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암부 지휘소는 강성 외곽의 은밀한 건물 안에 있었다.하지만 이때 건물 외곽에는 실탄을 장착한 국방부 사람들이 그곳을 포위하고 있었다.그들은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었다.그리고 건물 안에서는 이따금 총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다 해결하지 못했어?”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쾅 소리와 함께 검은색 지프 문이 열리고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남자는 허리춤에 검은색 군용 대검을 차고 있었다.그가 입은 군복을 보니 국방부에서의 지위가 낮지 않은 듯했다.그의 뒤, 그리고 양옆에는 두 명의 강한 기운을 가진 노인이 있었다. 두 사람에게서는 짙은 기운이 느껴졌는데 한눈에 봐도 대가급 고수였다.남자가 말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곧바로 말했다.“노 지휘관님, 강성 암부 구성원 중 7할이 지금 저희에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끝까지 저항하고 있습니다.”“흥! 우리 국방부의 명령을 감히 따르지 않는다고? 내 명령을 전해. 저항하는 놈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죽여버려!”“네!”국방부에서 건물 안에 남은 암부 구성원들을 전부 죽이려고 준비할 때, 분노에 찬 고함이 노경진의 귓가에 들렸다.“젠장! 어떤 놈이 감히 우리 암부 구성원들을 건드리는 거야?”분노에 찬 고함과 함께 살기등등한 남자가 빠르게 노경진을 향해 달려들었다.“지휘관님, 조심하세요!”옆에 있던 두 대가급 노인은 무시무시한 남자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노경진의 앞에 섰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바로 동시에 공격했다.한 명은 손바닥, 한 명은 주먹을 썼다.손바닥과 주먹이 엄청난 힘으로 그 무시무시한 남자를 막으려고 했다.그 무시무시한 남자는 쿵 소리와 함께 두 주먹을 뻗어 두 명의 대가급 노인을 상대했다.쿠구궁!파멸적인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그 일격에 2미터 넓이의 깊은 구덩이가 바닥에 생겼다. 노경진의 앞을 막았던 두 명의 대가급 5품 이상의 노인은 충격으로 인해 뒤로 10여 걸음 물러났다.그중 한 명은 충격 때문에 입에서 피를 토했다.“젠장! 너무 강해!
노경진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마자 정태웅은 큰 목청으로 욕을 내뱉었다.“협조는 무슨! 너 같은 일개 국방부 교위 따위가 감히 우리 암부를 찾아와서 난동을 부려? 내가 물을게.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건방을 떠는 거지?”그렇게 말한 뒤 정태웅은 다시 한번 빠른 속도로 노경진에게 달려들었다.“노 지휘관님, 조심하세요!”옆에 있던 수십 명의 국방부 군인들은 정태웅이 다가오자 곧바로 총을 쐈다.총알이 정태웅을 향해 곧장 날아들었다.그러나 정태웅은 총알들을 피하지 않고 공중에서 빠르게 움직여 잔영을 남겼다. 그리고 곧 오른손을 움직였고 흰색의 서늘한 빛이 정태웅의 손에 나타났다.자세히 보니 그것은 비수였다.비수는 짙은 피비린내를 내뿜고 있었고 길이는 손바닥만큼 길었다. 그것은 정태웅의 유명한 무기 설인이었다.설인은 쇠와 금, 옥을 자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날카로웠다.게다가 이 설인은 설국 황실의 보물이었는데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윤구주가 그들에게서 빼앗아 정태웅에게 준 것이었다.정태웅의 손에 들린 설인은 슉 소리와 함께 흰색 빛을 번쩍이면서 휘둘러졌다.무시무시한 흰색 빛과 함께 총을 쏘던 국방부의 십여명 되는 사람들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면서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단칼에 국방부 사람 10여 명을 죽인 뒤 정태웅은 곧장 국방부의 지휘관인 노경진을 향해 설인을 휘둘렀다.노경진은 그래도 국방부의 교위였다.정태웅이 설인을 휘두르자 노경진은 서둘러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은색의 군용 대검을 빼냈다.쾅!그는 검은 대검으로 정태웅의 일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 선택은 틀렸다.대검은 정태웅의 설인과 부딪히는 순간 바로 부러졌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엄청난 기운에 의해 노경진의 팔에 피가 흐르면서 날아갔다는 점이다.“노 지휘관님!”노경진이 정태웅의 공격을 한 번도 막지 못하자 두 명의 대가급 노인들은 곧바로 나서려고 했다.그러나 정태웅이 더 빨랐다. 그가 들고 있던 설인이 노경진의 목에 닿았다.옆에 있던 두 명의 대가는 그 광경을 보고 더는 움직이
