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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920 챕터

제361화

발걸음 소리도 가까이에서 들리자 마음 급해진 온다연은 있는 힘껏 주희의 손을 떼어낸 후 밀어버리곤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작은 나무문이 닫힌 순간 모퉁이에 서 있는 유강후가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키가 아주 컸던지라 좁은 복도에 서 있기만 해도 공간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기분이 들어 숨이 막혀왔다.온다연은 심호흡을 하곤 얼른 그의 손을 잡았다.“아저씨, 우리 돌아가요. 저 몸 상태가 좀 안 좋은 거 같아요.”바깥에서 다소 오래 서 있었던지라 그녀의 안색이 조금 창백했고 손도 차가웠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마치 환자 같았고 보기만 해도 나약하고 가련해 보였다.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몸이 왜 이렇게 찬 거지?”온다연은 행여나 주희가 문을 확 열고 들어올까 봐 겁이 나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저 아파요. 돌아가고 싶어요. 우리 집으로 가요, 네?”불빛 아래서 본 그녀의 얼굴은 더 창백했다. 입술엔 혈기도 없어 유강후는 정말로 그녀가 아픈 줄 알고 안아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의 손길을 피해버렸다.“안 돼요. 여긴 아저씨 지인이 있잖아요.”망을 마친 그녀는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물건을 챙긴 뒤 계산을 했다.유강후는 그녀가 수상했지만 창백한 그녀의 얼굴이 다시 눈에 들어오니 저도 모르게 의심을 지우게 되었다.나가기 전 온다연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힐긋 보았다.주희는 복도 모퉁이에 서서 그녀를 빤히 보고 있었다.주희의 얼굴은 주한과 닮아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빤히 보고 있을 때 그 눈빛은 죽은 주한과 똑같았다.온다연은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더는 그를 볼 겨를이 없었기에 빠르게 고개를 돌려 나가버렸다.집으로 돌아왔을 때 장화연은 이미 욕조에 따듯한 물을 받아두었다.유강후는 온다연을 안아 욕조에 담근 후 꼼꼼히 몸을 살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그런데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유강후는 천천히 강압적이면서도 부드럽게 그녀를 탐했다. 그녀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부끄러워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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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한때 경원에서 잘 나가던 부잣집 딸 고유정이 이런 최후를 맞이하게 될 줄은.물론 사람들의 호기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더 큰 소식이 퍼졌다. 바로 이씨 가문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조사를 받게 된 원인은 이씨 집안의 딸 이효진이 영원에서 대놓고 남자를 불러 거창하게 놀았기 때문이다.이효진의 진짜 SNS 계정을 찾아낸 사람들은 그녀가 올린 사치스러운 사진과 영상에 넋을 잃고 말았다.몇억이나 하는 슈퍼카에 가치가 억에 달하는 보석까지, 그리고 엄청나게 호화로운 커다란 별장 전부 그녀가 찍은 영상에 나왔다.게다가 이효진은 부계정을 만들어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간간이 [내가 누구 딸인지 알아?]라는 댓글도 달았다.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효진을 신고하면서 엄밀하게 이씨 집안을 조사해주길 바란다는 청원을 올렸다.이씨 집안은 여론의 압박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되었고 수색영장도 떨어졌다.이씨 집안에 폭풍우가 휘몰아쳐 곧 망할 것 같았다.이러한 사람들과 인기 검색어 순위를 다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연예인 주혜성이었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예능을 하게 되었다. 뛰어난 예능 감각과 꿀 바른 듯한 목소리에 순식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게 되었고 인기도 치솟았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또 몇 개월이 지났다. 온다연의 고양이 구월이도 그녀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다.오후에 경원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구월이도 데리고 갔다.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원에 급한 일이 생겨 유강후는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몇 시간 뒤, 유씨 집안 집사인 주석진이 찾아왔다.“온다연 씨, 사모님께서 만나 뵙고 싶어 하십니다. 그리고 셋째 회장님께서도 만나 뵙고 싶어 하십니다.”셋째 회장님은 유재성을 가리키는 호칭이었다. 유씨 집안의 셋째였던지라 젊었을 땐 셋째 도련님이라고 불렀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셋째 회장님이라고 불렀고, 셋째 도련님은 유강후의 호칭이 되었다.