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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이승하는 행여 서유가 결혼을 철회하겠다며 혼인 관계 증명서를 찢기라도 할까 봐 그녀가 보지 못하도록 등으로 가린 뒤에 금고 비밀번호까지 바꿔버렸다.

“...”

서유는 그 모습을 보더니 어이없음에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이 남자는 개인 자신이고 이씨 가문의 재산이고 전부 아낌없이 주면서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증명서는 꽁꽁 숨겼다.

“승하 씨, 나 이혼할 생각 없으니까 안심해요.”

이승하는 그 말이 이중 보안이라도 되는 듯 더 안심했다. 그는 비밀번호를 바꾸고 난 뒤 경호원에게 금고를 차에 가져다 놓으라고 하고는 서유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부인, 혼인 신고도 했으니 오늘 밤은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요?”

오늘 밤이라는 단어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니 무척이나 야릇하게 느껴졌다.

서유는 그를 향해 못 말린다는 듯 웃기만 했다.

‘상처도 아직 안 나은 사람이 무슨.’

이승하는 그녀의 침묵을 알아서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는 입꼬리를 올리고 활짝 웃었다.

“새집 인테리어 다 끝났대. 그쪽으로 갈까?”

이승하가 활짝 웃을 때면 눈매가 예쁘게 휘어져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서유는 그 얼굴에 취해 언제 그에게 들어 올려졌는지도 모른 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이승하는 그녀를 품에 안고 밤하늘처럼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자, 이제 우리 집으로 가자.”

서유는 그의 상처가 벌어질까 봐 내리려고 했지만 이승하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그녀를 안고 차 안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들을 태운 차량이 움직이자 바로 뒤에 있던 여러 대의 검은색 고급 차들도 천천히 뒤이어 시동을 걸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기도 했다.

구청에 볼일 보러 왔던 사람들은 모두 입을 떡 벌린 채 그 장면을 구경했다.

“방금 저 남자 웃는 거 봤어? 나 방금 기절할 뻔했잖아.”

“저 여자 너무 부럽다. 앞으로 아침에 눈을 뜨면 저런 남자가 눈앞에 떡하니 있는 거잖아.”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저런 남자 꼬셔보든가.”

“저런 남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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