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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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이윤정은 이토록 막무가내인 부모를 처음 봤다. 오자마자 증거도 없이 온지유를 살인자 취급하지 않는가?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온지유의 부모는 절대 이러지 못할 것이다.이런 생각에 이윤정은 더욱 속상했다. 온지유는 그녀의 사수였다. 그녀가 아는 온지유는 절대 이런 일을 저지를 리 없다.그러나 강하임은 누가 봐도 심기가 바르지 않았다. 증거가 없더라도 그녀가 저지른 짓인 게 뻔했다. 그 과정에 어쩌다가 바다에 빠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쪽은 입 다물고 있어요.”이윤정이 끼어드는 것을 보고 강성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여진은 직원 교육을 안 하나 봐요. 일개 직원 따위가 나한테 말을 섞는 걸 보면.”여이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성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모든 제스쳐가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었다.“민주주의 나라에서 살아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이군요. 요즘은 언론 자유라는 게 있답니다. 말 정도는 아무나 할 수 있어요.”여이현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고 이윤정은 더욱 눈물이 났다. 그녀는 혼자서 온지유를 지켜줘야 할 줄 알았다. 오만한 자본가를 어떻게 이겨야 할지 안 그래도 고민하던 참이었다.그녀 혼자서는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기껏해야 인터넷에 글이나 쓸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한들 온지유를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지 않는가?이윤정은 곧바로 여이현의 곁으로 달려가 고자질을 시작했다.“대표님, 우리 온 비서님 좀 도와주세요. 저 여자가 온 비서님을 해친 게 틀림없어요. 저랑 송 비서를 일부러 떼어낼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닥쳐! 헛소리하지 마! 그 입 확 찢어버리려니까!”정연은 정말 이윤정을 때릴 기세였다. 그러나 이윤정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뜨고 말했다.“찢을 테면 찢어 봐요!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요? 돈 있으면 억울한 사람을 모함해도 되는 줄 알아요?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고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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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멀지 않은 곳에서 온지유가 여이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는 백지희가 함께 서 있었다. 시름이 놓이지 않아서 따라온 것이다.백지희의 걱정은 정확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것은 이와 같은 막장 드라마였다.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여이현은 먼저 멈칫했다. 고개를 돌려보자 온지유가 멀쩡하게 서 있었다.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는 기쁨밖에 없었다. 잃은 줄 알았던 사람이 멀쩡하게 돌아온 기쁨은 처음 겪는 것이었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온지유를 품에 안았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모른 온지유는 어쩔 바를 몰랐다.여이현은 있는 힘껏 그녀를 끌어안았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야 그녀를 잃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깨달았다.‘다시는 잃지 않을 거야. 다시는!’온지유가 만질 수 있는 곳에 있어야만 그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어디 간 거야? 내가 걱정했잖아.”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은 온지유가 평범한 비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비서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귀찮게 이것저것 따질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런 비서라면 여이현이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강성훈과 정연은 넋이 나가버렸다. 반대로 이윤정은 온지유가 바로 여이현의 아내라는 가설에 더욱 확신을 가했다.전에는 추측만 했었다. 온지유의 회피 때문에 추측도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그러나 여이현이 오늘 보여준 모습으로 예상하건대 그녀의 촉은 정확했다.여이현은 한 번도 오늘처럼 긴장한 모습을 보여준 적 없었다. 한결같이 온지유의 편에 서는 것도 이상했다. 만약 온지유가 아니었다면 그녀를 대변해 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온지유는 뒤늦게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지나가던 어부가 저를 구해줬어요. 병원에 가기는 했는데 몸에 아무것도 없어서, 간호사한테 부탁해서 지희한테 연락했고요. 저는 운이 좋았어요. 어부가 빨리 구해준 덕분에 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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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지유가 한 말 못 들었어요? 지유도 바다에 빠졌어요. 당신 딸만 피해자인 척 말하지 마요. 방귀 낀 놈이 성내는 격만 되니까요.”백지희는 어이없는 듯 먼저 반박했다.정연은 여전히 고집스럽게 받아쳤다.“내 딸이 그럴 리가 없어. 누가 더 심하게 다쳤는지만 봐도 피해자가 알리잖아. 저 여자가 내 딸을 해친 게 틀림없어! 실수로 바다에 빠졌다는 말은 통하지 않아. 애초에 저 여자도 바다에 빠졌다는 걸 누가 증명해? 그냥 거짓으로 하는 말이야!”정연은 온지유가 질투로 강하임을 죽이려고 했다고 생각했다. 온지유의 말도 증인이 없기에 할 수 있는 거짓말로 여겼다.“말이 통하지 않네요. 그냥 신고해요. 그게 낫겠어요.”“그래! 신고해! 언제까지 거짓말을 할지 두고 보겠어!”백지희의 말에 정연이 귀청을 찌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온지유는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신고는 제가 이미 했어요. 경찰이 도착하면 진실이 밝혀질 거예요.”정연은 전혀 두려울 게 없었다. 온지유의 당당한 태도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증거가 없을 줄 알고 당당하게 말하는 거지? 그 지역 CCTV는 며칠 전부터 고장 나 있었어. 경찰은 아무것도 찾지 못할 거야.