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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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노승아는 이미 유리를 통해 여이현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의 눈에는 여이현이 곧 죽을 것 같았고 눈앞에 있는 남자의 팔을 꽉 잡았다.“어떻게 된 거예요? 많이 다친 거예요? 왜 이렇게 다친 건데요, 대체 언제 일어날 수 있다는 건데요!”“그건 아직 모릅니다.”제복을 남자가 말했다.“하지만 여기서 소리를 지르면 안 됩니다. 여이현 대장님께서 깨어나시는 걸 보고 싶으면 저기 가만히 앉아 기다려주시면 되겠습니다.”노승아는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눈가가 빨개졌다.“멀쩡하던 사람이 왜, 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건데요!”노승아는 이성을 잃고 있었다.“설마 죽게 되는 건 아니겠죠?”그녀는 조금 무서웠다.백지희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노승아 씨, 뭘 그렇게 불안해하고 있어요. 여이현이 그쪽 남편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여이현이 다쳤다는 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설마 납치를 사주한 사람이 그쪽인 거예요?”그녀는 노승아를 의심했다.이곳에서 노승아를 발견한 순간부터 의심하고 있었다.여이현이 총에 맞은 뒤 병실에 누워있기까지 고작 몇 시간이 걸렸다.그동안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그런데 노승아는 어떻게 알고 찾아온 것일까?납치범과 공범이라는 것 외엔 알 리가 없지 않은가.이 생각만 해도 이미 충분히 놀라웠다. 납치범과 노승아가 어떻게 아는 사이란 말인가.온지유는 평온한 얼굴로 다가갔다.노승아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온지유를 보자마자 바로 모든 책임을 온지유에게 돌렸다.“다 그쪽 때문이죠? 이현 오빠가 그쪽을 구하려다가 다친 게 아니냐고요! 그쪽은 주변 사람마저 불행하게 만들어요. 남에게 피해만 준다고요. 지금도 그쪽은 이현 오빠에게 피해만 줄 뿐이에요!”노승아의 질책에도 온지유는 담담하게 따져 물었다.“이현 씨가 다쳤다는 건, 어떻게 알고 왔어요?”노승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색한 모습으로 변명하기 시작했다.“내가 어떻게 몰라요? 이현 오빠 찾으러 갔는데 없다고 하잖아요. 배 비서한테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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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노승아를 보는 온지유의 눈빛은 아주 싸늘했다. 꼭 전쟁을 선포하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그녀에게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게다가 노승아는 처음 보는 그녀의 눈빛이었다.온지유의 눈빛만으로도 노승아는 극심한 압박감을 느꼈다.온지유는 더는 노승아의 체면을 살려주고 싶지 않았다.“노승아 씨, 이현 씨 상태도 보고 여기서 난동도 피웠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 내 남편이 언제 깨어나든 전부 노승아 씨와 상관없는 일이니까요!”노승아는 바로 거부했다.“온지유 씨, 그쪽이 뭔데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어차피 버려진 주제에!”“난 이현 씨 아내예요. 이현 씨는 자신의 목숨도 신경 쓰지 않고 날 구하기 위해 뛰어든 거니까 그쪽보다 내가 더 자격이 있지 않겠어요?!”온지유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얼른 이 여자를 쫓아내세요!”“너...”노승아는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제복을 입은 남자들은 온지유의 말을 더 따랐다. 그들도 여이현이 온지유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온지유가 여이현의 법적 아내였다.“노승아 씨, 이만 가주셔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강제로 노승아 씨를 쫓아낼 겁니다.”노승아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몇 명의 덩치 큰 남자들을 보았다. 저마다 제복을 입고 있었고 몸에 근육도 많아 그녀가 절대 상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이내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보며 말했다.“딱 기다려!”노승아는 결국 스스로 병실 앞을 떠나버렸다.“지유, 방금은 정말로 멋있어. 노승아 표정 봤어? 아주 새파랗게 질려버렸더라.”백지희는 너무도 기뻤다. 노승아가 파랗게 질린 채 도망가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예전의 노승아는 여진숙을 믿고 계속 억울한 척 연기했었다.그랬기에 그녀도 어찌할 수가 없었지만 온지유는 이번에 굳게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이건 시작일 뿐이야.”온지유는 떠나가는 노승아의 뒷모습을 보았다.“난 이번 납치 사건에 노승아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아. 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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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시간이 지나도 온지유가 나오지 않자 정미리가 서재로 들어갔다.