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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강하리는 도망치듯 차에서 뛰어내렸다.

구승훈은 당황한 그녀의 뒷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휴대폰을 들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 생각 꼭 해. 며칠 뒤에 시간 나면 보러 갈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고 구승훈은 화면에 뜬 세 글자를 바라보다가 어두운 눈빛으로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통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노인의 성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이 개자식아! 내가 화가 나서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거냐?”

구승훈은 대답 대신 담배에 불을 붙이며 몸 안의 욕망을 진정시켰다.

저쪽에서 구동근은 여전히 소리치고 있었다.

“그깟 여자 하나 때문에 친동생을 몇 번이고 배신해? 구승훈, 잘하는 짓이다!”

구승훈이 피식 웃었다.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네요. 걔가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할아버지가 싸고도는데 제가 어떻게 건드려요.”

“구승훈, 모르는 척하지 말고 당장 이리로 와!”

구승훈은 대답 대신 바로 전화를 끊었고 한편에서 구동근은 피를 토할 지경으로 화가 났다.

구승현은 상처투성이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고 구씨 가문 둘째 내외도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다.

어르신은 전화를 끊고 화를 내며 침대로 걸어갔다. 침대에 누워 있는 구승현을 바라보며 속으로 저주를 퍼붓지 않을 수 없었다. 쓰레기 같은 놈!

구승현을 이용해 구승훈을 협박하려 했는데 그 정도 유혹도 못 견디다니.

하지만 그렇다고 구승훈을 내버려둘 생각은 아니었다. 자신이 죽기 전에는 절대 그 여자를 절대 집안으로 들이지 않을 거다.

강하리는 터미널에 들어선 뒤에야 구승훈이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쥐고 잠시 망설이다가 답장을 보냈다.

[알았어요.]

구승훈은 휴대폰으로 돌아온 메시지를 보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참지 못하고 결국 전화를 걸었다.

강하리가 B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박근형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하리야, 마중 나갈 사람을 보냈어. 오늘 밤에 일이 좀 생겨서 네가 잠시 외교부로 와줘야 할 것 같다.”

강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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