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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아이고, 나이가 드니 감수성이 풍부해지나 보네.”

심준호는 그가 심미현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옆으로 데려가 몇 마디 위로를 건넸다.

강하리는 떠나기 전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승훈은 이사회에 참석 중이었고 책상 위에 놓인 그의 휴대폰이 울리자 회의실 안에 있던 SH그룹 어르신들의 얼굴이 일제히 어두워졌다.

“구승훈, 지금 이사회를 하는데 어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지.”

구승훈은 휴대폰 화면을 흘깃 쳐다보고는 곧바로 휴대폰을 들었다.

이사회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하나둘씩 얼굴이 일그러졌다.

“구승훈! 우리 말이 안 들리는 거야?”

구승훈의 어두운 눈빛이 번뜩이자 버럭버럭하며 날뛰던 이사들의 표정이 다시 시들해졌다.

저쪽에서 강하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빠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

구승훈은 짧게 대답할 뿐 끊지 않고 그대로 전화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강하리도 대답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전화가 끊어지기도 전에 저쪽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구승훈, 북교 땅에 관해 설명해 봐!”

강하리는 잠시 멈칫하며 별안간 전화를 끊으려던 손가락이 멈췄다.

곧이어 그곳에서 여러 사람의 화난 고함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그래 구승훈, 그렇게 풍수 좋은 땅이 네 말 한마디에 다른 사람한테 넘어갔어. 우리 임원들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야?”

“듣기론 여자한테 줬다고 하던데? F대륙 시장의 3분의 1과 맞바꾼 그 땅을 여자한테 그냥 준 거야? 구승훈, 너 미쳤어?”

“여자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까짓 여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 해? F대륙 시장의 3분의 1이 무슨 뜻인지 네가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강하리는 잇달아 들리는 질책에 휴대폰을 쥔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구승훈이 그 땅을 얻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을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가 F대륙 시장의 3분의 1인 줄은 몰랐다.

F대륙 시장의 3분의 1이 고작 땅 하나와 교환하는 데 사용되었다.

강하리는 마음이 복잡했다.

구승훈이 일부러 그 말을 들려준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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