“지유야, 뭐 하는 거니?”정미리는 문턱에 서서 열심히 뭔가를 찾고 있는 온지유를 보며 물었다.온지유는 고개를 들었다.“엄마, 아빠가 신문지를 수집하시는 거 좋아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하나도 없는 거예요?”온경준은 신문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처음 신문을 산 뒤로 지금까지 계속 신문을 사서 정해진 상자에 넣어두었다.이미 시간별로 정리도 되었을 거고 그녀의 눈에도 보여야 했지만 찾지 못했다.그녀의 말에 정미리의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온지유에게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웃으며 다가갔다.“어떤 신문? 내가 같이 찾아줄게.”온지유는 그제야 말해주었다.“그냥 중학교 때 신문을 찾고 있었어요. 분명 있을 것 같은데...”그녀의 말에 정미리는 더욱 긴장해졌다.“중학교 때 언제? 중학교는 3년 다녔잖아. 구체적으로 몇 학년 때 신문을 찾는 거야?”“중학교 때 제가 납치당하지 않았어요?”온지유는 태연하게 말했다.“그런 일은 큰 사건이니 분명 신문에 실렸겠죠?”정미리의 안색이 변했다.“그건 왜 찾는데?”온지유는 이내 멈칫하며 고개를 들어 정미리를 보았다.“그냥 요즘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요. 그래서 그때의 신문을 찾아보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는 거예요.”정미리는 바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찾지 마. 그런 아픈 기억을 떠올려서 뭐 하려고. 괜히 기분만 우울해지지 않겠니? 그리고 네 아빠는 매번 신문을 사 오지 않는단다. 그래서 전부 있는 건 아니야. 네가 찾지 못했다는 건, 그럼 없다는 소리야.”온지유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정말로 없는 거예요?”정미리가 답했다.“없어. 너야말로 나한테 말해 봐. 대체 뭐가 떠올라서 이러는 건데?”온지유는 서재를 전부 뒤져보았지만, 그때 그 시절의 신문지를 찾아내지 못했다.그렇다는 건 정말로 없다는 소리였다.그녀도 더는 힘을 낭비할 필요 없었다.“별건 아녜요. 그냥 악몽을 꿨을 뿐이에요.”온지유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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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말을 마친 정미리는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온지유는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부모님이 건강히 살아 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이렇듯 사랑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서재를 한바탕 뒤져보고 있었던 온지유 덕에 쉬고 있던 온경준도 눈을 뜨게 되었다.이내 두 사람을 위해 과일을 내왔다.부모들은 아이가 행여나 굶고 다닐까 봐 걱정했고 항상 맛있는 것을 내와 아이에게 먹였다.“아빠,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온지유가 말했다.“괜찮다. 우리 딸이 왔다는데 시간이 문제니?”온경준은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온지유를 보다가 이내 백지희에게 시선을 돌렸다.“지희도 오랜만이구나.”백지희가 대답했다.“그동안 일이 바빠서 들르지 못했어요. 그래도 지유랑은 계속 연락하고 지냈어요. 아저씨, 급하게 온 터라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네요, 죄송해요.”“아니다. 괜찮다. 선물 같은 거 사 올 것 없단다.”온경준이 말했다.“너랑 지유는 절친한 친구가 아니더냐. 이미 내 딸이나 다름없으니 올 때마다 선물을 챙겨올 필요 없단다.”말을 마친 그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난 네 엄마한테 가봐야겠구나.”온경준도 주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선 여전히 티브이 소리가 들렸다. 백지희는 사과를 입안에 넣었다.“아까는 뭘 그렇게 찾고 있었던 거야? 한참 지나도 안 나오던데.”“신문지를 찾고 있었어.”그녀의 말에 백지희도 멈칫했다.“신문? 어떤 신문?”온지유가 말했다.“중학교 때 죽을 뻔했던 일이 있었거든. 큰 사건이라 신문에 실린 기사가 없나 찾아보고 있었어.”백지희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그건 왜 찾아보려고 하는 거야? 안 좋은 일이었잖아. 굳이 떠올려서 뭐 하려고.”온지유도 그렇게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은 반드시 떠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하지만 최근 일어난 일을 떠올려보면 이상하게도 나랑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온지유가 말했다.“만약 그 사람들이 나에게 앙심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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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그래.”온지유는 흔쾌히 답했다.“다시 자자.”백지희는 졸렸기에 눕자마자 다시 잠들었다.그러나 생각이 많았던 온지유는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부처님께 절이라도 하자는 백지희의 말에 인명진이 손에서 굴리던 염주가 떠올랐다.너무도 익숙했다.