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트럭의 엔진 소리가 점점 커지며 거리가 바짝 좁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내와 딸이 지금 납치되어 있는데, 눈에 뵈는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염구준은 자신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듯, 엑셀을 밟았다. “이런! 차에서 뛰어내려!”뒤늦게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느낀 소대장이 외쳤다. 이렇게까지 염구준이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앞 차량에 탑승했던 소대장과 부대원들은 살기 위해 창문을 통해 몸을 내던졌다.염구준의 트럭과 아우디가 충돌했다. 아우디는 찌그러진 고철덩어리가 되어 옆으로 밀려났다. 충돌 저항력이 앞도적으로 높은 허머 트럭의 위세는 대단했다. 트럭은 충돌에도 약간 범퍼만 찌그러졌을뿐, 아주 멀쩡했다. “헉!”탈출한 사람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공포에 휩싸였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그들은 거의 폐차가 되다시피 찌그러진 저 차량과 함께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달리던 염구준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멈췄다. 앞 차량과 충돌하면서도 멈추지 않던 사람이 도대체 왜?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이들은 곧 깨달았다. 그들이 앞에 끼어드는 바람에 손가을과 염희주를 태운 차가 성공적으로 염구준의 시야에서 탈출했음을. 타이어와 도로가 마찰을 일으키며 검은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이어서 염구준이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아직 멍하니 바닥에서 못 일어난 남자들을 향해 걸어갔다. “내 아내와 딸을 어디로 데려갔지?”염구준이 살기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물었다.“놈을 죽여라!”남자들도 모두 극한의 수련을 받은 정예 주술사들이었다. 일대일은 자신이 없었지만, 한 명이 아니었기에 서로 협력한다면 분명 염구준을 쓰러뜨릴 수 있으리라 그들은 확신했다. “말 안 할 거면 죽어!”아내와 딸이 걸린 문제였다. 염구준은 평소와 달리 전혀 여유로운 상태가 아니었기에, 곧바로 반보천인의 힘을 사용해 순식간에 적들을 쓰러뜨렸다.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단 한 명, 소대장뿐이었다. 하지만 이건 그가 강해서가 아니라,
“두 분을 풀어줘!”청해시에 있는 산업 중에 손씨 그룹 소속이 아닌 산업은 매우 드물었다. 그만큼 손씨 그룹은 청해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손가을과 그의 가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주술사들은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들에겐 일반인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죽여! 하나도 남김 없이!”곤래가 망설임없이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전투라고 보기 어려운,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손가을은 자신들 때문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모습에 너무 안타까워 눈물 범벅 된 얼굴로 애원했다.“제발, 여러분. 이러지 마세요. 저희들 때문에 희생하지 말아요.”하지만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앞을 가로막았다.“우리가 이렇게 먹고 살 수 있는 게 다 누구 덕분인데,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사람들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손가을을 위로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손을 내밀어준 기업, 추운 겨울 두꺼운 이불 하나 없을 때 보내준 따스함,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기꺼이 목숨을 내놓으리라 사람들은 다짐했다.“으악!”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저항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쓰러졌다. 최소 중상, 많게는 사망, 모두 심각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은 마치 불을 만난 불나방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뛰어들고 또 뛰어들었다. 손가을을 제발 그만하라며 절규했지만, 이들은 멈출 줄 몰랐다. 염희주 또한 이들의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며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일반인, 결국 주술사들의 승리로 끝났다. 손가을과 염희주는 강제로 미리 준비된 유람선 쪽으로 끌려갔다.“젠장, 뭔 미친놈들도 아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다니!”곤래가 손에 묻은 피를 옷에 닦으며 욕을 퍼부었다. 이런 희생정신은 그와 같이 이기적인 주술사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대 이때, 염구준의 트럭이 항구 입구로 들어섰다. 그는 차를 멈춘 즉시 곧바로 유람선을 향해 날다시피 달렸다. 하지만 유람선은 이미 출발했고, 곤래는 조금씩
