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571 챕터

제271화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세속적인 시선이 그를 깔보는 것은 그가 ‘인의예지신’의 어느 것을 범한 것입니까?""자네가 시집을 두 번 갔기에 그를 해쳤소.""내가 시집을 두 번 가는 것이 그와 무슨 상관입니까?"부끄러운 기색을 드러내게 하려는 량소의 생각과 달리 송석석의 목소리는 침착했다."다시 묻겠습니다. 화리 후 다시 시집을 가는 것을 율법이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까, 아니면 풍속이 허락하지 않습니까? 민간에 두 번 시집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인의예지신에 여인이 두 번 시집갈 수 없다고 말을 했습니까? 또 묻겠습니다. 여인이 버림을 받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속세를 떠나 외로이 살아야 세속적인 시선을 견뎌낼 수 있는 것입니까?"량소는 코웃음을 쳤다."참, 말도 교묘하게 잘하오."송석석의 말을 반박할 수 없자 그는 가소롭게 대하기로 했다.송석석의 웃음기가 진해졌다."탐화랑께서는 덕을 닦지 않고 배운 것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의리도 없고 잘못한 것을 고치지도 않으니, 정말 걱정입니다!"량소는 순간 화를 내며 말했다."자네... 난 본디 좋은 마음으로 한 말이었는데 성인의 말로 나를 모욕하다니. 이런 친척은 왕래하지 않아도 되오!"말을 마치고 그는 벌떡 일어나 소매를 휘날렸다."가시오!"란군주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미안함이 담긴 눈빛으로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붉어진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언니, 우리 먼저 돌아갈게. 며칠 후에 다시 보러 올게."송석석이 가벼운 탄식을 하고 답했다."그래, 먼저 돌아가거라."란군주는 예를 올리고 다급히 량소의 뒤를 따라 가며 소리쳤다."부군, 기다리시오."양 마마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군주께서는 앞으로 오지 않을 것입니다."송석석은 그렇다고 대답한 뒤 말을 이었다."하지만 젊은 나이에 그렇게 고지식할 줄은 몰랐네.""어떤 사람들은 책을 너무 읽어 생각까지 잘못된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송석석은 차를 마시며 눈살을 찌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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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왕씨 성을 가진 사람을 말하자니, 정말 왕가에서 혼인에 관한 얘기를 하러 왔었다는 것이 기억났다.평서백 왕표의 사촌 동생이었지만 어머니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미 지난 일이니 더 언급할 필요 없었다. 그녀와 사여묵은 두 달 후면 곧 혼인을 올릴 것이다. 지난날의 일들은 떠나보내고 앞으로의 일들을 맞이해야 했다.과거와 작별하고 다시 태어난 것이다.날이 점점 추워지자, 마당의 매화가 봉오리를 맺어 며칠 지나면 곧 필 것 같았다.올해의 매화는 일찍 피었고, 진복은 이것을 길조라 말했다.서우도 바닥에 내려갈 수 있지만, 몇 걸음만 걷고 침대에 누워 쉬어야 했다.댁에서도 긴박하게 혼사를 준비하고 있다. 혼례복은 혼사가 정해진 날 봉연각에 바느질을 맡겼다. 성안의 권세가들이 혼사를 치를 때 대부분 봉연각을 찾는다. 첫째는 그들의 바느질이 좋고 빠르기 때문이고, 둘째는 봉연각에서 바느질하는 여인들의 실력이 좋아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었다. 많은 외지의 부유한 상인과 귀인들이 천금을 들여서라도 봉연각의 혼례복을 얻으려 했다.양 마마는 봉연각에 진도를 보러 갔다가 돌아온 후 안색이 이상했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또 그 말을 하기에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송석석은 상황을 보고 물었다."혼수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인가?"송석석은 망토를 입고 서우를 부축하여 매화를 감상했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서우를 업을 수밖에 없었다.비록 서우는 걷고 싶었지만, 송석석은 단신의의 분부에 따라 당분간 많이 걷게 하지 않았다. 하루에 그저 두세 번 걸어 다리의 기혈이 뭉치지 않도록 활동시킬 뿐이었다.양 마마는 서우가 약을 먹은 후 그릇을 치우고 말했다."아가씨, 별일은 아니옵니다. 그저 왕가네 사람을 만났습니다.""왕가?"송석석은 순간 양 마마가 전에 하려다 그만둔 말을 떠올리며 답했다."그래. 왕가에서 혼약을 얘기하러 왔다고 알고 있네. 그러나 이젠 그 일도 얘기할 필요가 없지."그녀는 서우를 눕히고 양 마마와 밖으로 나갔다.날이 어둡고 바람이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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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그런데 이틀 만에 평서백부 노부인이 내일 셋째 아가씨를 데리고 찾아온다는 청을 올렸다.양 마마가 아뢰며 말했다."아니면 만나지 마십시오. 그들이 무슨 꿍꿍이로 오는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장군부의 상황을 알아보러 왔다면 진작 왔어야 했습니다. 