아침, 백지희가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온지유는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다급한 백지희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지유야, 눈 좀 떠봐. 큰일 났어. 여이현이 위독해졌대!”온지유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뭐라고?”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그녀는 얼른 침대에서 일어났다.“언제부터?”“방금, 방금 전화 왔었어!”백지희가 말했다.온지유는 통화 기록을 보았다. 병원에서 전화가 온 기록이 있었다.설마 여이현은 정말로 이대로 눈을 뜨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온지유의 눈시울이 바로 붉어졌다. 여이현이 없는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제발 그가 눈을 뜨길 바랐다.만약 그가 세상을 떠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가슴이 너무도 아팠다.온지유는 너무도 울고 싶었다. 하지만 병원으로 얼른 달려가 봐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삼키고 힘든 몸을 이끌며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백지희는 부단히 그녀를 괜찮다며 달랬다.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겠는가?만약 여이현이 죽으면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어떻게 하라고?”온지유는 여이현이 없는 나날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설령 이혼했다고 해도, 여이현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죽는 것보다 나았다.온지유는 최대한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슬픈 나머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백지희가 건네는 위로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여이현이 위독하다는 소식뿐이었다.병원에 도착한 뒤 온지유는 빠르게 중환자실로 달려갔다. 여이현의 부하였던 사람들이 의자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었다. 분위기는 아주 심각했다.여이현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온지유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몸이 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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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온지유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아니요. 사과 안 받아줄 거예요. 그렇게 죽고 싶으면 그냥 죽어요!”말을 마친 온지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지유야!”여이현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며 쫓아가려고 했지만, 상처를 자극해버려 다시 누울 수밖에 없었다.“쿨럭, 쿨럭쿨럭...”그는 끊임없이 기침해댔다.온지유는 다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여이현은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결국 그가 걱정된 그녀는 다시 다가갔다.“괜찮아요? 상처 벌어진 거 아니죠? 의사 불러올까요?”여이현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온지유의 손을 잡는 것을 잊지 않았다.“네가 내 곁에 있어만 준다면 다 괜찮을 것 같아.”온지유는 여이현의 창백한 안색을 보았다. 그는 부탁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자신의 곁에 남아달라고 말했다.그녀는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일단 다시 누워요. 의사를 불러 상처를 확인하라고 할 테니까.”여이현은 그녀의 말대로 고분고분 침대에 누웠다. 그러다가 이내 물었다.“그럼 안 갈 거지?”온지유가 말했다.“나 때문에 가친 건데 어떻게 가요. 전 배은망덕한 사람이 아녜요. 이 은혜는 반드시 어떻게든 갚을 거예요.”여이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네가 내 곁에 있어 주는 거로 난 만족해.”온지유는 그를 보고 있으니 여전히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그가 중환자실에 누워있으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미 그와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그러나 그녀는 결국 그의 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의사는 여이현의 상태를 확인하곤 푹 쉬면서 치료 잘 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의사가 떠난 뒤 여이현은 온지유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배고파.”그 말을 들은 용경호는 바로 대답했다.“제가 사 오겠습니다.”이내 다른 부하들을 데리고 나갔다.병실엔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여이현은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이리와.”온지유는 그에게 다가갔다. 