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마마는 둘째 노부인이 좋아하는 제비집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와 웃으며 말했다."둘째 노부인 먹을 복 있으십니다. 제비집을 한참 달이지 않다 오늘 마침 달였는데, 이렇게 오셨잖습니까."양 마마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매일 끓여서 서우에게 약과 함께 먹이며 목을 치료하고 있다.제비집은 공가에서 조금 보내왔고 북명왕부의 노 집사도 보내왔다. 게다가 진복도 사와 집에 많았다.둘째 노부인은 양 마마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난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니, 맛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왔다. 요즘 기침을 하고 있는데, 제비집 한 그릇을 얻어 마셔서 오늘 저녁에는 기침하지 않을 것 같구나."송석석이 관심 어리게 물었다."아직도 기침하고 계십니까? 지난번에 서우를 보러 오셨을 때도 기침하는 것을 들었습니다.""종일 집안이 우중충하고 시끄러우니, 나을 리가 있겠느냐?"둘째 노부인은 숟가락으로 도자기 그릇 속의 제비집을 가볍게 휘저으며 수심에 찬 얼굴에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북망이는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온다 해도 이방과 말다툼을 하며 손찌검하니… 북망이도 참 참을성이 좋더구나. 때려도 참고 욕을 해도 참고, 이방이 종일 난리를 피워도 참고 있다.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이방을 따를 수밖에 더 있겠냐?""그리고."둘째 노부인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송석석을 바라보았다."만약 이방이 찾아온다면, 절대 만나지 말거라.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저를 찾아올 리가 있겠습니까? 그럴 리 없습니다.""왜 그럴 리가 없겠느냐? 두 사람이 말다툼할 때 이방이 너를 찾으러 가겠다고 했었다.""저를 왜 찾는 것입니까?"송석석은 충격에 휩싸였다."저는 이미 그들과 관계가 없습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느냐? 도저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더구나."둘째 부인은 기침을 두 번 하더니 이내 제비집부터 마시고 내려놓았다."두 사람이 저리 싸우니 온 집안이 편히 지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망을 끌고 너를 찾아 분명
둘째 노부인이 떠날 때, 송석석은 양 마마를 시켜 그녀에게 제비집을 챙겨주라 전했다.둘째 노부인은 기침 병이 있어 날이 추워지면 발작을 일으킨다. 이전에도 송석석은 그녀에게 많이 보냈었다.둘째 노부인이 싫다고 거절하자 송석석은 둘째 노부인이 했던 말로 그녀를 설득했다."받지 않으시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럼, 둘째 노부인의 물건도 받을 수 없습니다."송석석을 말을 마치고 양 마마에게 금팔찌를 돌려주라 했다."아이고, 가져가마."둘째 노부인은 얼른 제비집을 손에 들었다."자꾸 너한테서 물건만 얻어가니, 이 나이에 염치도 없구나.""제가 가장 힘들 때 제 곁에 있어 주셨습니다. 다 마음속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송석석은 그녀의 팔짱을 끼고 배웅했다.애초에 송가가 멸문을 당할 때 노부인도 비록 위로를 해줬지만 그저 말뿐이었다. 그러나 둘째 노부인은 성심성의껏 그녀의 곁에 함께 있었다.그녀가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안신약을 끓여주었었다. 단신의가 처방한 안식약 중 태반이 그녀가 직접 끓인 것이다.둘째 노부인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녀는 얼른 코를 닦고 고개를 돌렸다."나도 너를 자식처럼 생각했다. 만약 이 늙은이가 싫지 않다면 앞으로 이모라고 부르거라."이제는 둘째 숙모라고 불러도 상황에 맞지 않았다."공교롭게도 저에게는 마침 이모가 없었습니다."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둘째 숙모가 아닌 둘째 이모라고 부르는 것이 어떻습니까?""참 좋구나."둘째 노부인은 미소를 지었다. 이 웃음 속에는 마음이 아린 감정도 섞여 있었다.둘째 노부인을 배웅하고 송석석은 돌아가 양 마마를 도와 선물을 들고 혼수를 쟁여둔 창고로 옮겼다.옷은 접어서 상자에 넣어두고 나중에 상자들을 전부 왕부로 옮길 것이다.그리고 서우의 옷은 품에 들고 나중에 서우에게 보내려 했다.그녀는 손을 뻗어 바느질을 쓰다듬었다. 둘째 노부인의 정성이 느껴질만큼 바느질은 촘촘하고 정교했고 조금의 흠도 없었다.
