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1 - 챕터 190

675 챕터

제181화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여진숙이 받아들이지 않았는가.그녀는 여진숙의 앞에서 대놓고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그리고 악녀가 되기도 싫었다.한참 후.누군가가 노크했다.방에 있던 주소영은 노크 소리에 물었다.“누구세요?”“저에요. 노승아.”주소영은 머뭇거리다가 문을 열어주었다.노승아는 무언가가 담긴 그릇을 들고 서 있었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쉬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국 좀 떠왔어요. 아주머니께서 끓이신 건데 아주 맛있거든요.”주소영이 대꾸했다.“전 입맛이 없네요.”주소영은 국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혹시 저 때문에 입맛이 없는 거예요?”주소영이 급히 말했다.“아녜요. 정말 그런 거 아녜요.”“그럼 됐어요.”노승아는 친근하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아직 어리니까 그냥 언니라고 불러요. 혹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도 돼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다 도와줄게요.”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주소영은 조금 당황했다.“전...”“괜찮으니까 불러봐요. 전 외동딸이라 어릴 때부터 여동생이 그렇게 갖고 싶었거든요. 마침 소영 씨가 저랑 닮았으니까 언니 동생처럼 지내고 싶어서 그래요.”노승아는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참, 제가 비서한테 아이 옷 좀 사 오라고 했어요. 마음에 드나 안 드나 한번 봐줘요.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우리 같이 가서 다른 거로 바꿔요.”말을 마친 뒤 노승아는 쇼핑백에서 아이의 옷을 두 벌 꺼냈다.순간 주소영은 그녀에게서 친근감을 느꼈고 바로 모성애가 가득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괜찮은데 뭘 이런 걸 다 사 오셨어요. 제 아이 옷을 선물해준 사람은 언니가 처음이에요. 하지만 아직 임신 4주 차라 배도 그렇게 나오지 않았어요.”그녀는 노승아가 꺼낸 아이의 옷을 받았다.아직 아이의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렇게 자그마한 옷을 보니 아주 귀엽게 느껴졌다.노승아가 말했다.“일찍 준비해두면 좋죠. 소영 씨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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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그녀의 말에 주소영은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좋아하고 있기에 깔끔하게 이혼해줄 리가 없었다. 정말로 그녀를 속이려고 그렇게 말한 것일까?예전에도 온지유는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너무 여이현에게 푹 빠져 있지 말라고. 그런데 온지유도 여이현에게 푹 빠져 있지 않은가.그녀는 지금 임신한 상태이다. 어쩌면 앞으로 온지유는 그녀의 아이를 없앨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주소영은 본능적으로 배를 감쌌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절대 온지유의 뜻대로 되지 않게 이 아이를 지켜내리라 다짐했다.노승아는 그런 주소영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럼 푹 쉬어요. 제가 가져온 걸 꼭 마시고요. 아이한테 좋은 거예요. 전 이만 나가볼게요.”말을 마친 뒤 노승아는 방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입가엔 비릿한 미소가 걸려있었다.노승아가 했던 말 때문에 주소영은 불안감을 느꼈다.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그러다가 온지유의 숙모와 사촌 여동생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온지유는 진술을 마치고 경찰서에서 나왔다.“지유야!”온재준이 경찰서 앞에 서 있었다.그는 온경준과 닮지 않았다. 나이는 50대에 얼굴은 누렇게 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름이 가득했다. 담배꽁초를 바닥으로 던져 발로 비벼 끄면서 따져 물었다.“네 숙모는?”온지유는 눈앞에 있는 삼촌에게 딱히 별다른 정이 없었다.그녀와 온재준은 어릴 때부터 친하지 않았다.장수희는 항상 온재준의 앞에서 나쁜 말을 해댔고 두 사람의 사이를 이간질했기에 그녀와 온재준의 사이는 좋지 않았기에 한 번도 그녀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어릴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랑 같이 살았었다. 장수희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녀를 더 예뻐한다고 생각했고 온채린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 아주 불만이 많았다.온재준은 그런 장수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고 그녀의 가족에게 관심을 끊어버렸다.온지유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몰라요. 들어가서 경찰에게 물어보세요.”“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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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온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담배를 태웠다.