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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윤주원은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서 주서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말이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방 안에 몇 분간 서 있다가 그는 침실을 나섰다.

정가혜와 심형진은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윤주원이 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급히 다가왔다.

“서희 씨는 어때요?”

윤주원은 다시 침실 쪽을 돌아보았다.

“안정된 상태예요, 다만 마음의 벽을 세웠어요.”

그는 말을 마치고 시선을 정가혜에게 돌렸다.

“가혜 씨, 잠시 여기에 남아서 서희 씨를 돌봐줄 수 있어요?”

“물론이죠.”

윤주원이 말하지 않아도 정가혜는 이미 주서희를 돌볼 생각이었다.

“가능하다면 연이도 데려와 줘요...”

주서희는 아이를 좋아하니 아이가 옆에 있으면 그녀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알겠어요.”

정가혜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주원은 그제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반달이 지난 후, 윤주원은 소준섭을 법정에 고소했다.

그리고 주서희는 정가혜와 연이의 보살핌 속에서 점차 예전의 생기를 되찾았다.

서유와 이승하가 국내로 돌아오는 날, 심형진과 윤주원은 주서희의 별장으로 향했다.

정가혜는 윤주원이 들고 온 식재료를 받아들며 물었다.

“소송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막 법원에 제출했으니 아직 소환장을 기다려야 해요.”

소송은 그렇게 빨리 끝나지 않았지만 윤주원은 여유가 있었다.

정가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에서 연이를 안고 노는 주서희를 보았다.

“최근 서희 씨는 많이 나아졌어요. 주원 씨가 자주 와서 격려해 준 덕분이에요.”

윤주원은 식재료를 냉장고에 정리하며 정가혜에게 미소 지었다.

“소준섭을 무너뜨리면 서희 씨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 거예요.”

정가혜는 주먹을 꽉 쥐고 윤주원에게 ‘화이팅’ 해라는 포즈를 보였다.

“그럼 힘내요. 우리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중에 큰 봉투 챙겨와야 해요.”

“그건 당연하죠.”

정가혜는 웃으며 대답하고 윤주원에게 손짓했다.

“가서 서희 씨랑 함께 있어요. 여긴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윤주원은 알겠다고 답하며 주방을 떠났다.

“가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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