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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결국, 지강현이 내린 결론은 감정 면에서 이승하도 지현우와 똑같은 부류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 여자에게 꽂히면 곧 죽어도 다른 곳은 안 보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런 성격은 어릴 때 여자를 많이 만나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그러니 성인이 되고서도 한 여자에 목을 맨다고 지강현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마치 단기간에 이승하의 모든 것을 파악이라도 한 양 고고하게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서유 씨를 아내로 맞이하면 아이의 이모부가 되는 격이니 이 대표도 후견권 얘기에 참석할 자격이 되죠. 자리를 옮겨 함께 얘기 나눌까요?”

원수의 아들에게 이 정도 얘기한 건 지강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였다.

그러니 도리대로 라면 이승하도 지금은 아버지뻘 되는 사람 앞에서 예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는 지강현 쪽은 보지도 않은 채 한마디만 던졌다.

“그 문제는 제 변호사와 얘기하시죠.”

그러고는 다시 서유에게로 돌아섰다.

“끝났어?”

서유는 고개를 숙여 연이에게 물었다.

“엄마랑 아빠한테 더 할 얘기 없어?”

연이는 지씨 부부가 자신을 빼앗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서유는 그걸 보더니 연이의 손을 잡고 이승하에게 말했다.

“이제 가요.”

이승하는 서유의 손을 잡고 사람들을 지나쳐 차량이 세워진 쪽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떠나자 뒤에 있던 심이준과 조지도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마지막으로 묘비를 한번 보고는 서유네를 따라 차량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일행이 묘원을 벗어나 차에 오르려는데 갑자기 심혜진이 뒤쫓아와 서유를 불러세웠다.

“잠시만요. 서유 씨 어머니 관련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차에 오르려던 서유는 어머니라는 세글자에 손이 멈칫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왜 당신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냐는 눈길을 보냈다.

이승하도 들어가려다가 고개를 돌려 심혜진 쪽을 바라보았다.

“승하 씨, 잠시만 얘기 좀 나누고 와도 돼요?”

이승하는 서유의 얼굴을 보더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얼굴로 말했다.

“같이 가자.”

서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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