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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윤주원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뒤를 돌아보니 큰 기럭지의 남자가 문어 귀에서 고개를 옆으로 비스듬히 기댄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조각 같은 얼굴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런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

윤주원은 자신을 경계하며 심지어 금방이라도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이승하 때문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이 대체 뭘 했다고 이러는 거지?

어리둥절해 하는 윤주원과 반대로 서유는 왜 그러는지 다 알고 있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잠깐만 기다려요. 금방 가지고 내려올게요.”

서유가 올라가자 1층 거실에는 정가혜, 주서희, 연이 그리고 윤주원만 남았다.

윤주원을 제외한 세 명은 이승하가 한기를 내뿜는 사실에 이미 익숙해진 듯 아무렇지도 않아 했지만 윤주원은 지금 좌불안석이었다. 뭐라고 말하지도, 그렇다고 웃지도 못했다.

그리고 더 무서웠던 건 이승하가 이따금 윤주원 쪽을 쓱 훑어본다는 것이었다.

윤주원은 서유가 빨리 내려와 주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그의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서유가 물품을 챙기고 드디어 1층으로 내려왔다. 그러고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승하의 팔짱을 끼고는 별장을 나섰다.

윤준원은 두 사람이 떠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렇게 무서운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팔짱을 낀 서유가 대단하기도 하고 또 안쓰럽기도 했다.

이승하의 등장에 너무 놀란 나머지 두 사람이 곧 부부가 된다는 사실을 잠깐 잊어버린 모양이다.

차량이 구청 앞에 도착해 시동이 꺼지자 이승하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그는 서유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손을 잡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혼인 신고 절차는 그다지 복잡할 건 없었고 서류를 작성하고 하고 나니 눈 깜짝할 사이에 접수가 완료되었다.

보통은 일주일 뒤에야 혼인 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이승하가 어딘가에 통화를 하니 금세 처리해주었다.

몇 분 뒤, 그는 서유와 함께 혼인 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에야 만족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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