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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유강후는 우뚝 멈추어 섰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그저 차갑게 말할 뿐이다.

“형, 형은 본인만 잘 숨기고 있으면 아무도 형수님이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지 모를 거로 생각해요? 형이 어떻게 지금 형수랑 결혼할 수 있었는지, 형이 더 잘 알겠죠!”

유자성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주먹을 꽉 쥔 그의 손등 위로 퍼런 핏줄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음험해진 눈빛으로 떠나가는 유강후의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

유씨 가문 본가 물탱크 옆에 작은 창고가 있었다. 평소엔 장비들을 보관해두는 곳이었지만 가끔 사람을 벌하는 방으로 쓰기도 했다.

온다연은 이곳에 한두 번 갇혀본 것이 아니었다.

과거의 수많은 시간 동안 그녀는 수없이 이곳에 갇혔었다.

제일 오래 갇혀 있었던 적은 유하령과 유민준이 밀어 넣은 그때였다. 그때 그녀는 이틀 꼬박 갇혀 있었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만약 물탱크에 문제가 생겨 관리인이 수리하러 오지 않았더라면 그때 아마도 탈수 증상으로 이곳에서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 아무리 이곳에 갇혀 있어도 그녀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니었다. 온다연은 얇은 니트 한 장만 입고 있었다.

비록 여긴 밀폐된 공간이라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겨울이라 기온은 영하 10도 이상 내려갔고 그녀는 실내화를 신고 있었기에 보온 작용이 전혀 없었다.

비닐 더미에 몸을 한껏 웅크린 그녀는 추위에 이미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고 얼른 유강후가 자신을 찾으러 와 주길 바랐다.

비록 그가 유씨 집안사람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 두 사람의 사이는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기에 그녀가 이곳에서 얼어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극한의 추위에서 사람의 체온이 빨리 떨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다연은 자신이 추위에 아이스크림이 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고 온몸이 아프면서도 간지러웠다.

게다가 의식도 점점 흐릿해져 자꾸만 졸음이 쏟아졌다.

그녀는 절망에 빠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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