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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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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드넓은 서재에서. 미래그룹의 대표, 인정머리 없이 잔인하기도 유명한 그 남자가 경건한 자태로 바닥에 꿇어앉아 있었다.그는 손을 뻗어 의자에 기댄 채 잠든 사람을 쓰다듬고 있었다. 집중하는 표정만 보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쓰다듬는 줄 알 것이다.그는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상대를 바라봤다. 꼼꼼히 바라보는 것이 머리카락 한 올도 놓치지 않을 기세였다.곁에 있는 사람이 충격받을 수밖에 없는 집착이다. 더군다나 의자에서 잠든 사람은 다름 아닌 유씨 집안 모두가 싫어하는 고아였다.유자성은 마음이 무거웠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가가서 따져 묻고 싶었다. 이때 장화연이 다가와서 공손하게 말했다.“큰 도련님도 셋째 도련님의 성질을 잘 아시잖습니까. 일할 때는 방해받는 걸 싫어하십니다. 밖에서 기다려주십시오.”유자성은 유강후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강후 병이 또 도졌어요?”“네. 사모님이 가정의를 보내주셨으니 내일쯤 도착하실 겁니다.”“혹시 연서 물건을 온다연한테 주던가요?”“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연서 아가씨 물건은 셋째 도련님께서 직접 관리하십니다.”유자성은 미간을 찌푸렸다.“강후는 고아를 연서로 생각하고 있어요. 연서가 죽었을 때...”그는 말을 마저 하지 못했다. 유강후가 온다연을 안고 나왔기 때문이다. 유자성을 보고도 유강후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그는 그저 팔뚝에 힘을 주며 침실로 걸어갔다.유자성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머릿속에는 유강후가 온다연을 유연서로 착각했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유강후의 침실로 들어간 것도 망각했다.그는 밖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 유강후는 잠시 후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나쁜 일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안색이 어두웠다.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유자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하령이 말을 심하게 하는 건 나도 알아. 아무리 그대로 친조카잖아. 어릴 때부터 봐온 애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유하령이 언급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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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유자성의 말투는 마치 유강후가 효심이 없다고 탓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유강후의 태도는 싸늘하기만 했다.“내가 가서 소용없어요. 할머니가 보고 싶어 하는 건 내가 아닌 아들이니까요.”유자성은 미간을 찌푸렸다.“할머니는 우리 중에서도 널 가장 좋아해. 네가 그런 짓을 했으니 화내는 것도 당연하지.”“좋아해요?”유강후는 피식 웃더니 비꼬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강씨 가문의 산업이 가져다줄 이익만 노리는 거겠죠.”“유강후! 네 외할머니 되는 사람이야!”유강후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가능하면 아니길 바라고 있어요.”“너...!”유자성도 슬슬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그는 이해가 안 됐다. 말수 적고 차분하던 유강후가 왜 한낱 고아 때문에 이렇게 변했는지를 말이다.‘이렇게까지 죽은 연서가 그리웠던 건가?’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강후야, 너도 이제는 잊고 넘겨야지. 연서가 세상을 뜬 지도 수년이야.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서 살래?”“애초에 관심 없던 남들은 모르겠지만, 당사자한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에요.”“그렇다고 해서 온다연을 연서로 착각해?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는 하냐고.”유자성이 말을 마친 순간 거실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숨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의 정적이었다.아무도 몰랐다. 복도의 한쪽 끝에 서 있던 온다연이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고 있던 것을 말이다.물론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이해 못 했다. 강해숙이 입원하고 유재성이 유강후를 병원으로 부른다는 것만 이해했다.‘나를 연서로 착각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연서는 누구야? 누구길래 나를 통해 그리워해야 하는 거지? 아저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은별이 아니었나?’이때 장화연이 지나가다가 온다연이 맨발로 문어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다연 씨, 바람이 찹니다. 들어가서 쉬세요.”온다연은 거실을 힐끗 보고 나서 방 안에 들어갔다.거실에서 유강후는 잠시 침묵하다가 차갑게 말했다.“날 형이랑 똑같게 생각하지 마요. 