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암부 지휘소는 강성 외곽의 은밀한 건물 안에 있었다.하지만 이때 건물 외곽에는 실탄을 장착한 국방부 사람들이 그곳을 포위하고 있었다.그들은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었다.그리고 건물 안에서는 이따금 총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다 해결하지 못했어?”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쾅 소리와 함께 검은색 지프 문이 열리고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남자는 허리춤에 검은색 군용 대검을 차고 있었다.그가 입은 군복을 보니 국방부에서의 지위가 낮지 않은 듯했다.그의 뒤, 그리고 양옆에는 두 명의 강한 기운을 가진 노인이 있었다. 두 사람에게서는 짙은 기운이 느껴졌는데 한눈에 봐도 대가급 고수였다.남자가 말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곧바로 말했다.“노 지휘관님, 강성 암부 구성원 중 7할이 지금 저희에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끝까지 저항하고 있습니다.”“흥! 우리 국방부의 명령을 감히 따르지 않는다고? 내 명령을 전해. 저항하는 놈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죽여버려!”“네!”국방부에서 건물 안에 남은 암부 구성원들을 전부 죽이려고 준비할 때, 분노에 찬 고함이 노경진의 귓가에 들렸다.“젠장! 어떤 놈이 감히 우리 암부 구성원들을 건드리는 거야?”분노에 찬 고함과 함께 살기등등한 남자가 빠르게 노경진을 향해 달려들었다.“지휘관님, 조심하세요!”옆에 있던 두 대가급 노인은 무시무시한 남자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노경진의 앞에 섰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바로 동시에 공격했다.한 명은 손바닥, 한 명은 주먹을 썼다.손바닥과 주먹이 엄청난 힘으로 그 무시무시한 남자를 막으려고 했다.그 무시무시한 남자는 쿵 소리와 함께 두 주먹을 뻗어 두 명의 대가급 노인을 상대했다.쿠구궁!파멸적인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그 일격에 2미터 넓이의 깊은 구덩이가 바닥에 생겼다. 노경진의 앞을 막았던 두 명의 대가급 5품 이상의 노인은 충격으로 인해 뒤로 10여 걸음 물러났다.그중 한 명은 충격 때문에 입에서 피를 토했다.“젠장! 너무 강해!
노경진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마자 정태웅은 큰 목청으로 욕을 내뱉었다.“협조는 무슨! 너 같은 일개 국방부 교위 따위가 감히 우리 암부를 찾아와서 난동을 부려? 내가 물을게.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건방을 떠는 거지?”그렇게 말한 뒤 정태웅은 다시 한번 빠른 속도로 노경진에게 달려들었다.“노 지휘관님, 조심하세요!”옆에 있던 수십 명의 국방부 군인들은 정태웅이 다가오자 곧바로 총을 쐈다.총알이 정태웅을 향해 곧장 날아들었다.그러나 정태웅은 총알들을 피하지 않고 공중에서 빠르게 움직여 잔영을 남겼다. 그리고 곧 오른손을 움직였고 흰색의 서늘한 빛이 정태웅의 손에 나타났다.자세히 보니 그것은 비수였다.비수는 짙은 피비린내를 내뿜고 있었고 길이는 손바닥만큼 길었다. 그것은 정태웅의 유명한 무기 설인이었다.설인은 쇠와 금, 옥을 자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날카로웠다.게다가 이 설인은 설국 황실의 보물이었는데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윤구주가 그들에게서 빼앗아 정태웅에게 준 것이었다.정태웅의 손에 들린 설인은 슉 소리와 함께 흰색 빛을 번쩍이면서 휘둘러졌다.무시무시한 흰색 빛과 함께 총을 쏘던 국방부의 십여명 되는 사람들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면서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단칼에 국방부 사람 10여 명을 죽인 뒤 정태웅은 곧장 국방부의 지휘관인 노경진을 향해 설인을 휘둘렀다.노경진은 그래도 국방부의 교위였다.정태웅이 설인을 휘두르자 노경진은 서둘러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은색의 군용 대검을 빼냈다.쾅!그는 검은 대검으로 정태웅의 일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 선택은 틀렸다.대검은 정태웅의 설인과 부딪히는 순간 바로 부러졌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엄청난 기운에 의해 노경진의 팔에 피가 흐르면서 날아갔다는 점이다.“노 지휘관님!”노경진이 정태웅의 공격을 한 번도 막지 못하자 두 명의 대가급 노인들은 곧바로 나서려고 했다.그러나 정태웅이 더 빨랐다. 그가 들고 있던 설인이 노경진의 목에 닿았다.옆에 있던 두 명의 대가는 그 광경을 보고 더는 움직이