동시에 자동차 지붕이 날아가며 염구준이 높이 뛰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의 손에 이상한 것이 들려 있었다. 마치 앉아 있던 좌석을 뜯은 듯, 검고 네모난 무언가가 허공을 나르며 유람선과 바다로 추락하고 있는 트럭 사이에 던져졌다. 닿을 수 없는 곳에 닿기 위해, 공간을 메꿀 수 있는 디딤돌을 좌석 쿠션으로 대신한 것이다. 염구준은 허공을 뛰어오른 뒤, 유람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중간에 있는 좌석 쿠션을 한 번 더 밟아 기어이 유람선과 가까워졌다. 이제 정말 목표지가 코 닿을 거리!이 모든 과정은 그가 부두를 향해 돌진한 순간부터 미리 계획한 것이었다. “곤래 형님, 어떻게 해요? 저 미친놈이 진짜 넘어왔어요!”사람들이 당황하며 우왕좌왕거렸다. “모두 난간 쪽으로 간다! 절대로 배에 올라타지 못하게 해!”그러자 즉시 모두 난간 쪽, 염구준이 날아오고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곤래 본인은 최대한 뒤쪽, 멀리 물러섰다.“당장 막아!”긴장된 상황 속, 사람들은 곤래가 뒤로 도망간 것도 모르고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했다. 왔다! 염구준이 점점 가까워졌다. 주술사들은 일제히 경계를 풀지 않고 공격태세를 취했다. 상대는 공중에 떠 있는 불안정한 상황, 절대적으로 자신들이 유리했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가장 좋은 기회였다! “흥, 멍청이들. 내가 당해줄 것 같아?”적의 의도를 파악한 염구준이 냉소를 지었다. 이런 전술은 그에게 무의미했다. 유람선과의 거리가 좁혀지자, 염구준은 망설임없이 강력한 기운이 담긴 주먹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다.“젠장! 우리의 공격이 놈에게 닿지 않는다!”몇몇이 상황을 파악하곤 외쳤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주술사들은 한순간에 날아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이게 바로 레벨 차이!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경지!“긴말 안 하겠다. 내 아내와 딸, 풀어줘. 그러면 너희들은 온전한 시체만이라도 가져갈 수 있을 거야.”염구준이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이러면 안 되지. 말 그대로 우리가
이 모든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났다.“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염구준이 부드럽게 말하며, 손가을과 딸이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그제야 비로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제때에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둘이 주술사들의 영역에 끌려갔다면 그 짐승들이 무슨 짓 할지 몰랐다. “역시 아빠, 세상에서 제일 최고예요!”염희주가 기뻐하며 방방 뛰었다. 하지만 피가 낭자한 현장, 염구준은 혹시나 딸이 보게 될까 얼른 자제했다.“여기서 이러지 말고, 엄마랑 저쪽 가서 바다 좀 보고 있어.”양팔이 잘린 채 피 흘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어린아이에겐 너무나도 잔인했다. 손가을도 상황을 이해하고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딸을 데리고 멀찍이 떨어졌다.그렇게 잠시 뒤, 두 사람이 자리를 비우자 그제야 염구준은 얼굴을 굳히며 곤래 앞에 섰다. “자, 이제 말해. 왜 내 딸과 아내를 납치했지?”“하, 뭘 당연한 걸 물어? 널 천무산으로 유인해 죽이려고 그랬지.”곤래가 창백한 얼굴로 힘겹게 말했다.“난 너희들에게 자비를 베풀었는데, 너희는 원수로 갚는구나!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군!”염구준이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속으로 반드시 이 원한을 갚으리라 결심했다. “목숨 아까운 줄 모른다고? 그건 누가 할 소리. 너 때문에 천무산에서 키운 성충 두 마리도 죽었지, 산주님이 얼마나 노여워했는 줄 알아? 천무산을 적으로 돌린 이상, 넌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어!”어차피 죽을 목숨, 곤래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염구준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 했다. 천무산 같은 거대한 세력이 움직이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 세상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으리라!“천무산? 별 대단하지도 않는 놈들이, 소란스럽게 굴어!”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었다.“그래 어디 주둥아리 실컷 놀려. 하지만 곧 실감하게 될 거니까!”곤래는 너무 많은 피를 흘려 이제 말하는 것도 힘겨웠다. 염구준이 아무리 강해도 한 명, 혼자서는 결코 천무산을 상대할 수 없을 거라 확신했