난 아내가 우울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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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유강후는 안색이 변하며 온다연을 돌려세웠다. 그러고는 그녀의 턱을 잡으며 불쾌한 말투로 물었다.“내가 언제 엿들어도 된다고 했지?”그의 힘에 온다연은 턱이 아팠다. 금방 녹기 시작한 마음도 다시 얼어붙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대답했다.“일부러 들은 건 아니에요. 목말라서 물을 찾다가 듣게 됐어요.”그녀는 유강후의 손을 밀어내며 말을 이었다.“자꾸 이렇게 잡지 마요. 아파요. 입 안도 아프고...”유강후는 이제야 그녀를 풀어주고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다시는 그 이름 언급하지 마.”“...네.”유강후는 그녀를 안아서 침대에 내려놓았다.“혼자서도 잘 수 있지? 난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다녀와야 해. 네가 깨어난 다음에 영원으로 돌아가자.”그는 이불까지 덮어주고 나서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잘 자.”유강후는 해가 지고 밤이 된 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잘 만큼 자고 일어난 온다연은 구월이를 안고 서재에서 책을 읽었다.유강후의 서재에는 책이 아주 많았다. 서재의 벽면을 전부 채우고도 모자라서 창고까지 있었다. 이곳에는 주로 경제학에 관한 책이 있었다. 같은 책도 여러 가지 언어로 번역된 버전이 있었다.온다연은 영어로 된 책을 펼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장 펼치지도 않았는데 안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그녀는 사진을 주워들었다. 약간 색이 바랜 사진은 비닐까지 씌워져 있었다. 사진 속의 여자는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예쁜 원피스를 입고 이젤 앞에 앉아서 환하게 웃었다.순진한 미소는 한없이 아름다웠다. 이젤에는 그리다 만 해바라기가 있었다. 이 사진을 본 순간 온다연은 손을 흠칫 떨었다. 사진의 모퉁이에는 자그마한 글씨가 있었다.[사랑하는 연서.]수려한 글씨체는 전문가의 교육을 받은 적 있는 것 같았다.온다연은 심장이 너무 아팠다. 호흡도 서서히 가빠졌다.‘이 사람이 연서... 인 거지? 그래서 그런 말이 나왔던 거구나. 아저씨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건가? 그래서 나은별도 나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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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온다연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구월이랑 놀고 있었어요. 이제 영원으로 돌아갈 거라고 했는데, 구월이는 가기 싫은가 봐요.”그녀는 또 구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을 이었다.“앞으로는 비싼 사료 사주지 마요. 너무 곱게 키우면 오히려 더 쉽게 탈 나요.”유강후는 이제야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그렇다고 해서 안 좋은 걸 먹일 필요는 없어. 입맛에 맞는 대로 계속 좋은 걸 주면 되지. 불안하면 내가 차라리 인수해 버릴까?”“너무 곱게 키우면 안 된다니까요.”유강후는 무언가 생각난 듯 온다연의 턱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경고의 의미로 말했다.“네가 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떠나서 절대 날 떠날 생각하지 마. 안 그러면 다리를 확 부러뜨릴 테니까. 내 말장난 아닌 거 알지?”온다연은 대답 대신 그의 손에 얼굴을 비비적댔다. 그녀의 반응이 만족스러웠던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한참이나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가 아프다고 버둥거릴 때까지 말이다.그날 밤, 두 사람은 바로 영원으로 돌아갔다. 이번 해의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것 같았다. 온다연은 계속 호텔에서 지내다가 가끔 날씨가 좋을 때만 구월이를 데리고 공원 산책에 나섰다.가끔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그들이 온 뒤로 호텔에는 사람의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한 명이 들어온 것 같았다.외국인은 유강후와 비슷한 외형에 친구인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벌써 몇 번이나 목격했다. 그러나 온다연은 별 관심이 없었다.근처의 공원에는 언제부터인가 구조물을 세우기 시작하더니, 나무와 호숫가 기둥에도 조명을 걸어 놓았다. 일부는 특별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었다. 밤이 되면 네온사인이 공원을 한가득 채워서 아주 아름다웠다. 온다연은 한 번 다녀온 뒤로, 저녁 식사 후 종종 구월이를 데리고 나갔다.영원은 경원처럼 국제적인 대도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도시인 것도 아니다. 이곳에 조명 장식이 설치된 후 한동안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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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운동복을 입은 남자는 농구공을 들고 있었다. 그는 귀가 빨개진 채로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저... 혹시... 연락처 알려줄 수 있을까요? 저도 이 근처에 사는데... 나올 때마다 그쪽이 보여서...”