“얘기해 봐. 서울 암부 본부 쪽에도 손을 썼어?”정태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서울 쪽이었다.민규현과 천현수가 서울에 있었기 때문이다.현재 국방부 전체가 대대적으로 암부를 상대하고 있었기에 정태웅은 몹시 걱정되었다.설인으로 위협당하고 있는 노경진은 잠깐 망설였다.“X발, 대답하지 않으면 죽일 줄 알아!”정태웅이 고함을 지르면서 노경진의 목에 설인을 더욱 깊이 댔다.“말할게요, 말할게요!”노경진은 정말로 겁이 났다.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서둘러 말했다.“솔직히 얘기하자면 제가 강성에 오기 전, 서울 지휘소 쪽은 이미 국방부에 전부 포위당한 상태였어요. 게다가 이번에 국방부에서는 백여 명의 대가급 강자를 보냈어요. 그리고 신급 강자 여러 명도 있다고 들었어요!”그 말에 정태웅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대가 백여 명에 신급 강자까지 출동했다니.“젠장, 그 악랄한 여편네! 우리 암부를 일망타진할 생각인 건가?”정태웅의 눈빛이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올랐다. 그는 지금 당장 서울로 돌아가서 민규현과 천현수를 보고 싶었다.“지휘사님, 저희도 그냥 명령에 따르는 것뿐입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노경진은 살려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국방부 교위인 노경진은 어렵게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이번에 강성 암부를 말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노경진은 이곳에서 암부 3대 지휘사 중 한 명인 정태웅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알았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그는 눈앞의 이 잔인한 사람이 자신을 한 번만 살려주길 바랐다.정태웅은 매정한 눈빛으로 노경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살려달라고? 미안하지만 우리 암부 형제들을 다치게 한 놈은 전부 죽어야 해. 너도 예외는 아니야!”그렇게 말한 뒤 정태웅은 손에 들고 있던 설인으로 노경진의 목을 찔렀다.노경진은 정태웅이 정말로 자신을 죽일 줄은 몰랐다. 그는 눈알이 튀어나오고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것처럼 입을 벌렸지만 결국에는 피바다 위에 쓰러졌다.“감... 감히 노경진 지휘관님을
“지휘사님, 소문에 따르면 우리 암부가 반역죄를 저질렀다면서요? 심지어 서울에 있는 본부도 국방부에 포위당했다던데...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암부의 여자 구성원 한 명이 눈물을 머금고 정태웅에게 물었다.살아남은 다른 이들 또한 가련한 눈빛으로 정태웅을 바라보았다.정태웅은 마음이 칼에 베이는 것 같았다.암부의 지휘사로서 그는 당연히 형제들을 보호해야 했다.그러나 암부는 반역죄를 판결받았다.그것은 국내 각지에 있는 40만 명의 암부원 전원이 수배자 신분이 되었다는 걸 의미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정태웅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다들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 테니까. 하지만 난 지금 당장 서울로 가서 큰형님과 셋째를 만나야 해.”정태웅이 말한 사람은 당연히 호존 민규현과 늑대 천현수였다.정태웅의 말을 들은 암부원들은 이내 자발적으로 나섰다.“지휘사님, 저희도 같이 가겠습니다.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생사를 함께하는 것이 저희 암부의 철칙 아닙니까? 이번에 몸이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지휘사님을 따르겠습니다!”현장에 있던 암부원들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감동했다.그러나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아니, 내 말대로 해. 너희는 일단 강성에 숨어 있어. 저하께서 돌아오신다면 우리 암부는 반드시 서울로 돌아가서 정의를 실현할 것이다!”“지휘사님...”암부원들은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정태웅이 말했다.“내 말대로 해!”결국 암부원들은 정태웅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정태웅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두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서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큰형님, 셋째야, 꼭 버텨야 해. 내가 곧 돌아갈게!”...화진, 서울.암부가 반역죄를 판결받은 뒤로 서울 전체에 계엄령이 떨어졌다.널따란 거리에는 군복 차림의 국방부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었다.같은 시각, 서울의 어느 고층 건물 밖에는 수십 대의 장갑차가 있었다. 그리고 장갑차 외에 탱크와 중무장한 군인들도 있었다.수많은 군인이 눈앞의
그 음산한 남자는 분위기가 남달랐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한 고수들이 있었다.대충 봐도 전부 대무사 이상의 고수인 듯했다. 게다가 그중 20여 명은 대가급 강자였다.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음산한 남자의 뒤에 서 있는, 각각 검은색 옷과 흰색 옷을 입은 괴짜 두 명이었다.두 사람은 표정이 없었다. 그들은 마치 지옥에서 나온 사람들처럼 생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나타난 순간, 그들에게 시선을 한 번이라도 준 사람들은 전부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그 둘은 유명전의 흑백무상이었다.음산한 남자가 유명전의 흑백무상, 그리고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한 고수들과 함께 나타나자 성제현 장군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문연석 도련님, 갑자기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문연석이라고 불린 음산한 남자는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누나의 명령을 받고 여러분의 뒤처리를 해드리기 위해서 왔습니다.”