혼사도 정해졌고 혼례복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제야 찾아오다니요."송석석도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물었다."만나려 청한 글에는 뭐라 쓰여져 있느냐?"양 마마가 답했다."꼬마 도련님이 돌아온 것을 축하하려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핑계일 뿐이지요. 도련님께서 돌아온 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 이제야 찾아오다니. 전에는 무엇을 했답니까?"송석석은 생각하다 답했다."가서 말을 전하 거라. 서우가 치료를 하고 있으니, 손님을 만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부상이 나으면 내가 직접 데리고 찾아갈 것이라 전하거라."양 마마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나갔다.송석석은 그들 모녀를 만날 상황이 아니다. 그 모녀는 틀림없이 장군부의 일로 찾아왔을 텐데 장군부에 대해 어떠한 말을 해도 상황에 맞지 않으니 만나지 않는 것이 가장 적합했다.말을 전한 뒤 이틀이 지나고, 하늘에는 올겨울 첫눈이 내렸다.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마당에 얇게 눈꽃을 피울 뿐이었다.송석석은 서우를 데리고 매화원으로 향했다. 매화는 갓 피어났고, 연홍색의 꽃잎에 서리가 내려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서우의 얼굴이 빨갛게 얼었지만 기분이 좋은지 그래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는 손을 목구멍에 얹고 송석석을 향해 힘겹게 말하려 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소리를 내지 못해 작은 볼이 더욱 빨개졌다.송석석은 쪼그리고 앉아 부드럽게 말했다."괜찮다. 천천히 하거라, 급하지 않아."서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빛에 실망이 담겨 있었다. 이전에 그는 ‘윽윽’ 거리는 소리라도 낼 수 있었지만 요 며칠 그 소리마저 내지 못하니 초조해 보였다.그러나 실망에 가득 찬 표정은 곧 미소로 바뀌었다. 서우는 차가운 작은 손으로 고모의 뺨을 어루만지며 힘껏 웃었고,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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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사여묵도 저녁에 서우를 보러 왔다. 그의 위로는 홍작과 작은고모의 위로보다 더 유용했다.게다가 그의 위로는 짧디짧은 한마디뿐이었다."사나이는 참는 법을 알아야 한다."그의 말을 듣고 서우는 조금도 불안해하지 않았고 착실히 말을 들으며 치료를 받았다.사여묵은 그와 함께 반시진 동안 서예를 연습을 했다. 서우의 서예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었고 손가락의 움직임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져 보는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서우는 아주 수다쟁이였다. 사여묵이 그의 곁에 있을 때, 그는 종이에 많은 질문을 하였다. 하지만 모두 중요하지 않은 말로 순 잡담이었다.그럼에도 사여묵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우가 묻는 대로 대답했다.송석석은 그들과 잠시 같이 있다가 하인에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라고 했다. 오늘 저녁에는 사여묵더러 집에서 식사하도록 남으라 했다.사여묵은 가끔 국공부에서 식사를 하고있다. 양 마마는 이제 그의 음식 취향도 모두 꿰뚫고 있다.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먹을 수는 있고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지만, 매번 완강하게 아가씨와 함께 매운 것을 먹었다.식성도 좋아서 한 끼에 여섯 그릇을 먹을 수 있고 무슨 요리든 꺼리지 않았다. 다시 말해 사여묵은 편식하지 않았다.그의 식사량이 많은 것을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처음 국공부에서 식사할 때 밥 한 그릇을 드시라고 해도 사양한 그였다.두 번째로 남아 식사를 할때, 그는 반 그릇을 더 먹었다.세 번째에는 갈비찜의 양념이 맛있다며 세 그릇을 먹었다.그렇게 지금 밥 여섯 그릇을 먹을 정도가 되었는데, 국공부 전체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대체 밥 여섯 그릇이 그의 한계가 맞는지, 아니면 밥 여섯 그릇에 배가 겨우 반만 부른 것이 아닌지? 언제쯤 밥 일곱 그릇이나 여덟 그릇을 먹을 것인지 말이다.장대성이 그와 함께 왔을 때 사여묵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 시진 동안 무예를 연마하고 게다가 낮에 공무를 돌보느라 바빠 한가할 새가 없다고 했다.모두 그제야 그의 식사량이 왜 이렇게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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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황제는 그녀를 위해 복수를 하려 전북망더러 혼인한 지 일 년 만에 화리한 여인과 혼사를 치르라 했다.마침 그녀도 전북망과 혼인한 지 일 년 만에 화리했다.