온다연의 시선은 그의 옷 단추에 닿았다. 그러고는 멀지 않은 곳의 나무 그늘을 바라봤다. 네온사인 덕분에 주변은 아주 밝았다. 치밀하게 숨은 줄 알고 있을 상대도 진작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녀는 곁에 있던 장화연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돼요?”장화연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저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온다연은 다시 남자의 옷 단추를 바라보며 물었다.“제가 이 근처에 사는 거 알고 있었어요?”온다연이 대답하자 그는 더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밤마다 여기 있길래...”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저쪽에서 고양이랑 같이 앉아 있었잖아요. 매일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카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공원에서 나오며 온다연은 다정하게 장화연과 팔짱을 꼈다.“집사님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오늘 일 아저씨한테 얘기 안 할 거죠?”장화연은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이었다.“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습니다.”온다연은 고개를 돌려서 뒤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저 여자 마음에 안 들어요. 우리 같이 혼내줄까요?”장화연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온다연이 또 말했다.“제가 다른 남자한테 연락처 준 걸 알면, 아저씨가 저를 죽이려고 할까요?”장화연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잠깐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그건 가능할 것 같네요.”온다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무서운 생각은 금방 지나갔다. 그녀는 장화연과 팔짱을 낀 채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집사님만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집사님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집사님의 취향도 너무 훌륭해요. 집사님이 골라준 물건은 전부 마음에 들었거든요.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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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장화연은 말수가 아주 적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온다연에게는 항상 다정했다. 더욱 짜증 나는 건 자신에게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미소를 장화연에게 보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장화연과 팔짱을 낀 채 다정하게 머리까지 기댔다.심지어 그녀는 라떼까지 사다가 장화연과 함께 마셨다. 그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장화연에게는 마실 것까지 사다 주면서, 그에게 준 것은 곰돌이 커프스밖에 없었다.이때 온다연은 구월이를 장화연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심지어 자신의 라떼를 그녀에게 맛 보이기도 했다. 유강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나무 아래에 서서 그녀를 불러 세웠다.“온다연!”어디에서 들어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목소리였다. 온다연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나무 아래에 서 있는 그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유강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서 그는 압도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추위보다도 싸늘한 기운이었다.그는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기는 했지만 화려한 네온사인보다도 눈에 띄었다.그가 언제부터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몰랐던 온다연은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유강후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와서 몸을 오소소 떨리게 했다. 라떼도 조금 전처럼 따듯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그녀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유강후의 냉기는 더욱 짙어졌다.“이리 오라니까!”도무지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온다연은 구월이를 장화연의 어깨에서 내리더니 꼭 끌어안고 유강후를 향해 걸어갔다. 유강후는 그녀가 가까이 걸어오기도 전에 손을 뻗어 확 낚아챘다.그는 그녀가 들고 있는 라떼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뭐야?”온다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조금 전처럼 신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떼예요.”