“너는 애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나한테 돈이 있었으면 당연히 갚았을 거 아니니? 나중에 갚는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돈이나 내놓으면 돼.”“전 삼촌한테 빌려줄 돈 없어요. 다른 일도 있으니까 전 이만 먼저 가볼게요.”온재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흉악스럽게 소리를 질렀다.“온지유. 너 나한테 자꾸 그러면 안 될 텐데. 나중에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두렵지도 않냐?!”온지유는 그대로 시동을 걸어 떠나버렸다.그녀는 온재준이 뭘 원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의 가족은 끝이 보이지 않는 블랙홀 같았다. 그녀가 돈을 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찾아와 돈을 요구할 것이다.마침 두 사람의 모습을 구석에 숨어 있던 주소영이 전부 보고 있었다.온재준은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흉악한 얼굴로 온지유가 떠나간 자리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던 주소영은 무언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했다.이번엔 반드시 온지유를 이 세상에서 치워버릴 생각이었다. 더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없게, 아이에게도 해가 되지 않게 말이다.그녀만 처리한다면 어쩌면 자신이 여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주소영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온지유는 운전하고 있었다. 마침 걸려온 백지희의 전화에 블루투스를 연결해 받았다.백지희는 금방 하던 일을 마치고 그녀에게 연락한 상태였다.“너 정말로 여이현과 이혼할 거야?”온지유가 답했다.“이혼 서류도 이미 전해줬어. 그 사람만 작성하면 바로 구청으로 갈 거야.”백지희는 궁금했다.“여이현이 흔쾌히 사인해 주겠대?”온지유는 뜸을 들였다.“아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사인 안 하겠다고도 하지 않았어. 어차피 난 그 사람과 결혼한 후 3년 뒤에 이혼하기로 계약했었어. 전에도 나한테 이혼하겠다고 했었으니까 아마 사인해 줄 거야.”그녀가 만약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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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배진호는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러나 곧바로 다시 걸려왔다.“대표님,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배진호가 말했다.여이현은 오늘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핸드폰은 다시 울리고 있었고 화면엔 백지희의 이름이 크게 떠 있었다.평소였다면 백지희는 그에게 연락할 일이 거의 없었다.만약 그에게 연락했다고 해도 전부 온지유와 관련된 것이었다.여이현은 신문을 내려놓았다.“주세요.”배진호는 핸드폰을 여이현에게 건넸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급한 백지희의 목소리가 들렸다.“여이현 씨,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예요! 정말로 지유가 죽든 말든 신경 쓰이지 않는 거예요?!”다급한 목소리에 여이현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틀어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지유가 연락이 안 돼요!”백지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분명 한 시간 뒤에 저를 데리러 오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연락이 안 돼요. 지유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에요. 절대 아무 이유도 없이 약속 시간을 어길 사람이 아니라고요. 분명 무슨 일이 생겼을 거예요!”여이현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마음속에 들끓던 분노도 가라앉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백지희에게 말했다.“지유가 어디로 간다고 말한 적 있어요?”백지희는 후회되었다. 그때 한 시간 동안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았었다면...“아니요. 안 물어봐서 모르겠어요.”“일단 알겠어요.”여이현은 백지희와 더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어떻게든 온지유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의 팔에는 여전히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다. 걸리적거렸는지 망설임도 없이 확 빼버렸다.느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일어나 배진호에게 말했다.“얼른 차 대기 시켜요!”배진호는 그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지금 온지유는 연락되지 않았기에 사람을 찾는 것이 먼저였다.여이현은 옷을 챙겨 입고 병실을 나가려 했다. 마침 그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의사가 들어왔다.