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귀비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마비산도 없이 꿰맨다고? 이 돌팔이 의사가 나를 고통스럽게 죽일 작정인가! 그리고 주혼산은 뭐야! 두질약이라니... 설마 봉장미 짓인가! 그래, 분명 봉장미가 나를 해치려는 것이야!’태의는 무릎을 꿇고 황제께 여쭈었다.“폐하, 봉합하지 않으면 귀비 마마께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리셔서 위험합니다.”소욱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시선을 귀비에게로 향했다.“꿰매!”“아니 됩니다! 폐하...”귀비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는데 눈물에 피가 섞여 있었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거부했다.그 주치의인 노태의가 다른 태의들에게 분부하였다.“마마를 누르거라. 절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태의가 바늘을 들고 다가오는 것을 보며 귀비는 비명을 질렀다.“오지 마! 악...”이내 천막 안은 처참한 비명으로 가득 찼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모골이 송연해졌다.이 소리는 아주 멀리까지 퍼졌다.태후는 봉구안의 천막에서 그녀가 얼마나 다쳤는지 살피고 있었는데 귀비의 비명을 듣고 마음이 후련해지며 능연 저 천한 년에게도 오늘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생각했다.“황후, 푹 쉬거라. 난 가빈을 보러 가야겠다.”“네. 마마.”봉구안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태후를 떠나보낸 연상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마마, 아슬아슬했습니다. 가빈을 구하러 가셨을 때 소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봉구안의 목에 난 그 흉터는 바로 가빈이 혼란 속에서 할퀸 것이다.다행히 피부만 살짝 까졌을 뿐 큰 문제는 없었다.“마마, 마구는...”연상은 한껏 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약에 담갔던 건데 따로 처리 안 해도 되겠습니까?”봉구안은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 없다.”감히 약에 담갔다는 건 들키는 게 두렵지 않다는 뜻이다.봉구안의 모든 계획은 연상에게 세부 사항을 밝힌 적이 없다.그렇다. 연상은 말이 미리 손을 본 마구 냄새를 맡으면 방금 귀비의 말처럼 광분하게 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그녀는 자기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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