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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그녀의 뜻을 잘 알고 있었던 정가혜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좋아했었죠.”

진짜 좋아했었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도 그 사람이 준 선물들은 돌려주지 않았었다. 어쩌면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좋아했었다는 건 그가 그녀의 마음을 잡지 못해서 이젠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결국은 이연석 그의 잘못이었다.

다만 그 대답을 듣고 이승연은 어떤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 설득하고 싶었지만 정가혜한테는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고 설득하지 않으려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럼 지금은...”

“지금은 남자 친구 있어요.”

정가혜는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잘라버렸다.

“이연석 씨 설득해 주세요. 더 이상 저와 심형진 씨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미 결정한 이상 마음을 굳게 먹을 것이다. 심형진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역경에도 절대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똑똑히 알아들었다. 그녀는 이연석을 원하지 않았다. 아주 확고하게 현재의 남자 친구를 선택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래요. 연석이는 내가 잘 타이를게요.”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날 무렵 종업원이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정가혜는 몇 모금 마시고는 더 앉아 있기가 민망하여 작별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그 모습에 이승연은 더는 말리지 않고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 인사를 했다.

정가혜가 카페를 나간 뒤, 이승연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옆 좌석으로 가더니 난간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똑똑히 들었어?”

먼저 돌아가라고 했지만 이연석은 한사코 따라오려고 했다. 이젠 직접 그녀의 마음을 들었으니 물러서지 않겠는가?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눈을 내리깔고 있던 그는 핸드폰 사진첩에 한창 두 사람이 연애 중일 때 등산하면서 함께 찍었던 사진을 쳐다보았다.

사진 속 정가혜는 환한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를 바라보는 눈빛마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당시 그는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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