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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방금 결과를 발표한 직원을 차갑고 엄숙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훌륭한 통역사는 통역사다운 모습을 보여라, 누가 보면 네가 협상하러 올라간 줄 알겠다. 자, 그럼 그쪽이 올라와서 어떻게 통역해야 하는지 말해 보시죠?”

방금 결과를 발표하던 심사위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고 진태형은 말을 이어갔다.

“여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잊어버리고 특혜를 받았는지, 징계 위원회 분들이 전부 똑똑히 밝혀낼 겁니다, 오늘 이 대결의 결과에 대해서는...”

진태형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문연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진 장관님, 제 실력이 강하리 씨보다 훨씬 부족하다는 걸 잘 알아요. 그러니 오늘 밤 이 기회는 제가 양보하겠습니다.”

문연진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

아무도 그녀가 자발적으로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정의 구현을 하려던 상황이 문연진의 말 때문에 마치 진태형이 외교부 사람들을 이끌고 와서 그들에게 기회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강하리의 입꼬리가 굳어졌고 구승훈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네 거야, 네가 양보하게?”

당황한 문연진의 얼굴이 서서히 하얗게 질렸다.

구승훈의 어투에는 여전히 조롱이 가득했다.

“애초에 이 기회는 네가 훔친 거니까 이제 돌려준다고 하는 게 맞지, 문연진 씨, 이 정도 도리도 모르나?”

문연진의 얼굴이 한층 더 하얗게 질려 있다가 한참 후 싱긋 웃으며 말했다.

“승훈 오빠, 오해에요. 이 기회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쟁취하는 거고 제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양보하는 건데 그게 뭐가 잘못됐어요?”

심준호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공정한 경쟁이라니요, 조금 전 대결은 우리 모두가 지켜봤어요. 문연진 씨는 이런 식으로 공정한 경쟁을 합니까? 공정한 경쟁이 무슨 뜻인지 제가 설명해 드릴까요?”

문연진은 다소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심준호에게 밉보일 수 없었기에 도움을 청하듯 할아버지를 돌아보았다.

문원진이 손녀를 위해 나서려는데 진태형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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