다만 셋째 아가씨는 이 혼사를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황제가 지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다.그녀가 그날 찾아오려 한 것도 아마 전북망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일 것이다.황제의 행동에 송석석은 자신이 셋째 아가씨에게 누를 끼쳤다고 생각했다.이것은 그녀를 위해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보아하니, 셋째 아가씨를 만나야 했다. 서로 마음속의 응어리를 없애고, 국공부에 적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했다.자신을 위해서라면 상관없지만, 앞으로 국공부는 서우가 장악해야 한다. 이 일로 왕가의 원망을 사서는 안 되었다.사여묵은 그녀가 눈살을 찌푸린 것을 보고 말했다."평서백 노부인이 만나려 청을 전한 것은 전북망과의 화리에 관해 묻고 싶었을 것이오. 외부에서 떠들썩하게 소문이 자자하지만, 다들 사리에 밝은 사람들이니 소문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소. 당사자인 자네한테 물어봐야 사실을 알 수 있소."국공부에 무슨 일이 있는지 그는 모두 알고 있다. 매번 올 때마다 그는 먼저 진복을 찾아 안부를 묻고, 진복도 그에게 상황을 전했다.엄연히 그를 상전으로 대하고 있다.진복은 아가씨께서 영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집안에 사람이 적고 일을 도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나 지금 너무 많은 사람을 국공부로 들일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 온 하인들을 마음 놓고 쓸 수도 없으니, 많은 일들은 사여묵에게 알려야 한다. 사여묵이 사람을 보내 알아보고, 처리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사여묵이 자주 오려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그는 송석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곧 돌아가려 했다. 많은 사건들이 그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갓 대리사에 일을 하고 있어, 매일 번거로운 문서를 보느라 눈이 아플 지경이다.게다가 그는 율법을 마음속에 기억해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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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노부인은 청색 구름무늬 솜저고리를 입고 손에 찻잔을 들고 있었다. 나이는 오십 남짓한 모습으로 머리가 좀 희끗희끗하고 머리를 단정히 올려 위엄있어 보였다.셋째 아가씨는 옷차림이 매우 수수했다. 흰색 여우 가죽옷 아래에는 살구색 저고리 치마를 입었고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예쁘게 생겼다. 그러나 안색은 다소 생기가 없어, 살구색 치마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어머니보다도 더 성숙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풍겼을 것이다.송석석은 이들을 자리에 앉게 한 뒤 설명했다."지난날 노부인께서 만나려 청했지만 서우가 치료를 받고 있어, 제가 손님을 맞이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실례가 될까 봐 거절했고 지금은 서우도 아주 좋아져서 이렇게 두 분을 댁으로 모시고 싶었습니다. 서우를 신경 써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그날 그들은 어린 도련님 서우를 보려 방문하겠다고 했으니, 송석석도 물론 그 말에 맞춰 답해야 한다.노부인이 물었다."도련님은 지금 괜찮으십니까?""예. 아주 좋아졌습니다. 노부인께서 신경을 써주시니, 서우의 복입니다."송석석이 답했다.노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국공부에 없는 것이 없다고 알고 있지만, 최근 백 년 인삼 한 뿌리를 얻어 도련님께 보신용으로 드리려 갖고 왔습니다."그녀가 말을 하자, 시녀는 정교한 상자를 들고 와 송석석에게 예를 올렸다."아가씨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송석석이 말했다."어찌 이런 것을 받는단 말입니까? 서우를 보러오신 것만으로도 소녀는 이미 감격해 마지않는데, 어떻게 이렇게 진귀한 약재까지 받겠습니까?""아가씨, 평서백부의 작은 성의라고 생각하고 받으시지요."노부인은 한숨을 쉬었지만,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있었다."평소 서로 왕래가 드물었지만, 우리도 국공 어르신을 존경했습니다. 지금 도련님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받지 않으면 우리 평서백부를 얕본다고 생각할 것입니다."송석석도 인사치레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마움을 전한 뒤 양 마마에게 인삼을 받으라고 했다.노부인은 몇 마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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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말을 마친 그녀가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화리를 한 것도 잘한 일입니다. 