온다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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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차는 빠르게 달려 유씨 가문 본가로 왔다.차가 멈추자마자 온다연은 강제로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커다란 거실엔 유재성을 제외한 유씨 집안사람 전부 앉아 있었고 다들 사나운 눈빛으로 온다연을 보고 있었다.특히 최금영의 눈빛은 꼭 그녀를 이 자리에서 찢어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유자성의 표정도 한껏 일그러졌다.비록 유자성은 예전에도 온다연에게 눈길을 준 적 없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었다. 이렇듯 쳐다보는 그의 모습은 처음이었다.보아하니 그도 온다연을 죽여버리고 싶은 듯했다.이들 중에서 오직 심미진만이 복잡하고 난감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이들을 본 온다연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유강후의 관계를 알아버렸다고 생각했다.서늘한 한기가 그녀의 발밑으로부터 허리까지 올라왔다. 그녀는 오늘 어쩌면 정말로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시선을 돌려 유하령을 보았다.주먹을 꽉 움켜쥐며 생각했다. 만약 이 집에서 죽게 되면 반드시 유하령과 함께 죽이리라 말이다.이때 유하령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다가와 손을 올리더니 그녀의 뺨을 갈궜다.“천박한 년!”온다연은 몸을 굽히며 유하령의 손길을 피해버렸다.그리고 이내 싸늘한 눈빛으로 유하령을 보더니 머리채를 확 잡고 힘껏 벽에 받아버렸다.그녀는 비록 키가 작았지만, 막상 궁지에 몰리게 되면 엄청난 괴력을 뿜어냈다.유하령은 소리를 질렀다. 벽에 머리가 부딪치고 나니 어질거렸다.머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온다연, 이 천박한 X! 지금 날 때린 거야?!”온다연은 그녀가 일어서기도 전에 다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또 벽에 받아버렸다.유하령의 이마엔 어느새 피가 흘러나왔고 엄청난 통증에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까진 이마를 만졌다. 손에 피가 한가득 묻어났다.그러더니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아아악! 감히 날 때렸어! 이 미친 X이!”온다연은 한 걸음 물러서며 차갑게 그녀를 보았다.“난 왜 널 때릴 수 없는데? 네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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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온다연은 고개를 들어 싸늘한 눈빛으로 유하령을 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 담긴 악의를 발견한 유하령은 멈칫하더니 이내 화를 냈다.유하령은 또 온다연을 때리려 했다.이때 유민준이 방에서 나와 달려오며 말했다.“그만해!”온다연이 유하령에게 맞고 있는 모습에 유민준은 얼른 달려와 유하령을 밀쳐냈다.그리고 온다연을 붙잡고 있던 두 사용인에게 뺨을 때렸다.“이거 놔!”그는 온다연을 잡았다. 긴장한 얼굴로 온다연의 뺨을 살폈다.“아파? 많이 아프지?”온다연은 뺨을 감쌌다. 터진 입에서는 피가 뚝뚝 흘러나와 하얀 옷 위에 떨어져 가슴 아프게 했다.유민준은 너무도 마음이 아파 고개를 돌린 뒤 유하령을 노려보았다.“네가 뭔데 다연이를 때리는 거야?”유하령은 차갑게 피식 웃었다.“오빠, 이제야 걱정해주는 거야? 그런데 어쩌지? 이미 늦었는데?! 오빠는 잊었나 봐, 예전에 저 X을 본인이 어떻게 대했는지. 겨우 그 좋아하는 마음으로 용서해 줄 것 같아? 저 X이 예전에 오빠가 했던 짓을 전부 잊어줄 것 같냐고!”그녀는 온다연을 가리키며 악독한 말만 내뱉었다.“똑똑히 봐. 얘는 오빠가 어릴 때부터 괴롭혔던 애라고! 오빠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릴 때부터 괴롭혔던 애를 좋아할 수 있는 거야? 겨울에 얘 옷에 얼음 가득 넣고, 여름에 난방 끝까지 올려놓은 방에 가둔 사람도 오빠잖아. 설마 오빠는 자신이 괴롭혔던 사람이 취향인 거야?”유민준의 표정이 굳어지고 서늘한 한기를 뿜어냈다.유하령의 말은 아버지에게 훈계를 당하고 온 가족의 반대를 들었을 때보다 더 가슴이 아팠다.그는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10년 전으로 가 자신을 때리고 싶었다. 정신 차릴 수 있게.온다연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사실은 아버지의 신임을 잃고 온 가족의 지지를 잃게 되었을 때보다 더 백 배, 천 배 더 고통스러웠다.그는 고개를 홱 돌려 온다연의 손을 잡으며 다소 당황한 어투로 말했다.“다연아, 날 좋아한다고 했잖아, 그렇지? 말해줘, 얼른 날 좋아한다고 말해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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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강한 바람이 정원에 있던 나무와 풀을 흩날리며 착륙했다.집 안에 있던 사람도 그 소리를 듣고 전부 밖으로 나왔다.유자성은 그 헬기가 유강후의 헬기임을 알고 있었던지라 눈빛이 어두워졌다.지금 이 순간 그는 온다연을 죽여버리고 싶었다.