“얘기해 봐. 서울 암부 본부 쪽에도 손을 썼어?”정태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서울 쪽이었다.민규현과 천현수가 서울에 있었기 때문이다.현재 국방부 전체가 대대적으로 암부를 상대하고 있었기에 정태웅은 몹시 걱정되었다.설인으로 위협당하고 있는 노경진은 잠깐 망설였다.“X발, 대답하지 않으면 죽일 줄 알아!”정태웅이 고함을 지르면서 노경진의 목에 설인을 더욱 깊이 댔다.“말할게요, 말할게요!”노경진은 정말로 겁이 났다.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서둘러 말했다.“솔직히 얘기하자면 제가 강성에 오기 전, 서울 지휘소 쪽은 이미 국방부에 전부 포위당한 상태였어요. 게다가 이번에 국방부에서는 백여 명의 대가급 강자를 보냈어요. 그리고 신급 강자 여러 명도 있다고 들었어요!”그 말에 정태웅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대가 백여 명에 신급 강자까지 출동했다니.“젠장, 그 악랄한 여편네! 우리 암부를 일망타진할 생각인 건가?”정태웅의 눈빛이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올랐다. 그는 지금 당장 서울로 돌아가서 민규현과 천현수를 보고 싶었다.“지휘사님, 저희도 그냥 명령에 따르는 것뿐입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노경진은 살려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국방부 교위인 노경진은 어렵게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이번에 강성 암부를 말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노경진은 이곳에서 암부 3대 지휘사 중 한 명인 정태웅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알았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그는 눈앞의 이 잔인한 사람이 자신을 한 번만 살려주길 바랐다.정태웅은 매정한 눈빛으로 노경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살려달라고? 미안하지만 우리 암부 형제들을 다치게 한 놈은 전부 죽어야 해. 너도 예외는 아니야!”그렇게 말한 뒤 정태웅은 손에 들고 있던 설인으로 노경진의 목을 찔렀다.노경진은 정태웅이 정말로 자신을 죽일 줄은 몰랐다. 그는 눈알이 튀어나오고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것처럼 입을 벌렸지만 결국에는 피바다 위에 쓰러졌다.“감... 감히 노경진 지휘관님을
“지휘사님, 소문에 따르면 우리 암부가 반역죄를 저질렀다면서요? 심지어 서울에 있는 본부도 국방부에 포위당했다던데...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암부의 여자 구성원 한 명이 눈물을 머금고 정태웅에게 물었다.살아남은 다른 이들 또한 가련한 눈빛으로 정태웅을 바라보았다.정태웅은 마음이 칼에 베이는 것 같았다.암부의 지휘사로서 그는 당연히 형제들을 보호해야 했다.그러나 암부는 반역죄를 판결받았다.그것은 국내 각지에 있는 40만 명의 암부원 전원이 수배자 신분이 되었다는 걸 의미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정태웅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다들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 테니까. 하지만 난 지금 당장 서울로 가서 큰형님과 셋째를 만나야 해.”정태웅이 말한 사람은 당연히 호존 민규현과 늑대 천현수였다.정태웅의 말을 들은 암부원들은 이내 자발적으로 나섰다.“지휘사님, 저희도 같이 가겠습니다.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생사를 함께하는 것이 저희 암부의 철칙 아닙니까? 이번에 몸이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지휘사님을 따르겠습니다!”현장에 있던 암부원들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감동했다.그러나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아니, 내 말대로 해. 너희는 일단 강성에 숨어 있어. 저하께서 돌아오신다면 우리 암부는 반드시 서울로 돌아가서 정의를 실현할 것이다!”“지휘사님...”암부원들은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정태웅이 말했다.“내 말대로 해!”결국 암부원들은 정태웅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정태웅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두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서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큰형님, 셋째야, 꼭 버텨야 해. 내가 곧 돌아갈게!”...화진, 서울.암부가 반역죄를 판결받은 뒤로 서울 전체에 계엄령이 떨어졌다.널따란 거리에는 군복 차림의 국방부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었다.같은 시각, 서울의 어느 고층 건물 밖에는 수십 대의 장갑차가 있었다. 그리고 장갑차 외에 탱크와 중무장한 군인들도 있었다.수많은 군인이 눈앞의
