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도착하니 점장이 친히 마중 나왔다.I국에서 핸드 메이드로 만든 드레스는 파란색 피시테일 디자인으로 등이 훤히 파였고, 치맛자락에 자잘한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다.“소지율 씨, 이 드레스는 장인이 한땀 한땀 바느질했죠. 999개의 다이아몬드는 영생을 뜻하며 박 대표님과 평생 행복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어요.”점장은 부지런히 아첨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지율의 마음에 쏙 들었다.소파에 앉은 박정후는 힐긋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들어가서 피팅 도와주세요.”“정후 씨, 가람 씨도 같이 들어가면 안 될까? 다 모르는 사람이라 좀 뻘쭘하네.”소지율은 생글생글 웃으며 신가람을 바라보았다.“가람 씨, 괜찮죠?”“안 괜찮을 리가 있나? 같이 가.”박정후의 싸늘한 눈빛이 신가람을 향했다.신가람은 잠자코 구석에 서서 최대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물론 시중을 들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내 한숨을 살짝 내쉬더니 여유로운 미소를 장착하고 피팅룸으로 따라갔다.소지율은 한참을 피팅하다가 드레스는 꽤 만족했는데 유독 신발이 튀는 느낌이 들었다.“가람 씨, 이 드레스에 어울릴 만한 힐을 골라 줘요.”당당한 목소리는 마치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신가람도 딱히 거절하지 않았고, 이내 신발 코너로 가서 은색 하이힐 한 켤레를 챙겨서 그녀의 앞에 내려놓았다.“손이 이 모양이라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없네요. 미안하지만 좀 도와줄래요?”하지만 말과 달리 이미 발을 내밀고 있었다.“공짜로 시키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정후 씨랑 잘 얘기해서 월급 올려주라고 할게요.”신가람은 한쪽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그녀에게 하이힐을 갈아 신겼다.이때, 소지율이 갑자기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바람에 구두코가 신가람의 턱을 강타했다.힘이 어찌나 센지 구두에 달린 장식품이 피부를 스쳐 지나가면서 금세 상처가 벌어졌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밀려와 눈시울이 시큰거리며 무의식중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이런!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왜 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