성제현은 그 말을 듣더니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괜찮습니다. 암부는 저희 국방부에서 처리할 겁니다.”“그래요? 제가 알기론 이미 몇 시간째 공격했는데 지금까지 건물 안으로 진입하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정말 우습네요!”조롱당한 성제현은 눈을 부릅뜨고 반박하려고 했다.그런데 문연석이 갑자기 손을 들었고 검은색의 명령패가 성제현에게로 날아갔다.성제현은 명령패를 보았다. 그 위에는 이황왕이라고 적혀 있었다.“제 누나가 내린 명령인데 혹시 거역하실 생각인 건 아니겠죠?”명령패를 확인한 성제현은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왕의 명령이라면 따라야죠.”말을 마친 뒤 그는 큰 손을 움직이며 모든 군인에게 말했다.“다들 내 명령에 따라 철수해!”그렇게 성제현의 명령에 따라 군인들은 질서 있게 철수하기 시작했다.다들 철수한 뒤 문연석은 그제야 음산한 눈빛으로 떠나는 군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쓸모없는 것들.”말을 마친 뒤 그는 고개를 돌려 흑백무상에게 말했다.“이곳은 여러분께 맡
선두에 선 사람은 유명전의 흑백무상이었다.괴상한 차림에 기운이 남다른 그들이 나타나자 민규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너희들은 누구야? 죽고 싶어서 여기에 온 거야?”“킥킥, 우리의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어. 너희는 암부가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것, 그거 하나만 알고 있으면 돼. 눈치가 있다면 순순히 항복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도 손을 쓰기 귀찮거든.”흰옷을 입은 백무상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네가 뭔데?”민규현은 호통을 치더니 온몸의 마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손을 쓸 것 같았다.“형님, 잠시만요! 저 사람들 영문의 사람인 것 같아요.”이때 민규현의 곁에 있던 천현수가 입을 열었다.암부에서 가장 똑똑한 천현수는 흑백무상과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처음 봤을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그는 칼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흑백무상 뒤에 있는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영문?”민규현은 그 말을 듣더니 차가운 얼굴로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맞아요. 저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은 모두 영문의 킬러들이에요. 하지만 저 두 사람은 아니에요.”천현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흑백무상을 가리켰다.영문은 화진에서 유명한 신4대 문파로 천하회, 백화궁, 약왕곡과 나란히 국내의 신4대 문파로 불렸다.영문에는 킬러들만 있었다.민규현과 천현수는 영문이 문씨 일가에 편에 설 줄은 예상치 못했다.“킥킥, 역시 암부에서 가장 똑똑한 천현수다워. 맞아. 이자들은 모두 영문의 킬러야!”백무상이 기괴하게 웃었다.“그렇다면 당신과 저 사람은 정체가 뭐야?”천현수는 싸늘한 시선으로 흑백무상을 바라보았다.백무상이 말했다.“내가 말했을 텐데. 우리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다고.”천현수는 백무상의 말을 믿지 않았다.두 사람이 들어왔을 때 천현수는 두 사람에게서 엄청나게 위험한 기운을 느꼈다.그는 두 사람이 절대 예사 인물이 아닐 거로 생각했다.천현수는 암부에 왜 저 둘과 관련된
흑무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암부 정예군 한 명을 죽이자 다른 암부원들은 깜짝 놀란 동시에 화가 났다.그들이 모두 공격하려고 할 때 민규현은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날아갔다.“내가 죽여버리겠어!”민규현이 나서자 무감정한 표정의 흑무상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암부 호존의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오늘 한 번 그 실력 구경 좀 해야겠어!”그렇게 말한 뒤 오른손을 움켜쥐자 음산한 귀신의 손이 돌연 나타났다.귀신 손은 싸늘한 음기를 띠고 있었다. 그것이 나타나자 음산한 바람이 불면서 귀기가 퍼졌다.암부 3대 지휘사 중 최고인 호존 민규현은 흑무상의 귀신 손을 상대로 호마공을 시전했다.쿵!주먹에서 강기가 퍼져나갔고 거대한 호랑이 머리의 그림자가 주먹에서 뻗어져 나갔다.컹!호마권이 귀신 손에 부딪혔고 뒤이어 폭발음이 들려왔다. 곧 무시무시한 여파로 인해 주변 유리가 전부 부서졌다. 민규현의 주먹 한 방에 흑무상은 뒤로 연달아 세 걸음 물러나게 되었다.그가 물러나자 단단한 바닥에 깊은 구멍이 세 개 생겼다.“역시 암부 호존답네. 아주 훌륭한 권법이야!”흑무상은 충격으로 물러나면서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기괴하게 웃었다.마치 강한 상대를 만나서 흥분한 듯 말이다.“자, 다시 싸우자고!”흑무상이 두 손을 움직이자 검은색의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가 오른손을 드는 순간 검은색 낫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그 낫은 사신의 낫이었다.흑무상은 낫을 갑자기 휘둘렀고 쿵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기운이 퍼져나갔다.민규현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한번 호마권을 시전했다.순간 두 사람은 서로 뒤엉켰다.민규현의 주먹은 호랑이 같았다. 그의 호마권은 양기가 엄청난 권법이었다.반대로 흑무상은 사악한 기운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가 들고 있는 사신의 낫은 매번 휘두를 때마다 엄청난 귀기가 뿜어졌다.두 사람의 전투를 지켜보던 암부원들과 천현수는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기운이 형태를 갖추게 하고 그 기운으로 힘을 쓴다니. 저 자식도 신급 강
