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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한편, 부산 출장이었던 이지민은 친구로부터 이연석이 클럽에서 사람을 때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늦은 시간에 이연석의 별장으로 달려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향해 한소리했다.

“오빠,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뭐 하러 가혜 씨 남자 친구한테 주먹질을 해?”

술에 취해 흐릿해진 시선 속에서 이지민의 윤곽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밀쳤다.

“신경 꺼.”

그녀는 손에 든 가방을 내려놓고 술병을 빼앗았다.

“그만 마셔. 이렇게 마시면 위가 남아나겠어?”

허구한 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먹고 놀기만 하니. 둘째 오빠한테 사진이라도 보내 혼내주라고 하고 싶었다.

그녀가 술병을 빼앗자 이연석은 벌컥 화를 났다.

“여기서 귀찮게 하지 말고 그만 돌아가.”

힘이 딸린 그녀는 술병을 빼앗지 못해 화가 났다.

“그래. 아예 마시고 죽어. 나도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까.”

그 말을 뿌리치고 돌아서는데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렸을 때부터 늘 오빠들의 기에 눌려 자랐기 때문에 그들이 그녀의 말을 들일 리가 없었다. 그러나 승연 언니의 말이라면 오빠가 새겨들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한 이지민은 별장을 나와 이승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한 후에야 차를 몰고 별장을 떠났다.

마침 부산에 있었던 이승연은 그 얘기를 듣고 바로 차를 타고 이연석의 별장으로 향했다.

만취한 채로 겨우 침대에 엎드려 잠을 청하려는데 이승연의 경호원에게 들려 욕조에 던져졌다.

“물 틀어놔. 이놈 정신 좀 차리게.”

경호원이 물을 틀자 그가 정신을 차렸다.

허우적거리며 욕조에서 나와 숨을 돌리던 그는 차갑고 굳어있는 이승연의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누나?”

구역질이 나는 걸 억지로 참으며 욕조 아래의 계단에 거꾸로 앉아 욕조 가장자리에 머리를 기댄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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