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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서희야, 나 정말 아파...”

주서희 위에 올라타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지고 떨리기 시작했다.

“아프면 나를 놔요!”

“거기가 아픈 게 아니야.”

소준섭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위로 가져갔다.

“여기가 아파.”

주서희의 얼굴을 바라볼 때, 깊게 파인 눈에서 슬픔이 서서히 드러났다.

“서희야, 너랑 결혼하려고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정말 거의 죽을 뻔했어.”

“그런데 넌 날 속이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러 갔지. 내가 얼마나 아픈지 네가 알기나 해?”

말을 마친 후, 소준섭은 피로 범벅이 된 다른 손으로 주서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내가 막지 않았다면, 넌 지금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겠지?”

주서희는 고개를 돌려 그의 손길을 피했고, 눈에는 혐오와 증오가 가득했다.

남자의 가늘고 약한 손가락이 공중에서 몇 초간 멈춘 후, 갑자기 주서희의 뺨을 꽉 잡았다.

“서희야, 우리 약속했잖아. 내가 소 씨 집안 사람들을 설득하기만 하면 나랑 결혼해주겠다고. 그런데 왜 갑자기 윤주원과 결혼하려는 거야?”

이 말을 할 때 그의 목소리는 가벼웠지만, 주서희의 얼굴을 움켜쥔 손가락에는 볼이 움푹 파일 정도로 강한 힘이 실려 있었다.

주서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소준섭의 행동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런 차가운 무시로 그를 몰아내려는 듯.

소준섭은 화를 내지 않고 그녀의 얼굴을 잡았던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따뜻한 손가락 끝이 목을 지나 계속 아래로 내려가며 차가운 감각을 남겼다.

마치 복수하러 돌아온 뱀이 기어가는 곳마다 사람을 얼려 죽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서희는 굴욕을 참으며 턱을 치켜들고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그녀보다 더한 증오가 드러나 있었다.

그런 눈빛을 보자 주서희는 비웃었다.

하, 소준섭이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증오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건 그가 자초한 일이면서.

소준섭의 손가락은 그녀의 허리 뒤에서 멈췄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눈을 들어 주서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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