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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유진아.

배현수가 조유진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따뜻한 말투로 귀에 가장 거슬리는 말을 했다.

조유진은 얼굴을 붉혔고 그저 웃음이 났다.

배현수는 시선을 내려 고개를 위로 젖히고 있는 조유진을 보았다. 조유진은 배현수의 조롱 섞인 눈빛이 그대로 느껴졌다.

“만약 오늘 밤, 내가 스스로 도망치지 못했다면, 당신 마음이 조금은 약해졌을까요?”

조유진은 배현수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호텔 룸으로 다시 갔을지가 궁금해졌다.

구할 생각이라도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배현수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깊고 차가운 까만 눈동자는 조유진을 노려보며 오랫동안 침묵을 이어갔다.

조유진은 왠지 답을 찾은 것 같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고 조유진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현수 씨, 답을 듣고 싶어요.”

구하러 갔는지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었다.

그래야 조유진도 배현수라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단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현수가 갑자기 말했다.

“조유진, 그거 알아? 나는 이미 한번 죽었던 사람이야. 정확히 얘기하자면 두 번 죽었지. 어떻게 두 번 죽었는지 알아?”

6년 전, 조유진이 법정에서 배현수를 배신했을 때가 첫 번째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조유진도 잘 모르는 듯한 얼굴이었다.

배현수는 조유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에는 네가 법정에서 나를 배신했을 때이고, 두 번째는 감옥 안에서 심장을 찔릴 뻔했을 때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았어.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은 날들을 살고 싶지는 않아.”

더 황당한 것은, 당시 배현수를 칼로 찌르라고 한 것은 조범이 시킨 것이었다. 그때 육지율은 육씨 가문의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배현수를 수술할 병원에 알아봤고, 구사일생으로 겨우 살았을 때도 배현수는 잠꼬대로 조유진 이름만 불렀다고 했다.

6년 전, 조유진은 배현수의 심장을 감싼 넝쿨과 같았다.

그때 배현수는 감옥에 있으면서 심장을 감싸고 있는 넝쿨을 한 가닥, 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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