백무상의 낫이 파괴되었다. 백무상이 몸을 움직이자 그 순간 네 명의 똑같은 사람이 나타났다.네 개의 분신이 나타나자 천현수는 경악했다.“이건... 금지술인 분신술? 이럴 수가!”화진의 금지술 중 일부는 예로부터 국고에 봉인되어 있었고 나머지 금지술은 곤륜에 봉인되어 있었다.금지술에 손을 대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했다.그런데 백무상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화진의 금지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마 국고에서 몰래 훔친 걸까?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국고에 있던 금지술을 그들에게 준 걸까?그런 생각에 천현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금지술, 사상환영살!”백무상이 차갑게 호통을 쳤다. 그가 만든 네 개의 분신이 민규현을 습격했다.오랫동안 전해지지 않은 금지술을 마주하게 된 민규현은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의 뒤에 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울부짖었다.호랑이의 울음소리에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그 소리 때문에 수십 명의 암부원과 영문의 킬러들은 피를 토했다.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멈추자 민규현의 몸이 빠르게 커지기 시작했다. 팔다리와 머리 모두 한배는 더 커졌고 동시에 그의 몸에서 청색의 모발이 자라기 시작했다. 민규현 본인이 호마가 된 듯했다.“형님이 호마의 형태를 시전했어... 이건...”호마의 형태를 띠게 된 민규현을 본 천현수는 심장이 철렁했다.호마 형태는 호마공의 궁극적인 오의였다.호마 형태를 띠게 되면 민규현은 피를 갈망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호마 형태를 띠는 순간부터 그에게는 아주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그 후유증은 바로 앞으로 수십 일 동안 내공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내공을 썼다가는 기혈이 역행하며 오장육부가 파괴된다.호마 형태를 띠게 된 민규현은 몸이 한배 이상 커졌다. 백무상이 만들어낸 네 개의 환영 앞에서 그는 벌게진 두 눈으로 살벌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리고 곧 호랑이처럼 네 개의 잔영을 향해 달려들었다.쿵쿵쿵쿵!네 번의 폭발음과 함께 백무상이 시전한 금지술인 분신환영술은 호마 형태
“예를 들어 한 나라의 몰락하면 국운이 약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래서 올바른 길을 걷고 하늘과 땅의 정기를 따르면 한 나라의 국운은 오래도록 쇠퇴하지 않는 법이야.”이 말에 장군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진동왕이 그들의 왕처럼 위대한 영웅이 되라고 올바른 길을 걸으라고 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이것만 알아도 충분해. 한 가지 더 말할 것은 귀술 수련자를 말끔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야. 이 녀석들은 국운을 삼킬 수 있기 때문이야. 가장 나쁜 놈은 정의로운 사람을 삼켜버려 무감각해지는 사람을 만들 뿐이야.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화진이 인간 지옥이 될수도 있어.”장군들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러면 이 사악한 기술을 누가 발명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악한 기운은 영으로 모일 수 없다면 첫 번째 귀신족은 어떻게 탄생한 거예요?”정태웅이 물었다.“좋은 질문이야. 이것은 구오 지존 이상의 경지와 관련된 문제이지. 구오 지존을 초월하면 극전 신급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육체는 파괴되어도 혼은 남아있거든. 이 혼은 우리의 의식을 의미하는 거야.”진동왕의 설명에 천현수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그렇군요. 왕자의 육체가 파괴되어도 그 의식이 여전히 천지 영기를 흡수할 수 있는 거면 그 방법으로 현술을 창조하여 아래 사람들에게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게 할수 있는 거잖아요.”진동왕은 흐뭇한 표정으로 천현수를 바라보았다.“아주 좋아!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는 속도가 정상 수련보다 훨씬 빠르니 귀신족도 살아있는 사람이 수련한 것이지. 그런데 일부분만 맞았어. 왕자는 육체를 잃으면 거의 수련할 수 없어. 귀술을 창조해 낸 것도 사실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수련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효과가 미미해서 오히려 아래에 있는 무인들이 수련 끝에 실력이 크게 향상된 거지. 그래서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수련의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거야. 어떤 지름길로 새려고 하지 마. 수련이란 마음을 닦는 거야. 귀신족들은 쉬운 수련을 믿고 실력