단신의가 금방 도착했다. 그는 검사를 통해 부하의 노력을 먼저 인정하고, 송서우의 회복 능력을 인정했다.그는 송서우의 코를 살짝 건드렸다.“자식, 그거 참 잘 버텼네. 이 할애비는 적어도 1년 반은 걸릴 줄 알았어.”송석석이 다급하게 물었다.“하지만 그때는 독피를 뱉어야만 말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지 않습니까?”“그렇다고 단정 짓지는 않았어. 지금 보아하니, 몸 안에 독소가 거의 빠진 것 같네. 다만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말을 한 적이 없기도 하고 계속 침을 맞은 탓에 통증이 있는 건 당연해. 곧 천천히 나아질 거야.”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참으로 변덕 스러운 신의라 모두가 생각했다. 쓸모 없는 일에 계속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곧이어 송석석이 단 신의 앞으로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조아렸다.“응당 서우가 인사를 드리는 게 맞지만 몸이 불편하여 제가 대신 인사 드리 옵니다.”단신의는 그녀의 인사를 받고는 답했다.“이제 그만 일어나시게. 그리고 약 값은 무릎 값으로 퉁치겠네.”매번 약값을 달라며 닦달하는 부하 때문에 그도 진절머리가 난 모양이다. 옆에 있던 송석석이 서둘러 거절 의사를 표하려 했지만 단신의가 눈치를 챘다.“이제 내 말도 듣지 않을 생각 인 것이냐.”“어찌 소인이 감히!”말을 끝내고 곧이어 웃음을 지어 보였다.“말씀 따르겠습니다, 대신 그 값은 은혜로 풀겠습니다.”“이제 그만 일어나지, 말만 더 많아 지겠어.”단신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곧이어 처방전으로 고개를 돌렸다.“처방전이 바뀌어도 약은 계속 먹어야 해.”옆에 있던 진복은 생각했다, 이번에 처방전을 받게 되면 약왕당에 또 다시 약을 받으로 올 수 없게 되지 않은 가.게다가 매번 약값도 받지 않고 있지 않아 그의 마음은 불편함으로 가득 찼다.단신의는 처방전을 그에게 넘겨 주면서도 그의 마음을 단번에 알아 차릴 수 있었다.“약은 약왕당에서 받아야 하네. 국공부의 분위기가 안 좋기도 하고, 저번
송석석은 늦은 밤이 되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보주가 그녀에게 보고를 하러 왔다. 이방이 부외에서 만나자는 요청을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려도 나가지도 않고 소리만 점점 커져갔다.그 탓에 보주는 어쩔 수 없이 송석석을 깨울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침상에서 일어나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다.‘이방이 진짜 왔구나.’생각을 정리하면서 귀를 기울이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이방의 소리였다. 동시에 문을 세게 내려치는 소리도 들렸다. 만약 상황이 계속 지속 된다면 결국 서우에게 까지 영향이 갈 수 있었다.아무리 많이 회복 되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난폭한 소리를 무서워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곧이어 송석석은 도화창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국공부 주위에는 모두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다. 이방이 소란을 피운다고 해서 국공부의 가주인 그녀가 직접 나서게 되면 체면이 구겨 지기 마련이다.그녀는 생각을 바꾸어 이방의 말을 들어 보기로 했다. 곧이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외원에 있는 방에서 기다리라고 해줘. 옷만 갈아입고 나갈게.” 보주는 이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방의 요구를 맞춰 주지 않는 이상 소란은 계속 되리라고 확신했다. 게다가 국공부 안에는 이방을 확실하게 내보낼 하인도 없었다. 만약 이방에게 맞기라도 한다면 창피함이 극에 달할 것이다.“예, 소인이 나가서 들어 오라고 하겠습니다.”보주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곧이어 명주를 불러 송석석의 환복을 도우라고 전했다.“아침부터 이게 무슨 재수 없는 일인지.”한편, 송석석은 항상 입던 옷을 입고 얇은 겉옷을 밖에 걸쳤다. ‘추운 게 보아하니 다시 또 눈이 오겠군. 이것도 나쁘지 않지, 서우와 함께 눈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날은 여전히 어두웠고, 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하지만 남강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남강의 바람은 뼈를 으스리게 만들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녀는 외원의 방 안에 있는 이방을 발견
