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6화

밀쳐진 윤주원은 주서희의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참 뒤, 그는 다시 손을 내밀어 주서희를 안으려 했지만 주서희는 피했다.

윤주원의 손은 공중에 멈춰 섰고 그의 맑고 깨끗한 눈에는 설명할 수 없는 어두운 빛이 서서히 드리웠다.

“그럼 당신은요?”

“나?”

주서희는 고개를 숙여 밴드로 감싸인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인생은 이 손가락들과 같았다. 속은 썩어 문드러졌지만, 겉은 아무런 흠집도 없는 모습.

이런 그녀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행복을 계속 가질 수 있을까? 주서희는 눈썹을 펴고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윤주원, 어떤 사람은 행복을 가질 자격이 없어. 나 같은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녀가 유일하게 확실한 건 지금의 자신이 윤주원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당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내가 알려줄게요.”

윤주원은 그녀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억눌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주서희 씨, 오늘부터 소준섭은 당신의 원수이자 내 원수에요. 나도 함께 싸울 거예요.”

“변호사를 이미 고용했어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내 아내에게 상처 준 그 놈을 고소할 거예요.”

“법이 그를 처벌할 수 없다면 내 방식대로 할 거예요. 함께 망하더라도 당신을 구해줄게요.”

그렇다. 윤주원은 그 긴 통화에서 뼛속까지 아픈 고통을 겪었지만 전화를 끊는 순간 결심했다.

어떻게든 주서희를 도와주겠다고. 그녀 혼자서 그 미친놈과 맞서게 하지 않겠다고.

주서희가 가장 힘들 때 떠난다면, 윤주원 자신도 주서희를 사랑할 자격이 없었다.

그의 결연한 눈빛, 결심에 찬 말, 그리고 행동은 주서희를 놀라게 했다.

이렇게 분명히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주원은 여전히 그녀를 선택하고 끝까지 함께 싸우기로 했다.

윤주원은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했고, 진정으로 바보 같았다...

다른 남자라면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잤다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