그 음산한 남자는 분위기가 남달랐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한 고수들이 있었다.대충 봐도 전부 대무사 이상의 고수인 듯했다. 게다가 그중 20여 명은 대가급 강자였다.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음산한 남자의 뒤에 서 있는, 각각 검은색 옷과 흰색 옷을 입은 괴짜 두 명이었다.두 사람은 표정이 없었다. 그들은 마치 지옥에서 나온 사람들처럼 생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나타난 순간, 그들에게 시선을 한 번이라도 준 사람들은 전부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그 둘은 유명전의 흑백무상이었다.음산한 남자가 유명전의 흑백무상, 그리고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한 고수들과 함께 나타나자 성제현 장군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문연석 도련님, 갑자기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문연석이라고 불린 음산한 남자는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누나의 명령을 받고 여러분의 뒤처리를 해드리기 위해서 왔습니다.”성제현은 그 말을 듣더니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괜찮습니다. 암부는 저희 국방부에서 처리할 겁니다.”“그래요? 제가 알기론 이미 몇 시간째 공격했는데 지금까지 건물 안으로 진입하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정말 우습네요!”조롱당한 성제현은 눈을 부릅뜨고 반박하려고 했다.그런데 문연석이 갑자기 손을 들었고 검은색의 명령패가 성제현에게로 날아갔다.성제현은 명령패를 보았다. 그 위에는 이황왕이라고 적혀 있었다.“제 누나가 내린 명령인데 혹시 거역하실 생각인 건 아니겠죠?”명령패를 확인한 성제현은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왕의 명령이라면 따라야죠.”말을 마친 뒤 그는 큰 손을 움직이며 모든 군인에게 말했다.“다들 내 명령에 따라 철수해!”그렇게 성제현의 명령에 따라 군인들은 질서 있게 철수하기 시작했다.다들 철수한 뒤 문연석은 그제야 음산한 눈빛으로 떠나는 군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쓸모없는 것들.”말을 마친 뒤 그는 고개를 돌려 흑백무상에게 말했다.“이곳은 여러분께 맡
선두에 선 사람은 유명전의 흑백무상이었다.괴상한 차림에 기운이 남다른 그들이 나타나자 민규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너희들은 누구야? 죽고 싶어서 여기에 온 거야?”“킥킥, 우리의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어. 너희는 암부가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것, 그거 하나만 알고 있으면 돼. 눈치가 있다면 순순히 항복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도 손을 쓰기 귀찮거든.”흰옷을 입은 백무상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네가 뭔데?”민규현은 호통을 치더니 온몸의 마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손을 쓸 것 같았다.“형님, 잠시만요! 저 사람들 영문의 사람인 것 같아요.”이때 민규현의 곁에 있던 천현수가 입을 열었다.암부에서 가장 똑똑한 천현수는 흑백무상과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처음 봤을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그는 칼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흑백무상 뒤에 있는 100여 명의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영문?”민규현은 그 말을 듣더니 차가운 얼굴로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맞아요. 저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은 모두 영문의 킬러들이에요. 하지만 저 두 사람은 아니에요.”천현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흑백무상을 가리켰다.영문은 화진에서 유명한 신4대 문파로 천하회, 백화궁, 약왕곡과 나란히 국내의 신4대 문파로 불렸다.영문에는 킬러들만 있었다.민규현과 천현수는 영문이 문씨 일가에 편에 설 줄은 예상치 못했다.“킥킥, 역시 암부에서 가장 똑똑한 천현수다워. 맞아. 이자들은 모두 영문의 킬러야!”백무상이 기괴하게 웃었다.“그렇다면 당신과 저 사람은 정체가 뭐야?”천현수는 싸늘한 시선으로 흑백무상을 바라보았다.백무상이 말했다.“내가 말했을 텐데. 우리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다고.”천현수는 백무상의 말을 믿지 않았다.두 사람이 들어왔을 때 천현수는 두 사람에게서 엄청나게 위험한 기운을 느꼈다.그는 두 사람이 절대 예사 인물이 아닐 거로 생각했다.천현수는 암부에 왜 저 둘과 관련된
흑무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암부 정예군 한 명을 죽이자 다른 암부원들은 깜짝 놀란 동시에 화가 났다.그들이 모두 공격하려고 할 때 민규현은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날아갔다.“내가 죽여버리겠어!”민규현이 나서자 무감정한 표정의 흑무상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암부 호존의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오늘 한 번 그 실력 구경 좀 해야겠어!”그렇게 말한 뒤 오른손을 움켜쥐자 음산한 귀신의 손이 돌연 나타났다.귀신 손은 싸늘한 음기를 띠고 있었다. 그것이 나타나자 음산한 바람이 불면서 귀기가 퍼졌다.암부 3대 지휘사 중 최고인 호존 민규현은 흑무상의 귀신 손을 상대로 호마공을 시전했다.쿵!주먹에서 강기가 퍼져나갔고 거대한 호랑이 머리의 그림자가 주먹에서 뻗어져 나갔다.컹!