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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그렇게 수안의 비명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다.

염구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음에 확실했다.

그는 손가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한 뒤, 곧바로 병실을 나와 무리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속은 딸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무리안, 전갈문.

적의 침공을 받고 두시간, 고위층을 포함한 전갈문 사람들은 대나무 숲에 고립되었다.

“문주님, 어떻게 하죠?”

피투성이가 된 한 전갈문 장로가 물었다.

“일단 기다려 보세요!”

수안이 가부좌를 틀며 최대한 빠르게 상처를 회복하려 노력했다.

공격한 이들은 천면 가문 고수들로, 수안은 좀 전에 변장술로 위장해 접근해온 사람에 의해 옆구리에 칼로 베인 상처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이 변장술에 당한 건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전갈문 대다수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들은 익숙한 얼굴로 변장해, 순식간에 기습을 해왔다. 전면전을 할 차례도 없었다.

“여기서 뭐해? 죽여주길 기다리는 거야?”

이때, 한 남자가 여러 사람들을 대동한 채 크게 웃으며 대나무 숲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의 이름은 천면진, 천면색용의 아버지로 천면 가문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대나무 숲 미로를 뚫었지?”

전갈문 장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대나무 숲 미로는 변화무쌍한 함정이 설치되어 있어 전갈문 제자들조차 가끔 길을 잃을 정도였다. 그런데 외부인이 무슨 수로 이 짧은 시간 내에 뚫고 들어왔을까?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하, 뭘 당연한 걸 물어? 당연히 너희 중에 우리가 심어놓은 내통자가 있으니까, 그런 거 아니겠어?”

그 말을 들은 전갈문 사람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건 대부분 전갈문에 오래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배신자가 있다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이건 천면진의 함정이었다. 전투 없이, 말 한마디만으로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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