은 천천히 금빛에 삼켜졌고, 사람마저도 삼켜졌다."격파!"흑풍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르며 둘러싸인 금빛을 끊었고 순조롭게 착지했다.몇 차례의 교전 끝에 흑풍은 마침내 모든 실력을 드러냈다.염구준은 눈을 살짝 흘겼다.몇 미터 뒤로 물러난 후, 염구준은 소리를 질렀다. 오른손 손목을 돌리고 앞으로 내던졌다.그리고 목표는 바로 흑풍의 머리였다!진기의 움직임에 따라 방금 그 수는 폭발적인 기세를 뿜어냈고 흑풍을 도망갈 곳이 없게 했다.흑풍도 똑똑해서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도망가지 않았다.검은 망토를 앞으로 뒤집더니 몸 전체를 덮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한 위압은 정말 대단했고 염구준도 숨겨진 모든 실력을 발휘했다.순간, 흑풍은 몸 전체가 뚫리는 것 같았다!염구준의 일격에 맞은 순간 그의 얼굴에는 의문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뭐? 설마 네 실력이 이미 반보 천인의 정점에 이르렀단 말이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흑풍은 몸 전체가 순식간에 저항력을 잃었고 강력한 힘에 의해 절벽에서 밀려나 바로 추락했다.염구준이 절벽 옆에 와서 검사할 때, 절벽 아래에는 많은 시체가 있었지만, 흑풍의 시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비록 이해되지 않았지만, 염구준은 바로 알아차렸다. 뒤에서 구토하고 있는 사람들 곁에서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상대의 미간에 떨어뜨렸다."뭐예요? 내가 왜 이러죠?""너희들은 흑풍의 환상에 걸려들었어!"바닥이 엉망진창인 것을 보고 흑풍의 행방을 묻자,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순간 염구준은 무언가 생각난 듯 서둘러 사람들에게 무너진 오두막에서 무엇을 찾아보라고 명령했다.보름이 지난 후 엘 가문은 완전히 통일되었고 각 부문도 이미 과거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이와 동시에 염구준은 집에 돌아가 새로운 위기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손씨 그룹의 사업은 비록 갈수록 커지고 있
손가을은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렇게 큰일이니, 그녀는 피해 갈 수 없었다.사무실의 문이 열렸고 염구준이 마치 신처럼 문 앞에 나타났다. 손가을은 순간 마음이 놓였다."청해 상회의 회장은 용성우 아닌가요? 언제부터 흑풍이라는 사람이 생긴 거죠?"염구준은 두 사람의 의아한 눈빛 속에, 그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 두 사람의 기운은 아주 이상했고 절대 일반적인 상회 직원이 아니다."구준 씨!"손가을은 놀란 아이처럼 염구준의 품에 안겼다."큰일이다 보니 상황을 봐서 이해해 주세요."직원은 몸을 곧게 세우고 고집 있게 말했다."조사라니요? 작은 상회에서 무슨 권리로 조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죠?"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매서운 눈빛을 뿜었다. 청해 상회뿐만 아니라 국주가 사람을 파겮도 손가을을 데려갈 수 없다."당신도 손씨 그룹 사람이에요?"손씨 그룹은 손가의 기업인데 왜 갑자기 살기등등한 사람이 나타난 건지 두 사람은 아리송했다."용성우 씨? 청해 상회 대체 무슨 상황이죠? 흑풍은 또 뭐죠?"염구준은 직접 용성우에게 연락했고, 상대는 우물쭈물했다."주군, 은둔 세가에서 청해를 인수하려 합니다. 용국의 경제적 지주인 것을 아시잖아요?"용성우가 난처하게 답했다. 그는 양쪽 모두 미움을 살 수 없었다."은둔 세가요?"염구준은 무언가 깨달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용국의 일곱 가문에 대해 다른 사람은 잘 모르지만, 그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국주는 몇 가문의 세력이 곳곳에 집중되어 있어 늘 제거하려 했다."내가 알아볼 테니 끼어들지 말아요!"염구준도 예의를 차리지 않고 바로 그들을 내쫓았다."흑풍 회장께서는...""꺼져요!"염구준은 더 이상 참지 않았고 강한 억압에 두 사람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구준 씨, 무슨 일이야?"손가을은 풀이 죽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걱정하지 마. 청해 부두에 가볼 테니 내 소식 기다려."염구준은 손가을의 이마에 진하게 키스를 한 뒤
대목이 설명했다."무슨 일이지?"염구준도 체내의 힘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오랜만에 이렇게 강한 힘을 느껴보았다.그가 직감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침 두 사람과 시선을 마주했다. 대목은 저도 몰래 살짝 후퇴했다."뭐가 무서워? 우리도 합일 전신의 실력이야. 흑풍 형님의 가장 자랑스러운 조수라고!"근육질 남자는 대목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 없어 조금 가소로웠다."철호야, 방심하지 마. 상대는 적어도 전신보다 강해."대목은 염구준의 눈빛을 살짝 피하며 엄숙하게 말했다."쳇! 다음엔 무슨 계획이야?"근육질 남자는 기다림에 흥미가 없다. 용국의 여름은 흑주보다 훨씬 더워 그는 일찍 임무를 완수하고 싶었다.염구준도 눈빛을 옮겼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손가을의 걱정을 해결하는 것이다.두 낯선 힘을 가진 사람을 조사하는 것은 이미 전용 핸드폰을 통해 주작과 현무에게 연락을 보냈다."선생님, 잠깐만요!"화물선 앞에서 용병 차림의 두 사람이 염구준을 막았다."비켜요, 내 화물선이에요!"염구준은 조금도 예의를 차리지 않고 두 용병을 밀어냈다. 용국에 나타나 그가 죽이지 않은 것도 이미 많이 봐준 것이다.염구준의 손이 두 용병에게 닿자 익숙한 힘이 그의 손끝을 따라 전해졌다."당신들 용국 황실의 호위대에요?"염구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두 용병을 보며 물었다. 그는 왜 황실 호위대 사람들이 청해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황실 호위대요?"두 용병은 염구준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분명 황실 호위대를 안중에 두지 않는 듯했다."아니에요? 그럼 죽어도 되겠네."염구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두 사람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가 청해에서 사람을 죽이는 데에 다른 사람의 승낙은 필요 없었다.쓸데없는 두 사람을 처리하고 염구준은 화물선에 뛰어올랐다. 그의 마음은 어딘가 불안했다.황실 호위대는 전문적인 수련을 거치고 있는데 왜 저 두 용병이 그런 수련을 거친 걸까? 이것은 분명 함정이다.이미 왔으니, 확인을 하려는 마음으로 염구준은 선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