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너 하나 감옥 보낼 명분은 벌써 차고 넘쳐!”이 말을 듣고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지유가 감옥에 가는 게 먼저인지, 금강이 파산하는 게 먼저인지, 두고 봐요.”“여 대표, 우리 금강이 그렇게 만만해? 우리가 여진 하나 이기지 못할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는 않아.”여이현은 강성훈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것 역시 두고 보면 알겠죠.”두 집안 사람은 누구도 양보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병실에서 간병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정신이 들어요?”이 말을 듣자 강성훈과 정연은 부리나케 병실에 돌아갔다.허약한 모양새로 침대에 누워있는 강하임을 보자, 정연은 한없이 속상했다. 침대 가로 걸어간 그녀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하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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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말을 하면서 강하임은 눈물까지 흘렸다. 그리고 정연의 손을 꼭 잡고 온지유를 두려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에 정연은 보호 본능이 발동하여 강하임을 끌어안고 온지유를 향해 증오의 눈길을 보냈다.“이제 더 이상 변명할 것도 없어. 내 딸이 널 지목했잖니. 넌 살인미수범이야. 잔인한 년, 내 딸이 너무 부러워서 질투하고 있었던 거겠지.”강성훈은 자신만만하게 여이현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내 딸이 깨어났으니 이제 빠져나갈 길이 없지 않아? 저런 여자를 곁에 둔 대가, 여 대표도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때마침 경찰이 병원에 도착했다.정연은 경찰을 보자마자 구세주를 만난 듯이 달려가 옷깃을 붙잡고 말했다.“드디어 오셨군요! 이 여자가 내 딸을 해치려고 했어요. 빨리 데려가 감옥에 넣으세요. 다른 사람을 더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해요!”경찰은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방금 어느 분이 신고하셨죠?”온지유가 손을 들며 대답했다.“제가 했습니다.”경찰은 펜을 들고 기록하며 말했다.“통화로 말씀해 주신 건 이미 기록했습니다. 더 구체적인 상황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저랑 강하임 씨는 두 회사의 대표로 항구에서 만났습니다. 저희는 화물을 확인하러 간 것인데, 어느샌가 강하임 씨가 제 부하 직원을 다른 곳에 보내놓고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저를 바다로 밀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죽더라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위협이 없을 것이라고, 대신 죄를 뒤집어쓸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온지유는 강하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상황을 설명했다.“거짓말이에요!”강하임은 도우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화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그녀는 힘겹게 온지류를 가리키며 말했다.“날 해친 사람은 너잖아! 난 거의 죽을 뻔했어. 너는 멀쩡한데, 어떻게 내가 너를 밀었다는 거야. 미친년, 모함을 해도 정도가 있어야지.”정연은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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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강하임의 부탁에 따라 강성훈이 말했다.“경찰관님, 저희 나가서 얘기하죠. 너도 나가.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온지유는 강하임을 힐끗 봤다. 노승아 못지않은 발연기였다.강하임은 약한 척 연기해서 동정심을 사려고 했다. 그러면 피해자로 보일 줄 알았던 모양이다.“무서운 거 확실해요? 찔리는 건 아니고요? 강 대표님이 침대에 누워서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면 제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줄 알았어요?”온지유의 말이 맞았다. 강하임은 정말 이대로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녀는 온지유보다 심하게 다쳤기 때문이다.동시에 찔리는 것도 맞았다. 그래서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온지유가 감옥에 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엄마, 빨리 저 여자를 내쫓아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강하임은 정연의 손을 흔들었다. 그녀가 사라져야 긴장감이 줄어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니 우리 참 보기 드문 악연이에요. 온 비서가 존재하는 한 나는 원하는 걸 얻지 못할 것 같아요. 온 비서가 사라져야만 시름을 놓을 수 있겠어요...”강하임이 말을 마친 순간 녹음기 소리가 들려왔다.“여긴 CCTV도 없는 곳이에요. 온 비서가 실수로 바다에 빠진 게 나랑 무슨 상관이겠어요? 내가 조사받는 일이 있더라도 돈으로 덮으면 그만이에요. 억울한 사람 한 명 범죄자로 만드는 거, 생각보다 저렴하거든요. 온 비서, 현실 세계는 동화랑 달라요.”녹음을 들은 강하임은 눈을 크게 떴다. 안색은 하얗게 질렸고, 몸도 주체가 되지 않고 벌벌 떨렸다.온지유의 손에 들린 녹음기는 그녀가 항구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재생했다. 한 글자도 빠짐없이 말이다.온지유는 핸드폰이나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녹음기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있었다. 이건 여이현의 곁에서 회의록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일할 때는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그 습관이 누명을 벗는 데 쓰일 줄은 그녀도 몰랐다.강하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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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여이현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온지유를 바라봤다. 그녀가 강하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까 봐 걱정하던 눈빛과는 사뭇 달랐다.온지유가 강하임을 밀었든 밀지 않았든, 그는 계속 그녀의 편에 섰을 것이다. 금강그룹에서 그녀를 감옥에 보내려고 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낼 생각이었다.