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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유자성의 말투는 마치 유강후가 효심이 없다고 탓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유강후의 태도는 싸늘하기만 했다.

“내가 가서 소용없어요. 할머니가 보고 싶어 하는 건 내가 아닌 아들이니까요.”

유자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할머니는 우리 중에서도 널 가장 좋아해. 네가 그런 짓을 했으니 화내는 것도 당연하지.”

“좋아해요?”

유강후는 피식 웃더니 비꼬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강씨 가문의 산업이 가져다줄 이익만 노리는 거겠죠.”

“유강후! 네 외할머니 되는 사람이야!”

유강후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능하면 아니길 바라고 있어요.”

“너...!”

유자성도 슬슬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그는 이해가 안 됐다. 말수 적고 차분하던 유강후가 왜 한낱 고아 때문에 이렇게 변했는지를 말이다.

‘이렇게까지 죽은 연서가 그리웠던 건가?’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강후야, 너도 이제는 잊고 넘겨야지. 연서가 세상을 뜬 지도 수년이야.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서 살래?”

“애초에 관심 없던 남들은 모르겠지만, 당사자한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온다연을 연서로 착각해?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는 하냐고.”

유자성이 말을 마친 순간 거실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숨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의 정적이었다.

아무도 몰랐다. 복도의 한쪽 끝에 서 있던 온다연이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고 있던 것을 말이다.

물론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이해 못 했다. 강해숙이 입원하고 유재성이 유강후를 병원으로 부른다는 것만 이해했다.

‘나를 연서로 착각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연서는 누구야? 누구길래 나를 통해 그리워해야 하는 거지? 아저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은별이 아니었나?’

이때 장화연이 지나가다가 온다연이 맨발로 문어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연 씨, 바람이 찹니다. 들어가서 쉬세요.”

온다연은 거실을 힐끗 보고 나서 방 안에 들어갔다.

거실에서 유강후는 잠시 침묵하다가 차갑게 말했다.

“날 형이랑 똑같게 생각하지 마요. 난 아내가 우울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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