연구원들이 있는 텐트.“수장님!”윤구주를 보자마자 연구원들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들 앉아요. 저한테 너무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중대했기에 이들과 예의 차릴 겨를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요 며칠 어떤 방법을 연구해 낸 거예요? 천옥 영기가 이 정도로 이상한데 외부에 영향을 미치면 화진에 재난을 가져다주는 거 아니에요?”윤구주가 물었다.정태웅 3인에게 말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할 바에 너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천옥은 고대 신들의 전쟁 때문에 왕자들이 천술을 남용한 나머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상식적으로 천술이 가져온 영향은 결국 사라질 것이고, 만물이 회복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하지만 윤구주가 수년간 조사도 해보고 천옥에도 들어와 본 결과 영기는 진정되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워졌다.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윤구주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어 과학적 근거를 따지면서 진상을 밝혀보기로 했다.연구를 주관하는 몇몇 학자들은 윤구주에게 기기로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었다.윤구주는 전문 용어들을 잘 몰랐기에 결론만 보았다.데이터에 의하면 외부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이상 기후가 발생할 것으로 보였다.특히 현재 환경에 적응한 모든 생명체에게는 심각한 시련이 닥칠 것이다.인류 측면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여 모든 전자기기가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곳에 온 지 며칠밖에 안 되었기에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인체에 분명 좋지 않을 거예요.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신체 기능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거예요.”윤구주가 심각하게 말했다.몇몇 학자들이 요약하길 지질 재해는 인류 문명에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그래요. 서둘러 연구해 주세요. 우린 여기 오래 있지 못해요.”한편으로 진동왕은 대군들에게 이번 목적을 설명하고 있었다.“천옥에 들어온 목적은 사람을 구하기 위함이고, 이 부분은 구주왕이 책임질 거야. 우리의 임무는 이곳에 숨어있는 귀신족 잔당을
이들은 바로 윤구주 밑에 있는 장군이자 신급 고수들이었다.윤구주와 인사를 나눈 후, 멍하니 서 있는 정태웅 일행을 조롱했다.“막 도착해서 이러는 것도 정상이에요. 이틀 정도 지나면 익숙해질 거예요.”바로 이때, 한대의 중형 군용 헬리콥터가 사람들 머리 위를 지나가며 헬리콥터에 장착된 군용 카메라로 지질을 찍고 있었다.먼곳에는 한 무리의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고정밀 기기를 만지작거리며 무언가를 측정하고 있었다.정태웅 일행은 그제야 윤구주가 이미 하산해서 진영 쪽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문이 있는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중앙에는 넓은 평지가 있었다. 진동왕이 이끄는 십만 대군은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고, 이미 산골짜기에 임시 진영을 구축했다.몇만 명 전사들이 대형을 이루고 있었고, 열몇 명의 장군이 주축이 되어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전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고, 정태웅 일행은 인기척을 느끼고 하나둘 진영으로 달려갔다.정태웅 3인은 간단히 씻고 바로 지휘소로 모였다.지휘 텐트 안에는 이미 많은 인원이 모여있었고, 장군들은 뜨거운 시선으로 윤구주를 쳐다보았다.“윤구주, 서울 쪽은 어떻게 되었어?”진동왕은 서울의 변고에 관해 묻고 있었다.“일이 좀 생겼는데 전반적으로 잘 통제되고 있어요. 저도 서울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천옥으로 온 거예요.”윤구주가 말했다.“그럼 다행이네. 십만 대군들이 내 지휘를 따르긴 하지만 네가 없으니까 전혀 기운을 차리지 못하더라고. 네가 오니까 다들 정신을 차리잖아. 나까지 마음이 불안하더라고.”진동왕은 그야말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십만 대군은 선발된 정예로 화진의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대표하고 있었다.무슨 일이 생기면 그 후과는 상당히 심각했다.“아저씨도 곤륜 구역에서 수련한 분인데 겪어보지 못한 것이 없잖아요. 화진 5천 년 역사에서 고난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윤구주는 이 말로 진동왕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었다.“그래요. 그러면 저희는 계획