눈길 한번 주지 않은 고아가 자기 아들에게 꼬리 쳤을 뿐 아니라 자신의 동생마저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유씨 집안은 그녀를 재워주고 먹여주었는데 그녀는 집안을 망치려 들고 있었다.‘더는 살려둬서는 안 되겠어!'한참 후, 헬기는 저택 정원 잔디밭에 착륙했다.헬기가 착륙하자마자 유강후는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내렸다.그는 검은 옷에 검은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고 그 기세는 아주 싸늘해 보는 사람마저 등골이 서늘해지게 했다.유강후는 빠르게 유자성에게로 다가갔다. 코트 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짙은 살기를 뿜어냈다.유자성은 순간 자신과 함께 20년 넘게 자란 이복동생에게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유씨 집안사람 중 유강후가 가장 행동력이 빠르게 인내심이 있다는 것을.그리고 유일하게 아버지 유재성의 두뇌를 물려받은 사람이기도 했다.유강후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것엔 유강후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았기 때문이다.그랬기에 자신이 아무리 유강후의 형이라고 해도, 유강후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해도 실권을 들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유강후였다.게다가 유자성은 알고 있었다. 그때 그 일 후로 유강후가 자신을 무시하고 있음을. 집안사람들에겐 여전히 예의를 차리고 있지만 사실 유강후는 가족애라는 것이 없었다.이 집안에서 유강후가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바로 아버지 유재성이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한낱 고아 때문에 자신을 적으로 돌리려 하고 있었다.그렇게 생각한 유자성은 입꼬리를 올리며 살기를 띄었다.‘그 고아, 아무래도 정말로 살려둬선 안 되겠어!'‘형제 싸움은 절대 우리 집안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니까!'유강후가 다가오기도 전에 유자성이 차갑게 말했다.“뭐냐, 가족도 아닌 남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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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하령이한테서 들어보니까, 그 천박한 것이 학생 때부터 더럽게 몸을 굴리고 다녔다더구나. 이미 더러운 몸이었으면서...”“그만 하세요!”유강후는 유난히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온다연은 어디에 있죠?”최금영은 이렇듯 화를 내는 유강후의 모습은 처음이었던지라 어안이 벙벙했다. 이내 부아가 치밀었다.“지금 나한테 소리를 지른 거니? 그 천박한 것을 위해 나한테? 넌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기나 해? 피도 안 섞인 남을 위해 자신의 형한테도 예의 없이 굴고. 왜, 이젠 이 늙은 할미한테마저 그렇게 굴 거니?”유강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다가 다시 유자성에게 시선을 돌렸다.“대체 뭐 하신 겁니까? 또 10년 전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시려고요? 제 누나 유연서가 어떻게 죽은 건지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그 짓을 이번엔 온다연에게 또 똑같이 반복할 생각이신 거예요?”그는 이를 빠득 갈았다. 목과 이마엔 핏줄이 툭 튀어나와 있었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꿈 깨세요!”그의 말에 최금영과 유자성의 표정이 확 변했다.유연서는 유씨 집안의 아픔이자 비밀이었다. 그리고 유강후의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기도 했다.유재성과 유강후에겐 엄청난 상처가 된 일이었다.어느 한번은 유씨 가문에서 20년 넘게 일한 사용인이 유재성의 앞에서 유연서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늘 말수가 없고 무뚝뚝하던 유재성은 바로 화를 내며 경호원을 불러 쫓아내 죽일 뻔했다.그랬기에 그 뒤로 누구도 유연서의 이름을 언급하는 사람이 없었다. 유강후가 유연서의 이름을 언급하자 최금영과 유자성의 안색이 변했다.최금영은 부아가 치밀어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유강후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엄숙하게 말했다.“너도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니? 너도 네 아빠와 똑같구나. 다들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유강후는 차갑게 그녀를 보았다. 두 눈에 담긴 음험함에 최금영은 다소 멘탈이 무너지며 눈물을 흘렸다.“나도 알고 있다. 너와 네 아빠가 날 원망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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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유강후는 우뚝 멈추어 섰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그저 차갑게 말할 뿐이다.“형, 형은 본인만 잘 숨기고 있으면 아무도 형수님이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지 모를 거로 생각해요? 