“해독제 내놔.”염구준은 덧붙이는 말없이 바로 용건을 꺼냈다.“선생님, 같은 주술사라고 해서 서로의 독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만든 독이 아닌 이상 해독하기 어렵습니다.”한 주술사가 급하게 해명했다.“정말 방법이 없어?”염구준이 차가운 얼굴로 다시 물었다.“정말 없습니다. 타인의 만든 독을 해독할 줄 아는 주술사는 없어요. 아무리 경험이 많은 주술사가 와도 마찬가지입니다.”주술사가 확신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죽어!”염구준이 냉혹하게 말하며 남은 주술사들을 모조리 죽였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해독제를 찾을 수 없다니, 말도 안 된다. 신무 옥패에도 세상 모든 만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균형을 이룬다는 문구가 있다. 반드시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괴로워하고 있을 딸을 생각하니, 염구준은 마음이 괴로웠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이제마한테 걸려온 전화였다.“전주님, 용필의 상태는 많이 진정되었지만, 완치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의 목소리엔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그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죠.”염구준은 이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독에 중독된 딸을 떠올리며, 그는 부디 이제마가 치료할 방법이 있길 바랐다. 곧이어 유람선이 항구로 다시 돌아왔다. 염구준은 잊지 않고 사람을 불러 부두에 있는 부상자들을 모두 병원으로 옮기게 했다. 치백 병원.염구준이 잠든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독, 치료 가능할까요?”처음보는 절박한 표정, 하지만 이제마는 호언장담할 수 없었다.“치료할 수는 있지만, 못해도 일 년은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결코 그 과정도 순탄하지는 않을 겁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거예요.”불면 날아갈까, 잡으면 깨질까, 애지중지 키워온 딸이 고통스러워할 모습을 생각하니, 염구준은 가슴이 찢어졌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주술사가 만들어낸 독에 능통한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수안이었다. 염구준은 복도로
그렇게 수안의 비명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다.염구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음에 확실했다. 그는 손가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한 뒤, 곧바로 병실을 나와 무리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속은 딸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무리안, 전갈문.적의 침공을 받고 두시간, 고위층을 포함한 전갈문 사람들은 대나무 숲에 고립되었다. “문주님, 어떻게 하죠?”피투성이가 된 한 전갈문 장로가 물었다.“일단 기다려 보세요!”수안이 가부좌를 틀며 최대한 빠르게 상처를 회복하려 노력했다. 공격한 이들은 천면 가문 고수들로, 수안은 좀 전에 변장술로 위장해 접근해온 사람에 의해 옆구리에 칼로 베인 상처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이 변장술에 당한 건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전갈문 대다수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들은 익숙한 얼굴로 변장해, 순식간에 기습을 해왔다. 전면전을 할 차례도 없었다. “여기서 뭐해? 죽여주길 기다리는 거야?”이때, 한 남자가 여러 사람들을 대동한 채 크게 웃으며 대나무 숲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의 이름은 천면진, 천면색용의 아버지로 천면 가문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대나무 숲 미로를 뚫었지?”전갈문 장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대나무 숲 미로는 변화무쌍한 함정이 설치되어 있어 전갈문 제자들조차 가끔 길을 잃을 정도였다. 그런데 외부인이 무슨 수로 이 짧은 시간 내에 뚫고 들어왔을까?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하, 뭘 당연한 걸 물어? 당연히 너희 중에 우리가 심어놓은 내통자가 있으니까, 그런 거 아니겠어?”그 말을 들은 전갈문 사람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건 대부분 전갈문에 오래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배신자가 있다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이건 천면진의 함정이었다. 전투 없이, 말 한마디만으로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
