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그는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 200억이 든 카드를 준 사람이었다. 그러니 10억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온지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졌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확실히.매번 잘해준 탓에 그녀는 가슴이 아팠고 포기하기가 힘들었을 뿐 아니라 고통스러웠다.온재준은 활짝 웃으며 바로 자신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여이현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당장 이 계좌번호로 10억을 넣어요!”구석에 숨어 있던 여자는 순간 초조해졌다.‘안 돼, 절대 안 돼!'‘어떻게든 온지유를 죽여야 해!'이때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려오고 온재준의 핸드폰에 문자가 떴다.문자를 클릭하니 은행에서 10억이 들어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그는 문자를 보며 0을 하나씩 세어보았다.10억!정말로 10억이었다.살면서 이렇게 큰돈을 가져본 적은 처음이었다.온재준은 아주 기뻤다. 흥분한 채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럼 내가 온지유를 풀어주면 날 어떻게 풀어줄 거지?”여이현이 말했다.“여기 차가 있습니다. 차를 타고 가세요. 전 막지 않을 겁니다.”“그럼 내가 갈 수 있게 비켜줘.”온재준은 밖에 세워진 수많은 차를 보았다.차를 타고 도망간다면 안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었다.게다가 통장엔 10억이 있으니 먹고 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나중에 때가 되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이었다.모든 것이 다 나아질 것이다.상황을 지켜보던 여자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더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다행히 그녀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뒷문을 알아두었었다. 여자는 그들이 온재준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몰래 빠져나갔다.온재준은 온지유를 붙들고 밖으로 나왔다.여이현도 따라 나왔다. 그의 손엔 식은땀이 가득했다. 온지유의 목에 흐른 피를 보았기 때문이다.행여나 자신의 실수로 온지유가 크게 다칠까 봐 두려웠다. 그랬기에 그는 더 조심스러웠다.온재준은 온지유를 끌고 차 옆까지 왔다.
온재준이 탔던 차가 순식간에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시뻘건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고 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온지유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하얀 그녀의 피부에 시뻘건 불길이 반사되고 있었고 눈빛이 흔들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차가 왜 폭발한 거냐고!'비록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여하간에 그녀의 친삼촌이었다.설령 다른 사람이 그녀의 앞에서 죽었다고 해도 그녀도 사람이었기에 공포를 느꼈다.머릿속이 하얘졌다. 눈물이 저도 모르게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녀는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좀비처럼 비틀대며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다가가려 했다.“온지유!”그런 그녀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든 여이현은 그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얼른 그녀를 붙잡아야 했다. 그렇게 그는 그녀의 팔을 당겨 품에 가두었다.그는 진지하고도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저긴 가면 안 돼. 위험해!”“배 비서, 얼른 불부터 꺼요!”온지유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이현을 살짝 밀어내며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난 그냥 멀리서 보기만 할게요. 위험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그저 보고 싶었다. 온재준이 정말로 죽은 것이 맞는지 말이다.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이 죽다니 말이다.그들은 모두 소화기를 들고 나타나 불을 껐다.온지유는 멀리서 서서히 드러나는 형체를 지켜보고 있었다. 온재준은 미동도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그에게 미안하다고 했었다.이때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두 눈을 가렸다.“됐어. 보지 마.”그러자 온지유가 물었다.“차는 왜 갑자기 폭발한 걸까요? 혹시 누군가 일부러 폭발물을 설치한 건가요? 