“여 대표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수술 부위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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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여이현은 황급히 핸드폰을 들어 CCTV에 찍힌 남자의 종적을 보았다.상대는 아마도 자신의 행동이 CCTV에 찍힐 거라곤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CCTV를 피하긴 했지만, 구석에 있던 또 다른 CCTV에 옷 갈아입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납치범을 찾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하지만 결국엔 찾아냈다.“당장 출발해요.”그들은 빠르게 납치범이 종적을 쫓아 떠났다....온지유는 엄청난 피로감을 느꼈고 온몸에 힘도 없었다. 분명 쉬고 있음에도 깊은 잠에 빠져 눈을 뜰 수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어렴풋이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이제 어떻게 하죠?”“납치까지 했는데 당연히 깔끔하게 처리해야죠!”여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처리하라니요? 지금 나더러 사람을 죽이라는 소린가요? 이 아이는 내 조카예요. 안 돼요, 돈을 더 줘요!”온재준은 조금 망설여졌다. 그는 온지유를 죽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여이현한테 전화를 걸어서 돈을 달라고 해야겠어.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어떻게든 돈을 주겠지!”“미쳤어요?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온재준이 핸드폰을 꺼내자 여자는 당황한 듯 그를 말렸다.“여이현이 알게 되면 우리 둘 다 죽은 목숨이라고요. 그쪽이 온지유를 여기까지 납치했으니 어쩌면 이미 알아내서 여기로 올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얼른 처리해야죠. 더 큰 화를 입기 전에!”온재준은 눈앞에 있는 여자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자꾸만 처리하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도 거슬렸다.“아니, 내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설마 처음부터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거예요?”여자는 바닥에 누워있는 온지유를 보았다. 아직도 살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여자는 아주 초조해졌다.“우린 모두 한 사람을 미워하고 있어요. 온지유가 그쪽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쪽 상황을 알고도 무시했잖아요. 아니지, 오히려 불구덩이로 밀어 넣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가족인 척하는 거예요? 얼른 처리해요. 그래야 모든 게 해결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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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저한테 돈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 좀 살려주세요!”온지유의 몸엔 옷이 젖을 정도로 식은땀이 났다. 그녀는 입을 크게 벌려 숨을 몰아쉬었다.그녀는 일단 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두 눈에 점차 초점이 생기고 그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그녀는 아주 어지러운 창고에 두 손 묶여 있었다.눈앞에 있는 사람을 본 그녀는 창백해졌다.“삼촌.”온재준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제야 날 삼촌이라고 부르는 거니?”온지유는 온재준이 자신을 납치할 줄은 몰랐다.그녀도 더는 온재준에게 무언갈 바라지 않았다.“어떻게 해야 절 풀어주실 건가요?”“아까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돈이 있다고.”온재준은 말을 이었다.“이 카드에 돈이 있는 거, 맞지?”온재준이 들고 있던 카드는 여이현이 준 카드였다.“네, 있어요.”온재준은 바로 미소를 지으며 탐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얼마 들어 있는데?”온지유가 물었다.“그 돈을 주면 절 풀어주실 거예요?”그가 그러겠다고 말하려던 순간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창고엔 다른 사람도 있었다.온지유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여자는 어두운 구석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풀어주면 안 돼요. 풀어주면 아저씨는 감방에 가게 될 거라고요!”여자의 목소리를 듣고도 온지유는 상대가 누군지 알아채지 못했다.여자는 일부러 자신의 목소리 톤을 바꾸었다. 행여나 온지유가 자신인 것을 알아챌까 봐 말이다.“삼촌, 여기 다른 사람도 있네요.”온재준이 말했다.“그러게 순순히 내놓으라고 할 때 내놓았으면 좋았잖아. 네가 안 내놓고 버티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그래서. 비밀번호는 뭔데?”그는 또 물었다.온지유는 그가 들고 있는 카드를 보았다.“제가 그걸 알려드리면 절 풀어줄 거라는 확신은 어떻게 하죠? 삼촌이 데리고 온 사람은 아마도 내 목숨이 목적인 것 같은데요.”반응이 이토록 격렬한 것을 보니 여자는 온재준을 이용해 그녀를 납치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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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그녀의 말을 들으니 온재준은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에게 다가온 여자는 분명 다른 목적이 있어 그를 이용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온지유는 이러나저러나 그의 조카였다.