이방은 그녀의 말을 듣자 미친 것 처럼 웃음을 터뜨렸다.“애석하게도 진심을 말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장군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하지만 송석석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둘째, 그 날 찾아 오셔서 저에게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 합니다. 그 여인을 땅 끝까지 비난해도 제가 당신을 질투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저 장군을 무시할 뿐이지요. 장군께서는 같은 여인인 저를 전혀 불쌍하게 본 적이 없습니다.”이방은 코웃음을 치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그렇습니까? 그때 장군의 무술이 상당했는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셨습니까.”“우스웠습니다.”송석석의 동공이 검게 변했다.“제 눈에 이방 장군은 그저 광대에 불과했지요. 게다가 그저 말로만 저를 흉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진정 약속을 어긴 사람은 다름 아닌 전북망 입니다.”“제 꼴이 우스웠다고 하셨습니까?”“송 장군처럼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고귀하고, 겸손한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겁이 많고 야비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와 직접적으로 싸우지 않은 것도 명성을 지키기 위해 한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요. 심지어 장군부가 송 장군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겠지요. 애석한 건 송 장군 입니다.”이어서 턱을 들자 얼굴의 검은 사포도 같이 흔들렸다.“그때는 절망 혹은 화가 나셨겠지요?”송석석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러한 집안에 남는 것이야말로 절망스러운 일입니다.”“위장에 재능이 있으신가 봅니다.”이방은 옆 탁자 위에 놓여져 있는 꽃병들을 쓸었다. “양심에 손을 올려 물어 보시지요. 저를 단 한 순간도 질투한 적이 없으신 겁니까?”곧이어 바닥으로 유리가 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꽃병 안에 든 매화의 꽃잎도 물과 함께 같이 떨어져 창백하게 변했다.송석석은 깨진 꽃병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답했다.“보주야, 진복에게 이 꽃 병이 얼만지 물어 봐다오. 그리고 나중에 이씨 집안에 갚으라고 전해.”보주는 큰 소리로 답했다.“소인이 가격을 알고 있습
이어서 송석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닥에 엎어진 물을 밟은 채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허리를 숙여 귀에 속삭였다.“수란키의 복수를 다 보시고도 정신을 못 차리셨습니까? 당신이 이 세상 유일한 여장군 같으십니까? 이방 장군,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전북망은 그저 새로운 것에 취해 혼인을 약조 했을 뿐, 만약 정말 사랑했다면 첩이 아니라 본처로 맞이 했겠지요.”이방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건 장군께서 저에게 기회를 준 겁니다.”송석석이 이방의 멱살을 잡고는 천천히 손을 놓았다. 이어서 한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저를 보시지요, 제가 그 사람의 체면을 생각 한 적이 있습니까? 기회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당신은 얻은 게 무엇이 있습니까. 여기 오셔서 그저 자신의 권위를 자랑하고, 저를 모함하려고 오신 거 아닙니까?”그녀는 이방의 턱을 세게 잡았다. 곧이어 밀려오는 고통에 이방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죽이는 건 간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죽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를 철저히 무시하고, 제 힘들었던 혼인 생활도 무시하신 거 보면 언젠간 꼭 똑같은 취급을 당하게 되실 거라고 장담하지요.”이방은 몸부림 쳤다.“이거 놓으시죠.”하지만 송석석은 놓지 않았다. 자신의 시선에 맞게 턱을 치켜 올렸다.“저를 참으로 만만하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빠르게 이혼을 하여 만만하게 보시는 것인지 아니면 전북망이 위대한 지아비감인 마냥 저에게 자랑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또 평서백부는 못 찾아가고 할 수 있는 거로는 저를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 것 뿐이지요. 그거 아십니까? 평서백부의 노부인과 아씨도 저에게 예의를 차립니다.”“송 장군, 당신..”이방은 그녀의 눈빛에서 차가움을 느꼈다.‘정말로 단 한번도 전북망이 생각 나지 않았던 것인가?’하지만 생각도 잠시, 분명 전북망이 그립지만 북명왕을 만나 감정을 숨겼을 뿐이라 여겼다.“성릉관의 일과 송가 집안의 멸망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이방의 기세가 전보다 훨씬 작