당신들이 올 때까지만 해도 멀쩡한 차가 왜 폭발한 건데요! 왜 죽였냐고요! 그냥 법의 심판에 맡기면 되는 일이잖아요. 대체 왜 죽였어요!”여이현이 말했다.“누군가 손을 쓴 것 같아. 그것도 방금. 분명 우리 빼고 다른 사람이 있었을 거야.”그의 말에 온지유는 무언가가 떠올랐다.다른 사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너 방금 분명 기절했었어. 그러니까 검사 꼭 받아야 해.”온지유는 옷을 꽉 잡았다. 그러다가 여이현의 팔에서 흐르는 피를 발견했다.“저보단 이현 씨가 더 필요한 것 같네요.”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왔다.“전 그냥 목에 상처가 작게 났을 뿐이에요. 그냥 약 바르면 괜찮아져요.”“선생님, 대표님부터 봐주세요.”여이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온지유를 보았다.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그녀의 행동이 너무도 수상했다. 꼭 뭔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 같았다.그녀는 검진이 필요 없다면서 몰래 다른 병원으로 갔다.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의사는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리자 끼어들었다.“여이현 씨, 일단 먼저 벌어진 상처부터 치료하셔야 할 것 같네요.”여이현은 의사에 말에 대답하지 않고 온지유에게 말했다.“검진받고 싶지 않은 거라면 왜 몰래 다른 병원으로 간 거지? 나한테 뭐 숨기고 있어?”그의 눈빛이 차가워지고 어투도 쌀쌀해졌다.온지유는 긴장해졌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척 그를 빤히 보며 말했다.“다른 병원으로 간 건 제 프라이버시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별로 검진받고 싶지 않네요. 게다가 전 멀쩡하다고요.”여이현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넌 연예인도 아닌데 프라이버시가 왜 중요한 거지?”온지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핑곗거리를 찾았다.“지난번 회사 앞에서 그 난리가 있었잖아요. 사람들이 이젠 저를 알아보니까 걱정되어서 그래요. 자꾸만 제가 뭘 숨긴다느니 이상한 생각하지 말아요. 딱히 숨길 것도 없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제가 입원을 하든 말든 원래부터 관심이 없었잖아요. 설령 제가 입원한다고 해도 이현 씨는 바빠서 제가 입원한 줄도 모르고 있을 거잖아요.”그녀의 말에 여이현은 입술을 틀어 물고 그녀를 똑바로 보았다.“그래서 지금 원망하는 거야?”“아니요. 전 그냥 사실만 말했을 뿐이에요.”온지유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오늘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전에도 이미 충분히 저를 도와줬는데 제가 왜 이현 씨를 원
온지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온지유가 노승아한테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한 것도, 저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제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온지유가 말했다.한마디로 여이현의 입을 막았다.온지유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하지만 여이현은 지금까지 그 남자를 본 적이 없다.마치 그들 사이에서 풀지 못한 숙제 같았다.여이현은 오만가지 생각을 거친 얼굴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내야 했다.“그 남자에 대해 알고 싶지 않습니다. 계약이 끝나는 즉시, 당신을 풀어줄 테니… 그러니 이혼계약서를 가져올 필요도 없습니다.”그들의 결혼 계약이 만료되어야 온지유가 주식을 받을 수 있다.온지유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협조해 줬다.여이현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좋아요.”온지유는 휴대폰을 꺼내 캘린더를 보았다.“얼마 남지도 않았네요. 그럼 대표님이 시간 되는 대로 가지고 와주세요.”여이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의사가 두 사람의 상처를 꿰매어 주었다.온지유의 상처는 그다지 깊지 않았다. 피부가 좀 베였을 뿐이다. 온재준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 여자가 꼬드긴 덕분이다.잠시 후, 경찰이 병원에 도착했다.이번 일은 온지유가 피해자이다.경찰은 굳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온지유 씨, 유감스럽지만 온재준 씨는 이번 폭발로 인해 생명을 잃었습니다.”그렇게 큰 폭발 사건에 사람이 살아있는 것도 기적이다.시체도 다 타버릴 것이다.온지유는 이런 일을 처음 겪는데, 두렵고 안타까웠다.온재준이 온지유를 납치하는 것은 감옥에 몇 년 묵으면 되지만, 죽기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게 된 건 생각지도 못했다.“알겠습니다. 또 다른 발견은 없습니까?”“현장에서 조사한 바로는 누가 차에 손을 댄것 같습니다.”경찰이 사건의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온재준이 그 차를 몰때 기름이 새는 줄 몰랐다. 심지어 차에서 담배까지 피고, 불이 나서 폭발했다.당시 그
