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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한참 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가 다시 핸드폰을 들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사촌 형한테 전화해 볼게. 그 형도 변호사야. 금융 쪽 재판에만 능하긴 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전화를 걸었고 이내 통화음이 연결되었다.

일의 자초지종에 대해 얘기하자 전화기 너머로 상대방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형진아. 형이 안 도와준 게 아니라 중요한 건 너무 작은 사건이야. 법정까지 갈 정도가 아니라고.”

“그리고 이연석의 전 여자 친구를 왜 건드려? 우리 집안이 그렇게 돈 많고 실력 있는 집안이냐?”

“너도 이젠 나이 먹을 만큼 먹었으니 부모님 생각도 해야지.”

“그래. 알았어.”

사촌 형의 잔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심형진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 후 그가 난감한 표정을 감추며 그녀를 향해 웃었다.

“동창 중에도 변호사 하는 애 있어. 다시 전화해 볼게.”

또다시 핸드폰을 집어 드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얼른 손을 뻗어 그를 막았다.

“선배, 그만해요.”

핸드폰 화면을 누르고 있는 그녀의 손가락에서 시선을 뗀 그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만 하라고?”

“두 변호사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이렇게 해요. 단이수 씨 찾아가서 합의 조건에 대해 말해볼게요. 이연석 씨가 선배한테 사과하고 앞으로 다시는 날 찾아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해요.”

“이연석 씨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일단 해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단이수가 남긴 명함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까스로 다시 잠이 든 단이수는 새벽 5시에 걸려 온 전화를 듣고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났다.

“누구예요? 이 새벽에 뭔 전화입니까?”

“단 변호사님. 정가혜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부드럽고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합의 조건을 바꿨으면 하는데요.”

그녀의 목소리에 단이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타협할 줄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타협할 줄은 몰랐다.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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