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욱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봉구안에게로 다가왔다.봉구안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오른손을 소매 안으로 감추었다.“신첩, 폐하를 뵙습니다.”“볼일을 다 보고 돌아온 건가.”소욱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예, 폐하.”봉구안의 담담한 대답에 소욱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피 냄새가 나는군.”봉구안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산적들의 피를 묻히고 목욕도 하지 않았으니 피 냄새가 나는 게 당연했다.그녀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서 힘없이 답했다.“그날… 이라서요.”소욱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자객이 영화궁 부근에서 출몰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였다.과연 이게 우연일까?사내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그녀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폐… 폐하!”그는 손가락으로 지그시 그녀의 손목 안쪽을 눌렀다.내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봉구안은 몸을 바짝 긴장하고 가만히 있었다.그가 상처가 있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을 잡아서 다행이었다.잠시 후, 소욱은 그녀를 풀어주었다.겉으로 보기에 황후는 내력이 전혀 없었다.그녀는 아예 무공을 모르거나 너무 강해서 내력을 감췄을 가능성도 있었다.봉구안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소욱을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폐하, 왜 그런 눈으로 신첩을 보십니까? 혹시 신첩에게 묻고 싶은 거라도 있나요?”그리고 이때, 바깥에서 시위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폐하, 자객을 발견했는데 자진궁 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소리를 들은 소욱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내 착각이겠지.’한 명은 수십 명의 금위군을 쓰러뜨린 무림고수이고 한 명은 춤이나 추고 시나 읊으며 살아온 세가의 여식이었다.둘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한편, 연상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황후를 바라봤다.봉구안은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가셨으니 이제 괜찮아.”“마마, 조금 전에 나타난 자객은 누구인가요?”“오백이야. 너도 전에 만난 적 있어.”“오 장군이셨군요! 그런데 그분은 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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