현관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윤구주는 모든 정신을 모아 흐르는 천지 영기를 자세히 감지했다.영기가 침적된 곳이 아니라 영기가 충족하게 안팎으로 내뿜는 곳이 바로 현관 입구였다.“찾았어. 다들 따라와.”윤구주가 발을 내딛자 뒤에 있는 일행은 멍때리다가 대오를 놓칠까 두려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따랐다.열 걸음도 채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윤구주가 사라졌다.바짝 뒤따르던 민규현도 반응하지도 못한 채 강력한 흡입력에 휘말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무슨 상황이야!”정태웅도 손을 뻗어 잡으려다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지휘사, 저희는 이제 어떡해요?”다른 사람들은 겁에 질려서 함부로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했다.“무서워할 필요가 뭐가 있어. 저하도 들어가셨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고 따라 들어가야지!”천현수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뒤따르던 열몇 명의 대장들도 소리를 외치며 앞다투어 뛰어들었다.이들은 오색찬란한 무지개 통로에 빨려 들어갔다.이들은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하늘로 솟아나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얼마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희미하게 거대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슝슝!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달아 통로를 뚫고 나와 마치 분수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쿵! 쿵! 쿵!이들은 바닥에 떨어져 어질어질한 상태에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그러다 한참을 엎드려 쉬어서야 겨우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 시각 윤구주는 바닥에 앉아 환하게 웃으면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처음이라 어지러운 게 정상이야. 사실 여기는 이미 곤륜 구역이나 마찬가지야. 다만 영기가 혼란스러워 곤륜 구역에서 배제된 것뿐이야.”윤구주는 일어나 먼지를 툭툭 털면서 소개했다.“천옥은 곤륜 지역의 은신지로 곤륜 구역에서 쫓겨난 수련자들이 이곳으로 유방 되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서 수련자들이 점점 많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들이 외계로 나갈까 봐 곤륜 구역에서 감시자를 보내기도 했어.”민규현 3인과 대장들은 그제야 이 신비로운 세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온 세계가
천옥이 위치한 곳은 세계 10대 생명 금지구역으로도 분류되었다.극단적인 기후 외에도 이곳에서는 모든 내비게이션 장치가 전부 무효화되었다.근 수백 년 동안 수많은 탐험대가 이곳을 정복하려고 금지구역까지 깊이 들어갔는데 결국 실종되거나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이제 막 진입한 대오는 이미 완전히 방향감을 잃고 말았다.윤구주가 앞에서 인도하지 않았다면 암부 3대 지휘사라도 길을 잃었을 것이다.“저하, 여긴 정말 기이한 곳이네요! 모든 내비게이션 장치도 소용없고 나침판조차 엉망이네요.”“이런 제기랄! 하늘에 왜 태양이 열 개나 있는 거야? 오로라도 있고! 여긴 도대체 어떤 곳이야!”정태웅 3인은 구시렁거리기만 했다.“그래서 내가 진북왕을 앞장세웠잖아. 구오 지존이 길을 안내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정에 빠질지 몰라. 너희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허구일 뿐 직접적인 생명 위협은 가하지 않을 거야. 제일 무서운 것은 이곳 영기가 무질서하다는 거야. 쉽게 말해 자기장이 비정상적으로 혼란스러워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기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될 거야. 게다가 자기장이 불안정해서 어떤 규칙도 적용되지 않아. 내비게이션 장비는 물론 현수오행, 풍수 변위 기술도 여기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윤구주가 설명했다.정태웅 3인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저하, 왜 진북왕은 괜찮은 거예요?”정태웅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너희는 구오 지존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 경계의 신비를 알수 없어. 이 경계가 지존 왕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곳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야. 내가 방금 말했듯이 천옥 영기가 혼란스러운 것은 영기가 너무 많아서야. 구오 지존 절정에 이르면 천지의 영기를 명확히 감지할 수 있어. 이곳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변동은 모두 영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야. 영기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 대부분 숨겨진 위험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어. 그리고 영기가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중심점이 존