호마권이 귀신 손에 부딪혔고 뒤이어 폭발음이 들려왔다. 곧 무시무시한 여파로 인해 주변 유리가 전부 부서졌다. 민규현의 주먹 한 방에 흑무상은 뒤로 연달아 세 걸음 물러나게 되었다.그가 물러나자 단단한 바닥에 깊은 구멍이 세 개 생겼다.“역시 암부 호존답네. 아주 훌륭한 권법이야!”흑무상은 충격으로 물러나면서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기괴하게 웃었다.마치 강한 상대를 만나서 흥분한 듯 말이다.“자, 다시 싸우자고!”흑무상이 두 손을 움직이자 검은색의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가 오른손을 드는 순간 검은색 낫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그 낫은 사신의 낫이었다.흑무상은 낫을 갑자기 휘둘렀고 쿵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기운이 퍼져나갔다.민규현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한번 호마권을 시전했다.순간 두 사람은 서로 뒤엉켰다.민규현의 주먹은 호랑이 같았다. 그의 호마권은 양기가 엄청난 권법이었다.반대로 흑무상은 사악한 기운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가 들고 있는 사신의 낫은 매번 휘두를 때마다 엄청난 귀기가 뿜어졌다.두 사람의 전투를 지켜보던 암부원들과 천현수는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기운이 형태를 갖추게 하고 그 기운으로 힘을 쓴다니. 저 자식도 신급 강
백무상의 낫이 파괴되었다. 백무상이 몸을 움직이자 그 순간 네 명의 똑같은 사람이 나타났다.네 개의 분신이 나타나자 천현수는 경악했다.“이건... 금지술인 분신술? 이럴 수가!”화진의 금지술 중 일부는 예로부터 국고에 봉인되어 있었고 나머지 금지술은 곤륜에 봉인되어 있었다.금지술에 손을 대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했다.그런데 백무상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화진의 금지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마 국고에서 몰래 훔친 걸까?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국고에 있던 금지술을 그들에게 준 걸까?그런 생각에 천현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금지술, 사상환영살!”백무상이 차갑게 호통을 쳤다. 그가 만든 네 개의 분신이 민규현을 습격했다.오랫동안 전해지지 않은 금지술을 마주하게 된 민규현은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의 뒤에 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울부짖었다.호랑이의 울음소리에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그 소리 때문에 수십 명의 암부원과 영문의 킬러들은 피를 토했다.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멈추자 민규현의 몸이 빠르게 커지기 시작했다. 팔다리와 머리 모두 한배는 더 커졌고 동시에 그의 몸에서 청색의 모발이 자라기 시작했다. 민규현 본인이 호마가 된 듯했다.“형님이 호마의 형태를 시전했어... 이건...”호마의 형태를 띠게 된 민규현을 본 천현수는 심장이 철렁했다.호마 형태는 호마공의 궁극적인 오의였다.호마 형태를 띠게 되면 민규현은 피를 갈망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호마 형태를 띠는 순간부터 그에게는 아주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그 후유증은 바로 앞으로 수십 일 동안 내공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내공을 썼다가는 기혈이 역행하며 오장육부가 파괴된다.호마 형태를 띠게 된 민규현은 몸이 한배 이상 커졌다. 백무상이 만들어낸 네 개의 환영 앞에서 그는 벌게진 두 눈으로 살벌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리고 곧 호랑이처럼 네 개의 잔영을 향해 달려들었다.쿵쿵쿵쿵!네 번의 폭발음과 함께 백무상이 시전한 금지술인 분신환영술은 호마 형태
맞는 말이었다.윤구주는 비록 설국인들을 많이 죽였지만 사실 그가 죽인 사람들 중 죽어 마땅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흑여산맥 국경 지역에서 설국의 10만 병사들은 화진의 백성들을 박해했다.그들이 어떤 의도로 그랬는지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가 모를 리가 없었다.그리고 그의 아버지 세나스도 마찬가지였다.그동안 세나스는 계속해 설국의 병력을 키우며 6년 전의 패배로 얻은 치욕을 씻으려고 화진과 전쟁을 치를 생각이었다. 세나미는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윤구주가 만약 설국 국주를 죽이지 않고 두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된다면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윤구주의 말을 들은 세나미는 충격을 받았다.“나는 항상 죽어 마땅한 사람들만 죽였어. 내가 조금 전 얘기한 사람들 중 죽이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었나? 만약 내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 날 찾아와 복수해. 하지만 명심해. 