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품으로 끌어당겨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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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그의 말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줄 안 온지유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불편하다고요? 어디가 불편한데요?”그녀의 커다란 두 눈이 그를 빤히 보고 있었다.온지유를 보고 있던 여이현의 눈동자가 더욱 깊어졌다. 이내 잠겨버린 목소리로 답했다.“몸이 불편해.”온지유는 얼른 확인했다.뜨거운 그의 체온에 거칠어진 호흡 소리를 들은 그녀는 그제야 눈치챘다.얼굴이 빨갛게 익어버린 그녀는 얼른 그의 몸에서 손을 떼면서 말했다.“지금이 어떤 때인데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좀 참을 수 없어요?”“본능인데 어떻게 참아.”여이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진정해 보려고 시도했다.그러자 온지유가 말했다.“이현 씨는 생각이 많아서 그래요. 매일 이런 것만 머릿속에 생각하잖아요!”여이현은 시선을 돌려 그녀를 보며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말했다.“생각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다른 남자였어도 그런 생각을 했을 거라고. 오히려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게 더 문제 있는 거지!”“...”직설적인 그의 말에 온지유는 말 문이 막혔다.“얼른 자.”여이현은 손을 들어 다시 그녀를 품에 안았다. 들끓어 오르는 욕망을 꾹꾹 억누르면서.“괜찮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온지유는 옆으로 돌아누웠다. 그에게 기대어 눈을 감았다.그녀도 사실 그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다. 나중에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이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여하간에 부부 생활을 오랫동안 했지만, 그가 그녀에게 손을 댄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를 존중하고 있었기에 그럴 일은 절대 없었다.다만 여이현이 그녀를 꽉 끌어안은 탓에 그녀는 그의 몸에 생긴 변화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그녀는 함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온지유는 잠들어 버렸다.임산부였기에 자주 졸음이 쏟아지는 건 정상적인 증상이었다.하지만 요즘 자꾸 악몽을 꾼 탓에 푹 자지 못했다.여이현의 품에서 온지유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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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여이현은 하나씩 배제해 보았다.상대가 총기까지 꺼낸 것을 보아 오히려 그에게 원한이 있는 것 같았다.그들은 처음에 온지유를 목적으로 납치를 했다. 배 속의 아이도 목적이 아니었다.납치범들은 대부분 나약한 아이를 목표로 삼기를 좋아했지만, 장기밀매가 목적일 수도 있다.이번의 노출로 그들은 보수적인 선택을 할 것이고 동일한 인물을 목표로 삼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온지유를 선택할 리가 없었다.그렇다는 건 누군가 사주했을 가능성이 더 컸다.“대장님, 어제 그 여자가 또 대장님을 찾아왔었습니다.”이때 다른 부하가 말릴 새도 없이 보고했다.한편 노승아는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병실로 나온 여이현을 본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연예인이었던지라 외출할 때 선글라스는 필수였다. 얼굴을 꽁꽁 가린 그녀는 최대한 자신의 모습이 기사에 나지 않도록 신경 썼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붉어진 눈시울로 여이현을 보며 줄 끊어진 진주처럼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아주 가련해 보였다.“이현 오빠, 괜찮은 거야?”노승아는 그가 아주 걱정되었다.“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 깨어나서 정말로 다행이야. 오빠가 깨어나지 않아서 그동안 잠도 이룰 수 없었어. 이젠 드디어 푹 잘 수 있을 것 같아.”그녀는 흥분한 얼굴로 깨어난 그를 보며 아주 기뻐했다,그리고 이내 여이현을 이리저리 살폈다.“대체 어디를 다친 거야? 얼른 봐봐.”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탁 잡았다. 아무리 안색이 창백해도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어제 왔었다고?”노승아는 자신을 의심하던 온지유가 떠올랐다. 여이현도 자신을 의심할까 봐 두려워 얼른 변명했다.“어제는 너무 정신이 없었어. 오빠가 너무 걱정되어서 오빠 얼굴 한번 보고 싶었는데 다들 못 들어가게 막았거든. 그래서 더 오빠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불안했나 봐. 난 병원 재방문하다가 우연히 온지유가 여기 있는 걸 본 거야. 사람이 많이 모여 있기에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로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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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어떻게 된 일일까.두 사람이 다시 화해하기라도 한 걸까?