염구준이 고개를 돌려 처음보는 남자, 천면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넌 또 뭐야?”그 말을 들은 천면진은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오만하게 말했다.“나? 나는 천면 가문의 천면진이다!”외부 사람들은 그를 잘 모를지라도, 무리안에선 꽤 유명한 인사였다. “그래서?”염구준이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 사실 그에겐 남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천면 가문 사람이기만 하면 됐다. “….”그의 태도에 천면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었기 때문이다. 적과 부하들이 모두 있는 곳에서 자신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그의 명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습과도 같았다. 하지만 염구준은 그러던 말던, 신경쓰지 않았다. 그에겐 두려움이 없었다. 상대가 천면 가문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자, 염구준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닥치고 전형 상태에서 어떻게 다시 정상인으로 돌릴 수 있는지나 말해.”“전형?”천면진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가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눈을 번뜩이며 염구준을 바라봤다.“너지? 내 아들을 죽이고 전형을 빼앗아 간 놈!”그는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두 눈이 핏발이 서며 살기가 넘실거렸다.아들을 죽인 원수, 결코 용서치 않으리!“빼앗아갔다고?”염구준은 그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이 정도로 뻔뻔할 수가!“그래, 빼앗아갔지. 이 날강도 같은 놈아! 감히 내 물건을 빼앗아가고도 코빼기도 안 비쳐?”천면진이 큰 소리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염구준을 향해 맹비난을 날렸다. “그래서, 어쩌라고? 원하는 게 뭔 데?”어차피 대화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상대, 염구준은 굳이 입 아프게 그와 입씨름하고 싶지 않아 말을 끊었다. 강제로 용필을 전형으로 만들어 그가 움직이게끔 만든 상대가 도리어 비난을 쏟아 내다니!“전형을 넘기고, 스스로 무공을 전폐해. 그럼 목숨만은 살려주지.”천면진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었다. 그의 가장 큰 목적은 전형을 되찾는 것이었고, 그 다음이
슥삭, 반응할 틈도 없이 무언가가 사람들 사이에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천면진의 부하들이 돌덩어리가 된 듯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어서 우르르 쓰러졌다. 이제 남은 건 처음 공격을 지시한 사람, 천면진 뿐이었다.“버러지 같은 녀석들, 시간 낭비하지 마라.”염구준이 홀로 부하들을 모두 처리하자, 천면진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렇게 강한 상대였을 줄이야!“직접 입을 열래, 아니면 내가 열게 만들어줄까?”염구준이 낮은 목소리로 위협하며 천천히 천면진에게 다가갔다.강약약강, 무리안 사람들은 강한 자에겐 약하고 약한 자에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자들에겐 굳이 자비를 베풀 이유가 없었다.“잘 생각해. 나를 건드리면 천면 가문과 전면전이야. 그땐 진짜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할 거야.”천면진은 가문을 내세워서라도 어떻게든 염구준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싶었다. “그 또한 모두 쳐부수면 그만이지.”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지금까지 그와 싸워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천면진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수단을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미 싸우기도 전에 겁부터 먹었으니, 사실상 이미 패배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역시나 그에게 주어진 것은 처참한 패배였다. 겨우 전신 경지밖에 안 된 그가 맞서기엔 염구준은 너무나도 강한 상대였다. “이제 말해!”염구준이 한 발로 그의 얼굴을 짓밟으며 차갑게 말했다.“퉷, 내가 겨우 이정도로 겁먹었을 것 같아?”천면진이 침을 내뱉으며 배짱을 부렸다. “죽이지 말고 내가 원하던 정보 알아내.”염구준이 전갈문 사람들에게 엄숙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네! 알겠습니다!”그러자 전갈문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모처럼 찾아온 복수의 기회였다. 이번 전투에 희생당한 동문 사람들을 위해, 철저히 고문하리라! 그렇게 천면진은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저 정말로 몰라요! 전형 치료은 족장님만 알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염구준이 와준 덕에 많이 진정되었기에 이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간략히 설명했다.“청해시로 돌아온 뒤, 동아리 멤버들의 가족들에게 유골을 전달하고, 가족 당 4천만 원을 위로금으로 드리려고 했어요.”“근데 방금 전에 자고 있을 때, 누군가 제 방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저를 끌고 나갔어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요.”“그리고는 저를 때려죽이는 걸로 죽은 사람들의 복수를 대신 하겠다고 했어요. 그치만 전 정말로 사람 안 죽였어요.”말을 마칠 즈음, 그녀는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염구준은 전에 남긴 증거물이 생각나 입을 열었다.