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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구승훈의 목울대가 살짝 움찔하다가 잠깐의 침묵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공항에서 봤어.”

말을 마친 그가 강하리의 몸을 돌리며 설명했다.

“하리야, 나랑 걔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어. 내 말 믿어줘. 난 오늘 널 보러 온 거고 걔가 어떻게 공항에 나타났는지 몰라.”

강하리는 꽉 막힌 마음을 억누르며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물었다.

“그 여자가 당신 Y국에 온 건 어떻게 알아요?”

구승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직 몰라. 알아낼 테니까 화내지 마, 응?”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걔가 오늘 나를 안았는데 내가 바로 밀어냈어. 하리야, 못 믿겠으면 공항 카메라 돌려봐도 돼.”

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구승훈을 바라봤다.

그를 믿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마음속에 무언가 꽉 막힌 듯 답답했다.

송유라는 그녀의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매듭이었다.

그 죽일 놈의 첫사랑이 자신과 구승훈 사이를 떼어놓는 장애물이었다.

그걸 뛰어넘으려 애썼고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넘어섰다고 생각할 때마다 장애물은 다시 나타났다.

“사람 보내서 걔 감시하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할게, 응?”

강하리는 그를 힐끗 보았다.

“정말 그 여자를 통제할 수 있어요? 그 여자가 죽으면 상관 안 해도 되잖아요.”

구승훈은 강하리의 허리를 붙잡았다.

“나 그렇게 못 믿어?”

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전화벨은 계속 울렸다. 외교부 사람들이 계속 그녀를 재촉했다.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고 뒤돌아 밖으로 향했다.

구승훈은 다소 침울한 표정으로 그녀를 뒤따랐다.

두 사람이 술집에 도착했을 때 술집 안은 시끌벅적했다.

강하리가 들어오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소리를 질렀다.

“강하리! 늦었으니까 벌주 세잔 마셔야지!”

“맞아, 후래자 삼배.”

강하리는 웃으며 그쪽으로 다가갔고 주해찬이 강하리를 보고 물었다.

“뭐 마실래? 내가 주문할게. 저 사람들은 무시해. 마실 필요 없어.”

강하리가 말하기도 전에 주위에서 흥을 돋우기 시작했다.

“주해찬 씨 행동 너무 뻔히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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