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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운동복을 입은 남자는 농구공을 들고 있었다. 그는 귀가 빨개진 채로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저... 혹시... 연락처 알려줄 수 있을까요? 저도 이 근처에 사는데... 나올 때마다 그쪽이 보여서...”

온다연의 시선은 그의 옷 단추에 닿았다. 그러고는 멀지 않은 곳의 나무 그늘을 바라봤다. 네온사인 덕분에 주변은 아주 밝았다. 치밀하게 숨은 줄 알고 있을 상대도 진작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곁에 있던 장화연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돼요?”

장화연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저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온다연은 다시 남자의 옷 단추를 바라보며 물었다.

“제가 이 근처에 사는 거 알고 있었어요?”

온다연이 대답하자 그는 더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밤마다 여기 있길래...”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쪽에서 고양이랑 같이 앉아 있었잖아요. 매일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카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

공원에서 나오며 온다연은 다정하게 장화연과 팔짱을 꼈다.

“집사님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오늘 일 아저씨한테 얘기 안 할 거죠?”

장화연은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온다연은 고개를 돌려서 뒤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저 여자 마음에 안 들어요. 우리 같이 혼내줄까요?”

장화연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온다연이 또 말했다.

“제가 다른 남자한테 연락처 준 걸 알면, 아저씨가 저를 죽이려고 할까요?”

장화연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잠깐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그건 가능할 것 같네요.”

온다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무서운 생각은 금방 지나갔다. 그녀는 장화연과 팔짱을 낀 채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집사님만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

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집사님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집사님의 취향도 너무 훌륭해요. 집사님이 골라준 물건은 전부 마음에 들었거든요.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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