“그때 촬영한 영상은? 그거라면 네가 무죄라는 걸 충분히 증명할 수 있을 거야.”이연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제가 막 핸드폰을 꺼내려고 했는데, 저 사람들이 부숴버렸어요!”그녀는 사람들의 폭력적인 행동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만약 염구준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그녀는 죽었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이 분명했다.이때, 교장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염 선생님, 저 두 사람을 놓아주는 게 어떨까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어요. 이러다간 진짜 목숨을 잃을 겁니다.”염구준은 그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여전히 그 두 사람을 붙잡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팍!곧, 그가 손을 놓자 두 사람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더는 욕설을 퍼붓지 못했다.염구준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핸드폰을 꺼내 영상 한개를 찾아 재생했다.“여러분, 이걸 보고 나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겁니다.”영상은 대장이 죽기 전에 남긴 말이었는데, 그가 당시 초상비더러 이 영상을 찍어두라고 한 이유는 이상한 취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전에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였다.여덟 명이서 함께 모험을 했는데, 이연 혼자만 살아 돌아온다면 당연히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영상이 몇 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잠시후 영상을 다 본 사람들은 전부 시선을 대장의 부모에게 돌렸다.“저희더러 모이라고 한 게 두 분이셨죠
한적한 도로를 질주하며 가속 페달을 밟은 채, 염구준은 이연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건 지난번에 진씨 가문의 고택에 갔던 일과 관련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는 염구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점쟁이가 아니니까 말이다.한편, 현재 청해시 대학교 정문은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다.백여 명에 가까운 외부인들이 학교 입구를 막고 있었고, 그 중앙에는 너덜너덜한 옷차림의 한 여학생이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머리도 엉망이었고 옷에도 핏자국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그 여학생은 다름 아닌 이연이었고, 모습을 보면 금방 폭행을 당한 것 같았는데, 만일 학교의 경비들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중상을 입을 게 뻔했다.“여러분, 제발 진정하시고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일단 대화로 해결합시다.”감정이 격해진 사람들을 보고 교장은 머리가 아파서 확성기를 들고 의미심장하게 말렸으나 그의 말은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곧 그의 말을 듣고 소리 질렀다.“난 좀 제대로 알아야겠어. 왜 여덟 명이 탐험을 떠났는데, 나머지는 다 죽고 얘 혼자만 살아돌아온 건지!”“이 년이 아이들을 죽인 게 분명해! 살인범을 처벌하라고!”“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야지! 죽여!”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은 모두 일곱 명의 사망자 친척들로, 언제든지 사고를 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불안정했다.물론 그들의 말은 전부 주관적인 추측일 뿐, 어떤 증거도 없었다.이연은 무서워 몸을 떨면서 겁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볼 뿐,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방금 전에 너무 맞아서 트라우마가 생겨서였다.“빨리 먼저 끌고 가. 아니면, 조금 있다가 경찰들이 올 테니까!”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에 열여 명 남짓한 경비들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이연이 곧 끌려갈 위기에 처했을 때, 한 대의 포르쉐가 사람들 속으로 돌진해왔다.우웅.리얼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지자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차가 옵니다, 다