그는 정말 머리가 아팠다. 누군지도 모를 여자에게 이용당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그는 고개를 들어 여자가 있는 쪽을 보았다.여자는 다급해진 나머지 화를 내면서 말했다.“저 여자는 지금 이간질을 하는 거예요. 만약 제가 아저씨한테 이 방법을 알려드리지 않았다면 온지유가 아저씨한테 돈을 드리겠다고 했을까요? 저희는 지금 협력하고 있는 사이라고요!”뭐가 어찌 되었든 온재준은 자신의 목적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는 온지유를 보았다.“지유야,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절대 널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하지.”온지유는 쉽게 그를 믿을 수가 없었다.망설이고 있던 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온재준은 순간 당황하게 되었다.그는 바로 온지유를 잡아 끌어당기고는 칼을 그녀의 목으로 들이밀면서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밖에 누구야!”온지유는 그가 들이민 칼을 보았다. 감히 숨도 크게 쉴 엄두가 나지 않았다.여자는 누군가 왔다는 소식에 더 다급해졌다.“온지유는 지금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거라니까요!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이미 알려줬겠죠. 아저씨는 온지유에게 속은 거예요!”“온지유! 감히 날 속여?!”온재준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는 이를 빠득 갈았다.온지유는 누가 올 거라는 것을 몰랐다.순간 희망이 생겼다.칼은 여전히 그녀의 목에 드리워졌고 어느새 베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아니에요. 삼촌, 삼촌이 절 여기로 납치했잖아요. 전 그동안 정신을 잃은 상태라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못했다고요. 전 그냥 살고 싶을 뿐이에요. 지금 가진 것 돈 외엔 아무것도 없어요. 카드 비밀번호는 지금 당장 알려드릴게요. 그러니까 이 칼 좀 치워주세요.”“그 칼을 내리면 여이현이 아저씨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두 여자의 목소리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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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하긴 그는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 200억이 든 카드를 준 사람이었다. 그러니 10억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온지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졌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확실히.매번 잘해준 탓에 그녀는 가슴이 아팠고 포기하기가 힘들었을 뿐 아니라 고통스러웠다.온재준은 활짝 웃으며 바로 자신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여이현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당장 이 계좌번호로 10억을 넣어요!”구석에 숨어 있던 여자는 순간 초조해졌다.‘안 돼, 절대 안 돼!'‘어떻게든 온지유를 죽여야 해!'이때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려오고 온재준의 핸드폰에 문자가 떴다.문자를 클릭하니 은행에서 10억이 들어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그는 문자를 보며 0을 하나씩 세어보았다.10억!정말로 10억이었다.살면서 이렇게 큰돈을 가져본 적은 처음이었다.온재준은 아주 기뻤다. 흥분한 채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럼 내가 온지유를 풀어주면 날 어떻게 풀어줄 거지?”여이현이 말했다.“여기 차가 있습니다. 차를 타고 가세요. 전 막지 않을 겁니다.”“그럼 내가 갈 수 있게 비켜줘.”온재준은 밖에 세워진 수많은 차를 보았다.차를 타고 도망간다면 안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었다.게다가 통장엔 10억이 있으니 먹고 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나중에 때가 되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이었다.모든 것이 다 나아질 것이다.상황을 지켜보던 여자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더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다행히 그녀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뒷문을 알아두었었다. 여자는 그들이 온재준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몰래 빠져나갔다.온재준은 온지유를 붙들고 밖으로 나왔다.여이현도 따라 나왔다. 그의 손엔 식은땀이 가득했다. 온지유의 목에 흐른 피를 보았기 때문이다.행여나 자신의 실수로 온지유가 크게 다칠까 봐 두려웠다. 그랬기에 그는 더 조심스러웠다.