“조상님! 채은 씨는 이미 안전해. 스승님이 단련시키려나 본데?”검도 도주가 직접 단련시킨다는 말에 민규현 3인은 부럽기 그지없었다.“알았어.”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소채은에게 별일 없다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조상님,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거 있어! 우리 검도도 참여하게 해주지? 진작에 종문 동맹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무슨 낯짝으로 감히 화진 무도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 조상님 한마디면 우리 검도 전원이 곤륜 구역을 벗어나 종문 동맹을 모조리 없애버릴 거야.”전화기 너머에서는 거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윤구주가 아무 말도 없이 민규현에게 눈빛을 보내자 통화는 이대로 끝났다.“저하, 저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 검도까지 나서면 정말 종문 동맹을 해결하는 건 크게 문제도 아니잖아요.”천현수가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권모술수의 달인은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너의 시야는 너무 좁아. 권모술수도 일정한 실력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하는 거야. 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 권모술수를 남용하면 화를 자초할 뿐이라고.”윤구주가 진지하게 말하자 천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종문 동맹이 내가 봤던 거와는 다른가? 그 뒤에 다른 고수도 있는 건가?’“채은이가 별일 없다는데 굳이 급해 할 필요도 없어. 지금은 예전과 달라서 잘못 움직였다간 잘못될 수도 있어. 내 계획대로 진행해.”천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윤구주가 권모술수를 쓰려는 모양이다.그는 권모술수의 길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국주가 직접 나서서 따로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이제 왕이 직접 나선다는 것은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이라 국주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저하, 그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정태웅이 질문했다.“검황도종의 선배이자 검도의 검수. 간단히 말해서 야망은 크지만 속셈이 없는 허수아비일 뿐 큰일을 이루기 어려운 사람이라
두둥!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뭘 폭파했는지 폭발음이 귀청을 찌르는 듯했다.“이런 제기랄! 난 윤구주 아버지라고! 전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세 사람은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전화기를 들고 걸어가며 조용히 경고했다.“말조심해 주세요. 저희도 당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윤구주 앞에 도착한 민규현은 전화기를 막으면서 말했다.“저하, 곤륜 구역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떤 건방진 놈이 검도의 사람이라면서 저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더라고요. 저희가 도저히 어떻게 할수가 없었어요.”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규현이 핸드폰을 건네려고 하는데 스피커폰으로 해놓으라고 했다.윤구주는 몸에 쌓인 눈을 훌훌 털어내고 천현수에게 천옥으로 출발할 준비 하자고 했다.‘대화도 해보지 않고 떠날 준비를 한다고? 설마 이미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핸드폰은 이미 스피커폰 모드로 되어있는데 검도 강자라는 사람은 핸드폰이 이미 윤구주에게 건네진 걸 모르고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병신같은 자식들! 윤구주 부하들은 왜 하나같이 멍청한 거야. 정말 짜증 나네? 윤구주, 이 망할 놈! 빨리 네 아버지 전화를 안 받아?”윤구주에게 이렇게 대드는 사람은 처음이라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동시에 상대방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 저번에 떠나면서 너희 스승님더러 너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나 보네.”윤구주의 담담한 목소리에 상대방은 멍해졌다.민규현 3인은 상대방이 긴장한 것을 느낄수 있었다.“어...”“뭐라고? 벌거벗고 15,000km를 달리게 한 게 모자랐나 봐?”민규현 3인의 표정은 순간 밝아졌다.‘글쎄 어딘가 이상하다 했어. 아까 대화를 나누면서 저하를 언급했을 때 원망이 가득했단 말이야. 