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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이렇게 되었는데도 윤주원이 아직도 자기를 원한다니 주서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윤주원, 나...”

“서희 씨, 나 버릴 거예요?”

주서희는 놀라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내가 너 안 받아줄까 봐 무서워?”

“그럼요.”

윤주원은 넓은 손을 들어 주서희를 자기 품에 끌어안았다.

“처음부터 서희 씨랑 소준섭 씨의 관계를 알고 있었어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으니까, 당신이 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나도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금씩 귀에 스며들며 주서희의 얼어붙은 몸을 천천히 녹여갔다.

이 세상에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

주서희는 윤주원을 안아주려 손을 내밀었지만, 윤주원을 더럽힐까 봐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윤주원, 나는 이제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 포기해.”

살아있는 그녀는 더럽고 죽은 그녀의 영혼도 더러웠다.

그녀는 이미 생의 희망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는 소준섭과 함께 지옥에 빠지도록 복수의 칼을 쥐기로 했다.

“서희 씨, 방금 당신이 말했잖아요. 살아 있는 한 꼭 나랑 결혼하겠다고.”

“그건 소준섭에게 거짓말한 거야.”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받아들였어요.”

윤주원은 주서희를 살짝 놓으며 진심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약속 지켜줄래요?”

그녀가 원하기만 하면 어떤 모습이든 윤주원은 그녀와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동안 윤주원은 주서희에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윤주원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졌지만, 그가 모든 것을 바쳐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사랑받는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주서희는 감성적인 사람이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자꾸 눈물이 났고 이번만큼 서럽고 힘들게 운 적은 없었다.

“윤주원, 너 정말 바보야...”

윤주원은 웃었다.

“사람은 가끔 바보같이 살아야 행복이 오래간다는 말이 있어요. 그렇지 않아요?”

그의 말은 어둠 속에 있는 주서희에게 한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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