지금 북명왕 전하에게 시집갈 수 있으니, 장군부 부인보다는 왕비가 낫지 않겠습니까?"송석석은 그녀의 얄궂은 말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담담히 답했다."인연이 어찌 사람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저도 화리할 때 북명왕에게 시집갈 줄은 몰랐습니다.""청아, 어찌 이렇게 말하는 것이냐?"노부인은 굳은 표정으로 꾸짖었다."결례를 범했습니다. 늘 직설적으로 얘기를 하는 성격이라, 개의치 않기를 바랍니다."왕청여는 웃음을 멈추고 다시 물었다."전북망의 인품에 대해 아가씨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화리를 한 사이니, 분명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송석석은 그녀의 말이 우스웠다."아가씨께서 이미 그렇게 얘기하셨으니, 더 물어서 무엇합니까?"노부인은 매섭게 왕청여를 노려본 후 죄책감이 담겨 있는 말투로 송석석에게 말했다."몇 년 동안 혼자 있는 것이 습관이 되어, 이렇게 분수를 모릅니다. 저희도 도련님을 보러 온 것 외에 전북망이 어떤 사람인지 들으려 했습니다. 적어도 아가씨께서 그를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정녕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저를 찾아오지 말아야 했습니다. 아가씨 말처럼 분명 그를 인내할 수 없어서 화리했으니, 어찌 그를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겠습니까?"모녀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송석석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 말했다."하지만, 그것은 모두 개인적인 원한입니다. 그리고 화리한 순간부터 낯선 이와도 같으니, 모든 원한도 사라졌습니다. 저도 전북망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혼인을 올린 날 밤 바로 출정했고, 그가 돌아온 후 바로 평처를 들이려 해 화리했습니다. 화리를 하기 전까지 저희는 낯선 사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보니 확실히 낯설다고 할 수 있네요."송석석이 말했다."진정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남강의 전장입니다."왕청여는 존경의 마음이 솟아나 방금의 태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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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평서백 노부인과 아가씨를 보내고 송석석은 본청에 한참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잠깐 넋을 놓았다.‘이 혼사에 대해 전북망은 어떤 태도일까? 이방뿐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방이 그렇게 도도하게 그녀 앞에서 센 척을 하더니, 이렇게 빨리 새로운 본처가 생길 줄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과연 이방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이 그날 거만하게 사람을 깔본 것이 가소롭다고 생각할까?’왕청여는 비록 성격이 어느 정도 호락호락하진 않지만, 평서백부의 아가씨로 집안 안주인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그리고 전 노부인도 이 며느리를 아주 좋아할 것이다. 비록 두 번째 혼사지만 혼수가 적지 않을 것이고 친정도 유능하다. 이 이유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노부인은 친정의 실력이 좋은 며느리를 좋아한다.이방은 여인과 싸우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다툴지 말지 모를 일이다.그녀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고 무시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 것인가?송석석은 궁금했지만 정말 사람을 보내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다만 송석석이 알아보지 않아도 전가에서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전가의 둘째 노부인이다.둘째 노부인은 서우가 돌아왔을 때 한 번 왔었다. 그때는 전가의 일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도 그렇게 즐거운 날에 나쁜 일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둘째 노부인은 송석석의 혼수를 보태주려고 왔다. 보낸 것들은 많지도 귀하지도 않았지만, 그녀의 성의였다.그녀는 서우에게 신발과 양말까지 맞추어 옷을 만들어 주었다.그리고 송석석에게 이불을 만들어 주었다. 이불 위의 자수는 그녀가 스스로 수놓은 것이다. 활짝 핀 꽃들을 수놓아 백년해로를 뜻했다.송석석에게 평상복 한 벌과 침복 한 벌에 꽃을 수놓은 꽃신을 만들어 주었다.선물한 금기는 한 쌍의 용과 봉황이 새겨진 금팔찌이다. 이것은 밖에서 파는 일반적인 무늬이다. 그러나 묵직한 무게로 보아 많은 돈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둘째 노부인은 노부인의 억압으로 줄곧 잘 지내지 못했기에 내놓을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았다. 