염구준은 태연한 척하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마도 잘못된 것 같네. 내가 대신 손 봐줄게.”“죽고 싶어?”손가을은 작은 주먹을 쥐고 애교부리듯 그를 톡톡 쳤다.“하하하.”염구준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아내를 껴안고 향기로운 체취를 느꼈다.“구준 씨, 여기 회사야. 이러면 안 좋아.”손가을이 작은 목소리로 귀띔했다.“괜찮아. 이번에 문을 잠갔어.”그는 아내를 놓아주면서 엄지로 뒤를 가리키며 안심시켰다.“그건 무공이 성장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야. 기운이 아주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어.”방금 행동은 아내의 체내에 있는 기운을 잘 감지하기 위해서였다.“알았어.”손가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어서 질문했다.“구준 씨, 내 몸에 넣은 기운이 특별한 거 같아. 또 여분이 있어?”그녀는 체질이 많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야. 이제 없어.”염구준이 손을 양쪽으로 뻗으며 말했다.“그렇구나. 여분이 있으면 부모님들 체력에 도움이 될 거 같아 주려고 했는데 없으면 어쩔 수 없지.”손가을은 가족을 끔찍하게 생각했다.그래도 쉽게 얻을 수 없는 물건이라고 하니 강요하지는 않았다.“앞으로 신경 써서 찾아볼게. 만약 찾으면 또 가져올게.”염구준은 아내의 생각에 찬성했다.그가 하는 일들은 대부분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그러니 가족들의 몸이 건강해진다면 보물을 사용해도 아깝지 않았다.“응, 난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어.”손가을은 갑자기 생각났는지 부랴부랴 노트북 앞에 앉았다.“나도 도와줄게. 그러면 더 빨리 끝낼 수 있지.”염구준이 다가가 함께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렇게 부부는 퇴근시간까지 바쁘게 보내다가 딸을 마중하러 학교로 갔다.누구도 방해하지 않았다면 오늘 그의 삶은 더 충실했을 것이다.이어서 며칠 동안, 강호 인사들이 가끔 청해에 와서 염구준을 찾았다.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어느 날 아침, 염구준이 기상할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 전화 소리가 계속 울렸다.그것도 모르는 전화번호였다.몇 번이나
염구준이 테이블 밑에서 현금이 들어 있는 가방을 꺼내더니 지퍼를 열었다.농담할 기분이 아니었다.이놈을 찾기 위해서 요새 꽤 애를 먹었다.“정말입니까?”앞뒤 태도가 너무 달라서 진강은 일시적으로 적응되지 않았다.“그럼요. 난 딴소리를 하지 않아요. 돈은 여기 있으니까 얼마를 가져갈지는 당신들에게 달렸어요.”염구준이 현금을 가리키며 말했다.돈에 함유한 힘은 대부분 사람들이 그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염구준이 병 주고 약 주는 수법에 후배들은 경악했다.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에 이 정도까지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알겠습니다. 염 선생님이 진심으로 말씀하니 나도 사실대로 말할게요.”진강이 말할 때 계속 돈을 힐끗 쳐다봤다.이어서 그는 거록 존주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일을 전부 토로했다.모든 내용을 들어보면 양쪽에서 말한 것이 별 차이가 없었다.“염 선생님, 이게 다입니다. 대답에 만족합니까?”진강은 떠보듯 물었다.“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놨군요.”염구준은 200만 원 현금을 던지고 계속 질문했다.“거록 존주의 거주지 어디 있어요? 말만 하면 이것을 전부 드리죠.”유용한 정보야말로 가치가 있는 법이었다.“알고는 있지만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진강은 입맛을 다졌다.“꾸물거리지 말고 말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이 유용한 정보를 내놓으면 돈을 다 가져가도 된다는 뜻으로 가방을 차버렸다.이까짓 돈은 안중에도 없지만 좌천한 은세가문에 있어서는 거액의 숫자였다.“배신자 거록에게 당한 후로 우리도 그놈의 행방을 계속 주시해 왔습니다. 심지어 곁에 부하들도 놓치지 않았어요. 일단 이것을 보세요. 모두 거록이 전에 살았던 거주지입니다.”그는 세계지도를 꺼내 보였다.위에 수백 개의 붉은 점이 있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뻗어 있었다.활동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보기만 해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당신들한테 첩자가 있다면서 거록이 어디 있는지 말씀하세요. 내가 가서 당신들 대신 복수해 줄게요.”염구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 안 됩
“게다가 쇄룡산맥의 진씨는 20년 전에 멸망했어요.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염구준은 모두의 망상을 단념시키고 거록 존주에 대해 말을 꺼내려 했다.그런데 뺨을 맞은 젊은 남자가 참지 못하고 격분하며 말했다.“용의 기운을 돌려주지 않으면 당신도 도둑놈이야. 세력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는 거라고!”이런 도덕적인 유괴를 능숙하게 사용하다니 처음은 아닌 것 같았다.염구준은 이해되지 않았다.“그렇다고 치자. 나를 어쩔 건데?”“너…”젊은 남자는 말문이 막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염구준이 스스로 자신의 명성을 망가트릴 줄은 몰랐다.실력이 되지 않으니 무능한 분노만 남았다.옆에 젊은이들은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끼어들었다.“흥, 그래도 체신이 있는 분인데 내가 나가서 당신이 저지른 악행들을 죄다 알릴 거예요.”“게다가 방금 대화를 전부 녹음했어요. 인터넷에 올리면 다들 당신을 공격할 거라고요.”도덕적인 유괴가 통하지 않자 사이버폭력을 내세웠다.수법이 아주 혁신적이었다.