온지유는 우유를 손으로 받고, 아직 따뜻했다. 한 모금 마셨는데 달콤하니, 고소하기도 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달래면서 안쓰러웠다.“잠깐 쉬어 있어.”여이현의 상처는 이미 다 싸맸다.“경찰 쪽은 내가 처리할게.”여이현은 온지유가 너무 힘든 걸 보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큰 납치 사건인데, 여이현도 당연히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여이현은 쉴 틈도 없었다.온지유는 침대에서 누워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가 찾아왔다.“지유야!”“엄마!”온지유는 소리를 높였다.정미리는 들어와서 침대에 누워있는 온지유가 몸에 상처가 남은 걸 보고, 바로 눈물부터 흘러내렸다. 그리고 온지유를 품에 안겼다.“온재준, 그 자식. 감히 내 딸을 납치하고, 협박을 해? 정말 나쁜 놈이네. 우리 딸 괜찮아? 앞으로 그 집안 사람들이랑 말도 섞지 마! 너네 아빠랑도 얘기했어. 그렇게 형제간의 정을 중시해서, 이 지경까지 온거지. 네 아빠도 이제는 정신 차렸어. 나중에 한바탕 혼내줄 거래!”온경준은 문 앞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에는 마음 아프고 안쓰러움이 가득 찼다.때로는 가족을 너무 중요시해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때도 있다.이번에 확실히 온경준이 잘 처리하지 못했다.온지유도 이제 마음이 놓였다. 살아 있는 게 가장 축복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온지유는 약간 울먹이면서 말을 꺼냈다.“아빠, 엄마. 삼촌… 돌아가셨어요.”온지유는 자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부모님께 이 얘기를 꺼내는 건 그래도 좀 마음이 이상했다.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갑자기 살아있던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얼마나 큰 원한이라도 그 순간 화가 싹 사라진다.“뭐?”정미리는 깜짝 놀랐다.온경준도 순간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가 받은 충격과 슬픔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온지유는 목소리를 낮추며 이어서 말했다.“시체는 아마 병원에 보냈을 거예요… 엄마, 아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온지유도 어
“그러게, 말이야. 정말 나쁜 게 타고난 거였네. 온재준 참 딱하다. 조카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야. 아이고. 불쌍해라.”“경찰은 뭐라고 하는데? 사람이 죽었는데, 그러고 말아?”“이렇게 죽으면 뭐가 돼…”“너무 불공평한거 아니야?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이렇게 온지유만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정미리는 이러한 얘기를 듣고 안색이 나빠졌다.“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그래도 친척 사이인데 이렇게 대놓고 말하다니.”그들은 친척들과 거의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 만나도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진다. 정미리는 온지유를 보고 말했다.“지유야, 그딴 말 신경 쓰지 마. 제사만 지내고 가자.”정미리는 더 이상 일을 저지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온지유가 온다고 하지 않았으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온지유는 생각보다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 이보다 더한 말들을 들은 것도 적지 않다.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온지유가 온 이유도 단순히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배후자를 찾기 위해서다.그들이 차에서 내리자, 모두의 시선이 그들 쪽으로 쏠렸다.마치 무슨 염치로 여기까지 왔는지 말하는 것 같았다.그들은 당당하게 차에서 내렸다. 오지 않고 피하는 게 더 제 발 저린 것처럼 보일 것이다.온지유는 장례식장에 들어가 온재준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장수희와 오채린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안색이 많이 초췌해졌고,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다.그러나 온지유를 보자 장수희는 흥분해서 눈을 붉혔다.“온지유? 네가 무슨 염치로 여기 오니? 이 살인마야! 너만 아니었으면, 네 삼촌 이렇게 억울하게 죽지 않았을 거야! 경찰들은 뭐 하고 있니? 너를 안 잡고!”누군가가 장수희를 붙잡아 있어서, 온지유한테 다가가 한바탕 저지르지 않았다.하지만 온지유는 장수희의 눈빛에서 자기 때문에 온재준이 죽었다고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정말 온지유 때문에 온재준이 죽은 건가?온지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모든 사람이 다 자기를 살인범으로 몰아가는지.
