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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그의 입에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이 다 나오다니. 해가 서쪽에서 뜰 노릇이다.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동생의 모습에 그녀는 가슴이 아파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석아, 네가 가혜 씨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하는데. 하지만 가혜 씨 마음도 헤아려야 하는 거 아니니?”

“가혜 씨가 너한테 마음이 없다면 네가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건 오히려 가혜 씨한테 미움만 더 사게 될 거야.”

그런 건가? 내가 지금 소란을 피우고 있는 건가?

왜 다들 내가 소란을 피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정가혜 그 여자가 먼저 날 화나게 한 건데 말이다.

“누나. 가혜 씨가 나한테 이러는 건 내가 싫어서 그런 걸까요?”

그 말에 그녀는 흠칫했다.

바보 같은 동생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아직 구별이 잘 안되나보다.

그동안 사귀었던 여자 친구한테는 마음을 줘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 겨우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 물음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정가혜와 만난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이 어떤지는 이승연도 잘 몰랐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더 이상 정가혜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동생을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

“이연석.”

그녀는 그를 부축하며 말을 이어갔다.

“일단 집에 가자. 가혜 씨한테는 내가 물어볼게. 너에 대한 마음이 어떤 건지. 여전히 널 좋아하고 있다면 설득해 볼게. 하지만 너에 대해 마음을 접었다면 너도 나랑 약속해. 다시는 찾아가지 않겠다고.”

겉으로는 순순히 고개를 숙였지만 속으로는 그녀가 좋든 싫든 절대 놓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한편, 정가혜는 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송사월을 보러 갔다.

그녀는 어젯밤에 이연석과 심형진이 싸운 일에 대해 송사월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다. 그저 병원에 일이 있어서 심형진이 먼저 서울로 돌아갔다는 핑계만 댔다.

송사월은 그 말에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주서희가 혼인신고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정가혜와 함께 쇼핑몰로 가서 주서희에게 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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