온재준은 온지유를 끌고 차 옆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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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온재준이 탔던 차가 순식간에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시뻘건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고 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온지유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하얀 그녀의 피부에 시뻘건 불길이 반사되고 있었고 눈빛이 흔들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차가 왜 폭발한 거냐고!'비록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여하간에 그녀의 친삼촌이었다.설령 다른 사람이 그녀의 앞에서 죽었다고 해도 그녀도 사람이었기에 공포를 느꼈다.머릿속이 하얘졌다. 눈물이 저도 모르게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녀는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좀비처럼 비틀대며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다가가려 했다.“온지유!”그런 그녀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든 여이현은 그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얼른 그녀를 붙잡아야 했다. 그렇게 그는 그녀의 팔을 당겨 품에 가두었다.그는 진지하고도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저긴 가면 안 돼. 위험해!”“배 비서, 얼른 불부터 꺼요!”온지유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이현을 살짝 밀어내며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난 그냥 멀리서 보기만 할게요. 위험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그저 보고 싶었다. 온재준이 정말로 죽은 것이 맞는지 말이다.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이 죽다니 말이다.그들은 모두 소화기를 들고 나타나 불을 껐다.온지유는 멀리서 서서히 드러나는 형체를 지켜보고 있었다. 온재준은 미동도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그에게 미안하다고 했었다.이때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두 눈을 가렸다.“됐어. 보지 마.”그러자 온지유가 물었다.“차는 왜 갑자기 폭발한 걸까요? 혹시 누군가 일부러 폭발물을 설치한 건가요? 당신들이 올 때까지만 해도 멀쩡한 차가 왜 폭발한 건데요! 왜 죽였냐고요! 그냥 법의 심판에 맡기면 되는 일이잖아요. 대체 왜 죽였어요!”여이현이 말했다.“누군가 손을 쓴 것 같아. 그것도 방금. 분명 우리 빼고 다른 사람이 있었을 거야.”그의 말에 온지유는 무언가가 떠올랐다.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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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너 방금 분명 기절했었어. 그러니까 검사 꼭 받아야 해.”온지유는 옷을 꽉 잡았다. 그러다가 여이현의 팔에서 흐르는 피를 발견했다.“저보단 이현 씨가 더 필요한 것 같네요.”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왔다.“전 그냥 목에 상처가 작게 났을 뿐이에요. 그냥 약 바르면 괜찮아져요.”“선생님, 대표님부터 봐주세요.”여이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온지유를 보았다.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그녀의 행동이 너무도 수상했다. 꼭 뭔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 같았다.그녀는 검진이 필요 없다면서 몰래 다른 병원으로 갔다.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의사는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리자 끼어들었다.“여이현 씨, 일단 먼저 벌어진 상처부터 치료하셔야 할 것 같네요.”여이현은 의사에 말에 대답하지 않고 온지유에게 말했다.“검진받고 싶지 않은 거라면 왜 몰래 다른 병원으로 간 거지? 나한테 뭐 숨기고 있어?”그의 눈빛이 차가워지고 어투도 쌀쌀해졌다.온지유는 긴장해졌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척 그를 빤히 보며 말했다.“다른 병원으로 간 건 제 프라이버시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별로 검진받고 싶지 않네요. 게다가 전 멀쩡하다고요.”여이현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넌 연예인도 아닌데 프라이버시가 왜 중요한 거지?”온지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핑곗거리를 찾았다.“지난번 회사 앞에서 그 난리가 있었잖아요. 사람들이 이젠 저를 알아보니까 걱정되어서 그래요. 자꾸만 제가 뭘 숨긴다느니 이상한 생각하지 말아요. 딱히 숨길 것도 없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제가 입원을 하든 말든 원래부터 관심이 없었잖아요. 설령 제가 입원한다고 해도 이현 씨는 바빠서 제가 입원한 줄도 모르고 있을 거잖아요.”그녀의 말에 여이현은 입술을 틀어 물고 그녀를 똑바로 보았다.“그래서 지금 원망하는 거야?”“아니요. 전 그냥 사실만 말했을 뿐이에요.”온지유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오늘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전에도 이미 충분히 저를 도와줬는데 제가 왜 이현 씨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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