벌레만도 못한 설국이 감히 정말로 우리 화진과 전쟁을 할 생각이라면 사상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는 걸 말이야. 어쩌면 백만 명, 천만 명일 수도 있어. 심지어 나라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너도 잘 알 거야.”윤구주의 말은 칼이 되어 세나미의 마음을 사정없이 후벼팠다.이 순간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는 넋을 놓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녀는 그제야 윤구주가 한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비록 윤구주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사람이고 설국인을 2, 3만 명 가까이 죽이고 설국 국주의 목까지 베었지만, 윤구주의 말대로 설국과 화진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죽는 사람은 절대 2, 3만 명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어쩌면 백만 명, 천만 명... 심지어 모든 설국인이 죽을 수도 있었다.윤구주의 엄청난 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6년 전 설국의 백만 대군이 윤구주로 인해 낭파산에서 죽었던 걸 떠올린 순간 세나미는 정신이 문득 들었다.그녀는 멍하니 그곳에 서 있다가 갑자기 뭔가를 깨달았다.그녀
그녀는 거의 1분 가까이 넋을 놓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파란색 눈동자를 크게 뜨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지금... 지금 생사인을 그냥 없앤 거야?”“그러면 내가 뭘 하려는 건 줄로 알았는데?”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세나미에게 되물었다.세나미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윤구주가 자신의 미모에 반해서 옷을 벗으라고 한 건 줄 알았다.그런데 그는 사실 그녀의 생사인을 풀어줄 생각이었을 뿐이었다.그녀가 괜한 생각을 한 걸까?세나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다.“일단 옷부터 입어.”윤구주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세나미는 그제야 자신이 나체임을 깨닫고 서둘러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주워서 입었다.그런 뒤 그녀는 가만히 옆에 서 있었다.움직이지도 못하고 도망치지도 못했다.윤구주가 비록 그녀의 생사인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그녀를 죽이는 건 여전히 그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그러니 그녀는 감히 도망칠 수가 없었다.“왜... 왜 날 죽이지 않는 거야? 왜 날 놓아주려는 거야?”세나미는 용기를 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처음부터 널 죽일 생각이 없었거든.”윤구주의 말은 사실이었다.흑여산맥에서 세나미가 화진의 유목민들을 놓아주고 그들에게 물과 식량을 나눠주는 걸 본 순간부터 윤구주는 이미 측은지심이 생겼다.설국은 처단해야 했지만 세나미는 처단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국적이 다르니 입장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당신이 날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난 당신에게 고마워할 생각이 없어. 난 오히려 당신을 증오해!”세나미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세나미는 설국인이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심지어 윤구주는 설국의 국주의 목까지 베었다.가족의 원수이며 설국의 원수인 윤구주를 그녀가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윤구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날 증오하는 건 상관없어. 날 죽일 실력이 된다면 언제든 날 찾아와서 복수해. 하지만 지금은 한 가지 해줘야 할 일이 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
국제중재기구 출신의 두 사람이 떠난 뒤 윤구주는 다시 설국 금전으로 돌아왔다.아수라장인 설국 금전 안에서 세나미는 멍하니 서 있었다.조금 전 세나미는 국제중재기구의 사람들이 윤구주를 제압할 수 있기를 바랐다.그러나 윤구주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를 일격에 죽이는 걸 본 순간, 그녀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앞으로는 설국을 위해 나서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금전 안, 윤구주는 안으로 들어간 뒤 세나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공기 취급했다.윤구주는 과거 설국 국주가 앉았었던 의자에 앉은 뒤 세나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이리 와.”마치 하인을 부르는 듯한 태도였다.