사이버폭력 앞에서 강력한 염구준도 함부로 맞서지 못했다.하지만 그 전에 소문을 퍼트린 사람은 해결할 수 있었다.“어르신, 이것이 진씨 가문의 뜻입니까?”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본인 의지대로 행사할 권력이 있어요. 안 그렇습니까?”“아, 그럼 됐어요.”염구준은 더는 논쟁을 벌이지 않고 좋은 구경거리를 기다렸다.퍽! 퍽!갑자기 호찬이 움직이더니 젊은이들을 전부 바닥에 쓰러뜨렸다.그러나 거기서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이러다가 사람을 죽일 것 같았다.염구준과 꽤 오랫동안 함께 있어서 그의 눈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염 선생님,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사람을 죽이는 겁니까?”진강은 똥줄이 탔다.전신지상 실력으로 감히 나서서 말리지 못했다.“하, 어르신 말처럼 호찬이 하는 일은 나랑 상관없어요. 진씨 가문을 멸망시켜도 호찬의 일이지 않나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말하는 도리로 따졌다.사람이 착하면
한창 시끄러울 때 염구준이 도착했다.“당신들이 진씨 가문이에요?”밖에서 소리를 들었을 때 열댓 명이 온 줄 알았는데 다섯 사람이 말하고 있었다.“당신이 염구준이에요? 왜 이제 왔어요?”젊은 남자가 일어서서 짜증스럽게 물었다.“그럼 내가 언제 와야 됩니까?”염구준이 되물었다.이것은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빚을 독촉하는 것 같았다.“당연히 우리가 왔을 때 바로 왔어야죠.”젊은 남자가 당당하게 말했다.“여기는 청해 손씨 그룹이에요. 당신들 집인 줄 아세요?”염구준이 의자를 끌어 앉으며 병신들을 보듯 쳐다보았다.이런 인간들은 먼저 기세를 꺽어야지 아니면 답이 없었다.“이게 손님을 대하는 태도입니까?”젊은 남자가 버럭 화를 냈다.“할 말이 없으면 가세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손님은 아니죠.”염구준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무례하구나. 당장 사과해.”촤아악!젊은 남자는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뺨을 맞았다.하늘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호찬의 소리가 들렸다.“감히 염 선생님한테 무례하게 굴다니 쳐 맞아야 정신 차리지.”뺨을 맞은 젊은 남자가 얌전해지자 나머지 사람들도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노인은 일이 틀어지자 속으로 안절부절했다.“염 선생, 좋게 얘기합시다. 후배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요.”이제 나서서 만회해 보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염구준이 노인을 힐끗 쳐다봤다.“그쪽은 또 누구세요?”겁을 주려는 것이었다.그가 진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가문에 처리할 일이 남아 있었다.“진강이라고 합니다. 방금 후배들이 무례를 범했으니 대신 사과할게요.”그제야 상대방은 자세를 낮췄다.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요점만 말했으면 나도 덜렁이들과 신경전을 벌이지 않았어요.”‘덜렁이?’그 말에 젊은이들이 발끈하려다가 방금 일행이 뺨을 맞은 것이 떠올랐다.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진강은 그들이 일을 망칠까 봐 재빨리 나섰다.“염 선생님, 우리
“또 맞선다면 문씨 가문을 멸망시킬 수 있어.”염구준은 바로 무시했다.공격이 점점 더 맹렬해져서 초식마다 치명상을 날렸다.광풍이 몰아치는 것처럼 문수풍에게 공격을 퍼부었다.감히 가족을 인질로 협박하면서 허울 좋은 말을 하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문수풍은 문씨 가문을 의지하고 있지만 염구준에게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매서운 공격 앞에서 그는 마치 외줄타기에 오른 것처럼 겁에 지른 비명소리를 냈다.“안 돼. 나 죽으면…”하지만 말을 끝내기 전에 염구준이 심장에 일격을 가하여 목숨을 끊어버렸다.모든 것이 그렇게 쉬웠다.염구준은 주먹을 거두고 나머지 세 가문을 쳐다보았다.“싸우고 싶으면 지금 덤벼. 각자 찾아가서 공격할 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고.”지금 염구준의 실력이라면 그들이 전부 달려들어도 두렵지 않았다.“염 선생, 무슨 말을 합니까?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나설 리가 없습니다.”누군가 나서서 상황을 설명했다.방금 싸우는 것을 보고 염구준의 전력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잘 알았다.그러니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공격해도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왜냐면 문수풍의 실력은 5대 은세가문에서 경지가 가장 높은데 어쩌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싸우기 싫다면 문씨 가문 소재지를 알려줘.”염구준은 사전에 방비하려 했다.문씨 가문에서 정말 문수풍 말처럼 염구준의 가족을 겨냥한다면 가차 없이 멸망시킬 것이다.“문씨 가문은 여기 있습니다.”굳이 힘들게 조사할 필요 없이 누군가 나서서 위치를 알려줬다.며칠 사이에 문씨 가문의 반보천인은 두 명이 죽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참담한 손해로 가문의 기반이 휘청거렸다.하지만 염구준이 염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왜냐면 그가 나서기 전에 몇몇 은세가문에서 삼켜버렸기 때문이다.양육강식은 여전히 세상에서 살아남는 생존 법칙이었다.문수풍의 위협은 정말 우습기 그지없었다.아무리 10년을 머리를 굴려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동생 문수찬에 비해
