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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주서희의 손톱이 살을 파고들 때, 소준섭은 그녀의 목덜미를 붙잡고 자신의 입가에로 끌어왔다.

“서희야, 네가 날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 근데 난 죽더라도 네가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아.”

주서희가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건 괜찮지만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는 안 된다고 소준섭은 생각했다.

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와 입을 맞췄다.

“서희야, 넌 영원히 내 여자야...”

소준섭은 그녀의 몸에 한번 또 한 번 욕구를 풀어내고 그녀가 진짜 돌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한 후에야 풀어주었다.

그는 땀으로 흥건히 젖은 주서희를 안고 욕조에 가서 깨끗이 씻어주었다. 그리고 반듯하게 옷까지 입혀주기까지 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도망가거나 혹 스스로를 해치는 걸 막기 위해 손발을 묶고 있던 밧줄을 한 번도 풀어주지 않았다.

소준섭만큼 힘이 세지 않았던 주서희는 인형처럼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

그는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그녀의 머리를 말려준 후, 신발을 가져와 신겨 주었다.

이 모든 걸 끝낸 후에야 그는 고개를 들어 주서희를 보며 말했다.

“서희야, 집에 데려다줄게.”

데려다준다고?

주서희는 겉으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실은 속으로 매우 놀라웠다.

소준섭이 그녀를 죽을 때까지 여기에 감금해 둘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그와 함께 죽을 각오까지 했는데 집에 데려다준다고?

그녀는 상대방이 어떤 속셈인지 몰라 경계를 취하며 그를 힐끗 보았다.

소준섭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부드럽고 깔끔한 웃음을 보였는데, 그 웃음은 전에 주서희가 얹혀살면서 그를 오빠라고 부를 때랑 별로 다르지 않았다.

어릴 적 단순하고 무해하던 소준섭으로 다시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주서희는 잘 알고 있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가자...”

소준섭은 검은색 비단으로 주서희의 눈을 막은 후 그녀를 들어 올렸다.

올 때도 이런 식으로 왔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갈 때도 소준섭은 당연히 그녀에게 여기가 어디인지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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