그에게 목숨을 저당 잡힌 세나미는 겁에 질린 채 윤구주의 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세나미가 얌전히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자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겉옷 벗어.”‘뭐라고?’그 말을 들은 순간 세나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었다.겉옷을 벗으라니?“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세나미는 두려운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윤구주는 짜증 난 표정이었다.“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벗으라면 벗어!”“싫어! 죽일 거면 그냥 죽여. 하지만 날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세나미는 분노 때문에 눈이 벌게졌다.한때 설국의 군신이자 설국 미래의 황후였던 그녀가 윤구주의 앞에서 옷을 벗는 치욕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그러나 윤구주는 더 설명해 주지 않았다.그가 손을 올려서 손가락을 움직이자 기운 하나가 세나미 가슴 쪽의 혈 자리에 닿았다.그 혈 자리를 눌린 세나미는 순간 온몸에서 힘이 빠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이 악마,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만약 날 모욕한다면 귀신이 되어서도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세나미가 필사적으로 울부짖어도 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손가락을 움직였고 그 순간 기운 하나가 세나미의 옷을 찢
밀라나가 다시 한번 말했다.밀라나는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랐다.그녀는 서방 제2 제국 황실 공작의 딸이었다.어렸을 때부터 유럽 교황청에서 생활한 그녀는 아시아 국가를 무시했고 그래서 아주 거만했다.밀라나는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돌려 눈앞의 윤구주를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어요. 구주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불경을 저지른다는 건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과 다름없어요! 화진은 동방의 용이라고 불리지만 아무리 강해도 세계를 적으로 돌리면 결국 망하게 될 거예요.”밀라나의 말을 듣던 윤구주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천천히 왼손을 들었고 기다란 그의 손가락은 허공에 멈췄다.손을 들어 올린 순간, 윤구주의 훤칠한 몸에서 눈부신 흰빛이 뿜어졌다.그 흰 빛은 바로 윤구주의 적선의 빛이었다.흰빛이 나타나자 어마어마한 살기가 밀라나를 둘러쌌다.“조금 전 그 말만으로도 당신은 죽어 마땅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허공에서 살짝 움직였다.그 순간 무시무시한 적선기가 지현으로 변했다.그 공격은 신도 없앨 수 있고 악마도 벨 수 있었다.그 모습을 본 순간 옆에 서 있던 레이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구주왕, 안 됩니다... 밀라나는... 밀라나는 제2 제국 프로이트 공작의 하나뿐인 딸입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이 세상에 감히 그를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촤악!빛나는 지현이 밀라나의 가슴팍을 꿰뚫었다.제2 제국 황실 출신의 밀라나는 그렇게 윤구주의 일격에 목숨을 잃었다.눈보라가 휘몰아쳤고, 운이 좋지 않았던 밀라나의 시체는 눈보라 속에서 쓰러졌다.그녀는 입을 벌리고 있었고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그런데 몇 초 사이, 그녀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눈보라 속에서 죽었다.제2 제국의 엄청난 천재가 윤구주의 일격에 죽을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게다가 상대는 국제중재기구의 일원이었다.윤구주는 밀라나를 죽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가장 처음 놀란 것은 레이였다.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칠살 절정 강자인 레이는 화들짝 놀라서 외쳤다.“어떻게... 어떻게 당신일 수가... 당신은 분명... 죽었는데?”레이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눈이 휘둥그레져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레이 님, 왜 그러세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는 레이의 모습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옆에 있던 팔이 잘린 밀라나는 궁금증이 생겼다.“저 사람은... 화진의 구주왕이에요. 6년 전 홀로 10국과 싸웠던 그자 말이에요!”레이는 윤구주의 신분을 얘기했다.‘뭐라고?’그 말에 아나스와 밀라나 모두 넋이 나갔다.구주왕?화진의 왕?윤구주를 본 아나스는 몸과 영혼 다 윤구주의 기운에 억눌린 것만 같았다.