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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승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동생들이 하나같이 이리 속을 썩이는지.

그전에는 이승하가 죽느냐 사느냐 자살을 네 번이나 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빠르게 뛴다. 근데 지금은 이연석이 또 이렇게...

다른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결혼을 강요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바람 잘 날이 없었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햇볕에 타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돌아와 결혼하지 않으려는 다섯째 동생. 그리고 여태껏 나타나지 않았던 여섯째 동생은 마치 은신이라도 한 것처럼 출근도 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매일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다.

거기에 이연석 이 녀석까지 더해 그들한테는 이미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두려 한다. 그녀도 이젠 더 이상 신경 쓰기 귀찮다.

공항, 심형진은 물 한 병을 사서 뚜껑을 열어 대기실에 앉아 있는 정가혜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그녀는 물병을 건네받아 묵묵히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옆에 앉아 그녀의 눈치를 살피던 그가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조금 전에 네가 이연석 씨의 질문에 대답하는 걸 내가 두 번이나 막았는데. 기분 상한 건 아니지?”

그녀는 고개를 흔들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모습에 심형진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

“미안해. 네가 이연석 씨한테 끌려갈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서 그랬던 거야.”

“알아요. 괜찮아요.”

그녀는 괜찮다는 듯 그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보고 긴장했던 마음이 그제야 조금 풀렸다. 그녀를 붙잡기 위해 작은 꾀를 부린 것이다.

사실 이런 그의 속셈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심형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긴장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전 남자 친구라는 건 언제나 민감한 존재였다. 게다가 방금 이연석은 심형진이 보는 앞에서 그녀한테 고백까지 했으니 더 마음이 쓰이겠지.

“선배, 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 다시는 나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

그와 3년을 만났기 때문에 그의 성격이 어떤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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