그러나 온지유가 그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했기에,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참았다. 그녀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자 그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경찰은 녹음기를 받아 들고 강하임과 정연을 바라보았다.“이 정황이 사실이라면, 살인미수죄에 해당합니다. 피해자분이 다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에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어요.”이 말을 듣고 정연은 경찰이 온지유의 편을 든다고 생각했다.“아직 조사는 끝나지 않았어요. 저 여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요? 내 딸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저 여자를 감싸고 돌지 마세요. 우리가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거예요? 그러는 법이 어디 있어요!”정연은 말도 안 되는 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경찰은 얼굴을 굳히며 단호하게 말했다.“저희를 의심하시는 겁니까?”강성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녹음이 아무리 정교하게 합성되었다 해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 온지유가 직접 자신 있게 내민 녹음은 십중팔구 진실일 것이다.지금은 온지유를 자극해서도 경찰에 맞서서도 안 된다. 그는 즉시 부드러운 표정으로 정연을 뒤로 물리며 말했다.“제 아내의 말실수를 마음에 두지 마세요. 저희는 경찰관님의 조사 결과를 믿겠습니다. 만약 하임이한테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필요한 보상도 하겠습니다.”그는 이렇게 하면 강하임이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하임이 저지른 잘못은 온지유에게 적당한 보상을 하는 것으로 잠재울 계획이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 건방지던 강성훈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을 보고, 백지희는 피식 웃었다.“아까는 그렇게도 당당하더니, 표정 바꾸는 속도가 책 넘기는 속도보다 빠르네.”그녀는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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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가시죠, 강하임 씨.”경찰도 강하임이 책임지기 싫어서 이런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그들은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여경이 다가가서 강하임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안 돼요! 싫어요! 엄마, 저 좀 도와줘요! 경찰서 가기 싫단 말이에요!”“내 딸 건드리지 말아요!”정연은 어떻게든 강하임을 지켜주려고 했다. 그러자 경찰이 나서서 정연을 밀어냈다.그렇게 강하임은 침대 아래로 끌려 나게 되었다. 정연이 말리는 것은 소용이 없자, 그녀는 또 강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도와줘요! 저 감옥 가기 싫어요! 제발 도와줘요!”경찰은 결국 그녀를 끌어갔다.강성훈도 답답하기는 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경찰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온지유도 마찬가지였다. 할 수 있는 일 없이 화만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었다.그는 냉랭한 표정으로 온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온 비서, 정말 내 체면을 안 봐줄 생각이에요?”“강 대표님을 아끼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자식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이렇게 감싸고 돈다면 역효과만 날 것입니다. 오히려 해치는 것이라고요. 강 대표님은 평생 가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깨닫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다음에야 후회하겠죠. 설마 이 큰 세상을 영원히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온지유가 대답했다. 그녀는 강하임이 정말 살인범이 되었을 때는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감싸주지 못하고 후회만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온지유 씨도 함께 가주셔야 합니다.”경찰이 말했다.“네.”온지유는 경찰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강성훈은 차가운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온지유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온지유가 그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았고, 여이현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는 또 여이현을 바라보며 협박했다.“여 대표, 금강과 여진은 아직 협력 관계야. 만약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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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당신이 기억하는 건 예전의 여이현이고, 지금의 여이현은 여진그룹의 대표라고. 우리는 해외에 있어서 몰랐지만, 국내에 여이현 눈치 안 보는 사람이 없어. 여이현의 여진의 실세라는 말, 못 들어 봤나?”정연은 말문이 막혀 울기 시작했다.“그럼 하임이가 감옥 가는 걸 두고만 볼 건가요? 차라리 내가 대신해서 가는 게 낫겠어요!”강하임은 그들의 딸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강성훈에게는 금강그룹도 중요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회사에 의지하고 있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강성훈은 상황을 좀 더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경찰서에서 온지유는 이미 진술을 마쳤다. 녹음기 역시 조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범죄는 없다.강하임은 CCTV를 고장 내고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했지만, 손을 댄 증거는 언제나 남아있다. 조사 결과 강하임의 기사가 CCTV를 고장 낸 것으로 드러났다.기사를 데려와서 묻자, 모든 진실이 드러났다. 강하임은 취조실에서 거의 정신이 나갈 지경에 이르렀다. 그녀는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소리치고 부모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할 일을 마친 온지유는 그녀가 어떻게 되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마땅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여이현은 온지유가 모든 과정을 끝마칠 때까지 계속 곁에 있었다. 