형이 어떻게 지금 형수랑 결혼할 수 있었는지, 형이 더 잘 알겠죠!”유자성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주먹을 꽉 쥔 그의 손등 위로 퍼런 핏줄이 드러났다.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음험해진 눈빛으로 떠나가는 유강후의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유씨 가문 본가 물탱크 옆에 작은 창고가 있었다. 평소엔 장비들을 보관해두는 곳이었지만 가끔 사람을 벌하는 방으로 쓰기도 했다.온다연은 이곳에 한두 번 갇혀본 것이 아니었다.과거의 수많은 시간 동안 그녀는 수없이 이곳에 갇혔었다.제일 오래 갇혀 있었던 적은 유하령과 유민준이 밀어 넣은 그때였다. 그때 그녀는 이틀 꼬박 갇혀 있었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만약 물탱크에 문제가 생겨 관리인이 수리하러 오지 않았더라면 그때 아마도 탈수 증상으로 이곳에서 죽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때 그 시절 아무리 이곳에 갇혀 있어도 그녀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그런데 이번은 아니었다. 온다연은 얇은 니트 한 장만 입고 있었다.비록 여긴 밀폐된 공간이라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겨울이라 기온은 영하 10도 이상 내려갔고 그녀는 실내화를 신고 있었기에 보온 작용이 전혀 없었다.비닐 더미에 몸을 한껏 웅크린 그녀는 추위에 이미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고 얼른 유강후가 자신을 찾으러 와 주길 바랐다.비록 그가 유씨 집안사람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 두 사람의 사이는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기에 그녀가 이곳에서 얼어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다.극한의 추위에서 사람의 체온이 빨리 떨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다연은 자신이 추위에 아이스크림이 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고 온몸이 아프면서도 간지러웠다.게다가 의식도 점점 흐릿해져 자꾸만 졸음이 쏟아졌다.그녀는 절망에 빠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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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이런 통증에 온다연은 조금 의식을 되찾게 되었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작게 말했다.“아저씨, 와줬네요.”유강후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목소리는 목에 뭔가가 걸린 것처럼 잘 나오지 않았다.가슴이 너무도 아파 목이 메어버린 것이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미안해, 내가 너무 늦게 왔네.”온다연이 작게 대답했다.“안 늦었어요. 이렇게 저 문을 열어준 사람도 아저씨가 처음인걸요. 그래도 여름보다 겨울이 더 버틸 만했어요.”유강후는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말이다.그는 낮게 말했다.“내가 일찍 그 문을 열었어야 했어.”‘아니, 일찍 열었어도 소용이 없었을 거야. 애초에 10년 전에 내가 직접 옆에 두고 키웠어야 했어!'“다 내 잘못이야.”온다연은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점차 체온이 돌아오면서 감각이 되살아나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아저씨, 저 너무 추워요.”유강후는 그녀를 안은 채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바깥은 바람이 세게 불었다. 온다연은 그의 코트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아저씨는 안 추워요?”유강후는 그녀를 더욱 꽈악 끌어안았다.“안 추워. 다연이를 안고 있어서 하나도 안 추워.”온다연은 머리를 그의 어깨에 파묻으며 그에게서 나는 은은한 우디향을 깊이들이 마셨다.너무도 옅어 거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아저씨, 아저씨는 왜 유씨 집안 사람인 거예요?”바람은 조금 세게 불었다. 유강후는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듣지 못했고 그녀를 안은 채 계단을 올라갔다.계단 위에 있는 방은 문이 열려 있었다. 안은 난방해둔 것인지 따듯한 기운이 바깥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고 유강후는 그녀를 안은 채 그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장화연이 다급하게 달려왔다.온다연의 모습에 무표정하던 그녀의 얼굴에도 안쓰러운 표정이 생겼다.몸은 추위에 이미 파랗게 되어 있었고 입가에서 흘러내린 피는 목을 타고 입고 있던 니트까지 빨갛게 물들였다.게다가 그 피마저도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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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깨진 유리 조각이 유강후의 손바닥에 박혀 들어갔다. 손에선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온다연은 그의 손을 보며 천천히 잡아 자신의 입가에 가져간 뒤 가볍게 뽀뽀하며 말했다.“피가 나요.”