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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강세은은 자신의 말에 고개도 돌리지 않는 고집불통의 남자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그냥 내일 다시 오는 거로 해.”

건장한 남정네 한 명이 신혼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집안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꼴이 꼭 누가 보면 이승하를 짝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점점 더 그럴듯해 강세은은 저도 모르게 멜로 드라마 한편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어릴 때부터 줄곧 이승하와 같이 트레이닝을 받던 강도윤이 어느 순간 이승하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생겨버렸는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줄곧 마음속 깊은 곳이 이 사랑을 숨겨야만 했다.

하지만 이승하가 다른 여자와 혼인 신고하는 모습을 보고 이성을 잃어버린 강도윤이 이승하를 뒤쫓아 그들의 신혼집까지 찾아왔다.

강도윤은 굳게 닫힌 신혼집 문 앞에 우뚝 서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아내와 뜨거운 밤을 보내는 이승하가 문밖으로 나와 한 번이라도 자신을 봐주길 기다리고 있다...

강세은은 강도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망상하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 강도윤이 몸을 홱 돌리고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산.”

강세은은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저녁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망상과 딱 들어맞는 날씨에 속으로 감탄하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뒷좌석에 있던 우산을 앞 좌석에 앉은 비서에게 건네주었다.

“가져다줘. 저 멍청이가 쫄딱 젖기 전에.”

가뜩이나 머리가 안 좋은데 비까지 맞으면 점점 더 머리가 안 좋아질 게 분명했다.

강도윤은 비서에게서 건네받은 우산을 쓰더니 또다시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미친 듯이 울려댔다.

한편, 이제 막 서유와 몸을 한번 겹치고 다시 한번 그녀를 탐하려던 남자는 계속해서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인상을 잔뜩 구기고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었다.

이승하는 최대한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깊은숨을 한번 내뱉고는 서유의 턱을 들어 이미 퉁퉁 불어버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잠깐만 기다려. 밖에 있는 놈 처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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