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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장화연은 말수가 아주 적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온다연에게는 항상 다정했다. 더욱 짜증 나는 건 자신에게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미소를 장화연에게 보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장화연과 팔짱을 낀 채 다정하게 머리까지 기댔다.

심지어 그녀는 라떼까지 사다가 장화연과 함께 마셨다. 그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장화연에게는 마실 것까지 사다 주면서, 그에게 준 것은 곰돌이 커프스밖에 없었다.

이때 온다연은 구월이를 장화연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심지어 자신의 라떼를 그녀에게 맛 보이기도 했다. 유강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나무 아래에 서서 그녀를 불러 세웠다.

“온다연!”

어디에서 들어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목소리였다. 온다연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나무 아래에 서 있는 그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유강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서 그는 압도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추위보다도 싸늘한 기운이었다.

그는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기는 했지만 화려한 네온사인보다도 눈에 띄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몰랐던 온다연은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유강후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리 와.”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와서 몸을 오소소 떨리게 했다. 라떼도 조금 전처럼 따듯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유강후의 냉기는 더욱 짙어졌다.

“이리 오라니까!”

도무지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온다연은 구월이를 장화연의 어깨에서 내리더니 꼭 끌어안고 유강후를 향해 걸어갔다. 유강후는 그녀가 가까이 걸어오기도 전에 손을 뻗어 확 낚아챘다.

그는 그녀가 들고 있는 라떼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뭐야?”

온다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조금 전처럼 신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라떼예요.”

유강후가 규정한 식단에 존재하지 않는 음식이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마셔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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