결혼식 일은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잡담이 되었다.탓을 하기보다 부러워서 배가 아픈 것이다.그들 중에서 가장 잘사는 집안이 온지유 집안이다.다들 평범한 일반인인데, 부잣집에 시집을 가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그들은 부자를 본 적도 없다.온지유가 잘 사는 것을 보고, 언짢고 부러웠다.같은 온 씨인데 신분이 다르다고 생각했다.“맞아! 유리 온 씨네는 더 이상 너희 집안을 용납할 공간이 없다!”온경준은 험담을 듣는 거에 이미 익숙해졌다. 하지만 온재준의 장례식에서도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모르면 가만히 계세요! 오늘은 제 동생 제사 지내러 온 거입니다. 그런 말은 넣어두세요!”“꺼져! 당장 꺼져! 누가 당신네 제사를 받고 싶대요?”장수희가 소리를 질렀다.“온 집안이 망나니야!”장수희는 온지유 집안을 밖으로 밀어냈다.“그냥 너네 사는 곳으로 돌아가요! 동생? 동생 취급이나 했어요? 그저 디딤돌로 봤지… 다시는 오지 마세요!”온지유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알겠어요. 들어가지 않을게요. 하지만 지금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았어요!”온지유가 온 목적이 따로 있다. 장수희는 진범을 알고 있다.“숙모, 삼촌이 억울하게 죽게 내버려두지 않으려면…”물벼락을 맞았다.온채린이 책상에 있는 물병을 가지고 온지유 몸에 뿌렸다.“무슨 소리예요! 당신이 범인이잖아요! 아빠가 너 때문에 죽었어! 다 당신 가족들 때문이야…”“네 삼촌은 너 때문에 죽었어. 이 살인자야!”“네 삼촌이 몇 번이나 굽신굽신 돈을 빌렸는데, 안 주고! 네 삼촌을 궁지에 몰아놓았어. 납치한 것도 다 네가 돈을 안 빌려줘서 그래!”“싸다! 네가 한 사람의 목숨을 잃게 했어!”온지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웠다. 게다가 친척들의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언제부터 납치가 당연한 일이 됐는지…왜 온지유가 모든 벌을 받게 되는 건지…온지유는 얼굴의 물을 닦아내고, 온재준을 죽인 법인을 찾아내려고 온갖 수치를 다 받는 거로 생각했다
사람들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입을 다물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뒤에 차가 여러 대 서 있었고, 크고 눈에 띄는 사람이 다가왔다.양복을 차려입고, 얼굴은 차갑고 잘생긴 눈매에 감히 건들지 못하는 아우라를 뿜으며 등장했다.그들은 저절로 뒤로 물러섰다.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보자마자, 그 남자가 어떻게 왔는냐는 생각이 들었다.긴장을 풀고, 손에 쥐고 있는 수도꼭지도 내버렸다.몇 초 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누구야? 온 씨 집안일에 네가 왜 끼어들어?”여이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그러자 기세가 꺾여 갑자기 주눅 됐다.여이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온지유 씨 남편 되는 사람입니다. 이제 자격이 있는지?”“남편?”모두 놀란 표정들이었다.“남편이면, 그 부잣집 아니야?”입구에만 고급 차가 수십 대 주차되어 있었다.모두 쉽게 아는 브랜드이지만, 쉽게 볼 수 없는 브랜드이다.그들도 이 사람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원래는 소문으로만 온지유가 부잣집에 시집을 갔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처음 봤다.“어쩐지 차가 그렇게 많더라니. 역시 부잣집은 다르다.”그들은 모조리 밖에 있는 차에 시선을 두었다.여이현이 온지유의 곁으로 다가갔다.온지유가 물었다.“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온지유는 며칠 동안 여이현을 만나지 못했다.전에도 설날이나 무슨 명절 때도 부모님이랑 같이 돌아오고, 여이현은 오지 않았다.계약 결혼이라서 싱글과 다를 바 없이 각자 따로 산다.여이현은 온지유의 고향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다.온지유도 그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여이현이 말했다.“친척 장례식에 온다는데, 제가 와야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아니요.”여이현은 그들이 온지유의 곁을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마치 괴롭히려는 것 같아 말했다.“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해요? 빨리 물러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여