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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공항에서 전용기가 멈추자, 이승하는 품에 안긴 채 가볍게 잠든 아내를 내려다보았다.

“여보, 집에 도착했어.”

서유는 눈을 뜨고 기창 밖을 희미하게 바라보았다. 석양의 황혼이 아직도 황금빛으로 반짝여 눈부셨다.

이승하는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을 가려 빛을 막아주고는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내리지 않을 거야? 우리 집에 같이 가려고?”

앞자리의 남자는 게임기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이승하를 돌아보았다.

“형, 내가 차로 모셔다드릴게요.”

“필요 없어.”

이승하의 차가운 시선에 이연석의 옆에 앉아 있던 소수빈도 몸서리를 쳤다.

소문에 따르면, 이 대표와 아내의 허니문은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고 한다. 둘의 여행이 점차 일행이 늘어나는 상황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첫 반달 동안, 김선우라는 아이가 따라다녔고 나중에 그의 아버지까지 끌어들여 사모님께서 매일 스카프로 몸을 감싸야 했다.

후반부에는, 이연석이 기분이 안 좋다며 여행을 같이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이 대표는 매일 화가 나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이연석이 이승하보다 여성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서유가 유럽 거리를 누비며 쇼핑할 때, 여성 제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승하는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반면 이연석은 각종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의 미적 감각도 뛰어나 입에 달콤한 말까지 자주 담았다.

“형수님, 이거 정말 잘 어울려요”

“형수님, 이 브랜드는 형수님을 위해 나온 거예요”

“형수님, 믿어봐요. 이게 형수님 피부톤에 딱 맞아요”

이 같은 말로 이승하를 완전히 제쳐두었다.

소수빈의 기억 속에서 그때의 이 대표는 자신처럼 문 앞에서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가운 눈으로 이연석이 서유를 위해 선물을 고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두려움이 밀려온다.

이연석은 이렇게 사모님과 가까워져서 여행팀에 쉽게 합류했고, 이 대표의 분노를 무사히 피했다.

이연석은 이승하에게 거절당하자 서유를 향해 다가갔다.

“형수님...”

이연석은 가끔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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