유강후는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온다연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처음부터 그녀를 지켜주지 않은 것에 후회하고 있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온다연이 유씨 집안에서 얼마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지 말이다. 유하령 뿐만 아니라 유씨 집안 모두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지만 정작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 모르고 있었다.오늘 그들의 만행을 목격한 후에야 그녀가 그간 얼마나 힘들었을지 깨닫게 되었다.그들의 괴롭힘으로 그녀는 목숨마저 잃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끔 살아가는 것조차 문제가 되었다.심지어 이건 유씨 가문에서만 있을 때 당한 괴롭힘이었다.유씨 집안에서 나온 뒤에도 다른 사람이 그녀를 괴롭혔으니 그는 그녀를 더 깊은 심연 속에 밀어 넣은 것과 다를 게 없었다.그녀는 이렇게 몇 년을 살아왔기에 괴롭힘을 당해도 아픈 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울지도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며 혼자 끙끙 앓는 사람이 되었다.어쩌면 누구도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혼자 마음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눈물을 흘리면 더 심한 괴롭힘이 그녀를 맞이했다.그녀의 보드랍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만질 때마다 그에게 그가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그 안에서 얼어 죽었을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그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헬기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찍 도착해 그녀를 구할 수 있지 않았는가.이때 유하령이 쳐들어오며 온다연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천박한 X, 어디서 감히 연기해? 네가 우리 가문에서 거저먹고 잔 세월만 해도 10년이야! 은혜를 갚지 못할망정 되려 복수를 해?! 너 때문에 우리 증조할머니가 지금 화병으로 쓰러지셨다고, 알아?”말을 하면서 유하령은 달려와 온다연을 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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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하지만 아무리 닦으면 닦을수록 불쾌했다.온다연의 몸은 튀어버린 피 몇 방울로 점점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차가웠던 마음에 불에 타오르는 듯 뜨거워졌다.‘안 돼, 안 돼!”그녀는 정신줄을 놓은 사람처럼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멍하니 유강후를 보았다.무표정한 얼굴로 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는 유하령을 빤히 보고만 있는 유강후의 모습은 아주 음험했다.“내가 전에도 말했지, 건들지 말라고. 그런데 넌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유하령. 이건 시작이라는 걸 알려주지.”말을 마친 그는 물티슈를 뽑아 손과 옷에 묻은 피를 닦았다.그 모습은 고귀하면서도 깔끔해 보여 꼭 방금 본 폭력적인 장면은 그와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눈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고통에 울고 있는 여자는 바로 그가 어릴 때부터 아꼈던 조카였다.모든 걸 목격한 심미진이 달려오며 당황한 기색으로 유하령을 잡아당겼다.그러나 유하령은 더욱 고통스러워 더 크게 울 뿐이다.심미진은 유강후를 보며 따져 물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하령이 작은 아빠잖아요.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는 거죠?”유강후는 피를 닦다가 들려오는 심미진의 질책에 고개를 확 들더니 차갑게 노려보았다.그의 눈빛에 담긴 살기에 심미진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심장이 툭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안색은 하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목소리에선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그, 그런 뜻이 아니라...”유강후의 목소리는 아주 싸늘했다.“그러는 형수는 온다연 친이모잖아요. 형수도 본인 친조카를 모함하는데 난 왜 이런 짓을 할 수 없는 거죠?”심미진의 눈이 커지며 그가 내뿜는 엄청난 한기에 등골이 서늘해졌다.분명 난방을 틀어놓은 방이었지만 그녀는 얼음 동굴에 있는 것처럼 몸을 덜덜 떨었다.“전, 전 모함한 적 없어요...”소란을 들은 유자성이 방으로 들어왔다.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그는 충격에 빠졌다.그는 얼른 유하령에게 달려가 나무 테이블에 박힌 칼을 빼내곤 사람을 시켜 병원에 보냈다.현장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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