유강후가 규정한 식단에 존재하지 않는 음식이었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마셔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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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온다연의 걸음걸이는 아주 빨랐다. 그녀는 잠깐 사이에 거리를 훌쩍 벌렸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유강후를 따돌릴 수는 없었다.그녀는 코너를 돌기도 전에 유강후의 품에 속박되었다. 유강후는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자기가 잘못해 놓고 투정을 부려?”온다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버둥거렸다. 목소리에는 서러움이 잔뜩 묻어 있었다.“이거 놔요! 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유강후는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 말 안 들으면 누구 말 들을 건데?”“놔요! 아프다고요!”이때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곁으로 지나갔다. 아이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엄마, 누나도 아빠 몰래 혼자 하고 싶은 일이 있나 봐요. 아빠들은 왜 자꾸 잔소리를 하는 걸까요?”어린아이의 목소리는 유강후의 귀에 딱 꽂혔다. 그는 안색이 변하며 아이에게 물었다.“뭐라고?”아이는 그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아저씨, 집착은 틀린 거라고 했어요. 누나는 이렇게 컸는데, 자꾸 집착하면 가출할 거예요.”아이의 어머니는 두 사람이 부녀가 아닌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보아냈다. 더군다나 아이의 말에 유강후는 화가 난 모양이었다.그녀는 아이를 훌쩍 안아 올리며 떠나려고 했다.“죄송합니다. 애가 이상한 소리를 하네요.”황급히 떠나는 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온다연도 슬슬 그가 진짜 화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번 백화점에 있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계속 고집을 부려봤자 그녀만 손해다.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면서 애교로 무마해 보려고 했다.“죄송해요, 아저씨. 저 라떼 안 마실게요. 이만 돌아가요.”유강후는 시선을 거두며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뭘 잘못했는데?”유강후에게 잡힌 손은 아주 아팠다. 그래도 온다연은 소리를 내지 못했다.“라떼 마신 거 잘못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음식 조절하라고 했는데...”유강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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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혼란 속에서 유민준은 구급차에 실려 갔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히 남아 있었다.이때 신혜원이 다짜고짜 달려와서 온다연을 때리려고 했다.“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유민준이 다쳤어! 어떻게 책임질 거야?!”온다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따귀를 때렸다.그녀는 거의 모든 힘을 다 썼다. 옆으로 휘청거리던 신혜원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봤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내가 누군 줄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거죠?”신혜원은 고함을 지르며 온다연을 때리려고 했다. 그러나 뒤에서 한 손이 그녀를 붙잡았다.“신혜원 씨, 저지른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나 생각하시죠. 신씨 집안에는 꽤 큰 위기라고 생각되는데요.”신혜원은 무표정한 여자를 바라봤다. 온다연을 졸졸 따라다니는 도우미라도 생각했다.“네가 뭔데 나한테 큰 소리야? 38층에서 떨어져 볼래? 그 천한 목숨 신경 쓰는 사람이나 있을까?”장화연은 그녀를 확 밀치며 온다연의 상황부터 살펴봤다.“안 다치셨어요?”온다연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넋이 나간 신재원에게 물었다.“이러려고 나한테 접근한 거예요?”신재원은 이제야 정신 차리고 신혜원에게 물었다.“누나,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한테는 유씨 집안 사람이니까 잘 해보라고 했잖아.”“하, 유씨 집안 사람? 쟤는 그냥 그 집안에서 쫓겨난 개 같은 년이야.”“하지만 유강후 대표가...”“퉤! 유 대표의 여자친구는 은별 씨야. 쟤는 불쌍해서 입양한 개에 불과하다고. 천한 게 주제도 모르고 윤호 씨를 꼬셔? 죽여버릴 거야!”온다연은 동정이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나은별 씨한테 들은 말이에요? 가짜 정보로 총대를 메게 돼서 참 안 됐네요. 오윤호 씨의 정혼자 되시죠? 오윤호 씨는 참 운이 좋네요. 강간범이 돼서도 이렇게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요.”이 말을 들은 신혜원은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네가 먼저 옷 벗어 던지고 꼬신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너만 아니었어도 윤호 씨 집안 그렇게 안 됐어!”온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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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유민준보다도 자신의 사람을 건드린 신씨 집안에 더 화가 나 있었다.