‘천하다’라는 말이 이방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송석석의 배를 발로 찼다. 하지만 송석석은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이방의 종아리를 내려쳤다. 곧이어 뼈가 부러질 듯한 고통에 이방의 비명소리가 들렸다.송석석은 그녀의 멱살을 다시 잡고 의자가 있는 곳으로 끌었다. 그리고 살기 서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보았다.“감히 저희 집에서 저에게 손찌검을 하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오늘 오신 목적이 무엇 입니까?”이방은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벗어나지 못했다. 곧이어 면사포가 바닥에 떨어지고 못생겨진 반쪽 얼굴이 드러났다.송석석이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자 이방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당신 때문입니다. 오늘 찾아 온 이유는 당신에게 죄를 묻기 위함입니다. 그때 당신은 병사를 데리고 나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구하러 오는 전북망의 길도 막았었지요. 송 장군, 당신은 저를 미워하는 게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수란키가 저를 공격 한 것이지요. 이래도 인정 안하시는 겁니까?”이방이 계속 말을 이었다.“당신 때문입니다.당신이 저희 부부 사이를 다 망쳐 놨습니다. 전북망은 저를 건들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때 말리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런 결과를 맞이 했을리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수란키랑 이미 말을 맞추고 같이 짠 계획이 분명합니다, 얼른 전북망에게 사실대로 말하세요!”“송 장군, 당신은 장군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부하들이 수란키의 포로가 되어도, 어떠한 짓을 당해도 도와주지 않는 자가 어떻게 장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이래도 찬양 받는 송가 집안이 얼마나 역겨운지 아십니까?”송석석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손은 여전히 이방의 멱살을 잡고 있었고 곧이어 고개를 돌려 보주에게 말했다.“가서 서우를 살펴, 절대로 나오게 하지 말고.” 보주도 이방을 계속 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송석석의 말에 답했다.“네, 지금 가겠습니다.”그리고 서둘러 자목원으로 달려갔다. 한편, 이방은 송석석의 동공을 보고 겁을 먹었다. 머리
송석석은 이방의 다리를 차서 무릎을 꿇렸다.“어떻게 죽은 지 알고 싶지 않습니까? 모든 사람의 몸에서18개의 칼 자국이 있더군요, 왜 18개 인지는 이방 장군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아닙니다!”이방의 얼굴이 창백 해졌다. 침을 꼴깍 삼키고는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곧이어 서경 황실의 병사가 자신을 잡으려고 하여 18개의 칼 자국을 낸 기억이 떠올랐다.“그럴 리가 없습니다. 서경의 사람이 한 짓 입니다. 서경의 정탐꾼들이 죽인 겁니다! 저랑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그리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송석석이 그녀의 어깨를 계속 짓누르고 있었던 탓에 움직이지도 못했다.“제 작은 조카도 놓치지 않으셨지요. 몸이 약해 약을 먹으면서 지낸 작은 아이의 몸에 18개의 칼집을 남기셨습니다. 결국 피부가 너덜너덜해져서 피가 바닥에 흥건했습니다. 진북후부에 피비린내가 안나는 곳이 없었습니다. 이게 모두 당신이 한 짓 입니다. 이방 장군, 당신이라면 제가 어떻게 당신이 밉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송석석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찢겨 나갈 것 같았다. 이방은 몸에 힘이 풀리고 여전히 묘비는 제대로 쳐다 보지 못했다. 몸이 갑작스럽게 차가워지고 호흡이 점점 어려워졌다.마치 송석석에게 목이 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공포가 밀려와 그녀의 관자놀이를 눌려왔다. 이방은 계속 중얼거렸다.“나는 잘못하지 않았어. 내가 죽인 게 아니야. 네 가족을 죽인 건 서경의 정탐꾼들이라고, 나랑은 전혀...”“아무런 연관이 없어. 그래, 난 잘못한 게 없어.”침을 꼴깍 삼키고 기어서 나가려고 하자 송석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 다섯 번째 새언니도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그렇게 기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번 칼로 매도질을 당했습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아이에게 향했고요. 그 자리는 피로 흥건했고, 결국 아이의 바로 앞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이방은 깜짝 놀라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때의 장면이 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