이 한 쌍의 용과 봉황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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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양 마마는 둘째 노부인이 좋아하는 제비집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와 웃으며 말했다."둘째 노부인 먹을 복 있으십니다. 제비집을 한참 달이지 않다 오늘 마침 달였는데, 이렇게 오셨잖습니까."양 마마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매일 끓여서 서우에게 약과 함께 먹이며 목을 치료하고 있다.제비집은 공가에서 조금 보내왔고 북명왕부의 노 집사도 보내왔다. 게다가 진복도 사와 집에 많았다.둘째 노부인은 양 마마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난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니, 맛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왔다. 요즘 기침을 하고 있는데, 제비집 한 그릇을 얻어 마셔서 오늘 저녁에는 기침하지 않을 것 같구나."송석석이 관심 어리게 물었다."아직도 기침하고 계십니까? 지난번에 서우를 보러 오셨을 때도 기침하는 것을 들었습니다.""종일 집안이 우중충하고 시끄러우니, 나을 리가 있겠느냐?"둘째 노부인은 숟가락으로 도자기 그릇 속의 제비집을 가볍게 휘저으며 수심에 찬 얼굴에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북망이는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온다 해도 이방과 말다툼을 하며 손찌검하니… 북망이도 참 참을성이 좋더구나. 때려도 참고 욕을 해도 참고, 이방이 종일 난리를 피워도 참고 있다.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이방을 따를 수밖에 더 있겠냐?""그리고."둘째 노부인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송석석을 바라보았다."만약 이방이 찾아온다면, 절대 만나지 말거라.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저를 찾아올 리가 있겠습니까? 그럴 리 없습니다.""왜 그럴 리가 없겠느냐? 두 사람이 말다툼할 때 이방이 너를 찾으러 가겠다고 했었다.""저를 왜 찾는 것입니까?"송석석은 충격에 휩싸였다."저는 이미 그들과 관계가 없습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느냐? 도저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더구나."둘째 부인은 기침을 두 번 하더니 이내 제비집부터 마시고 내려놓았다."두 사람이 저리 싸우니 온 집안이 편히 지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망을 끌고 너를 찾아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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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둘째 노부인이 떠날 때, 송석석은 양 마마를 시켜 그녀에게 제비집을 챙겨주라 전했다.둘째 노부인은 기침 병이 있어 날이 추워지면 발작을 일으킨다. 이전에도 송석석은 그녀에게 많이 보냈었다.둘째 노부인이 싫다고 거절하자 송석석은 둘째 노부인이 했던 말로 그녀를 설득했다."받지 않으시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럼, 둘째 노부인의 물건도 받을 수 없습니다."송석석을 말을 마치고 양 마마에게 금팔찌를 돌려주라 했다."아이고, 가져가마."둘째 노부인은 얼른 제비집을 손에 들었다."자꾸 너한테서 물건만 얻어가니, 이 나이에 염치도 없구나.""제가 가장 힘들 때 제 곁에 있어 주셨습니다. 다 마음속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송석석은 그녀의 팔짱을 끼고 배웅했다.애초에 송가가 멸문을 당할 때 노부인도 비록 위로를 해줬지만 그저 말뿐이었다. 그러나 둘째 노부인은 성심성의껏 그녀의 곁에 함께 있었다.그녀가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안신약을 끓여주었었다. 단신의가 처방한 안식약 중 태반이 그녀가 직접 끓인 것이다.둘째 노부인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녀는 얼른 코를 닦고 고개를 돌렸다."나도 너를 자식처럼 생각했다. 만약 이 늙은이가 싫지 않다면 앞으로 이모라고 부르거라."이제는 둘째 숙모라고 불러도 상황에 맞지 않았다."공교롭게도 저에게는 마침 이모가 없었습니다."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둘째 숙모가 아닌 둘째 이모라고 부르는 것이 어떻습니까?""참 좋구나."둘째 노부인은 미소를 지었다. 이 웃음 속에는 마음이 아린 감정도 섞여 있었다.둘째 노부인을 배웅하고 송석석은 돌아가 양 마마를 도와 선물을 들고 혼수를 쟁여둔 창고로 옮겼다.옷은 접어서 상자에 넣어두고 나중에 상자들을 전부 왕부로 옮길 것이다.그리고 서우의 옷은 품에 들고 나중에 서우에게 보내려 했다.그녀는 손을 뻗어 바느질을 쓰다듬었다. 둘째 노부인의 정성이 느껴질만큼 바느질은 촘촘하고 정교했고 조금의 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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