용의 기운을 얻으려고 그를 포위하는 것은 괜찮지만 가족들을 건드린다면 선을 넘었다.“너희들이 내 가족들 습격했어?”염구준이 일행을 둘러보더니 마지막에 문수풍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가 협박하자마자 가족들이 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맞아. 내가 부하들을 보냈다. 분개하지 마라. 내가 죽으면 문씨 가문에서 미친듯이 네 가문을 공격할 것이다.”문수풍은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했다.그는 염구준이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고 믿었다.‘미친놈.’나머지 가주들이 속으로 욕을 했다.문수풍이 이런 짓을 벌이기 전에 그들과 상의하지 않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갑작스러운 습격에 그들까지 공범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이 발광하는 모습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도망친 부하에게서 들었었다.“당신들도 한패야?”염구준이 다른 가문을 쳐다봤다.“우리는 모르는 일입니다. 문수풍이 혼자서 벌인 일이에요. 우리는 용의 기운 때문에 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한 사람이 나서서 설명했다.그러자 세 가문은 참여하지 않으려고 옆으로 물러났다.“겁쟁이들!”문수풍이 경멸하면서 욕했다.마지막에 와서 마음을 바꾸다니 정말 개탄할 일이었다“강호의 일은 강호 방식으로 해결하지. 당신은 선을 넘었어.”그때 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더니 단번에 제이든을 왕구혼에게 던져버렸다.상대방의 위협은 그에게 쥐뿔도 통하지 않았다.문씨 가문이 엄청난 가문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었다.염구준이 몸을 번쩍 들어 곧바로 문수풍에게 돌진했다.“문씨 장병들! 나랑 같이 싸우자!”문수풍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이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문씨 가문에 반보천인 세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진씨 저택에서 죽고 한 사람은 임무로 파견 중이고 나머지는 문수풍이었다.1 대 1과 싸운다면 전혀 승산이 없었다.쿵!염구준은 돌진하면서 전신 경지 고수를 두 명 살해하고는 숨도 돌리지 않고 문수풍에게 달려들었다.분노의 필살기를 펼친 것이다.‘황금빛 기운? 용의 기
“돌려달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용의 기운을 진씨 가문에 돌려줘야 규칙에 부합되지.”염구준은 이 사람들이 말한 규칙에 어처구니가 없었다.지금도 용의 기운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그 당시 이들이 한 짓은 도둑놈이나 다름없는데 이제 와서 저들의 물건인 것처럼 당당하게 굴었다.이익 앞에서 모두 뻔뻔한 놈들이었다.“돌려주지 않겠다는 건가?”문수풍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방금 염구준의 말투를 통해 자신들에게 도발한다는 것을 알아챘다.4대 가문은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감히 나서서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염구준의 실력은 그들도 꺼리게 만들었다.쿵!염구준이 몸을 흔들어 기운을 폭발시키면서 앞을 가로막은 사람들을 물리쳤다.“뭘 자꾸 물어? 내 말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 용의 기운은 내 몸에 있어. 원하면 실력으로 얘기해.”손에 넣은 보물을 다시 내놓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진씨 저택에서 대결은 초상비가 늦게 도착하여 염구준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그러니 목숨으로 용의 기운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 그럼 내 동생을 죽인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 하냐?”문수풍이 매섭게 소리쳤다.문씨 가문에서 20명 넘는 정예병을 보냈는데 결국 3명이 돌아오고 반보천인 고수까지 잃어버려서 속에서 천불이 났다.아주 큰 손해를 본 것이다.문수풍의 말은 몇몇 가문을 끌어들여 함께 염구준을 상대하려는 뜻이었다.문씨 가문의 실력으로 그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웃겨. 그놈들이 나를 죽이려 해서 정당방위로 죽인 것인데 어떻게 갚겠다는 거야? 특히 문수찬은 나랑 손을 잡자면서 결국 배신했어. 죽어 마땅해.”염구준은 언성을 높이며 기운으로 문수풍을 제압했다.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염구준은 두렵지 않았다.이곳은 청해, 그의 영역이니 외부인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기세로 제압하자 왕구혼이 다급하게 나서서 말렸다.“두 분, 여기까지 하고 나중에 다시 상의합시다.”염구준은 그가 초대한 것인데 정말 싸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