두 사람을 어떻게든 갈라놓으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두 사람의 감정을 더 돈독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노승아는 남몰래 주먹을 움켜쥐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었다.‘왜 나는 안 되고 온지유는 되는 건데!'그녀는 여이현과 친분이 있는 사이가 되기 위해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그러니 절대 온지유가 쉽게 여이현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건 너무 불공평했다.“노승아.”여이현의 매서운 눈빛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내 말, 듣고 있는 거야?”노승아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감정을 갈무리하면서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알아. 나도 더는 그런 기사가 나지 않게 조심할 거야. 그리고 난 이미 드라마 몇 편이나 받았어. 이젠 일에 집중할 때가 되었고 이미지 관리해야 한다는 거 알고 있어,”그녀는 이미 한번 망할 뻔했었다.이미지를 다시 바꾸고 싶다면 부단히 작품을 찍으며 연기를 해야 했다. 그녀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준다면 대중들도 언젠가 그녀의 노력을 알아줄 것이었다.지금은 인터넷 시대였다. 무엇을 하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든 전부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홍보했다.여이현은 그녀에게 일 얘기만 했다.“그래.”노승아는 여전히 여이현에게 기대를 품고 있었다. 애초에 그녀를 위해 기획사까지 차렸으니 말이다.물론 그는 그저 그때의 일로 은혜를 보답하려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녀가 여이현의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했다.그러니 그녀는 더는 그의 마음을 이용할 수 없었다.오히려 여이현에게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다. 언젠가 연예계 최정상 자리에 앉아 그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었다.“너만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노승아는 다시 선글라스를 꼈다.“이따 일정이 있으니까 난 먼저 가볼게.”“그래.”여이현은 차갑게 대답했다.노승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다시 한번 병실에 누워있는 온지유에게로 향했다. 뭐가 어찌 되었든 온지유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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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여이현의 링거도 때마침 뺄 때가 되었기에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그는 이미 병실에 저녁을 준비해 두었다. 그것도 영양 가득한 임산부 특식으로 말이다.뚜껑을 연 그는 국물이 담긴 그릇을 그녀의 앞으로 밀었다.온지유는 국물을 마셨다. 그녀가 직접 만든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최근 그녀는 식욕이 샘솟았다.여이현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돼지 간을 한 조각 집어 베어 물던 그녀는 비린 맛이 확 느껴졌다.“윽, 이건 맛이 없네요. 이현 씨가 먹어요.”그녀는 바로 여이현의 그릇에 내려놓고 계속 국물을 마셨다.여이현은 자신의 그릇에 놓인 돼지 간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맛없는 음식을 발견했을 때 제일 먼저 그를 떠올리며 그에게 처리를 맡길 줄이야.그 말인즉 그는 그녀에게 필요한 사람이란 얘기였다.그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그래, 네 입맛에 안 맞는 건 전부 내가 다 먹어줄게.”그는 온지유가 남긴 것만 먹었다.온지유는 딱히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본능적으로 한 행동이었다.그녀가 배불리 먹은 뒤에야 여이현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여이현은 그녀가 남긴 음식을 전부 먹어치웠다.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놀란 눈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왜 내가 남긴 것만 먹었어요.”그러자 여이현이 말했다.“네가 남긴 것이 뭐 어때서? 방금 말했잖아, 네 입맛에 안 맞는 건 전부 내가 먹어치우겠다고.”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 따스해지는 기분을 느꼈다.여이현처럼 귀하게 자란 사람들은 절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녀가 남긴 음식이 아닌가.꼭 그와 다시 잘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녀는 조용히 식사하는 그를 보았다. 이상한 기분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달달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물었다.“이현 씨가 싫어하는 음식도 나 대신 다 먹어줄 거예요?”여이현이 말했다.“네가 준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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