윤구주로 인해 팔이 잘린 밀라나는 안색이 종잇장처럼 창백했다.“화진의 구주왕이라고요?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요? 설마 화국이 우리 10국을, 전 세계를 속인 건가요?”아나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윤구주를 본 순간, 그들의 몸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윤구주는 온몸이 흰빛으로 둘러싸였다.조각된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국제중재기구에 날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윤구주의 목소리에 경멸이 어려 있었다.마치 국제중재기구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구주왕, 조금 전에는 저희가 무례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저희 국제중재기구는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칠살 절정인 레이는 윤구주를 본 순간 서둘러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옆에 있던 아나스와 팔이 잘린 밀라나는 레이가 윤구주를 향해 정중하게 예를 갖추자 완전히 넋이 나갔다.윤구주는 그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계속해 말했다.“국제중재기구는 아마도 설국 일 때문에 온 거겠지?”“...네.”레이는 비록 인정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국제중재기구가 왔으니 얘기해줄게. 설태현의 목은 내가 잘랐어. 설국의 백 년 국운 또한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는 그의 말이 널리 울려 퍼졌다.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세나미는 국제중재기구란 말을 듣는 순간 몸을 흠칫 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국제중재기구? 드디어 왔어!”세나미는 어두운 밤 중에 등대를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해서 금전 바깥쪽으로 달려갔다.그런데 얼마 달리지 않아 쾅 소리와 함께 부적대진의 엄청난 힘이 그녀를 튕겨냈다.세나미는 아픈 듯 앓는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서 일어났다.그녀는 분노 어린 눈빛으로 금전 위쪽에 있는 윤구주를 죽어라 노려보며 말했다.“구주왕! 당신이 얼마나 강하든 오늘 국제중재기구가 이곳에 온 이상 당신은 반드시 우리 설국을 공격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세계 각국은 국제중재기구의 힘을 믿었다.국제중재기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몇몇 제국이 연합해서 만든 기구였기 때문이다.국제중재기구가 나선다면 그 어떤 나라라도 감히 그들을 푸대접할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세계 평화를 수호한다고 하는 국제중재기구가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레이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고 하는 순간, 64개의 부적으로 이루어진 부적대진 안에서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국제중재기구? 난 당신들을 오랫동안 기다렸어.”비록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특히 레이, 아나스,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몸의 피가 들끓는 기분이 들었다.“젠장. 이 사람 엄청 강해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가장 처음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게다가 우리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이때 입을 열어 말했다.오직 레이만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부적대진을 노려보고 있었다.“우리가 국제중재기구 사람이란 걸 아시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겁니까?”그렇게 말하자 광기 어린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부적대진 안에서 들려왔다.“겨우 세 명이 국제중재기구를 대표하려고 하다니, 그러기엔 자격이 부족한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파