그 사이에 온지유는 그에게 하루 종일 피곤했을 텐데 늦게까지 자신과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내일 또 출근해야 하지 않는가.온지유는 그에게 배려를 보여줬고, 그는 그녀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온지유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싸우기만 하던 두 사람인데 갑자기 분위기가 잠재워진 것이 이상했다.하지만 그는 깊게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대신 그녀를 잘 보살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경찰서에서 나온 시간은 새벽 2시였다. 백지희 등은 온지유의 요구로 먼저 돌아갔다. 여이현만 곁에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긴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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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온지유는 생각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는 그녀와 강하임은 매우 비슷했다.둘 다 여이현의 도움을 받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하임처럼 극단적이지 않았다. 만약 여이현이 그녀를 선택해 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진작 포기했을 것이다.누가 한 우물만 파고 싶겠는가?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의 수많은 일이 두 사람의 결혼을 전제로 일어난 것이었다.“난 의무적으로 사람들을 구해줬을 뿐이야. 내 개인과는 큰 상관이 없어. 누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싶겠어? 그때 했던 일은 단지 신념과 의무 때문이야.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난 아마 군대에 가지도 않았을 거야. 그러면 그렇게 많은 일들이 생기지도 않았을 테고.”여이현은 스스로 생각했다. 만약 그가 여씨 가문에 남아 있었다면, 위험한 일을 할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더군다나 그 시기는 영광과 거리가 먼 가장 암울한 시기였다.“알아요.”온지유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모두 지나간 일이에요. 저도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일찍이 알고 있었다. 여이현이 그녀를 구해준 것은 명령과 의무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그가 그녀를 전혀 기억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여이현은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온해 보였다. 그런데도 그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반응이 자꾸만 위험하게 보였다.“너 오늘 정말 이상해.”“그래요?”온지유는 그와 팔짱을 꼈다.“죽었다가 살아나니 정신을 차린 게 아닐까요?”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여이현은 깜짝 놀랐다. 이토록 적극적인 태도 역시 놀라웠지만,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래서 대신 설명이나 했다.“오늘 시상식에 참석했어. 원래는 어제 말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었어. 앞으로 내 핸드폰은 24시간 켜져 있을 거야. 다시는 너를 찾지 못하는 일은 없을 거야.”“이해해요. 우리 집에 돌아가요. 맞다, 전에 F국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요? 요즘 시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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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여이현의 품에 안긴 온지유는 잠깐 멈칫했다. 잠시 후 그녀는 요리 중인 프라이팬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왜 그래요? 야식은 곧 먹을 수 있어요.”여이현은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으며 머리카락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익숙한 향기가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너랑 같이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온지유는 담담한 눈빛으로 프라이팬을 뒤적였다. “부엌은 기름 냄새가 심해서 이현 씨한테 안 좋아요.”“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괜찮아.”예전의 온지유라면 무조건 가슴이 떨려서 어쩔 줄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마음이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했다. 여이현의 달콤한 말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기대했다가 실망한 날이 많아서인지, 그녀의 마음은 점점 무뎌지기 시작했다.온지유는 그를 밀어내지도, 거부하지도 않으며 말없이 함께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앞으로 이런 기회는 절대 없으리라는 것을 말이다.음식이 준비되자 온지유는 살짝 몸을 틀어 그를 돌아보았다. “이제 나가요. 예쁘게 담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어요.”“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어. 대충 담아서 같이 나가자.”“싫어요. 전 예쁘게 하고 먹을래요.”온지유는 그를 서둘러 밖으로 밀어내며 말했다. “나가서 앉아 있어요. 누가 보고 있으면 민망하단 말이에요!”여이현은 마지못해 밖으로 나갔다. 머리를 돌려보니 온지유는 부엌문을 닫아서 그가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바쁘게 움직이는 그녀의 그림자 보면서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플레이팅까지 신경 쓰는 모습에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식탁에 앉아서 가만히 기다렸다. 깊은 밤의 은은한 조명 분위기를 더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며 부엌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순간 어둠 속에서 온지유가 천천히 다가왔다.그녀는 평소 입던 딱딱한 정장이 아닌, 흰색 스웨터와 넉넉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뽀얀 피부는 스웨터 덕분에 더욱 빛나 보였다.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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