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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온다연의 걸음걸이는 아주 빨랐다. 그녀는 잠깐 사이에 거리를 훌쩍 벌렸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유강후를 따돌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코너를 돌기도 전에 유강후의 품에 속박되었다. 유강후는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

“자기가 잘못해 놓고 투정을 부려?”

온다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버둥거렸다. 목소리에는 서러움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거 놔요! 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

유강후는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내 말 안 들으면 누구 말 들을 건데?”

“놔요! 아프다고요!”

이때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곁으로 지나갔다. 아이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누나도 아빠 몰래 혼자 하고 싶은 일이 있나 봐요. 아빠들은 왜 자꾸 잔소리를 하는 걸까요?”

어린아이의 목소리는 유강후의 귀에 딱 꽂혔다. 그는 안색이 변하며 아이에게 물었다.

“뭐라고?”

아이는 그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저씨, 집착은 틀린 거라고 했어요. 누나는 이렇게 컸는데, 자꾸 집착하면 가출할 거예요.”

아이의 어머니는 두 사람이 부녀가 아닌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보아냈다. 더군다나 아이의 말에 유강후는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녀는 아이를 훌쩍 안아 올리며 떠나려고 했다.

“죄송합니다. 애가 이상한 소리를 하네요.”

황급히 떠나는 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온다연도 슬슬 그가 진짜 화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번 백화점에 있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계속 고집을 부려봤자 그녀만 손해다.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면서 애교로 무마해 보려고 했다.

“죄송해요, 아저씨. 저 라떼 안 마실게요. 이만 돌아가요.”

유강후는 시선을 거두며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

“뭘 잘못했는데?”

유강후에게 잡힌 손은 아주 아팠다. 그래도 온다연은 소리를 내지 못했다.

“라떼 마신 거 잘못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음식 조절하라고 했는데...”

유강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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