부적 대진의 중앙에서 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의 몸은 자줏빛 기운을 흡수하자 온몸의 피와 살, 뼈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심지어 외모도 예전보다 훨씬 더 잘생겨졌다.우우!갑자기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고 곧이어 무시무시한 코끼리의 형상이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총 9마리였다.코끼리가 9마리가 나타나자 하늘과 땅도 그 엄청난 위엄을 느낀 듯했다.윤구주가 9마리의 코끼리를 나타나게 하자 설국 금전의 바닥이 갈라지면서 금전 전체가 아래로 내려앉았다.“무슨 상황이지? 저 악마... 대체 뭘 하는 거야?”금전에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자 금전 안에 있던 세나미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금전이 뒤흔들렸고 수많은 집들이 무너지고 파괴되었다.심지어 금전 상공에서도 붕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윤구주의 등 뒤에 코끼리 9마리의 형상이 나타나는 순간, 용의 울음소리 또한 들려왔다.곧이어 9마리의 금빛 용이 윤구주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용과 코끼리가 동시에 나타나다니.물에서는 용이 최고며, 육지에서는 코끼리가 최고라고 한다.그런데 윤구주는 용과 코끼리를 동시에 불러냈다.“드디어 성공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는 순간 두 눈을 번쩍 뜨며 눈빛을 번뜩였다.쿵!그 순간 하늘과 땅이 흔들렸다.구음만상결의 수련에 드디어 성공했다.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성공한 찰나, 그의 입가에 갑자기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왔나? 잘 됐어. 너희를 이용해서 시험해 봐야겠어.”윤구주는 도도하게 말한 뒤 다시금 눈을 감았다.먼 곳, 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수련할 때 세 명의 사람이 설국 수도에 도착했다.“엄청 강한 기운이에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푸른 눈동자는 금전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다들 저길 봐요. 저게 뭐죠?”아나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설국 금전 쪽에 아주 거대한 부적 대진이 설국 금전을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부적? 저건 화진의 술법이에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요염한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설국 수도에 남아있는 건 분명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그런 걸 테니까 말이야. 우리는 그냥 여기서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조급해할 이유가 없어.”염수천의 말을 듣자 박천후는 그제야 입을 다물고 더 질문하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다.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세 명의 강한 절정 기운이 갑자기 박천후의 신해 속에 나타났다.똑같이 절정 강자인 박천후는 허공에서 나타난 절정 강자들의 기운에 안색이 급격히 달라졌다.“강자가 왔어. 다들 경계해!”박천후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수많은 병사들이 곧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박천후의 옆, 눈밭에서 앉아 있던 염수천은 이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무홍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었다.하늘에서 세 명의 사람이 아주 빠른 속도로 설국의 낙일성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세 사람을 본 순간 염수천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싸늘한 살기를 드러내며 말했다.“준절정 세 명이야.”“세 사람의 실력은 아마 우리보다 약하진 않을 거야.”염수천은 차가운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어떡하지? 설국에서 부른 지원군일 것 같은데 지금 바로 저 세 명을 공격할까?”박천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세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그에게 있어 윤구주를 해치려는 사람은 전부 죽어 마땅했다.“조급해하지 마. 저 세 사람은 설국인이 아닌 것 같아. 게다가 저하께서는 출발하기 전 우리에게 멋대로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리셨어.”염수천이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박천후는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그러면 저 빌어먹을 놈들이 우리 저하를 상대하는 걸 그냥 지켜봐야만 해?”“그들에게 그럴 실력이 있겠어?”염수천은 비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는 박천후의 어깨를 토닥였다.“박천후,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홀로 설국으로 가서 그들을 공격한 이유는 다른 나라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니까. 그러니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든, 감히 우리 저하를 공격하려고 한다면 모두 죽게 될 거야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