이제 보니 저하에게 학대당한 거였네!’“윤구주...”“뭐라고?”“저하!”“저하가 네가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화진 북부지역에 있는 비밀 공항.윤구주 일행은 아침에 이미 천옥과 50km도 안 되는 곳에 도착했다.눈이 펑펑 내려 추운 눈 속에 고립된 윤구주는 계속 서울에서 전해지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서울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음 행동을 시작할 방법이 없었다.극도로 억제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채은의 영향을 받아 감정이 불안정한 상태였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암부 3대 지휘사는 그들의 왕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그들도 소채은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소채은은 너무나도 중요했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아무도 몰랐다.“걱정하지 마세요. 문씨 가문이 바보도 아니고 형수님을 죽였다간 별로 좋은 일도 없을 거예요.”“제가 봤을 땐 아무 일도 없거나 이미 문씨 가문에 잡혀갔을 수도 있어요.”가장 권모술수에 능한 천현수가 분석했다.“씁! 그럼 우린 왜 서울을 떠나야 하는데? 천옥에 가는 게 급하지도 않은데.”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정태웅이 구시렁거렸다.“너 바보야? 저하가 안 가는데 현문 시조가 서울에 갈수 있겠어?”“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거야?”민규현이 정태웅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그래. 서울에 남아있으면 더욱 수동적일 수밖에 없어. 저하가 이러는 것도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거라고!”천현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바로 이때, 민규현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민규현이 핸드폰을 꺼낼 때, 세 사람은 동공이 확장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핸드폰은 암부와 곤륜 구역을 연결하는 전용 핸드폰으로 곤륜 구역에서만 암부에 연락할 수 있었다. 이 선로가 설치된 이후로 곤륜 구역에서 암부와 연락한 것은 처음이었다.“곤륜 구역이에요?”정태웅이 긴장하며 물었다.암부는 곤륜 구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곤륜 구역은 전 세계와 맞먹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 역사는 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으면 이 지구에서 가장 신비로운 지역이었다.민규
바로 이때, TV에서 점심 뉴스가 방송되었다.뉴스는 왕실 대표가 직접 진행했으며 뒤쪽 화면에는 구주왕의 좌상이 비치고 있었다.화면 속에서는 윤구주가 군복을 입고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화면이 펼쳐짐에 따라 여러 장군이 좌우에 나란히 서 있었다.그 기세는 어마어마할 정도로 대단했다.화면을 통해서도 여러 장군에게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가장 강력한 것은 구주왕이었고, 그는 온몸에서 왕자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는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대세가 이미 정해진 듯한 안전감을 줬다.왕실 진행자는 구주왕의 화려한 역사를 이야기하며 과장된 표현으로 구주왕에 대한 개인적인 숭배의 감정을 드러냈다.가장 빛나는 전적으로는 혼자서 열 개국을 상대했는데 그 열 개국의 적들이 스스로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소채은은 그만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순간 그녀는 꿈처럼 느껴졌다.화진에서 오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나올까 말까 한 존재가 그녀의 남자였으니 말이다.“어? 구주네? 저 사진은 쟤가 가장 기세등등할 때 찍은 사진이거든요. 저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봐봐요. 너무 잘난 척하지 않아요?”김도현은 밥을 다 먹고 이를 쑤시며 말했다.“선배님, 윤구주를 알아요?”소채은이 놀라면서 물었다.“그럼요. 제가 쟤 아버지거든요.”김도현이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소채은은 멍을 때리고 말았다.“김씨 아니셨어요?”“아, 양아버지라고요.”소채은은 그제야 왜 그가 자신을 양딸이라고 불렀는지 알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져 얼굴이 발그레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양딸로 인정받아서 내심 기뻤다.“하하.”김도현은 피식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이 헛소리를 믿는 거야?’이런 관계 덕분에 소채은은 자연스럽게 김도현과 가까워지게 되었다.“선배님, 뉴스에서는 왜 제 스승님을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소채은은 이상하기만 했다.‘설마 사부님이...’“이것저것 의심하고 걱정하는 대신 제발 자신감 좀 가져줄래요? 제가 괜찮다면 괜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