온다연에게 친구 두 명이 생긴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저 유치한 어린애들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다.신씨 집안은 꽤 순종적이었다. 그의 앞에서도 항상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그런 집안에서 나온 친구 정도는 용납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온다연이 위층에서 떨어진 화분에 부딪혀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그는 회의 중이었다. 신씨 집안의 책임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자칫 상대를 회의실에서 죽여버릴 뻔했다. 사람들은 그가 유민준이 다친 것 때문에 화가 났는 줄 알았다. 만약 수술실에 있는 사람이 온다연이었다면 신씨 집안의 책임자는 그 자리에서 비명횡사했을 것이다.유민준이 온다연을 밀어냈다는 말을 듣고는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그는 신씨 집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곰곰이 생각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계획 중 핏빛으로 물들지 않은 것은 없었다.유강후는 무릎 꿇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이렇게 작은 일도 처리하지 못하는데, 내가 널 남겨둬서 뭐 하지?”그는 몸을 흠칫 떨면서 말했다.“제 착오입니다.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합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사건의 진위를 조사해 내겠습니다. 신씨 집안은 이런 일을 저지를 위인이 못 됩니다. 뒤에 배후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그는 잠깐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신씨 집안과 나씨 집안은 먼 친척 사이라고 합니다. 나씨 집안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혹시라도...”이때 문이 열리고 나은별이 들어왔다. 그는 유강후를 보자마자 눈물부터 흘렸다.“민준이 얘기 나도 들었어. 신씨 집안에서 그렇게 됐다며... 나랑 진수를 봐서라도 한 번 용서해 주면 안 될까? 신씨 집안의 안주인이 내 어머니 사촌 동생이야... 내가 다 알아봤어. 그냥 단순 사고래. 재원이가 다연 씨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준다고 꽃을 사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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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온다연은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처럼 달려가서 유강후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아저씨, 저 무서워서 못 자겠어요...”이제야 분노의 기운이 줄어든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온다연의 몸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유강후의 옷깃을 꼭 잡고 있었다.“저 자꾸만 화분이 떨어지는 꿈을 꿔요. 피가 사방에 흐르고 너무 아팠어요...”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제가 아저씨 곁에 있어서 미움을 사게 된 걸까요?”유강후는 손을 우뚝 멈추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누가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장화연도 뒤이어 들어왔다. 그녀는 나은별을 힐끗 보고 나서 유강후에게 말했다.“다연 씨가 악몽을 꾸면서 식은땀을 많이 흘리셨어요. 이러다 또 아프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의사를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주 선생한테 연락해 줘.”그는 손을 들어 온다연의 이마를 만져봤다.“내가 곁에 있는데 뭐가 무서워.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하니까 안심하고 자. 내일이면 다 해결될 거야.”온다연은 그의 옷깃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눈만 감으면 민준 오빠가 쓰러진 모습으로 가득해요. 저 무서워요. 하루코 씨도 자꾸 생각나요.”이다 하루코의 자살을 목격한 온다연은 심각한 충격을 받아서 며칠이나 실명했다.이 일은 유강후에게도 큰 교훈이었다. 그는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온다연을 항상 데리고 다녔다. 그런데도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온다연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끝까지 조사할 거야. 다연아, 무서워할 필요 없어. 널 힘들게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봐주지 않겠다고 했었잖아.”나은별은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고 있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는 당장이라도 불을 뿜어낼 것 같았다.‘아까 그냥 확 죽여버려야 했는데...’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그녀는 걱정하는 표정으로 온다연에게 말했다.“다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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